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4일(일)
[논문 읽어주는 김교수] 파타고니아의 목적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장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장

“기업은 누구를 위해 사업을 해야 할까요? 기업에게 자원을 제공하는 지구를 위해 이뤄져야 합니다. 자연 환경 없이는 주주도, 직원도, 고객도 그리고 기업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의 유일한 주주는 지구입니다.”

얼마 전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전했다. 이 회사의 창업주인 이본 쉬나드 회장과 아내, 두 자녀는 약 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4조원이 넘는 파타고니아의 소유권을 신탁 및 비영리단체에 양도한 것이다. 암벽등반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던 이본 쉬나드는 암벽 등반시 필요한 바위 틈새에 박는 강철 쇠못인 피톤(piton)을 생산해 상당한 이익을 얻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가 만든 피톤이 바위를 심하게 훼손한다는 것을 알게 되며 결국 사업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1973년 지금의 파타고니아를 설립하여 아웃도어 의류 중심의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후 파타고니아는 이들의 비즈니스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목도하며, ‘환경’을 우선시하는 기업의 ‘목적’을 분명히 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는 사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부 경제학자들과 자본가들은 기업의 목적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의 학설로 알려져 있는 ‘신자유주의’는 시장 실패시 정부의 개입이 중요하다는 케인즈의 경제이념과는 반대로, 정부의 개입을 반대하고 시장의 자유를 강조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는 1947년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주도로 스위스에서 결성된 몽펠르랭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몽펠르랭회는 신자유주의를 명시적으로 표방하며, 모든 형태의 국가 개입에 반대한다고 선포했으며,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를 확산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학자 중 하나인 밀턴 프리드먼 교수가 1962년에 출간한 ‘자본주의와 자유(Capitalism and Freedom)’에서 ‘자유경제에서 기업이 지는 책임은, 오직 게임의 규칙을 준수하는 한에서 기업 이익극대화를 위해 자원을 활용하고 이를 위한 행동에 매진하는 것, 즉 속임수나 기망행위 없이 공개적이고 자유로운 경쟁에 전념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는 미국뿐 아니라 많은 자본주의 국가 체제에 깊이 뿌리를 내렸고 대부분의 기업은 이윤창출이 기업이 유일한 목적이라고 믿으며, 단기 이익을 극대화하고 주주들에게 이익을 제공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이러한 이윤중심의 경제부흥은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었다. 이를 멈추게 하는 브레이크가 없었던 것이다.

인간은 지구상 생물이 함께 공유해야 하는 천연자원을 빠르게 고갈시켰고, 자원을 사용하여 만들어낸 기업의 제품은 쓰레기가 되어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로 자연에 버려졌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동을 고용하고 노동자를 착취했으며, 담합, 탈세, 뇌물수수와 같은 불법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기업의 행태는 어느새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매출액의 1%를 지구를 위한 세금으로 내고, ‘우리의 자켓을 사지 마세요’, ‘아무것도 사지 않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소비입니다’라고 말하고, 소유권 모두를 비영리단체에게 기부하는 파타고니아와 같은 기업을 괴짜로 보이게 만들었다.

기업의 존재이유는 정말 이윤일까? 밀턴 프리드먼과 그의 동료들이 주장했던 이익창출 동기가 한창이던 1971년,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경영의 실제‘라는 책에서 ‘기업의 유일한 존재 목적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기업은 조직을 운영하는 목적과 구성원인 사람, 그리고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인 제품과 서비스로 구성되는데, 모두가 공유해야 하는 한정된 지구 자원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각자의 존엄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는 기업은 반드시 그 외부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목적은 자신들이 스스로 정한 고객에게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만족시켜야 하는 고객은 누구인가? 파타고니아는 새로운 주주인 지구를, 이들이 만족시켜야하는 고객으로 정했다. 그렇다면 파타고니아는 비영리 조직이 되려는 것인가? “아닙니다!”, 파타고니아는 명쾌하게 답한다. 그러면서 파타고니아가 세상에 갖는 영향력은 기업의 영리활동으로부터 생겨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기업이 추구하는 환경가치가 재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다. 오늘도 낡은 스바루 자동차 지붕 위에 보드를 묶고 집과 회사를 오가는 이본 쉬나드는, 현재의 자본주의가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을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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