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역인데 다른 성장환경…“아동 정책 더 촘촘해야”

초록우산, 전국 229개 시·군·구 ‘아동성장환경지표’ 첫 발표
같은 시·도 안에서도 격차 뚜렷…하위권 지역은 교육·복지 취약 중첩

같은 시·도 안에서도 아동 성장환경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위 지역에서는 교육·복지 등 여러 영역의 취약이 동시에 확인됐다. 광역 단위 중심의 정책 설계나 단일 영역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록우산(회장 황영기)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어린이재단빌딩에서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아동 성장환경을 분석한 ‘대한민국 아동성장환경지표’를 발표했다.

지표는 건강·교육·복지·지역사회 4개 영역을 기준으로 구성됐다. 건강 영역은 ▲소아청소년 전문의 비율 ▲아동 우울 진료 환자 비율 ▲아동 사망 중 자살 비율을 다뤘다. 교육은 ▲중등 영어 학습성취 하위등급 비율 ▲중등 수학 학습성취 하위등급 비율 ▲초등 기초체력 미달 비율을 조사했다. 복지는 ▲기초생활수급 아동 비율 ▲한부모 가정 수급 가구 비율 ▲지역사회 학업 중단율을, 지역사회는 ▲어린이 교통사고 사상자 비율 ▲미취학아동 유치원 수용 비율 ▲아동 인구 비율 증감 수준을 지표로 삼았다.

분석 결과 지역 간 격차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종합 점수 기준 경기 과천시가 91점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 종로구(88점), 대구 중구(87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하위권 지역은 60점대 초반에 머물렀으며, 최고 지역과 최저 지역 간 격차는 30점 이상 벌어졌다.

◇ 광역 평균 뒤에 가려진 시·군·구 격차

격차는 같은 시·도 안에서도 뚜렷했다. 서울의 경우 종로구는 88점을 기록한 반면, 인접한 중구는 76점에 머물며 10점 이상 차이를 보였다. 종합 상위 10개 지역 중 7곳이 서울 자치구였지만, 동일 도시 안에서도 지역별 편차가 확인된 것이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내부 편차가 가장 컸다. 과천시가 91점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지만 동두천시는 64점으로 뒤에서 두 번째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기존 아동정책이 ‘평균의 함정’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이 주로 시·도 단위 평균을 기준으로 논의·설계되면서 지역 내부 격차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취약 지역을 정확히 식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수진 초록우산 아동복지연구소 팀장은 “실제 아동 사업 계획은 시·도 단위로 수립되지만 실행은 시·군·구 단위에서 이뤄지는 만큼, 시·군·구 단위로 아동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모으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기초지자체 안에서도 읍·면·동 단위로 더 취약한 곳이 어디인지 지도를 작성해 우선 개입이 필요한 지역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돌봄, 보건, 교육 지원, 위기아동 발굴, 지역사회 안전망 등은 아이가 거주하는 지역의 행정과 서비스 체계를 통해 작동하는 만큼 정밀한 진단과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교육·복지 등 전반에서 확인된 지역 격차

초록우산의 아동성장환경지표 분석 결과, 하위 지역에서는 교육·복지·지역사회 취약이 함께 나타났다. /초록우산 보고서 갈무리

상위 지역과 하위 지역의 차이는 단순히 종합점수에서만 나타나지 않았다. 상위 10개 지역은 건강·교육·복지·지역사회 4개 영역 모두에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하위 지역은 교육·복지·지역사회 3개 영역이 동시에 평균을 밑돌았다.

격차는 교육 영역에서 가장 컸고, 복지와 지역사회 순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하위 지역의 낮은 종합점수에는 특히 기초학습 수준과 학교생활 기반 등 교육 여건이 크게 작용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상위 지역은 여러 영역이 맞물려 안정적인 성장 환경을 이뤘지만, 하위 지역은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고 짚었다. 복지 격차 역시 단순한 소득 문제가 아니라 아동이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의 차이로 이어진다고도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번 지표는 취약 지역의 문제가 단일 사업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교육, 복지, 지역사회 세 축에 대한 동시 개입이 필요하고, 여러 영역에서 하위권에 놓인 지역에는 부처 간 통합 패키지 방식의 집중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이번 지표가 지역 간 우열을 가르는 기준이 아니라, 시·군·구 단위에서 아동정책이 설계되고 실행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초록우산은 해당 지표를 매년 발표해 지역별 아동 성장환경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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