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이상 ESG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투자자 중 하나인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지난달 25일 아스펜 아이디어스 페스티벌 행사에서 ‘ESG’라는 용어가 정치적으로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로 쓰이는 등 오용되는 것에 대해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ESG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핑크가 보여준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어서 많은 화제가 됐다. 실제 핑크는 2018년 블랙록의 연차보고서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과를 내며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개적으로 ESG를 지지한 이후, 계속해서 기업에 ESG 이슈를 고려한 경영을 강조해 왔다. 나아가 2021년에는 기업들에 비즈니스 모델이 넷제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도록 요청했다. 덕분에 작년 기준으로 미국 대기업의 82%가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등 많은 기업이 RE100과 같은 이니셔티브에 가입하며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핑크의 이번 발언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ESG를 반대하는 미국 공화당의 어느 의원은 최근 몇 년간 자산운용사가 좌파의 압력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주장하며, ESG 추세를 멈추려는 노력의 승리라고 했다. 또한 보수 성향의 주주들은 올 1월부터 5월 말까지 ESG를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가 최근 3년간 400% 이상 증가하는 실적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전히 ESG에 관심을 보이는 곳도 많다. 한국의 경우 ESG 성과를 내는 기업에 금리를 우대하는 정책이 운영되고 있고, ESG 역량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공공과 대기업의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