“낡은 법제도 개선으로 생협 날개달자”…아이쿱·한살림 등 5대 생협 ‘생협법개정추진위’ 발족

국내 5대 생협이 생협법개정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발족하고 생협의 활성화를 위한 생협법 15대 개정과제를 발표했다. 26일 아이쿱생협연합회, 두레생협연합회, 한국대학생협연합회, 한살림생협연합회, 행복중심연합회로 구성된 추진위는 서울 영등포구 아이쿱생협 신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동의 경제’라는 가치를 내건 생협은 지난해 총 매출 1조3803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을 이뤘지만, 더 많은 활동을 하는 데 낡은 법제도가 발목을 잡는 상황”이라면서 “개선이 시급한 법제도 개정 입법 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선언문을 통해 “지난 2010년부터 생협 관계자들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담 인력 배치와 민간 거버넌스 확립, 시행령 제정 등을 요구해왔으나 전혀 진전이 없었다”면서 “지난 2016년 생협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으나 정무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생협 제도 개선은 이렇다 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추진위 발족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추진위가 내건 15대 개정과제는 크게 ▲생협 정체성 강화 ▲조직 생태계 기반 조성 ▲금융 생태계 기반 조성 ▲정책 환경 조성 ▲생협 운영 개선 등 다섯 가지로 구분됐다. 세부적인 개정안으로는 ‘독점규제법 예외 조항 명문화’ ‘생협을 비영리조직으로 일원화할 것’ ‘비조합원의 생협 이용금지 규정 철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로 주무부처 이관’  ‘생협 운영의 자율성 및 정관에 따른 자치 권한 확대’ ‘학교 생협의 임직원 겸직 허용’ 등이 제시됐다. 박인자 아이쿱생협 회장은 “협동과 상생이라는 협동조합의 정체성은 강화하면서, 생협의 활동을 어렵게 하는 여러 제도적 문제를 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축사 연사로 참여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생협 현장의 움직임과 제도

지역 살리는 착한 여행, 하동으로 ‘놀루와’~

[레벨up로컬] 조문환 주민공정여행 놀루와 대표 茶 유명한 하동에 터 잡은 예비 사회적기업 시음 세트 빌려주는 ‘차마실’, SNS서 인기 수익은 다원과 정확히 반반 나누며 ‘상생’ 어르신들의 굿즈·마을호텔 기대해주세요 경남 하동은 예부터 차(茶)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하동읍에는 다원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손님이 오면 차부터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 차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원래 하동이 유명했지만, 올해 초부터 2030 젊은 층 사이에서도 “하동에선 차를 마셔야 한다”는 유행이 퍼졌다. SNS를 통해 소문난 ‘차마실’ 프로그램 덕분이다. 차마실은 하동 악양면에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 ‘놀루와’가 지난 5월 내놓은 여행 상품. 여행객에게 차와 다기(茶器), 다식(茶食)이 포함된 차 시음 세트를 대여해준다. 차마실을 예약한 손님은 지정된 다원에서 다기 세트를 빌리고 원하는 곳에서 차를 즐기면 된다. 차마실 프로그램의 가장 특별한 점은 ‘운영 방식’에 있다. 일반적으로는 여행사가 개발한 상품 수익 대부분이 여행사로 돌아가지만, 차마실은 다르다. 차마실 키트를 개발하고 예약 등 사무 업무를 담당하는 ‘놀루와’가 절반, 손님을 받는 지역의 다원이 절반. 수익을 정확히 1대1로 나눈다. 지난 12일 놀루와 사무실에서 만난 조문환(58) 대표는 “놀루와는 ‘여행을 통해 지역을 살리겠다’는 뜻으로 시작한 ‘주민 공정 여행사’”라며 “여행에서 나오는 수익을 지역에 흩뿌려서 지역민들이 함께 잘사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지역과 상생하는 소규모 여행, 코로나에도 인기 놀루와는 ‘협동조합형 기업’이다. 실무진 다섯 명과 조합원 8명이 꾸리고 있다. 하동에서 나고 자라 악양면장까지 지낸 공무원 출신 조문환 대표가 지난 2018년 설립했다. 조 대표는 “이대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금 아이디어에 캠페인 이름까지… 비영리 업계 도넘은 베끼기

최근 비영리 공익재단인 아름다운재단이 고민에 빠졌다.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해온 ‘열여덟 어른’ 캠페인 때문이다. 열여덟 어른은 만 18세가 되면 시설을 나와 혼자 살아야 하는 보육원 출신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을 알리고 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이 캠페인이 여러 언론 매체에 보도되고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게 되면서 똑같은 캠페인명을 내걸고 모금하는 단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열여덟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는 단체는 대략 5곳. 아름다운재단 관계자는 “보호 종료 아동 문제가 관심을 받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재단에서 공들여 만든 캠페인 이름을 상의 없이 가져다 쓰는 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성공한 모금명이나 기획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하는 건 비영리 업계에서는 흔한 일이다. 5년 차 비영리단체 활동가 A씨는 “비영리가 대체로 영세하니 서로 참고하며 돕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0년 차 활동가 B씨도 “모금 캠페인은 특정 사회문제에 대해 알리는 ‘옹호’ 측면도 있기 때문에 비슷한 사업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라고 본다”고 했다. 문제는 다른 단체의 모델을 참고하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베끼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모금 전략이나 슬로건은 단체의 철학과 현장 사업 역량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면서 “남의 기획을 베껴서라도 모금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단체들은 대체로 사업 내용보다 모금을 더 중요하게 여기거나 사업을 수행할 역량도 부족하다”고 했다. 다른 단체들의 성공한 캠페인만 골라 모금 활동을 하는 단체까지 생기면서 활동가들 사이에선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호 종료 아동 지원, 생리대 지원 등

“비영리, 작고 깊은 연대가 희망” 2020 체인지온 콘퍼런스 개최

다음세대재단이 다음달 1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락가에서 ‘2020 체인지온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체인지온 콘퍼런스는 비영리단체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확산하고 건강한 비영리 생태계 조성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0회차를 맞는 이번 콘퍼런스는 ‘작고, 깊고, 강하게 –하나의 점에서 다시 시작’을 주제로 진행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이긴 어렵지만, 소규모 청중과 연사가 비영리의 나아갈 길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행사는 비영리 분야 관계자들이 고민해야 할 주제를 담은 다섯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연사들로 나선 전문가들은 해당 내용을 강연 형식으로 하나씩 풀어낸다. 행사 첫날인 11월11일에는 고병권 노들장애인야학 교사가 ‘왜’를 화두로 비영리의 존재 이유를 탐구한다. 이어 13일에는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가 디지털 사회에서 비영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풀어놓는다. 19일은 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대표가 연사로 나서 비영리 활동가로 오랜 시간을 버텨내는 힘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진다. 23일에는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행사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이슬아 헤엄출판사 대표가 비영리 활동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말하기와 글쓰기 기법을 전수한다. 이번 콘퍼런스는 온라인 생중계 없이 10명 미만의 현장 청중만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이사는 “한자리에 모인 인원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연대하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온라인 생중계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비영리 관계자들이 깊은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의료 인프라 부족한 나라에 필요한 앱… 국제 사회서도 주목받았죠”

[인터뷰] 코로나19 예측 앱 개발한 군의관 허준녕 대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 현장에선 의료 자원의 효율적 분배가 아주 중요합니다. 누가 더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인지 알려주면 의료진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나라일수록 이런 시스템이 꼭 필요해요. 국제사회에서도 그걸 알아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예후 예측 서비스를 만든 국내 의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닥클(DOCL·Doctors in the Cloud)’ 팀이 그 주인공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이 서비스를 공공 목적의 국제보건기술 목록에 등재했고, 구글은 지난달 후속 개발 기금 6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닥클을 이끈 사람은 국군의무사령부 허준녕(34·신경과 전문의) 대위다. 지난달 22일 전화 인터뷰로 만난 허 대위는 “IT와 의료를 접목해 효과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다”면서 “필요한 곳 어디서든 쓰이도록 비영리 모델을 고수할 것”이라고 했다. ‘IT 덕후’ 의사가 만든 코로나 예후 예측 서비스 “닥클은 환자용과 의료진용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인터넷에 닥클이라고 검색해서 들어가면 환자용 서비스를 만날 수 있어요. 의심 환자인 경우, 동선과 증상 등을 따져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야 하는지를 자가 진단할 수 있어요. 의료진용은 앱(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해 현재 사용되고 있어요. 앞으로 증상이 얼마나 심각해질지가 점수로 나타나요. 처치 방법에 대한 조언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의료진용의 경우 환자 관리와 진단에 필요한 시간과 노동력을 줄여준다는 면에서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병원이 가진 확진자 정보가 서비스에 자동 연동되게 만들었고, 인공지능(AI)이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환자의 상태를 점수로 보여주기

태양광 옥상, 열 차단 발코니… 건물이 알아서 에너지 ‘자급자족’

제로에너지 기법으로 지은 사회주택, 지난 8월 ‘첫 삽’ 건물이 에너지 자체 생산 온실가스 배출량 줄여줘 민간 건축물 활성화 주춤 정부의 현실적 지원 필요 “8년 만에 드디어 첫 삽을 떴습니다.” 지난 8월 28일, 사회적기업 ‘녹색친구들’의 김종식 대표는 창업 이후 가장 특별한 날을 맞았다. 친환경 사회주택을 목표로 법인을 설립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제로에너지 건축 방식으로 착공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제로에너지 건축이란 단열 시공 등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광 패널 등으로 자체 생산하는 기법이다. 건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총량을 ‘0(제로)’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번 제로에너지 사회주택은 지상 6층에 연면적 856.84㎡로, 총 16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다. 김종식 녹색친구들 대표는 “국내에서 사회주택을 제로에너지 건축 기법으로 올리는 건 이번이 최초”라고 했다. 제로에너지 건축, 저탄소 사회의 ‘열쇠’ 제로에너지 건축이 온실가스 감축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유엔환경계획(UNEP) 발표에 따르면, 주거·건축 분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39%를 차지한다. 제로에너지 건축 기법을 사용하면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잇따른다.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가 지난 2018년 발표한 연구를 보면, 2030년까지 신규 건축물의 70%를 제로에너지 방식으로 지으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1300만t 줄일 수 있다. 이는 500㎿급 화력발전소 10기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정부도 ’2030년 모든 신·개축 건물의 제로에너지화’를 내걸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지난 2016년 발표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 로드맵’에서 건축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18.1% 감축하겠다고 했으며, 이에 따라 제로에너지 건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글로벌 이슈] 기후 악당에서 기후 천사로…’녹색경제’ 사활 건 뉴질랜드

뉴질랜드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에 초강수를 두면서 관련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뉴질랜드는 전국 병원과 학교의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제임스 쇼 기후변화 장관은 올해 초 “공공 부문부터 재생에너지로 동력 전환을 시행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현재 20곳의 시범 사업지에 2억 뉴질랜드달러(약 1532억9600만원)를 투입해 설비를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앞선 15일에는 자산 규모 10억 뉴질랜드달러(약 7684억300만원) 이상인 자국 금융기관에 대해 ‘기후위기 대응 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유럽연합(EU)·호주·캐나다 등이 은행권에 기후위기 관련 리스크나 대응책을 보고하도록 ‘권고’한 적은 있지만 의무화에 나선 건 뉴질랜드가 처음이다. 쇼 장관은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망할 것이고 위기를 측정해 대비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질랜드는 지난 2016년 국제환경단체 기후행동추적이 꼽은 ‘기후악당 국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한 국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책 기조를 ‘녹색 경제’로 완전히 틀었다. 총리와 기후변화 장관 등 핵심 정치인들이 “국가 안보의 가장 큰 위협은 기후변화”라고 공공연하게 말할 정도다. 기후위기 대응에 목소리 내는 국가는 많지만 뉴질랜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해 11월 ‘탄소 제로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법안은 오는 2050년까지 뉴질랜드 전체의 탄소배출량을 ‘0(제로)’으로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후행동추적은 “뉴질랜드는 탄소 제로 목표를 법제화한 몇 안 되는 나라”라며 “구체적인 지침에 미흡한 점이 있지만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더나미 책꽂이]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외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자칭 ‘쓰레기 박사’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한국 현실에 맞는 분리배출 방법을 꼼꼼히 정리했다. 이 책의 묘미는 단순히 분리배출법을 나열하는 지침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저자는 우유팩, 플라스틱 용기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나오는 쓰레기가 분류되고 처리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왜 올바른 분리배출법을 따라야 하는지 대중 눈높이에 맞춰 전달한다. 특히 분리배출 기준을 지키는 ‘소비자 실천’에 이어 생산자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소비자 행동’까지 강조한다. 홍수열 지음, 슬로비 펴냄, 1만6000원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1969년생인 저자가 살아온 지난 50년의 지구 환경 변화를 살펴본다. 저자는 자신을 포함한 인류가 누려온 풍요로운 삶과 이를 뒷받침한 물질문명이 지구를 망가뜨렸다고 말한다. 이 책의 장점은 “당신이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분노를 쏟아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오히려 작은 실천으로 지구를 구하면서 풍요로운 삶도 지킬 수 있다는 위로를 건넨다. 대표적인 예가 매주 고기 섭취를 절반으로 줄여나가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조금만 애쓰면, 지구 환경과 우리 일상의 즐거움 모두를 지킬 수 있다. 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옮김, 김영사 펴냄, 1만5500원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서울 은평구에는 ‘여성주의’를 내건 병원이 있다.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세운 ‘살림의원’이다. 의료협동조합 개념이 잘 알려지지 않은 2012년부터 건강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온 곳이다. 이 병원엔 진기한 풍경이 있다. 바로 의사가 직접 ‘마을 주치의’를 내걸고 왕진을 간다는 점이다. 추혜인 원장은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동네 구석구석을 돈다. 그는 동네 안에서의 따뜻한 돌봄과 존엄한

“협력으로 사회문제 해결하는 기관 찾습니다”…우수사회공헌 공모전 개최

비영리단체·기업·공공기관 등 다양한 주체 간 협력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이 열린다. 28일 서울시복지재단은 ‘2020년 서울사회공헌 우수프로그램 공모’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4회차를 맞은 사회공헌 우수프로그램 공모전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우수 사례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총 10개 팀을 선발해 모든 팀에게 서울시복지재단대표이사상과 100만원의 상금을 제공한다. 또 우수 사례로 꼽힌 팀의 활동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로 공유하고, 수상팀끼리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 포럼도 진행한다. 공모 접수 대상은 공공기관·기업·비영리단체 등 2개 이상의 기관 협력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비영리단체가 기업이나 공공기관과 협력한 사례뿐 아니라, 비영리단체 간 협력 사례도 응모할 수 있다. 신청을 희망하는 경우 기관 현황 자료나 프로그램 추진배경, 진행 상황 등 해당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5분 내외의 영상 자료도 첨부할 수 있다. 수상 팀은 사회공헌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두 차례에 걸친 평가를 통해 결정된다. 선정 기준은 ▲체계성 ▲효과성 ▲파트너십 등이다. 서울복지재단 관계자는 “사업 규모보다는 협력의 가치를 잘 살렸는지, 지속가능한 사업인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영준 서울시복지재단 이사는 “사회 문제 발생 양상이 복잡해지면서 기관 간 협력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협력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많은 비영리단체·기업·공공기관 등 사회공헌 주체들의 참여를 바란다”고 했다. 공모 마감은 오는 10월 14일이며, 이메일(seoulcsr@welfare.seoul.kr)로 접수하면 된다. 공모 양식 등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복지재단 홈페이지(www.welfare.seoul.kr)를 참고하면 된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협력으로 사회문제 해결하자”…‘제4회 사회공헌 파트너 매칭데이’ 비대면 개최

“사회적 거리두기, 비말감염 등 지금 일상에서 쓰는 말들을 발달장애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만드는 일을 합니다.”(소소한소통) “어린이가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치매 어르신들이 인형을 만드는 비대면 협력으로 세대 간 소통을 이뤄내겠습니다.”(효성기억학교) 제4회 사회공헌 파트너 매칭데이(이하 ‘매칭데이’)가 15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매칭데이는 사회공헌 파트너를 찾는 기업과 비영리단체·사회적경제조직의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진행돼온 행사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최하고 사회공헌센터·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관한 올해 행사에는 DGB금융그룹이 후원사로 참여했다. 이날 환영사에 나선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지금은 기술혁신 못지않게 사회혁신이 주목받는 시대”라며 “매칭데이가 새로운 사회혁신이 발전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금교돈 더나은미래 대표이사는 “사회적가치 창출은 한 기관이나 기업이 혼자서 해낼 수 없는 일”이라며 “전문성과 혁신성을 갖춘 사회적경제조직·비영리단체와 지원 의지가 있는 기업 간의 튼튼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축사에서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매칭데이에서 우리 사회에 널리 활용될 새로운 협력 아이디어가 피어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매칭데이에는 사전 심사를 통해 선발된 17개 단체가 참여했다. 행사가 진행된 서울 도화동 가든호텔 그랜드볼룸 현장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가 조직 대표자와 최소 규모의 내빈만 참석했고, 삼성전자·현대자동차·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한국타이어나눔재단 등 70여 기업의 사회공헌 담당자를 포함한 약 350명의 시청자가 온라인으로 현장 상황을 지켜봤다. 참가 단체는 8분씩 활동 내용을 설명하고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발표는 각 단체의 활동 주제에 따라 ▲장애 (오롯·휠링보장구협동조합·담심포·강원도장애인종합복지관·소소한 소통) ▲아동·청소년(더프라미스·유스보이스·에듀툴킷디자인연구소·더불어함께새희망·함께걷는아이들) ▲환경·사회복지(굿임팩트·이에이에이에프피·효성기억학교·거창군사회복지협의회·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로 나누어 진행됐다. 한편

자아 찾으려는 엄마들의 ‘참고서’가 되고 싶어요

[레벨up로컬] 정유미 소셜벤처 ‘포포포’ 대표 잘나가던 8년 차 잡지 에디터에게 경력 단절은 갑자기 찾아왔다. 정유미(35)씨는 지난 2016년 되던 해 임신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됐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그와 경북 포항에 사는 남편은 줄곧 주말 부부로 지냈지만 아이가 생긴 뒤 포항으로 내려갔다. 아이의 탄생은 축복이었지만 ‘정유미 에디터’라는 이름의 종말이기도 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는 다시 이름 석 자로 자신을 소개하는 일이 많아졌다. ‘소셜벤처 포포포 대표 정유미’라는 명함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포포포에는 지난 시간 경력 단절 여성으로 살면서 고민한 것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했다. 포포포는 엄마이면서 자신의 일과 자아를 가진 사람으로 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잡지와 그림책에 담아내는 소셜벤처다. “서울 토박이였던 제게는 다소 보수적인 포항의 문화가 낯설었어요. 아는 사람도 없었고 종일 아이만 들여다보면서 지내다 보니 문득 내가 결혼 이주 여성과 다를 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포항에 결혼 이주 여성이 많거든요. 내가 이 정도인데 그들은 얼마나 외로울까 싶어서 직접 찾아나섰어요. 동네 책방에 결혼 이주 여성들을 모아 잡지 만들기, 그림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시작했죠.” 지난해 4월 ‘포포포’를 설립한 그는 지난 1월부터는 계간지 ‘포포포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다. 포포포는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을 연결한다(Connecting people with possible possibilities)’는 뜻이다. 정 대표는 “엄마라는 이유로 희생하며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엄마라는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끌어안고 자신의 삶을 일궈가는 모든 사람을 이어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매거진에는 일과

사회적 거리 두기는 그들에겐 ‘록다운’… 가정 붕괴 위기까지

[긴급 점검] 코로나 사태 이후… 벼랑 끝의 발달장애인 가정 부산에 사는 김석주씨는 지난 2월부터 발달장애가 있는 25세 아들을 돌보기 위해 온 가족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직후부터 모든 복지관과 활동지원센터가 문을 닫아 가족이 전적으로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시도 혼자 둘 수 없는 아들을 나이 많은 시부모님께 맡기고 출근할 때면 마음이 무겁다”며 한숨을 쉬었다. 시부모님 손이라도 빌릴 수 있는 김씨 형편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발달장애인 자녀가 있는 한 부모 가정이나, 혼자 사는 발달장애인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경기 김포에 있는 발달장애인 지원네트워크 ‘파파스윌’의 엄선덕 이사장은 “반년 넘게 생계를 포기하고 돌봄에만 매달리고 있는 가정도 있고, 스트레스로 인해 심각한 퇴행이 와서 폭력 성향이나 배변 장애까지 보이는 발달장애인도 있다”고 말했다. ‘거리 두기’ 아닌 ‘록다운’ 상태의 반년 코로나19 장기화로 장애인 사회 활동이 단절되면서 당사자와 가족의 고통이 극심해지고 있다. 이성종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장애인복지관·주간보호시설 1033곳 중 약 80%에 달하는 822곳이 휴관 중이다. 이는 지난 3월 개별 지자체가 발표한 휴관 현황과 비슷한 수치로, 대부분의 장애인 복지시설이 장기 휴관에 들어간 셈이다. 발달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교류나 자아 성취 욕구가 있어, 이를 해소할 통로가 막히면 고통스러워하거나 ‘도전적 행동’으로 불리는 구타, 소리 지르기 등 폭력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SNS에는 고통을 호소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부모는 “우리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