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들어봤다는 사람은 참 많은데… 사회공헌 어떤 기업이 잘하나 일반인 50%는 모르겠답니다

일반인 1000명 대상 기업 사회공헌 인식조사
국내 대기업 사회공헌 비용 최근 1년간 1조원 늘었지만 대중이 인식하는 활동 적어
CEO나 회사 규모보다 사회공헌이 이미지 좌우
77%는 기업 이미지 고려해 제품 구매한 경험 있어
부정적인 사건 발생하면 61%가 해당기업 구매 중단

최근 1년 동안 국내 대기업들의 사회공헌 비용이 1조원 이상 늘었는데도, 일반인들은 각 기업의 사회공헌 내용을 여전히 잘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사회공헌 일반인 인식 조사’ 결과, 사회공헌을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는 기업을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48.9%)’와 ‘없다(8.8%)’는 응답이 약 60%에 달했다.

‘기업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느냐’는 항목에서는 ‘들어봤다’는 일반인이 65.3%로, 전년도 조사 때보다 10% 올랐다. 기업 사회공헌 전반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높아졌지만, 사회공헌 우수 기업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답변이 높은 것을 볼 때, 각 기업의 구체적인 사회공헌 인지도는 아직 미흡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 대중은 모른다

일반 대중은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묻는 주관식 항목에 ‘모른다(무응답 포함)’는 응답이 57.7%에 달했다. 대표 프로그램으로 인식된 것 또한 소외계층 지원(3.9%), 나무 심기·숲 가꾸기(2.6%), 장학 사업(2.3%), 자원봉사(1.8%), 집 짓기·주거 지원(1.3%) 등으로, 기업의 특정 프로그램 명칭이 아닌 일반적인 사회공헌 방식을 언급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명칭이 정확히 언급된 답변으로는 ‘삼성의 시각장애인 안내견(2.6%)’,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1.9%)’, ‘금호아시아나 메세나(1%)’ 등 3곳뿐이었다.

또 현재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응답이 65.6%, 긍정적인 응답이 26.4%로 전년도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사회공헌 활동 수준에 대해서는 ‘비슷하다(44.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좋아졌다(31.1%)’는 긍정적인 인식이 ‘나빠졌다(19.6%)’는 부정적인 인식보다 높았다.

사회공헌 컨설팅업체 플랜엠 김기룡 대표는 “기업이 원하는 사회공헌과 대중이 원하는 사회공헌의 미스매치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민 62.2%, “사회공헌 우수 기업 제품은 비싸도 구매하겠다”

기업 이미지가 소비자의 제품 구매 의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77.2%가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기업 이미지를 판단하는 중요 요소로는 ‘제품의 서비스와 품질(82.2%)’ ‘사회공헌 활동(7.8%)’ ‘대표 경영자 이미지(4.8%)’ ‘기업 규모(3.1%)’순으로 나타나, 사회공헌 활동이 CEO 이미지나 기업 규모보다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파악됐다.

사회공헌 우수 기업의 제품이 다른 기업보다 다소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는 답변도 62.2%에 달했다. 또한 품질이 동일하더라도 사회공헌 우수 기업의 제품이라면 가격의 10% 미만까지 추가로 지불할 수 있다는 결과도 눈길을 끌었다.

기업의 부정적인 뉴스 역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부정적인 뉴스를 접하고 해당 기업 제품 구매를 중단한 경험이 있다는 소비자가 61.3%에 달했다. ‘여러 번 중단했다’는 응답도 18.1%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부정적인 뉴스를 보고 구매를 중단한 기업으로는 남양유업이 35.5%로 가장 많았고, 삼성(13.2%), 농심(6.6%), LG(5.1%), 현대(5%), CJ(3%), SK(2.1%), 한화(2%)가 뒤를 이었다.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 “문화예술 사회공헌 필요하다”는 답변, 94%에 달해

올해 새 정부가 국정비전으로 제시한 문화융성의 키워드에 대해 국민의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을 묻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46.7%가 ‘소외계층에 대한 정서적 지원’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창의인재 육성(33.4%)’ ‘국가 이미지 향상(29.5%)’ ‘지역사회 재생(22.4%)’ ‘사회갈등 조정(22.2%)’이 뒤를 이었다.

문화예술 사회공헌이 필요하다는 답변도 94%에 달했다. 향후 문화예술 사회공헌 지원 분야로는 ‘소외계층 문화예술 교육(25.2%)’ ‘지역축제 등 지역문화 활성화(17%)’ ‘문화예술 시설 운영(16.5%)’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아, 문화예술과 복지의 결합이 강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기업의 문화예술 사회공헌에 대한 평가는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42.4%가 기업의 문화예술 사회공헌을 ‘아주 잘함(2%)’ 또는 ‘잘한다(40.4%)’고 평가했다. 이는 전년도 조사 때보다 12.6% 상승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사회공헌 컨설팅 업체 플랜엠과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이뤄졌으며, 95%의 신뢰도에 오차범위 ±3.1%다.

정유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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