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8일(월)
“가뭄에 죽는 코끼리, 밀렵보다 20배 많다”

최근 아프리카 케냐에서 가뭄으로 죽은 코끼리 개체 수가 밀렵으로 인해 죽은 개체보다 2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 시각) BBC와 워싱턴포스트는 케냐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기후변화가 야생동물의 생존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집 발랄라 케냐 관광야생동물부 장관은 “지난해 밀렵으로 죽은 코끼리는 10마리도 채 안 되지만 가뭄으로 물을 먹지 못해 죽은 코끼리는 최소 179마리에 이른다”고 밝혔다.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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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남동부의 차보국립공원은 아프리카 초원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이 물을 찾아 모여드는 곳이다. 근래 이곳에서 바짝 말라 죽은 코끼리 사체가 발견되고 있다.

초식동물인 코끼리 성체는 하루에 136kg의 풀과 189L의 물을 필요로 한다. 케냐는 현재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우후르 케냐타 케냐 대통령이 가뭄 피해가 심한 지역을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의 강과 땅, 초지가 메마르면서 코끼리가 살아갈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발랄라 장관은 이런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한 자연의 경고”라며 “그동안 야생동물의 불법 거래와 밀렵을 막는 데만 급급해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보전을 위한 투자를 소홀히 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극악의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코끼리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케냐 북부지역 거주지 인근에선 굶어 죽은 기린과 염소, 낙타, 소 떼 등의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다. 미국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부터 가뭄으로 인해 에티오피아와 케냐, 소말리아에서 모두 7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죽었다. 케냐 농민들의 곡식 수확량은 70% 감소했다.

USAID는 케냐에 2억2500만 달러(약 2918억원)를 지원하고, 이곳 농민들에게 식량 등 긴급 구호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강나윤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nanasi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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