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복지재단이 케냐 홍수 피해 이재민을 위한 긴급구호에 나섰다고 2일 전했다.
밀알복지재단은 케냐 키수무주 냔도 지역에서 저소득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재활복지사업을 펼쳐 왔다.
밀알복지재단에 따르면, 케냐는 지난 3월부터 지속된 폭우로 인해 300명에 가까운 사망자와 28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봤다. 밀알복지재단이 지난 5월 냔도 지역을 덮친 홍수 직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피해 상황을 조사한 결과, 인터뷰에 응한 530가구 주민 모두가 가옥이 침수되는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밀알복지재단은 “뇌성마비나 언어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의 장애가 있는 이재민들의 경우, 추위나 감염으로 인한 통증이 생기더라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워 제때 치료받지 못해 건강이 악화한 경우가 많았다”며 “또한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지체장애 아동의 경우, 부모의 품에 안겨 피신하다가 부딪히거나 떨어져 머리를 다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장애인 가정은 비장애인 가정 대비 늦게 피난소에 도착하거나, 피난소까지 갈 교통비조차 없어 구호 물품을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밀알복지재단은 홍수 피해를 본 주민 중에서도 취약한 저소득 장애인 가정의 이재민들을 중심으로 긴급구호를 실시 중이다. 지난 5월 지역사회 보건요원 및 학교·병원과 협력해 실태조사를 진행해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취약계층 600가구를 선정한 후 식량과 모기장을 지급했다. 당장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식용유, 쌀, 콩, 설탕, 밀가루 등의 식량을 가구당 22kg씩 배분했고 대형 모기장도 하나씩 전달했다. 또한 치료가 필요한 가정에는 치료비를 지원해 병원에 갈 수 있도록 했으며 의약품도 지원했다.
장애가 있는 막내딸을 포함해 아이 셋을 홀로 키우고 있는 이재민 도린(Doreen) 씨는 “정부나 다른 기관에서 만든 임시보호소를 찾아갔지만 자리가 없어 쫓겨난 후 음식을 구하지 못해 힘든 상황에 놓였었는데, 밀알복지재단에서 아이들이 한 달도 넘게 먹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식량을 줘서 큰 도움이 됐다”며 “아픈 아이를 병원에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 준 덕분에 아이가 병원에 가 있는 시간 동안 조금씩 돈을 벌러 나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밀알복지재단 배은선 케냐지부장은 “케냐는 현재 지역을 뒤덮은 물로 인한 수인성 전염병과 콜레라가 곳곳에서 발병하고 있으며, 특히 모기 개체수가 증가해 말라리아 감염 위험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며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추가 긴급구호가 시급한 만큼 생존 위협에 놓인 이재민들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는 “홍수 등과 같은 재난은 신속한 피난이 어려운 아동, 장애인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하다”며 “밀알복지재단은 피해 이재민 중에서도 더욱 상황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살피며 이들의 조속한 일상 복귀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