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인턴기자
한국, 2026 ‘세계 자원봉사의 해’ 앞두고 국가 비전 공개…정책 전환 신호 켜졌다

글로벌 CSR 대전환 : 자원봉사의 미래를 다시 묻다 <3> ‘2026 세계자원봉사의 해’ 앞둔 한국…정부·기업·시민 거버넌스 재편 방향은 정부가 2026년 ‘세계 자원봉사의 해(International Year of Volunteers+)’를 계기로 자원봉사 생태계를 재정비하겠다는 방향을 사전 공개했다. 12일 한국자원봉사문화와 IAVE(세계자원봉사협의회),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글로벌 CSR 포럼’에서 심규동 행정안전부 민간협력과 사무관은 “정부·기업·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며 “자원봉사는 기부나 선행을 넘어 공동체를 지탱하는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개된 내용은 행안부가 12월 5일 공식 발표할 계획인 정책 방향 일부다. 국내 자원봉사 규모는 ‘1365 자원봉사 포털’ 기준으로 연간 참여 인원 180만 명, 활동 건수 약 1400만 건, 1인당 연평균 활동 시간 24.95시간 수준이다. 한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서는 주요 기업 임직원의 연평균 봉사 시간이 4.2시간에 그쳤다. 그는 “규모는 유지되지만, 사회문제 해결력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행안부는 자원봉사 기본법을 근거로 5년 단위 국가계획을 운영해 왔다. 현재는 제4차 기본계획(2027년까지)이 진행 중으로, 전국 246개 자원봉사센터와 자원봉사 보험, 재난 분야 안전보장 체계가 이 계획에 포함된다. 최근에는 민간 앱과의 연계를 허용해 1365 포털 중심이던 신청 창구를 넓혔다. 은행 5곳이 연계 서비스에 참여하며 누적 조회 건수는 37만 건을 넘었다. 정부는 2026년을 전환점으로 삼아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자원봉사 가치 확산과 인정 ▲사람·지구·생명을 잇는 실천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이다. 이에 따라 국가 캠페인과 홍보 사업을 확대하고, 가치측정 지표를 새로 마련해 기존의 ‘투입 중심’ 평가를 ‘성과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공동체

[기자 수첩] 한국 사회에 첫 출근한 ‘이상한 인턴’의 기록

[더나은미래 x 희망친구 기아대책 공동기획]우리는 N년째 항해 중입니다 <7·끝> 10여 년 전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묶였던 청소년들이 이제 청년이 됐다. 나 역시 그중 한 사람이다. 한국살이 10년째, 지난 여름 뜻깊은 제안이 찾아왔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에서 이주배경청년 활동가로서 목소리를 낸 경험이 계기가 됐다. 현장의 문제를 직접 취재해보는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나는 ‘더나은미래’의 인턴 기자로 합류했다. 나는 흔히 말하는 ‘이상한 인턴’이었다. 채용 과정에 하나의 변수가 있었다. 바로 ‘비자’였다. 혹시 법이 허용하지 않는 근무 형태일까 불안했다. 불안은 곧 행동으로 이어졌다. 756쪽에 달하는 법무부 ‘비자 매뉴얼’을 직접 뒤졌다. 내 인생의 모든 국면에는 늘 ‘비자’라는 단어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8월 7일, 면접 당일. 지하철에서 자기소개서를 다시 펼쳐 들었다. 좋아하던 시의 한 구절을 빌려 적어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겠다.’ 기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장 단정하게 표현한 문장이었다. 짧은 이동 시간 동안 뛰는 가슴을 가라앉히려고 클래식 음악을 반복해 들었다. 이번 면접은 당락을 가르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그 이상이었다. 면접실 문을 열자, 내 자기소개서가 면접관 손에서 넘겨지고 있었다. 긴장이 바짝 올라왔다. ‘그냥 내 이야기를 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한국에 온 뒤 부딪쳤던 크고 작은 어려움, 낯선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던 순간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그 모든 경험이 지금 이 자리로 이어졌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8월 13일, 첫 출근길. 시청역은 늘 학교로 향할 때 지나치던 곳이었다. 그런데

기업 CSR, ‘기부’에서 ‘전략적 투자’로

글로벌 CSR 대전환 : 자원봉사의 미래를 다시 묻다 <2> CJ·현대모비스·카카오모빌리티 CSR 실행 사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CSR(기업의 사회공헌) 전략을 새롭게 재정의하고 있다. 과거 ‘기부’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각 기업이 가진 고유한 자산, 예를 들어 문화·기술·인력·네트워크 등을 사회문제 해결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CSR 포럼’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됐다. 이번 포럼은 한국자원봉사문화와 IAVE(세계자원봉사협의회),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행사로, 글로벌·로컬을 넘나드는 새로운 CSR 전략을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가 집중 논의됐다. ◇ 단순 기부에서 전략적 투자로…CJ 글로벌 CSR 전략은? CJ는 ‘문화 기반 CSR’의 확장 전략을 제시했다. 민희경 CJ 사회공헌추진단 단장은 이날 “국가가 있어야 기업도 존재한다”며 “한국형 CSR 모델을 글로벌 현장에서 실질적 임팩트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CJ는 그동안 영화·음악·뮤지컬 등 문화 기반 사회공헌부터 소외 아동·청소년의 문화 체험·자립 지원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민 단장은 “CJ는 사업적 강점을 사회 문제 해결에 연결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한 창작자 지원 사업은 CJ만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CSR 전략에서는 ‘파트너십’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민 단장은 “CSR이 단순 기부를 넘어 전략적 투자로 전환되고 있다”며 “글로벌 기관과의 협력이 임팩트를 결정짓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CJ는 유네스코와 협력해 소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베트남 감독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국제영화제 수상작도 배출했다. 베트남 소수민족 농가와 협력해 고추를 재배하고, 이를 CJ 공급망을 통해 판매하는

기아대책, ‘행복한나눔 방배점’ 새출발…북한이탈주민과 지역이 함께

북한이탈주민 고용·교육부터 친환경 클래스까지, 지역 연계 커뮤니티형 매장으로 재탄생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1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사회적기업 ‘행복한나눔 방배점’ 이전 개소식을 열었다. ‘행복한나눔 방배점’은 방배동 새순교회 내에 있던 기존 매장을 내방역 인근 중심 상권으로 옮겨 접근성을 높였다. 새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친환경 교육 ▲업사이클링 강좌 ▲지역 가치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커뮤니티 허브형 매장’으로 꾸며졌다. 이날 개소식에는 지역 관계자와 협력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새 출발을 축하했다. 현재 방배점은 북한이탈주민이 부매니저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대책은 이들을 채용해 직무 교육과 현장 경험을 제공하며, 매장 수익금은 북한이탈주민의 경제·정서적 자립과 국내 취약계층 지원에 쓰인다. 이번 이전 사업은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기아대책은 사회적기업 행복한나눔에 1억2500만원의 개설 기금을 지원했으며, 해당 기금은 ▲매장 조성 ▲북한이탈주민 고용 및 직무훈련 ▲지역 연계 프로그램 운영 등에 활용된다. 최창남 희망친구 기아대책 회장은 “행복한나눔 방배점은 북한이탈주민이 지역사회 안에서 자립의 기반을 다지는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포용과 상생의 가치 아래 일자리 창출과 자립 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대책은 전국에 13개의 행복한나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중 북한이탈주민 자립 지원 매장은 서울대입구역점, 중화역점, 대림점에 이어 이번 방배점까지 총 4곳이다. 김지영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국적이 바뀌어도, 시선은 그대로였다

[더나은미래 x 희망친구 기아대책 공동기획]우리는 N년째 항해 중입니다 <4> 편견과 차별이 만든 ‘정체성’의 벽 한국어로 꿈을 꾸고, 한국에서 자랐지만 자기소개 앞에서는 늘 망설이게 된다.  “그래서 너는 한국인이야, 중국인이야?” 김지영(22)씨는 이 질문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동포’라고 말하면 ‘조선족이 왜 동포냐’는 반응이 돌아올까 봐 두려워요.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제일 힘들었어요.” 한국에 온 지 9년이 넘은 김씨는 여전히 구직 사이트에서 ‘외국인 불가’ 문구가 눈에 밟힌다. “아르바이트 공고 중 ‘외국인은 받지 않는다’는 말을 생각보다 자주 봤어요. 대학 취업 상담에서도 ‘F-4 대졸자는 잘 안 뽑는다’는 말을 들었죠.” 이 경험은 결코 개인적인 일이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 국내 체류 외국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체류 외국인의 17.4%가 사회적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차별 이유로는 ‘출신 국가’(54.5%), ‘한국어 능력’(31.2%), ‘외모’(9.1%)가 주로 꼽혔으며, 특히 유학생(D-2)의 차별 경험률은 27.7%로 가장 높았다. 청년층에서의 차별 인식이 두드러진 결과다. ◇ 서류는 바뀌었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귀화를 하면 달라질까. 고등학생 때 한국 국적을 취득한 정세원(27·가명)씨는 서류상 ‘한국인’이지만, 일상에서는 여전히 ‘외국인’이다. “외모만 보고 ‘외국인인가 보다’ 생각하는 시선이 있어요. 서류를 낼 때만 ‘한국인이었어요?’라는 반응이 돌아오죠.” 2020년 귀화한 임수현(23·가명)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면접에서 이주배경이라는 걸 드러내고 싶지 않아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려 해도, 몇 마디면 ‘외국인이죠?’라는 질문이 나와요. ‘나도 이제 한국인’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은데, 겉모습만 보고 ‘외국인’이라는 생각이 앞선다는 순간 체념이 되죠.” 편견은 사실 사회 진입 이후가

정책의 언어는 멀고, 청춘은 길을 잃었다

[더나은미래 x 희망친구 기아대책 공동기획]우리는 N년째 항해 중입니다 <3> ‘정보 격차’에 갇힌 이주배경청년들 “비자 매뉴얼이 너무 자주 바뀌어요. 생계와 직결된 문제인데, 바뀔 때마다 갑자기 법의 보호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변경 사항이 제때 전달되지 않습니다. 저도 제가 가진 비자로 제한된 직종에서 시간제 근로가 가능하다는 걸, 시행 6개월이 지나서야 알았어요.” 13살 때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성인이 된 뒤 F-4(재외동포) 비자를 받은 김지영(22)씨의 말이다. 그는 법무부 외국인 지원 포털 ‘하이코리아’에 들어가 “정확한 상담을 원하면 1345에 전화하라”는 안내 문구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오랜 대기 끝에 연결된 상담원은 “F-4 비자 소지자의 세금 신고는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며 고용노동부로 문의하라고 했다. 아르바이트 근무가 어려우니 중국어 과외라도 해볼 생각으로 “그럼 과외는 가능하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단순노무직이 아니면 괜찮다”는 식의 모호한 설명이었다. 결국 김씨는 스스로 법무부 매뉴얼을 찾아 하나씩 확인해야 했다. 그는 “한국어가 어려운 청년이라면 절대 혼자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 제도는 있는데, 정보가 닿지 않는다 이주배경청년은 수시로 바뀌는 제도 속에서도 그 변화를 따라잡기 어렵다. 지원책이 있어도 정보 접근 경로가 제한적이고, 이들을 연결해주는 네트워크가 거의 없다. 결국 ‘있는데 모르는’ 상황이 반복된다. 지난 8월, 직장 인근 여의도에서 만난 정세원(27·가명)씨는 “사실 ‘이주배경청년’이란 말을 오늘 처음 들었다”며 “그런 단어를 몰랐으니, 나에게 해당되는 지원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정보 장벽’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복잡함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연결망의 부재,

“공부가 목적이 아니라, 체류를 위한 선택이었어요”

[더나은미래 x 희망친구 기아대책 공동기획]우리는 N년째 항해 중입니다 <2> 비자가 허락한 꿈만 꿀 수 있는 청년들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자란 이주배경청년들은 자신을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여긴다. 그러나 사회는 여전히 그들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본다. 법적으로는 외국인, 정서적으로는 이방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는 셈이다.  대부분 부모의 비자에 동반된 상태로 한국에 정착하지만, 성인이 되는 순간 그 자격은 효력을 잃는다. 이후에는 스스로 비자를 새로 취득해야 한다. 그 절차는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설계하는 출발점이 된다. 이에 따라 진학과 취업의 선택지도 갈린다.   <더나은미래>가 심층 인터뷰한 이주배경청년 7명은 짧게는 9년, 길게는 22년 동안 한국에서 살아왔다. 현재 체류 자격은 유학(D-2), 재외동포(F-4), 영주(F-5) 등으로 다양하다. 7명 중 2명은 이미 귀화를 마쳤다. 공통점은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왔다’는 점이다. 안지영 사단법인 피난처 매니저는 지난 9월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주최한 ‘2025 이주배경아동, 사회적 연결을 위한 6가지 시선’ 포럼에서 “부모의 비자 종류에 따라 아동의 체류 자격이 결정된다”며 “결혼이민자나 북한이탈주민 자녀는 국적 취득 기회가 있지만, 그 외의 아동들은 대회 출전, 장학금, 인턴십 등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을 단순히 ‘이주배경’으로 묶기보다 상황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또래 한국 청년에게 대학 진학이나 이직은 단순한 선택이지만, 이주배경청년에게는 신분이 걸린 결정이다. 휴학이나 진로 변경이 체류 자격 상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가 이들의 삶을 직접 규제하는 구조다. ◇ “작가가 되고 싶지만, 비자가 허락하지 않아요” “작가가 꿈이라

‘꿈꾸는 법’을 배우지 못한 이주배경청년들

[더나은미래 x 희망친구 기아대책 공동기획] 우리는 N년째 항해 중입니다 <1> 같은 말을 써도 다르게 들리는 사회 우리가 만날 청년 7명의 항해는 낯선 바다를 건너온 이들의 기록이자, 한국 사회가 향해야 할 항로를 비추는 나침반입니다. 부모의 이주로 시작된 여정은 이제 한 세대의 진로가 되었고, 그들의 커리어는 한국 사회의 포용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이주배경청년 당사자가 인턴기자로 참여해 함께 기획하고 취재한 ‘저널 액티비즘 프로젝트’로, 보도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는 공익 저널리즘의 실험이기도 합니다. 더나은미래는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이 청년들의 ‘서사’를 조명하며 다문화 시대의 ‘함께 사는 법’을 묻습니다. /편집자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이 5%를 넘으면 그 나라를 ‘다인종·다문화 국가’로 분류한다. 미국·캐나다·호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024년 4월 기준 한국의 외국인 인구는 260만2669명, 전체 인구의 5.07%.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다문화 국가 기준선을 넘어섰다. 그로부터 1년 반, 한국 사회는 얼마나 이들과 ‘함께’하고 있을까.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가구원 중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19만3814명. 전년보다 1만2636명(7.0%) 늘었다. 2012년 조사 이후 매년 증가세를 이어오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학생 중 비율은 약 4%. 이들이 성장하면 바로 ‘이주배경청년’이 된다. 일반적으로 이주배경청년은 ‘본인 혹은 부모 세대를 통해 국경을 넘는 국제 이주를 경험한 청년’으로 규정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인구총조사를 토대로 이주배경청년 규모를 2010년 1만7000명, 2015년 2만7000명, 2020년 3만5000명으로 추산한다. 매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케데헌, 화면해설 자막 덕분에 더 깊이 느꼈어요”

시청각장애 학생 200명, 화면해설·자막으로 같은 장면 공유 “배리어프리는 특별한 서비스 아닌, 모두의 기본권” “청각장애인용 자막이 있어 두 주인공의 듀엣 장면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었어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상영관 곳곳에서 밝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넷플릭스 ‘배리어프리 상영회’. 서울맹학교와 서울애화학교 학생 200여 명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함께 관람했다. 이번 상영은 자막과 음성 해설을 결합한 ‘배리어프리(Barrier-Free)’ 버전으로 진행됐다. “연기가 사라지고 사자보이즈가 춤을 추며 등장한다”는 식의 장면 설명 음성이 흘러나왔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도 함께 제공됐다. 화면 해설과 자막이 동시에 깔리자 학생들은 ‘듣는 영화’이자 ‘보는 영화’를 즐겼다. 감정선을 따라 함께 웃고, OST ‘소다팝’이 흐를 때는 어깨를 들썩이며 리듬을 탔다. 수어 강사이자 배리어프리 콘텐츠 모니터 요원으로 활동 중인 최하늘 씨(청각장애)는 “자막이 노란색으로 표기돼 보기 편했고, 영어 가사에 전부 한국어 번역도 병기돼 있어 좋았다”며 “이런 서비스가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장 통역을 맡은 ‘공인수어통번역 잘함’의 김홍남 대표는 “기존 배리어프리 영상들은 불필요한 설명 자막이 많아 몰입을 방해했는데, 이번 버전은 노래와 대사에만 집중하도록 자막을 재구성해 훨씬 자연스러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대형 공연은 여전히 접근성이 낮다”며 “한 시즌 몇 회차만이라도 배리어프리 상영이 적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넷플릭스 콘텐츠 80% 청각장애인용 자막 지원, 누적 화면 해설만 3만 시간 ‘배리어프리(Barrier-free)’는 장벽(Barrier)과 자유(Free)를 합친 말이다. 장애인이나 노인, 어린이 등 누구나 불편 없이

‘청년의 날’ 맞아 4편의 다큐 상영…GV·체험 전시도 함께

유쾌한반란·지구별미디어, 20일 헤이그라운드서 청년 다큐 영화제 개최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이 ‘청년의 날(9월 20일)’을 맞아 오는 20일 오후 4시부터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제 ‘녹음집 : Green Recording Collection’을 개최한다.  청년 미디어 그룹 ‘지구별미디어’가 주관하는 이번 영화제는 ‘녹음(Green Recording)’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청춘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청년의 삶을 다룬 4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공모전 수상작 ‘넌 몇 살까지 살고 싶어?’를 비롯해, 유쾌한반란의 청년 지원 프로그램 ‘챠챠챠’를 통해 제작된 ‘홈리스 유토피아’, ‘먹고 연기하고 사랑하라’, ‘지구 불시착’이 소개된다. 각각 집과 정체성, 무명 배우의 현실, ADHD를 겪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모든 상영작은 GV(Guest Visit·관객과의 대화)로 이어진다. 작품 관련 체험형 전시도 함께 마련돼 관람객에게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관람 신청은 지구별미디어 인스타그램(@g9planet_media)을 통해 가능하며, 티켓은 현장에서 배부된다. 성미래 지구별미디어 대표는 “작년 챠챠챠 4기에 참여하면서 ‘시도와 실패’라는 고민을 담은 작품을 만들었다”며 “이번 영화제가 또 다른 질문과 응답의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영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기업이 만든 문화예술 무대, 도시를 바꾸다

대교·GS칼텍스·파라다이스, 예술 무대로 사회적 가치 실험 청년 작가·도시·로컬 협력…기업 사회공헌의 새 길을 열다 “해외의 조형물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듯, 이제는 한국의 신예들이 ‘K-조형’으로 세계 무대에 나설 차례입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 코엑스.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세션 무대에 오른 대교문화재단 유동찬 차장이 힘주어 말했다. 대교문화재단은 20여 년간 ‘대교국제조형심포지엄’을 통해 신예 작가들의 등용문을 열어왔다. 유 차장은 “2000년을 기점으로 조소과가 급격히 줄었다”면서 “조형예술은 큰 작업 공간이 필요한 데다 작품 거래도 활발하지 못하고, 특히 석조·청동조각 강좌는 노동 강도가 높아 대학에서도 폐강되는 추세”라고 창작 환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마련한 무대가 바로 ‘조각대전’이었다”고 설명했다. 2000년 ‘조각대전’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2012년 ‘교학상장(敎學相長·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한다)’의 철학을 담아 심포지엄으로 변모했다. 방식도 독특하다. 참여 작가로 선발된 조형 예술 관련 전공 대학생·대학원생들은 매년 여름 17박 18일간 국내외 작가들과 합숙하며 대형 조각을 제작·전시한다. 학생들의 호응은 뜨겁다. 유 차장은 “한여름에 돌가루를 온몸에 뒤집어쓰고, 새벽 세네 시까지 작업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자격 요건이 학생이다 보니 일부러 졸업을 늦추거나 석사 과정에 진학해 참여하려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대교국제조형심포지엄은 지금까지 529명의 작가를 배출했다. 국내외를 통틀어 신예 작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심포지엄이다. 2020년 전시된 작품 ‘파수꾼’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문화교류협력 부문 외교부 장관상을 받았다. ◇ 쇠퇴한 공업도시, 문화로 부활하다 스페인의 쇠퇴한 산업 도시 빌바오가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도시 이미지를 바꾼 ‘빌바오

“삶의 신념을 다음 세대에”… 기아대책, ‘빛나는 유산’ 전시 연다

유산기부자 모임 창립 10주년 맞아 2~20일 흰물결갤러리서 전시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유산기부의 날(9월 13일)’을 앞두고 특별한 전시회를 연다. 오는 2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서초구 흰물결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빛나는 유산, 삶의 이야기’를 주제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기아대책 유산 기부자 모임인 ‘헤리티지클럽’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슬로건은 “유산은 삶의 방향과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선택입니다”로, 후원자들이 남기고자 한 신념과 나눔의 흔적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취지다. 헤리티지클럽은 5000만 원 이상의 유산을 기아대책에 후원했거나 약정한 유산 기부자 모임이다. 2015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65명이 부동산·현금·보험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했다. 지난해 6일간 900여 명을 불러 모은 첫 전시에 이어, 올해는 기간을 18일로 늘렸다. 전시는 ▲빛나는 추억(가족) ▲빛나는 믿음(신념) ▲빛나는 성취(커리어) ▲빛나는 희망(기부)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후원자들이 편지·유품·사진 등을 통해 전하고 싶은 삶의 철학을 공유한다. 전시장에는 헤리티지클럽 1호 회원 설순희 후원자의 표구 작품, 올해 별세한 고(故) 서혜경 기대봉사단원의 작품, 아들을 위해 간직한 김신자 후원자의 배냇저고리, 기아대책 잠비아 사업 현장에서 가져온 성경책 등이 공개된다. 성우 배한성·서혜정 씨가 재능기부로 참여한 오디오 가이드도 도입돼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최창남 기아대책 회장은 “유산기부는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한 사람의 정신과 신념이 다음 세대에 희망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나눔은 곧 삶의 철학이자 사랑의 실천’임을 더 많은 분이 공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영 더나은미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