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민관협력사업] ② 정부·기업·NGO 모이니… 가나 청년 취업문 ‘활짝’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아프리카 현장을 가다 ② 중고차 수입 늘어나고 정비 수요 높아졌지만 정규 정비 교육은 없어 현대차·코이카 협력해 청소년 위해 기술고 설립, 차량 기술·설계 등 가르쳐 정부·NGO 도움으로 기업의 시행착오 극복 취업 고려한 CSR 전략에 인지도 저절로 높아져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 북쪽으로 65㎞ 떨어진 코포리두아로 가는 길. 도로 양쪽에 빽빽하게 들어선 자동차 정비소들이 눈에 들어왔다. 정비소는 후드(본네트)를 열고 수리를 기다리는 차량으로 북적거렸다. “흔한 광경입니다. 가나에는 워낙 고장 나는 차량이 많거든요.” 국제 개발 협력 NGO인 ‘플랜인터내셔널’의 가나지역 프로젝트 매니저인 조셉 애피아씨가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가나의 중고차 수입이 급격히 늘어났다. 매년 중고차 7만대가 들어오면서 정비 수요가 높아졌고, 지역마다 5000개 이상의 정비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비소가 늘어날수록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됐다. 조셉 매니저는 “가나에는 차량 정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학교나 기관을 찾기 어렵고, 기술교육학교 등록금도 일반 학교의 2~3배 이상 높다”며 “결국 어깨너머로 배운 지식으로 정비를 하다 보니 차량에 문제가 생기고 사고가 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비소의 70~80%가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이조차도 배울 수 없는 청소년들은 도로에서 과자와 음료를 파는 등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생활을 한다. ◇기업 역량 살린 CSR로 가나의 사각지대를 메우다 2003년부터 가나에 대리점 두 곳을 설립해 차량 판매와 정비 서비스를 진행해온 현대차는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CSR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과 국제 개발 협력 NGO 플랜코리아와 함께 프로젝트

“참사 낳은 노동착취… 소비자가 윤리적으로 구매하면 막을 수 있어”

[인터뷰] 이기대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 ‘아름다운가게’가 지난달 24일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의류 공장 참사 피해자를 돕기 위한 긴급 모금을 시작했다. 전국 130개 아름다운가게 매장에 모금함을 설치했고, 네이버 해피빈과 다음(Daum) 희망해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소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2002년 안국동에 1호점을 오픈한 지 11년. 누적 기부금 220억원, 상근 간사 300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사회적기업 아름다운가게가 세계로 나눔을 확산할 채비를 갖췄다. 이기대<사진>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는 “앞으로 해외 어려운 이웃을 위한 아름다운가게의 기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름다운가게가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붕괴 사고 피해자를 위해 모금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참사로 최소 1120명이 죽고, 1000명 이상이 다쳤다. 지금도 셀 수 없이 많은 노동자가 콘크리트 잔해 속에 남아 있다. 사태가 심각한 만큼 많은 관심이 필요한데, 이슈화되지 못하고 묻혀 버렸다. 외신들도 글로벌 의류 브랜드에 불통이 튈까 봐 소극적으로 보도하더라. 많은 사람에게 방글라데시 현장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고, 도움을 전하고 싶었다.” ―아름다운가게도 해외 구호 사업을 진행해왔나? 주로 국내 매장을 중심으로 물품 기부 문화를 확산해 왔는데. “아름다운가게 매장 수익금은 국내 소외 계층뿐만 아니라 해외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도 쓰인다. 2007년 갠지스 강 폭우로 인한 기후 난민 지원을 시작으로 베트남·방글라데시·우간다 등에서 긴급 구호를 진행했다. 시민들의 정기 후원금이나 기증 물품을 전달하기도 하고, 소외된 지역 마을에 도서관을 건립하고, 소수민족 어린이 교육도 지원한다. 주로 영국의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의 구호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개도국 현지 비영리단체를

“건물 무너진다” 해도 근무 강요… 밀어내기식 하도급이 낳은 최악의 人災

방글라데시 참사 근본 원인은 “건물 벽에 커다란 균열이 보였어요. 노동자들이 공장 입구에 모여서 ‘들어가지 않겠다’며 출근을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생산관리 매니저가 ‘걱정 말라’면서 저희들을 억지로 건물 안에 밀어 넣었어요. 오전 8시 반, 일을 시작하자마자 ‘쾅’ 하는 굉음이 들렸습니다.” 지난 24일, 방글라데시 다카 메디컬 대학병원에서 만난 로지나(여·23)씨는 가늘게 떨고 있었다. “모두 거짓말이었어요.” 그녀는 감각을 잃은 왼쪽 다리를 쳐다보며 눈물을 훔쳤다. 사망자 1130명. 부상자 2500명. 방글라데시 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다. 지난 4월 24일 의류 공장 ‘라나플라자’가 무너져내렸다. 사고 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정확한 실종자 수가 집계되지 않을 정도다. 생존자들은 “공장주는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 ‘예견된 참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사고’가 아니라 ‘살인’이다? 사건 하루 전부터 건물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지난달 23일 화요일 오전, 빌딩 외벽에 금이 간 것을 발견한 노동자들이 건물 밖으로 달려나갔다. 몇 시간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산업경찰관이 건물 상태를 점검한 후 공장 가동을 중지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공장주들은 “내일 일하지 않으면 3일치 월급을 깎겠다”며 출근을 강요했다고 한다. 참사 현장에서 만난 카디자(여·18)씨는 “사고가 이미 5년 전부터 예견됐다”면서 “라나플라자 건물이 원래 5층으로 지어진 건물인데, 5년 전부터 불법으로 3개 층을 증축했고, 건축법상 허용되지 않는 질 나쁜 콘크리트, 철근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사건 당일 건물이 무너지는 것을 발견하고 창문으로 나가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인구에 비해 땅이 좁은 방글라데시는 주로 큰 연못을 메워 그 위에 건물을

[미래 Talk! Talk!] ‘갑’ 복지부 공무원들이 ‘을’에게 프레젠테이션을?

지난 4월 말,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보건복지부로부터 메일을 한 통 받았습니다. 복지부가 개최하는 민관협력 사업 설명회에 참석해달라는 요청 메일이었습니다. 행사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4월 29일 오후 3시.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100여명이 대한상공회의소에 모였습니다. 설명회가 시작되자 궁금증은 풀렸습니다. 복지부 사무관·주무관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습니다. 노인, 영유아, 아동·청소년, 여성, 보건의료, 장애인 등 총 6개 분야로 나눠 특정 사업을 소개했습니다. 노인정책과에서는 독거노인에게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하는 ‘영양 플러스 실버’사업을, 보육기반과에서는 ‘어린이집 노후시설 보수 지원 사업’을 설명하는 등 총 16개 사업이 소개됐습니다. 예산 부족 때문에 실시하지 못하는 필요 사업들을 호소하는 자리였습니다. 한 주무관은 “복지부가 그동안 갑(甲)의 위치였다면, 오늘은 을(乙)이 되어 펀드레이징을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아동복지정책과의 한 사무관은 “베이비시터분들도 월 150만원을 받는 데 반해,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맡아 키워주는 ‘가정위탁’ 사업은 국비사업이 아닌 지방이양사업이기 때문에 현재 50만원인 지원비를 올리기 힘들다”며 “복지부와 조인(join)해 주시면 20~30가정을 샘플로 뽑아서 추가 양육 비용, 부모 전문교육을 풀세트로 프로세스를 만들어 성과를 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 주무관은 “10년 이상 됐거나, 비상재해 대비 장치를 갖추지 못한 어린이집이 2098곳이나 되는데, 한 곳당 3000만원의 개보수 예산이 든다”고 했습니다. 보육정책과의 한 주무관은 “통학차량 통행이 많은 위치에 어린이들을 위한 안심 하차 정류장을 설치하기 위해 총 34억원이 든다”고 했습니다. 설명회가 끝나고,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장기 프로젝트 필요한 정서 치유… ‘마음톡톡’이 치유 모델로 자리 잡길”

김기태 GS칼텍스 전무 일시적 지원으로는 아이들 상처 낫지 않아 1회 평균 6만원 치료비…직원이 3만원 후원하면 회사에서 3만원 내는 등 든든한 社內 공감대 형성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GS칼텍스 사무실을 찾았을 때, 김기태<사진> 전무는 하얀 종이를 들고 있었다. 인터뷰 전날 기자가 보낸 질의서였다. 15개에 달하는 질문 밑에는 미리 준비한 답변들이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군데군데 노란색 형광펜으로 줄 친 흔적도 보였다. GS칼텍스 여수 공장에 사회공헌 전담팀이 꾸려진 건 2005년. 당시 김 전무는 사회공헌팀장을 맡아 여수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GS칼텍스 본사에 CSR 추진팀이 신설됐을 때도, 그는 CSR 담당 임원으로 다시 부름을 받았다. 8년 동안 GS칼텍스의 사회공헌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기 때문일까.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아동’,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을 주제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수 지역을 중심으로 CSR활동을 진행하던 GS칼텍스가 다시 본사 내부에 CSR 추진팀을 꾸린 이유는 무엇인가. “여수에서의 경험을 살려 전국 단위로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난 1년 동안 CSR 추진팀은 우리 사회가 미처 돌보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를 조사했다. 꼭 필요하지만 다른 기업에서 하지 못한 일, 그러나 GS칼텍스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다. 그 과정에서 신체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은 지원을 통해 자립할 수 있지만, 정서적으로 상처를 크게 받은 아이들은 일시적인 지원만으로는 변화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아동 정서 치유 프로젝트를

[희망 허브] 그림으로, 율동으로 즐겁게 마음치료… 몰랐던 자신감이 쑥쑥

GS칼텍스 아동 정서 치유 프로그램 마음톡톡 1차 캠프 현장 낯선 곳에서 또래 만나는 정서치료 캠프 참가하면 타인과의 관계 쉽게 배워 미술·무용·연극 나눠 3일간 치료받은 아이들 “할 수 있다” 용기 생겨 아이들은 거울 앞에 일렬로 서 있었다. 얼굴엔 긴장이 가득했다. 서로 눈치만 보며 쭈뼛쭈뼛하고 있을 때, 싸이의 젠틀맨(Gentleman) 노래가 흘러나왔다. “음악에 맞춰서 편하게 몸을 움직여볼까?” 무용치료사 조아영씨가 가볍게 춤을 추며, 아이들의 동작을 유도했다. 쑥스러운 듯 거울만 쳐다보던 아이들이 조금씩 좌우로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1절이 끝나갈 무렵, 차민수(가명·13)군이 팔다리를 크게 뻗으며 코믹 댄스를 췄다. 이에 질세라 옆에 있던 김호진(가명·13)군이 허리를 움직이며 ‘시건방춤’을 선보였다. 조씨는 “친구들의 춤을 차례대로 배워보자”면서 각자의 동작을 서로 따라 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자” “이 부분에서 박수를 치는 건 어때?” “일렬로 서서 팔 동작을 바꿔보자”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20평 남짓한 공간이 금세 왁자지껄해졌다. 8명 아동의 동작이 모이자, 어느새 젠틀맨 전곡의 안무가 완성됐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남 여수 ‘예울마루’에서 진행된 ‘마음톡톡’ 1차 캠프 현장. 아이들과 함께 몸을 움직이며 무용치료를 진행한 조씨는 “처음 만났을 때 잔뜩 위축돼 있던 아이들이 달라졌다”면서 “8명 모두 자신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등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을 치유하고, ‘사람’을 키우는 GS칼텍스의 ‘마음톡톡’ ‘마음톡톡’은 GS칼텍스가 올해부터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학교 폭력 및 부적응, 학대 등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치료하는 ‘정서 치유 프로그램’이다.

기업, 사회공헌 포털 오픈한 까닭은?

CSR 영역 넓히는 기업들 매체 통한 홍보 한계에 기업 자체 사이트 열고 고객과 직접 소통 나서 임직원 자원봉사 시간… 고객에게 실시간 공개 비영리 단체 모금함… 사회공헌 포털에 열어 기부자와 연결하기도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는 고객에게 해당 기업의 CSR 활동을 알리는 중요한 매체다. 하지만 길고 복잡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는 아무도 읽지 않는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사진·영상 등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보고서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4월 10일, ‘더나은미래’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리처드 웰포드(Richard Welford) ‘CSR 아시아’ 회장이 밝힌 최근 트렌드다. 자사의 CSR 활동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기업들이 고객과 쌍방향 소통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러한 모습은 최근 국내 몇몇 기업들에도 나타나고 있다. 자사 홈페이지에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올리는 데 그쳤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사회공헌 포털’을 오픈하고 있는 것. ‘사회공헌 포털’에는 해당 기업의 CSR 활동 정보는 물론, 고객과 임직원의 기부·봉사를 유도하는 다양한 캠페인들이 진행되고 있다. ◇일방적 홍보에서 쌍방향 소통으로… 자체 홍보 채널 구축한 기업들 “그동안 나름대로 사회공헌 활동을 열심히 해왔는데, 정말 잘하고 있는지 외부의 반응이 궁금했습니다. 따끔한 지적이라도 좋으니 고객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싶었어요”(김태우 아모레퍼시픽 사회공헌팀 부장). 지난 4월 1일, 아모레퍼시픽이 ‘사회공헌 포털’을 오픈했다. 사내 임직원용으로 운영되던 10여개의 사회공헌 캠페인 사이트를 통합,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 ‘그림 맞추기 게임’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고,

정류장엔 나눔광고 싣고 청년들에게 일자리 주고

서울시, 비영리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 실험 중 지난해부터 서울시 지하철, 버스 정류장 풍경이 달라졌다. 시정(市政) 홍보로 가득 찼던 공간이 ‘희망’과 ‘나눔’을 소재로 한 광고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광고주는 비영리단체, 협동조합, 공유 경제 기업 등 비영리 섹터 기관들. 서울시가 홍보를 하고 싶어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광고를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시(市)가 보유한 홍보 매체를 무료로 개방한 덕분이다. 올해 말까지 나눔 메시지를 담은 ‘서울 희망광고’ 총 100편이 시민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시민사회단체 출신인 박원순 시장이 비영리 섹터의 숨통을 틔워주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는 청년과 비영리 섹터를 연결하는 일자리 창출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청년들을 선발해 비영리단체·사회적 기업 등에 지원하는 형태로, 서울시는 매월 인건비 108만원을 지급한다. 비영리 섹터에서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군을 발굴,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 선발된 청년 89명은 ‘혁신 활동가’라는 이름으로 9개월 동안 각 기관의 특정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하게 된다. ‘주민 문화 서비스 기획자’, ‘청년금융복지상담사’, ‘마을문화기획자’ 등 총 20개 직업군이 마련됐다. 비영리단체, 사회적 기업에서 청년 혁신 활동가를 위해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했다. 청년과 비영리 섹터를 연결하는 중간 다리 역할은 올해 1월 개소한 ‘서울시 청년 일자리 허브(이하 청년 허브)’가 맡았다. 서민정 청년 허브 홍보팀장은 “청년들이 단순 사무 업무가 아닌 특정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행정 인턴 제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정유진 기자의 기빙트렌드] ② 성공하는 온라인 모금의 비결

제목·스토리·사진으로 잠재적 기부자의 마음을 두드려라 눈길 가게 제목 바꾸면 목표 모금액 훌쩍 넘고 수혜자 직접 올린 사연이 네티즌 공감 더 얻어… 사회적 이슈 연계하면 모금·인식 개선까지 ‘일석이조’ 효과 낳아… ‘제목 전쟁.’ 최근 비영리단체들이 온라인상 모금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웹사이트,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활용한 온라인 모금이 활발해지면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기부를 이끌어내기 위한 매력적인 문구 찾기가 한창이다. 실제로 제목을 변경하자 모금액이 증가한 사례가 많다. 2008년 ‘전국 미아실종 가족찾기 시민의 모임’은 다음 ‘희망해’에서 모금을 시작했다. “실종자 가족을 위해 운영모금함을 마련하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을 이듬해 “미아찾기모임 해체를 막아주세요”로 변경하자, 모금액이 약 3.5배 증가했다. 지난 2009년 대전 외국인 이주노동자 종합지원센터는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 태어난 ‘코피노(Kopino·Korean과 Filipino의 합성어)’를 위한 모금 캠페인을 진행했다. “필리핀에 버려진 한국 아이들, 코피노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을 달았을 때는 기부 참여율이 저조했지만, “코피노 아기, 분유값 없어 설탕물 먹어요”로 변경하자 엄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탁아동을 돕는 모금 캠페인에서는 “나도 다른 친구처럼 소풍 가고 싶어요”란 문구를 “제가 소풍을 가면 할머니가 굶어요”로 바꾸자 목표 기부액을 금세 달성했다. 육심나 다음 사회공헌팀장은 “네티즌이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언급했기 때문”이라며 “스토리텔링에 앞서 모금 타이틀을 100만번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네티즌들은 모금하는 ‘기관’의 목소리가 아니라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특히 수혜자가 자신의 사연을 직접 이야기할 때, 네티즌들은 더 쉽게 마음을 연다. 지난해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해피빈 모금함에 예비 대학생 여진이의 편지를

콘서트 가고 싶은데…인터넷 예매하다 그냥 포기하죠

장애인 위한 기업 홈페이지 웹 접근성의 수준은… 평등한 인터넷 사용 위해 ‘웹 접근성’ 의무됐지만 기업들 준비 아직 부족 음성으로 화면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 오류 많고 보안 높이는 금융사이트 장애인에 맞추기 어려워 “십삼조 이천오백구십팔억 링크, 비티뉴티제이씨엘(btnewtjcl) 링크, 오만육천칠백구십만 삼백사십 엠큐와이(mqy) 링크….” 콘서트를 보기 위해 국내 최대 티켓 예매사이트에 들어간 조현영(33·시각장애 1급)씨는 혼란에 빠졌다. 컴퓨터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인 ‘스크린 리더’가 계속 엉뚱한 숫자와 영문자를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웹사이트에 이미지 파일 많은가 봐요?” 탭(Tab)키로 화면 커서를 움직이던 조씨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홈페이지 소스코드에 이미지 파일을 대체하는 텍스트를 넣지 않으면, 스크린 리더가 이상한 파일명을 읽어버려요. 이런 식으로 시각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는 정보가 너무 많습니다.” 기자의 도움으로 간신히 티켓 예매창에 들어갔지만, 첩첩산중이었다. 화면에 빈 좌석은 파란색으로, 예매 완료된 좌석은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지만, 스크린 리더는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예매완료된 좌석까지 구분없이 모든 좌석번호를 차례대로 읽었다. 엔터키를 눌러 ‘A석 1열 3번’ 좌석을 선택해봤다. 소리 알림이 없어서, 시각장애인은 좌석이 선택됐는지 알 수가 없었다. 화면에는 ‘티켓 1매’, ‘결제금액 5만원’으로 표시됐지만, 스크린 리더는 매수와 금액을 인지하지 못하고 “티켓”, “결제금액”이라고만 읽었다. 예매 사이트에는 이처럼 스크린 리더가 인지할 수 없는 정보들이 대부분이었다. 30분간 컴퓨터와 씨름하던 조씨는 결국 콘서트 예매를 포기해야만 했다. ◇갈 길 먼 기업의 웹 접근성…”우리도 네티즌이고 싶다” 지난 4월 11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

CSR 담당자의 절규

[명함 이면에 숨겨진 애환] “기업 사회적 책임 다하려 만든 조직인데…우리의 다른 이름은 파견직·계약직입니다” 봉사참여 요청에도 직원들 반응 없고 “2년 내 성과 내라” 압박… 역량 충분히 발휘 어려워 사회공헌 활발해졌지만 정작 담당자 처우는 홀대 4년 전 삼성의 한 계열사 사회공헌팀에 입사한 A씨는 비정규직으로 일했다. 비영리단체에서 5년 동안 국내외 현장 경험을 쌓았지만, 해당 경력을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 연봉도 신입 직원보다 낮았다.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던 그는 2년 뒤 “그만두라”는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 1년 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A씨는 이듬해 금융권 CSR팀에 입사했다. 역시 2년 계약직이다. 서울의 한 명문대에서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B씨는 S기업 CSR팀에 계약직으로 들어갔다. 임직원 자원봉사단을 관리하는 역할이었다. 2년 동안 월급 110만원을 받고 일하던 그는 계약 만료로 실직당했다. 이듬해 한 시중은행 사회공헌팀 경력직으로 채용됐지만 “일단 계약직으로 시작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전 회사에서 쌓은 2년 경력도 인정받지 못했다. 가장 낮은 직급의 연봉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들은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상당수가 1~2년 단위 계약직으로 기업을 옮기는 신세”라면서 “겉으로는 지속 가능 경영을 내세워도 실제로 내부에 CSR 전담자 없이 비정규직으로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책임경영 외치던 대기업, 비정규직 양성소 되나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활발해졌지만 정작 사회공헌 담당자에 대한 기업 내 처우와 인식은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아직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경영 핵심 영역이 아닌 부수 업무로 여기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대기업들은

직급 구분없는 소통경영… ‘공감대 형성’ 중요

유한킴벌리 나무심기 캠페인 “얼마나 자주 CSR 관련 보고를 받느냐고요? 하루에도 몇 번씩 제가 먼저 사회협력팀에 찾아갑니다(웃음).” 지난 3월 30일, 경기도 광주시 유정리 산에서 열린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30회 신혼부부 나무심기’ 현장. 직원들 틈에서 박수를 치고 있는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을 발견해 즉석 인터뷰를 했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질문이 나오자 최 사장은 기다렸다는 듯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회사에 칸막이 없는 ‘오픈 좌석제’를 도입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직원들과 수시로 함께 CSR 전략을 토론할 수 있게 됐거든요. 올해는 ‘시니어 고용 창출’을 위한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 가치 창출) 전략을 세웠습니다.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처럼 시니어 CSV 프로젝트도 국내 모범 사례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는 1984년부터 유한킴벌리가 진행해온 나무심기 캠페인이다. 지금까지 신혼부부 2만여명이 참여해 국내외 국유림에 나무를 총 5000만 그루 심었다. 사실 국내에선 사회공헌 프로젝트 하나를 10년 이상 지속한 기업을 좀처럼 찾기 어렵다. 유한킴벌리가 나무 심기 프로그램을 29년 동안 지속해온 이유와 비결이 궁금해, 캠페인 일정을 동행 취재했다. 오전 8시부터 대규모 이동이 시작됐다. 신혼부부 300쌍과 유한킴벌리 임직원 등 총 800명이 유정리 산기슭에 모였다. 나무 심는 방법을 교육받은 이들은 경사가 70도에 달하는 산비탈을 올랐다. 남편은 삽과 곡괭이를 들고 땅을 파고, 아내는 나무뿌리 위에 흙을 덮었다. 2시간 뒤, ‘참나무 시들음병’ 때문에 벌거숭이가 됐던 산 위로, 잣나무 묘목 8000그루가 세워졌다. 2007년 태안 자원봉사 때 각각 서울, 부산 지역 봉사단장으로 활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