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수)

엄마는 탬버린, 아들은 탭댄스… 웃음 넘쳐나는 ‘가족 거리 공연’

더나은미래 주최 ‘국민행복캠페인’

지난 9일 대구 동성로 야외무대. 가수 싸이의 7집 신곡 ‘좋은날이 올 거야’에 맞춰 신나는 카혼(Cajon·페루 전통 타악기)과 젬베(djembe·아프리카 북) 소리가 울려 퍼졌다. 생소한 악기로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이동제(13·경일중 1년)군의 모습은 행인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공연의 절정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돋우는 캐럴송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가 장식했다. 동제군의 탭댄스에 아빠 이창우(42)씨의 카바사(표주박과 염주로 만든 남아메리카 타악기) 연주와 엄마 박은영(42)씨의 탬버린이 어우러졌다. 친구들과 놀러 나왔다가 이 특이한 거리 공연을 끝까지 관람한 이수지(16)양은 세 사람이 가족이라는 것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가족이 다 같이 음악을 취미로 하고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이렇게 거리 공연까지 함께 하다니 정말 부럽고 보기 좋아요. 저희 가족도 이런 이벤트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우리가족 행복시간표 대상 ‘비산동 잭슨일가’

동제군 가족의 특별한 거리 무대는 ‘우리가족 행복시간표’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국민행복캠페인’의 세 가지 프로젝트 중 하나로 가족이 함께하는 여가 시간표를 공유하고, 직접 실천해보는 캠페인이다. ‘비산동 잭슨일가’라는 팀명으로 ‘우리가족 행복시간표’에 참가한 동제군 가족은 대국민 온라인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대상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중학생 아들과 회사원인 아내, 학원을 운영하는 저까지 연습시간을 맞추는게 쉽진 않았지만 오늘 공연은 정말 잊지못할 추억이 된 것 같아요.” ‘우리가족 행복시간표’ 대상 수상팀인 ‘비산동 잭슨일가’가 버스킹 공연을 펼치고 있다. /권보람 더나은미래 기자
“중학생 아들과 회사원인 아내, 학원을 운영하는 저까지 연습시간을 맞추는게 쉽진 않았지만 오늘 공연은 정말 잊지못할 추억이 된 것 같아요.” ‘우리가족 행복시간표’ 대상 수상팀인 ‘비산동 잭슨일가’가 버스킹 공연을 펼치고 있다. /권보람 더나은미래 기자

이날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창우씨는 “동제 삼촌이 세상을 떠난 후 깊은 상실감에 빠져있을 때 우리 가족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해준 것이 바로 음악”이라면서 “우리 가족만의 프로젝트를 한번 해보자는 제 아이디어에 아내와 아들이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줘 고맙다”고 말했다.

◇기술과 예술의 만남 ‘아트콜라보’

“이 사람 모양 ‘아트토이(Art Toy·예술가가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한 장난감)’는 3D프린터로 출력한 작품이에요. 이렇게 3D프린트를 활용하면 찰흙으로 빚거나 도자기를 구워 만드는 것보다 모양을 수정하기도 쉽고, 같은 작품을 여러 개 생산할 수도 있어요. 그럼 이 3D프린팅 아트토이를 다 같이 꾸며볼까요?”(양은빈 디자이너)

지난 7일 경기 용인 청덕중학교에서는 아티스트와 아이들이 함께 예술작품을 만드는 ‘아트콜라보’ 수업이 진행됐다. 이 수업은 ‘국민행복 캠페인’의 두 번째 프로젝트인 ‘꿈에 날개를 달다’의 마지막 활동이다. 제조업 3.0과 자유학기제의 만남을 테마로 한 ‘꿈에 날개를 달다’는 지난 두 달간 전국 14개 중학교 28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3D프린팅·모델링 수업을 실시했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이유나(13·청덕중 1년)양은 “3D프린팅은 의료나 제조업에만 활용되는 줄 알았는데, 작가 선생님과 함께 직접 3D프린팅 아트토이를 만들어보니 무척 새롭다”면서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잔중, 덕소중, 병점중, 청덕중 4개교 아이들과 양은빈, 이재혁, 임도원, 최동철 작가가 함께 제작한 3D프린팅 아트컬래버레이션 작품은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전시된다.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우수 3팀, 23일 대국민 갈라쇼 진행

37명의 장애인, 비장애인 단원으로 구성된 ‘동강영월합창단’은 지난 10일 창단 이래 처음으로 겨울 공연을 진행했다. 국민행복 캠페인의 세 번째 프로젝트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를 통해 공연 제작비를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 현장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 프로젝트는 온라인 국민투표를 거쳐 총 10개 팀에 제작비 최대 600만원을 지원했다. 동강영월합창단 홍명숙 사무국장은 “예년 같았으면 지원금이 끊기는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방학 아닌 방학을 보냈을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음악가나 단체가 거의 없다 보니 영월군민들이 클래식 공연을 즐기기란 쉽지 않았죠. 그래서인지 중·고등학생과 군인 등 젊은 세대가 이번 겨울 공연에 가장 열광적으로 참여해주셨어요. 20대부터 70대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활동하고 있는 저희 단원들 역시 무대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풀었습니다.” 한편 동강영월합창단을 비롯한 퓨전국악팀 ‘이어랑’, ‘댄스위드어스’ 등 3팀은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의 최종 우수팀에 선정돼 갈라쇼의 기회를 안게 됐다. 갈라쇼는 23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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