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 뒹굴던 공원, ‘경찰서 놀이터’로…롯데가 짓는 아이·청년의 가치

기업과 사회의 공존법<15> 롯데지주

어른들의 잦은 음주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우범지대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안심 놀이터’로 탈바꿈했다. 인천 남동구 만수동의 ‘만수어린이공원’ 이야기다.

이곳은 롯데지주의 손길을 거쳐 경찰서와 소방서 콘셉트를 입은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바닥은 푹신한 탄성포장제로 교체됐고, 미끄럼틀과 시소 등 놀이시설은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전면 개선됐다.

이는 롯데지주가 2017년부터 이어온 사회공헌 ‘mom(맘)편한 브랜드’의 일환이다. 김민경 롯데지주 CSV팀 책임은 “법인 설립 당시 제기되던 아동 돌봄 및 놀이 환경의 안전 문제를 그룹 차원의 해결 과제로 삼아 시작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 아이들의 ‘놀 권리’ 지킨다…mom편한 놀이터

mom편한 브랜드는 놀이 환경 개선을 중심으로 한 ‘mom편한 놀이터’와 학습·돌봄 공간을 지원하는 ‘mom편한 꿈다락’으로 구성된다.

‘mom편한 놀이터’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협력해 전국의 노후화된 근린공원을 개보수하는 사업으로, 2025년까지 전국에 총 32곳이 조성됐다. 매년 3~4월 사업 공고를 통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서류 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대상지를 선정한다.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이용자인 아이들이 공간 설계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이다. 인근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은 오프라인·온라인 워크숍에서 원하는 놀이 형태와 불편 사항을 제안하고, 그림과 모형 만들기 등으로 놀이시설 구성을 구체화한다. 이를 통해 부모·조부모와 함께 쉴 수 있는 휴게 공간, 감시 펜스 대신 자연 친화적 울타리, 연령별 난이도를 고려한 놀이시설 등이 설계에 반영된다.

롯데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여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 놀이터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25년 11월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 문을 연 ‘mom편한 놀이터 31호점’은 공항 콘셉트의 오감 체험형 시설과 구름 테마 휴식 공간 등을 갖춘 키즈카페형 구조다. 

◇ 지역아동센터를 ‘머무는 공간’으로…mom편한 꿈다락

또 다른 축인 ‘mom편한 꿈다락’은 구세군 자선냄비본부와 함께 아동의 건강한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아동센터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노후화된 시설 개보수와 더불어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 아동을 위해 ‘다락방’ 콘셉트를 적용한 ‘꿈다락 책방’, 프로젝터와 스크린을 설치해 영화 감상 및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꿈다락영화관’, 학습에 필수적인 PC 등을 지원하는 ‘디지털 학습실’을 제공한다. 

대표 사례로는 2021년 울릉도 선원자성지역아동센터가 있다. 김 책임은 “지리적으로 가장 외곽에 있는 지역이었지만, 섬이라는 특수성을 살려 아이들이 세상과 연결되는 창 같은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노후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2층 다락형 쉼터와 학습 공간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2024년에는 대전 파랑지역아동센터가 새롭게 바뀌었다. 학습·정서·놀이·공유 공간을 분리한 맞춤형 설계를 적용하고, 센터 전면을 통유리로 마감해 외부와의 개방성과 지역사회와의 연결성을 강화했다.

한 지역아동센터 담당자는 “공간이 아름다워지니 아이들의 관계가 밝아지고, 지역 주민들도 함께 찾는 소통의 장이 됐다”며 변화를 전했다. 

해당 사업으로 전국 15개 시도에 100개의 노후화된 지역아동센터의 환경이 개선되었다. 

롯데지주는 아동·청소년·지역을 위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13회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대학생이 기획하고 실행하는 ‘밸유 for ESG’

롯데지주의 사회공헌은 청년 참여로도 확장되고 있다. ‘밸유(Value) for ESG’는 ‘Value Creator University for ESG’의 줄임말로, 대학생이 주체가 되는 롯데그룹의 봉사단이다.

2018년 CSV 홈페이지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출발해 2022년 봉사단 형태로 리뉴얼됐다. 김 책임은 “지역사회 문제를 기업 혼자 고민하는 데 한계를 느꼈다”며 “공모전 경험을 확장해 청년들과 직접 소통하며 사회문제를 바라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밸유 for ESG는 기아대책과 협업해 운영되며, 매년 9월 모집해 6개월간 활동한다.

3기에 참여한 아로새김팀은 6·25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제작하고, 이를 활용해 초등학생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 서울북부보훈지청과 연계해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을 위한 ‘온기박스’(난방용품 등)를 제작·전달하는 봉사활동도 진행했다.

2025년까지 총 323명의 대학생이 밸유 for ESG에 참여해 6000여 명의 이웃에게 도움을 전했다.

김 책임은 “해단식에서 학생들이 ‘봉사는 주는 것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간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 “단기 기부 아닌, 지속가능한 구조가 목표”

롯데지주는 2026년부터 계열사와 연계한 그룹형 CSV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책임은 “복잡한 사회 문제는 어느 한 주체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단순 기부를 넘어 기업·지자체·지역 주민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변화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임팩트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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