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피해엔 화석연료 기업 책임…10명 중 8명 “세금 매겨야”

옥스팜·그린피스, 13개국 1만5000여 명 대상 공동 설문조사 결과 발표
세계 시민 81% “화석연료 기업에 기후세 부과해야”

전 세계 시민 중 다수가 기후 재난 복구를 위해 화석연료 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과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1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제62차 보조기구회의(SB62)에서 공동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G7 국가를 포함한 전 세계 13개국 시민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시장조사기관 다이나타(Dynata)가 실시했다.

2024년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해 방글라데시 페니·노아칼리 지역은 약 100만 명이 고립되고, 약 50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같은 자연재해를 복구하기 위해 세계 시민의 81%는 화석연료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데 찬성하고 있다. /옥스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폭우, 산불, 가뭄 등 기후 재난의 복구 비용을 화석연료 산업에 부과하는 ‘오염산업 초과이익세’로 충당하는 데 찬성했다. 또 86%는 이렇게 조성된 세수가 기후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사회에 직접 전달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기후 재난의 책임이 있는 주체로는 ‘화석연료 기업’을 지목한 응답자가 66%에 달했으며, 응답자 68%는 화석연료 산업과 초부유층이 자국 정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77%는 해당 산업에 대한 과세를 우선시하는 정치인을 더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옥스팜은 별도 분석을 통해 전 세계 석유·가스·석탄 산업의 초과이익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시행 첫해에만 최대 4000억 달러(한화 약 554조 원)의 재정이 마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30년까지 연간 2900억~1조 450억 달러(한화 약 400조~1447조원)로 추정되는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저·중소득 국가)의 기후 손실·피해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옥스팜은 2024년에 화석연료 기업 585개가 583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그 중 340개 기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인간에 의해 발생한 전 세계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Unsplash

2024년 기준, 옥스팜이 분석한 585개 화석연료 기업은 총 5830억 달러(약 807조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대비 68%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가 확인된 340개 기업의 연간 배출량은 인간이 유발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옥스팜은 해당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이 건강과 생명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 1년간 배출된 온실가스만으로도 앞으로 100년간 약 270만 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화석연료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수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이윤을 계속해서 추구해왔다”며 “그 피해는 기후위기의 책임이 가장 적은 글로벌 사우스의 여성과 아이들, 지역사회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부유한 오염기업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하며, 새로운 산업 과세를 통해 기후 취약국을 즉각적으로 지원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옥스팜은 화석연료 산업과 초부유층에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해 기후 불평등을 막고 공정한 재원을 마련하는 글로벌 캠페인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옥스팜 코리아 캠페인 페이지를 통해 서명할 수 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