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걸음: 아시아 유통업체들의 메탄 대응 실패’ 보고서
메탄 관리·공개 없이 감축 전략 부재… 공급망·대체식품 대응 미흡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핵심 온실가스인 메탄 대응에서 공백을 드러냈다. 온실가스 배출 총량은 공개하고 있지만, 정작 육류·유제품과 쌀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메탄에 대한 감축 전략은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환경단체 마이티어스(Mighty Earth)가 3월 18일 발표한 ‘제자리걸음: 아시아 유통업체들의 메탄 대응 실패(Standing Still: Asian Retailers’ Methane Failure)’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주요 유통업체 8곳의 기후행동 평가에서 롯데쇼핑은 13점으로 3위, 이마트는 9점으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1위인 일본 이온(AEON)도 20.5점에 그쳐, 아시아 유통업 전반의 기후 대응 수준이 낮다는 점이 드러났다. 평가 대상 가운데 메탄 배출을 별도로 공개하거나 감축 목표를 제시한 기업은 없었다.
◇ 온실가스 공시는 했지만… 핵심 ‘메탄’은 빠졌다
이번 평가는 식품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중심에 두고 진행됐다. 메탄은 단기간(20년 기준) 온난화 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약 84배 강한 온실가스다. 육류·유제품 생산과 쌀 재배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육류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유통업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평가다.
두 한국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Scope 1·2·3 전 범위에 걸쳐 공개해 관련 항목에서는 최고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급망 영역, 특히 육류·유제품과 쌀에서 발생하는 메탄에 대해서는 별도 산정도, 감축 목표도 제시하지 않았다. 전체 배출량 공개에는 적극적이었지만, 어떤 배출원을 줄일 것인지에 대한 전략은 제시하지 못했다.
보고서는 유통업의 배출 구조 자체가 Scope 3 중심이라는 점도 짚었다. 매장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보다, 판매되는 식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 6개 유통업체는 Scope 3 배출량을 언급하고도, 구체적인 감축 목표나 시한은 설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공급망 관리, 글로벌 수준에 못 미쳐… 대체식품 전략도 미흡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 보고서는 평가 대상 아시아 유통업체 가운데 산림 파괴를 방지하기 위한 ‘산림 파괴 및 전용 방지(DCF)’ 정책을 명확히 도입한 사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롯데의 경우 환경 정책이 한국 법을 반영한 수준에 머물러, 산림 파괴(deforestation)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부 항목에서는 기업 간 격차도 나타났다. 롯데쇼핑은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하지 않고 100% 전환한다고 보고해 해당 부문에서 만점을 받았다. 반면 이마트는 음식물 쓰레기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고, 총 발생량 대신 일부 데이터만 공개해 점수를 얻지 못했다. 이와 함께 메탄 감축 목표나 시한도 제시하지 않았다.

미래 핵심 먹거리인 식물성 대체식품 전략에서는 두 기업 모두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대체 단백질 시장은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1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모두 자체 브랜드(PB) 대체식품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2019년 식물성 브랜드 ‘제로미트’를 출시했다가 2023년 생산을 중단했다. 시장 성장세와 달리 관련 전략은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보고서는 비교 사례로 네덜란드 유통그룹 어홀드 델하이즈를 언급했다. 이 기업은 농업 공급망 배출 가운데 44%가 육류·유제품 관련 메탄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별도로 분석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주요 유통업체들이 2010년대부터 산림 파괴 및 전용 방지(DCF) 정책을 도입해 왔다고 설명했다. 월마트, 까르푸, 테스코 등이 대표적이다.
마이티어스는 유통업체들이 메탄을 핵심 배출원으로 명확히 인식하고, 배출량을 별도로 공개하는 한편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식물성 식품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식단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매화 마이티어스 동아시아 매니저는 “한국의 유통업체들은 고객들이 자신이 구매하는 식품이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도록 돕고, 한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고기 소비를 줄이고 식물성 식단을 늘리는’ 흐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