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키워드 브리핑] 탄소배출 ‘제로’… 철강업계가 눈독 들인 ‘수소환원제철’

탄소배출량 1위 산업으로 꼽히는 철강업계가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제철 공정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철강은 국내 산업에서도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는 업종이다. 기후솔루션과 엄지용 KAIST 녹색성장대학원 교수팀이 지난 3월 발표한 ‘한국 철강 부문의 2050 탄소중립 경로: 한국형 통합평가모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1억100만t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이다. 이는 산업 부문의 39%, 국가 전체의 13.1%를 차지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철강 제조 공정의 혁신 없이는 2050년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철강업계에서 내놓은 대응 전략의 핵심은 수소(H₂)다. 철은 철광석(Fe₂O₃)에서 산소(O)를 분리시켜 철(Fe)만 남기는 환원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데, 기존 환원 과정에 쓰인 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수소로 대체하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을 수 있다.

[키워드 브리핑] 탄소배출 ‘제로’… 철강업계가 눈독 들인 ‘수소환원제철’

기존 환원제철 공정은 용광로에 철광석과 화석연료를 넣고 열을 가해 석탄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CO)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방식이다. 문제는 철광석과 화석연료가 화학반응할 때 대량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반면 수소환원제철 공정의 탄소배출량은 ‘제로(0)’다. 수소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면서 탄소 대신 물(H₂O)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수소환원제철 공정에서는 용광로 대신 ‘환원로’와 ‘전기로’가 사용된다. 환원로 내부에서 철광석이 고온으로 가열된 수소와 접촉하면 산소가 분리돼 고체 철이 만들어진다. 이후 고체 철은 철강을 제련하는 화로인 전기로에 넣고 녹이면 쇳물이 생산된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아직 세계적으로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뿐 아니라 유럽·미국·중국 등 해외 철강사들도 수소를 활용하는 제철 기술을 개발 중이다. 다국적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 스웨덴의 사브(SSAB), 독일의 잘츠기터(Salzgitter) 등은 천연가스를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개질해 사용하는 제철공정을 연구하고 있다.

포스코 제철 현장. /조선DB
포스코 제철 현장. /조선DB

포스코는 지난달 발표한 ‘저탄소 친환경 제철 프로세스로의 대전환’ 프로젝트에서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로의 전환 계획을 밝혔다. 해외 철강사들이 일산화탄소와 수소를 혼용하는 것과 달리 오로지 수소 100%로 철을 생산하는 ‘하이렉스(HyREX·Hydrogen Reduction)’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현재 제철 기술에서 수소 활용 비율은 25% 수준에 머물러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2028년까지 포항제철소에 연산 100만t 규모의 시험 설비를 건설해 하이렉스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이후 단계적으로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용광로 설비를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2050년에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달성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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