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포트] 롯데그룹, ESG 평가서 상장 9社 모두 ‘A’ 획득

올 한해 국내외 기업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본격 도입하겠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ESG 경영을 통해 잠재 리스크를 파악하는 동시에 재무 지표를 뛰어넘는 무형 자산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기업들은 ESG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자료를 쏟아내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ESG 경영은 단기 성과를 낼 수 없는 장기전과 같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기업별로 쏟아내는 ESG 이슈를 중간 점검하기 위해 국내 주요 그룹사 10곳의 ESG 경영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2021 ESG 평가에서 평가 대상인 상장기업 9곳 모두 통합등급 ‘A(우수)’를 획득했다. 특히 사회(S) 부문 평가가 높게 나왔다. 롯데지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 등 6개사는 A+등급, 롯데푸드·롯데제과·롯데정보통신 등 3개사는 A등급으로 평가됐다.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9곳 모두 A등급을 받았다. 롯데그룹은 지난 7월 ‘2021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ESG 경영 선포식’을 열고 ESG 경영 강화 의지를 드러낸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선언문에는 ▲2040 탄소중립 달성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 구성 ▲그룹사 평가 시 ESG 관리 성과 반영 등의 내용이 담겼다. 친환경 드라이브, 화학 부문서 9조원 투자 결정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이네오스화학 등으로 구성된 롯데그룹 화학 사업 부문(BU)은 ‘Every Step for Green’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2021년을 ESG 경영의 원년으로 삼았다. 또한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 10조원 달성과 탄소중립성장 추진 등을 목표로 하는 ESG 이니셔티브 ‘Green Promise 2030’을 발표했다.

자연 훼손 않기, 친환경 제품 쓰기… 캠핑의 ‘기본’을 배우다

[기자가 해봤다] 제로웨이스트 백패킹 “지구별 백패커 여러분, ‘목성(木星)’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16일 오후 2시. 강원 횡성군 우천면 하궁리 횡성대피소에서 초보 백패커(배낭에 등산 장비와 식량을 챙겨 자연 속에서 야영을 즐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로웨이스트 백패킹(backpacking)’을 교육하는 행사가 시작됐다. 현장에서 만난 ‘목성’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갔다. 이번 교육을 공동 주최한 소셜벤처 ‘백패커스플래닛’과 국내 산림 4000㏊를 관리·보존하는 ‘SK forest’는 “사람이 아닌 나무[木]가 주인공이 되는 백패킹 장소를 ‘목성’이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캠핑 열풍이 불면서 자연 훼손 문제와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산책로가 마련되면 ‘야영과 취사를 금지합니다’라는 푯말이 함께 설치될 정도다. 박선하(32) 백패커스플래닛 대표는 “제로웨이스트 백패킹은 캠핑의 기본”이라며 “20~30년 뒤에도 백패킹을 즐기고 싶다면 ‘지키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행사 참가자 25명이 모두 ‘목성’에 도착했다. 사전 신청자는 총 451명. 경쟁률 18대1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백패킹의 인기가 새삼 실감이 났다. 기자도 이들의 대열에 끼어 제로웨이스트 백패킹을 해보기로 했다. 교육 장소인 횡성대피소는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산림 보호구역이다. 산등성이가 평평하고 넓어 백패커들이 성지(聖地)로 꼽을 만한 장소다.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은 덱 7동을 포함해 총 16동이 마련돼 있었다. 초보 백패커들은 저마다 몸집만 한 배낭을 자리에 풀었다. 이들은 각자 챙겨온 흰색 티셔츠를 꺼내들었다. 백패커스플래닛은 레이지에코클럽과 협업해 행사 기념 티셔츠를 맞추는 대신 각자 입던 옷에 행사 로고를 실크 프린팅해주는 방법을 마련했다. 행사 로고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레이지에코클럽의 상징을 활용해 제작됐다. 박선하

기부 좀 해본 MZ세대에게 물었다 “기부의 미래는?”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2021 기부의 재발견]④MZ가 말하는 기부의 미래 <끝> 올 초 래퍼 이영지(19)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휴대전화 케이스를 팔고 수익금 2억4000만원을 기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메시지를 담아 직접 제작한 케이스였다. ‘기왕 팔 거면 기부하자. 수익금 전액 기부 간다. 살 사람들만 사셈.’ 판매를 알리는 짧은 공지 글이 올라오자 10대와 20대가 몰려들었다. 판매 시작 15분 만에 주문이 1000건을 돌파했고, 총 1만3000건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이영지는 판매 종료를 알리면서 “나 1원도 안 가져가지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발표한 ‘2021 기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기부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23.8% 상승해 전 세대 가운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직관적이고 재미를 추구하며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Z세대’를 합친 말). 이들이 생각하는 기부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26~27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굿네이버스는 기부 경험을 가진 대학생 5명을 대상으로 ‘MZ가 생각하는 기부의 미래’를 묻는 FGI(Focus Group Interview)를 가졌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그룹 채팅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부는 소비다 ―MZ세대는 기부를 소비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소비를 통해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의 범주에 기부도 포함되는 셈이다. 대가성이 없어야 하는 기부를 소비처럼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형곤=기부한 금액의 가치만큼 무언가 돌아와야 한다는 건 아니다. 만족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굿즈를 제공하는 기부 캠페인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있는 건 사실이다 작은 굿즈 하나라도 남으면 좋은 일 했다는 생각이 계속 떠오르니까. 신호철=기부와 소비의 경계를 딱 구분할 순 없기 때문 아닐까? 기부도 소비처럼

[2021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 ④“ESG의 핵심은 착한 경영 아닌 투명 경영”

“최근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큰 변화를 맞았습니다. 그간 좋은 기업지배구조를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면 최근에는 좋은 기업지배구조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이게 다 ESG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28일 ‘2021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 네 번째 세션에 참석한 김화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논의도 큰 전환점을 맞았다고 강조했다. ESG 요소 가운데 거버넌스(G) 부문을 다룬 세션에는 민창욱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를 모더레이터로 김화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종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수탁자책임전문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김화진 교수는 “과거에는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의 경제적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어떤 지배구조가 최적의 모형인지를 이야기해왔는데, 지금은 주주를 포함해 직원, 협력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가, 그 기업 지배구조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시작됐습니다. 이익은 기준이 상대적으로 명확하지만, 행복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우리는 새로운 지향점을 갖고 논의를 시작한 셈입니다.” 김화진 교수는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배려하면 기업이 지속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영자들이 이익을 많이 낼수록 보너스를 많이 가져가도록 하는 성과보상 체계인데, 그 과정에서 종업원들 임금 쥐어짜고 협력업체 후려치는 이런 방식은 해롭다”면서 “이 때문에 기업을 주주로부터 자유롭게 하라는 아주 극단적인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해법으로는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거론됐다. 현재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하고 기업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화진 교수는 “오너, 사외이사, 경영자, 종업원 대표,

[2021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 “임팩트 생태계 관계자들이 말하는 ESG의 미래”

‘2021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Next Impact Conference)’가 오늘(28일) 온라인 생중계로 열렸다.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는 국내외 임팩트 생태계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을 도모하고 생태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사회혁신 전문 매체인 스탠퍼드소셜이노베이션리뷰(SSIR)와 한양대학교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마련된 국제 행사다. 올해는 SSIR, 한양대학교,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적가치연구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날 행사에는 기업·비영리단체·소셜벤처·학계 등 관계자 850여명이 사전등록 신청을 했다. 이번 콘퍼런스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ESG의 미래(The future of ESG for all)’다.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마이클 고든 보스 SSIR 발행인,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금교돈 조선교육문화미디어 대표, 김우승 한양대학교 총장 등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총 5개의 세션이 연달아 진행됐다. 구체적으로는 ▲자본시장에서 장기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ESG 원칙 ▲기업·환경단체·투자사 등 다양한 관점에서 환경(E) 경영의 중요성 ▲사회(S) 부문에서 챙겨야 할 국내외 쟁점·사례 ▲지배구조(G) 부문의 법률 이슈와 제도 ▲Z세대 체인지메이커 관점에서 본 ESG의 미래 등이다. 이날 마이클 고든 보스 SSIR 발행인은 “사회혁신은 정부와 기업은 물론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정부, 시민 등 섹터를 초월해 모두의 책임”이고 했다. 그는 “최근 트렌드인 ESG 투자 펀드의 증가는 비즈니스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체계와 도구의 수를 증가시켰지만 아직 공통된 방법론은 없다”라며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비즈니스, 정부,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ESG의 본질을 탐구하고 이를 더 잘 평가할 수 있는 장기적인 관점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한국은 이제 선진국으로서 다음 세대를

“직원이 곧 자산… 작은 목소리에도 관심 가져야”

[인터뷰] 주디 새뮤얼슨 아스펜연구소 부소장 “직원에게 관심을 가지세요. 기업 구성원은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함께할 CEO의 동맹군이자 소중한 자산입니다. ‘ESG 경영’ 역시 기업 내부에서 시작됩니다.” 미국 워싱턴DC에 소재한 정책 싱크탱크 ‘아스펜연구소’의 주디 새뮤얼슨(Judy Samuelson) 부소장은 기업 성공의 핵심 요소로 소속 직원을 꼽는다. 그는 자본시장에 팽배한 주주우선주의를 끊임없이 비판해 온 대표적인 연구자로 유명하다. 포드재단 근무 시절에는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 규모의 임팩트 투자 기금을 운영하기도 했다. 지난 25년간 기업의 비즈니스 목적을 장기적 가치로 전환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최근 글로벌 차원에서 불고 있는 ESG 열풍과 궤를 같이한다. 최근 출간한 저서 ‘기업 경영의 6가지 새로운 규칙’에서는 ‘노동 비용의 최소화’를 낡은 규칙으로 규정하고 ‘직원을 가장 중요한 기업의 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ESG 경영의 새로운 규칙을 제시했다. 오는 28일 지속가능한 임팩트 생태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2021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새뮤얼슨 부소장을 서면 인터뷰했다. 직원은 기업에 책임을 묻는 존재 “기업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선악(善惡)으로 규정지을 수 없습니다. 다만 기업이 내리는 결정은 선하거나 악한 결과를 가져오죠. 과거 기업을 지배했던 낡은 규칙은 이제 기업을 넘어 사회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새뮤얼슨 부소장은 “기업은 인적자원 관리 차원에서 직원들의 생산성만큼이나 그들의 자유와 복지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면서 “직원들은 소비자와 가장 근접하기 때문에 기업의 ‘꼬리 위험(발생할 가능성은 작지만 일단 발생하게 되면 자산 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을 파악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델타항공(Delta Airlines)’ 사태를 소개했다. 델타는 2005년 파산 당시 심각한 보수 삭감을 받아들여야 했던

“지역 문제 직접 해결하자” 사랑의열매 ‘주민참여형 모금 캠페인’ 펼친다

행안부·복지부 참여하는 민관 협력 프로젝트지역 문제 해결 플랫폼 구축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와 손잡고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참여형’ 모금 캠페인을 진행한다. 민관 협력 모금 캠페인에 정부 부처 2곳이 합동으로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랑의열매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사랑의열매·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지역문제해결플랫폼 등 4자 간 ‘주민참여형 지역문제해결 모금캠페인’ 협약식을 열고 지역 주민이 직접 문제를 찾아 제안하고 해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모금 캠페인은 오는 11월부터 시범 기간 3개월을 거친 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 기간 전국 공기업과 공공 기관을 비롯한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기부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기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격차 완화 ▲주민 주도 기후 위기 대응 ▲지역 중심 돌봄·사회서비스 분야 등 지역에서 공통으로 선정된 문제 해결에 우선으로 쓰인다. 사랑의열매는 이번 캠페인에서 중앙회와 전국 17개 시도 지회를 통해 모금 캠페인과 지원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은 공통 의제 발굴과 실질적인 사업을 수행한다.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 현안 발굴을 비롯한 민간 자원 연계 등을 담당한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앞으로 지역 문제는 지역 주민과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번 행사가 지역사회를 살리기 위한 참여를 확산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흥식 사랑의열매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지역사회 이슈들이 더욱 다양해졌고 적극적 대응을 위한 새로운 지원 형태와 확장이 필요하다”며 “지역 주민이 다양한 협력체와 함께 주체적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아이들 목소리 모아 법·제도 바꿨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 옹호 사업 10년 성과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여러 사건의 중심에는 아이들이 있었다. 올 초 국민적 공분을 샀던 ‘정인이 사건’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이른바 ‘n번방’이라는 디지털 아동 성착취 사건도 있었다. 2019년 ‘민식이법’ ‘하준이법’ 등 피해 아동 이름을 딴 교통 안전 강화를 위한 법률 개정도 화제였다. 사건이 벌어지면 굵직한 변화가 일어나지만, 목소리를 내고 국정에 의견을 반영하는 건 성인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국내 아동 옹호 비영리단체들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의 의견을 모아 국회에 보내고, 국민 대상의 서명운동을 벌인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해서 무슨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느냐”고 푸념하기도 하지만 원근감을 달리해 수년간의 활동을 보면 괄목할 만한 성과가 보인다. 징계권 규정, 6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아동 옹호 사업의 핵심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제도나 정책에 반영시키는 것이다. 올해로 아동 옹호 사업 10년을 맞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활동 내역을 살펴보면 공(功)을 들인 만큼 성과도 있었다. 최근 주목할 성과는 올해 1월 민법상 친권자의 징계권 규정(제915조) 삭제다. 징계권은 ‘친권자가 아동의 보호나 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으로 가정 내 체벌을 합리화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징계권 폐지가 포함된 민법 개정안은 재석 264명 중 찬성 255명, 기권 9명으로 지난 1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사단법인 두루,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과 함께 지난 2019년부터 징계권 폐지를 요구하는 캠페인 ‘Change915: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를 벌였다. 당시 국민 서명운동에만 3만2000명이 참여했다. 재단은 민법 징계권 삭제 촉구 의견서를 보건복지부와 법무부에 전달하고, 21대 국회의원 후보자와 정당에

여론은 모금단체 불신하고, 기부자는 모금단체 신뢰한다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2021 기부의 재발견]③기부에 관한 오해와 진실 비영리단체는 칭찬보다 매 맞는 일이 익숙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영리단체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면 기다렸다는 듯 분노의 댓글이 수백 건씩 달린다. 비영리 투명성 논란이 일 때마다 관련 뉴스에 달리는 댓글 의견 역시 비난 일색이다. 비영리단체를 향한 대중의 불신 속에서도 국내 모금 총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개인 기부금은 2011년 7조1000억원에서 2015년 7조9000억원, 2019년 9조2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차가운 여론과 매년 경신되는 기부 총액의 온도 차.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대중이 모금 단체를 미워하고 신뢰하지 않는다면 왜 매년 모금액은 느는 걸까.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는 모금 단체에 대한 부정 여론은 실제 대중의 인식과 얼마나 일치할까. 더나은미래와 굿네이버스는 지난 12일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에 의뢰해 모금 단체와 기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조사했다. 조사에는 국내 성인 남녀 1040명이 응답했다. 10명 중 7명, 비영리단체 연봉 실제보다 높게 인식 ‘인건비나 운영비는 최소화하고 모금액 대부분을 현장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은 모금 단체들이 가장 많이 듣는 비난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대중은 ‘적정 운영비’를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이번 설문에서 ‘비영리단체가 모금액의 몇 퍼센트를 운영비로 쓰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모금액의 ‘20~30%’가 적당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27.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10~20%’(26.9%) ‘10% 미만’(21.1%) ‘30~40%’(12.2%) ‘40~50%’(6.6%) 순이었다. 모금액 절반 이상을 운영비로 써도 무방하다고 답한 비율은 6.0%였다. 기부금품법 13조에 따르면

절실한 사례마저 ‘감성 팔이’ 비난 안타까워… 모금단체의 속사정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2021 기부의 재발견] ②’빈곤 포르노’를 휴지통에 버리시겠습니까? 매년 하반기에 접어들면 비영리 모금단체를 둘러싼 묵은 논란이 고개를 든다. 오가는 이야기는 늘 같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장의 모금 캠페인 사진이 올라오면 비난의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 “모금단체가 가난한 지역 아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노출하는 감성 팔이 안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에 “그 광고 볼 때마다 눈살 찌푸린다” “전문 배우도 있다는데 안 믿는다” 같은 댓글이 붙었다. 더나은미래는 해마다 반복되는 이른바 ‘빈곤 포르노(Poverty Pornography)’ 논란을 둘러싼 모금단체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빈곤 포르노의 정의는 학자들마다 조금씩 의견이 엇갈리지만 대체로 ‘빈곤 실태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가난을 소품처럼 활용해 자극적으로 연출하거나 조작해 모금하는 것’을 가리킨다. 모금 활동가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 현상에 대한 인식과 직시가 필요하다”면서 “당장 지원이 절실한 사례를 사실 왜곡 없이 전달하는 캠페인마저 ‘포르노’라고 표현하는 것은 모금과 지원 활동을 크게 위축시킨다”며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조작과 현실은 구분해야 빈곤 포르노라는 개념은 1980년대에 생겨났다. 국제적으로 자선 모금 캠페인이 급증한 시기다. 당시에는 아프리카 아동의 기아 실태를 고발하는 캠페인이 대부분이었다. 깡마른 아이들이 힘없이 누워 있거나 파리 떼가 온몸에 붙어 있는 사진과 영상들이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 캠페인 하나로 수억 달러를 모금할 정도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동 인권과 초상권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 자극적인 모금 콘텐츠는 점차 줄었다. 개도국의 절대 빈곤 상황이 그만큼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모금단체에서 상황을 조작해 연출한 콘텐츠를

세계 청소년 비대면 소통… “국제사회 문제 함께 고민”

굿네이버스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 국제 구호 개발 NGO 굿네이버스가 청소년 국제 교류 프로그램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Global Youth Network)’를 오는 12월까지 4개월간 일정으로 진행한다. 올해 처음 진행되는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는 국내외 청소년들을 책임감 있는 세계 시민으로 육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경이 봉쇄되고 사적 모임마저 제한된 상황에서 국내외 청소년들이 비대면으로 실시간 소통하면서 글로벌 연대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달 11일 비대면으로 진행된 발대식에는 한국 청소년 50명과 말라위·케냐 청소년 50명 등 총 100명이 참석했다. 참여 학생들은 ‘We Connect, We Change’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로 채택된 목표 17개를 기반으로 기후변화, 환경, 아동 권리 등 국제사회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해결책을 함께 찾는 활동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소그룹 20개로 나뉘어 ▲국제사회 이슈 스터디 ▲실천 가능한 문제 해결 방안 모색 ▲비대면 실시간 공유·토론 등을 단계적으로 수행한다. 각국 청소년들은 소그룹별 총 4회의 실시간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정부에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도 제안할 계획이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의사소통 약자 위한 언어 재활 서비스 ‘더나은언어’ 시범 운영

더나은미래가 국내외 기사 제공하고‘언어발전소’가 언어 재활 콘텐츠 제작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헬스케어 스타트업 ‘언어발전소’가 뇌 손상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와 고령자, 느린학습자 등을 위한 무료 온라인 언어 재활 서비스 ‘더나은언어’를 오늘(5일)부터 시범 운영한다. 더나은미래와 언어발전소는 지난 6월 의사소통 약자를 위한 언어 재활 콘텐츠 구축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더나은미래가 국내외 공익 이슈를 담은 기사 원문을 무료로 제공하고, 원격 언어 재활 플랫폼을 운영하는 언어발전소가 기사를 가공해 언어 교육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내용의 협약이다. 이번 더나은언어 베타 버전은 ▲사회·경제 ▲문화·라이프 ▲인터뷰·대화문 등 세 분야로 나뉘어 서비스된다. 학습자가 분야별로 탑재된 기사를 클릭하면 기사 내용과 함께 언어 이해·표현·인지 등 다양한 영역을 고루 학습할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본문을 읽고 ‘사실적 정보와 추론적 질문에 답하기’ ‘경험과 생각 정리해 표현하기’ ‘내용 재구성해 요약하기’ 등에 답하면서 언어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다. 문제 풀이가 끝난 후에는 결과 화면에서 정확도, 걸린 시간 등의 수행도와 오답 항목도 확인할 수 있다. 주요 서비스 대상은 의사소통 장애 정도가 경미한 성인 환자와 고령자들이다. 이 밖에 경계선지능 청소년, 기사를 통해 한국어를 학습하고자 하는 다문화 가족이나 유학생도 도움받을 수 있다. 더나은언어 홈페이지(helpspeaking.kr/future)에 가입한 회원은 누구나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윤슬기 언어발전소 대표는 “뇌졸중 등 뇌 손상으로 후천적 의사소통 장애를 앓는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언어 재활 교재·교구는 아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성인 눈높이에 맞는 교육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