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리치 8명, 세계 인구 절반 재산 소유…옥스팜 ‘99%를 위한 경제’

수퍼리치 8명이 전 세계 인구 절반과 같은 부(富) 소유옥스팜 ‘99%를 위한 경제’ 보고서 발표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 ‘슈퍼리치’ 8명과 세계인구의 절반(하위 50%, 약 36억명)의 재산이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에는 이보다 48.5배 많은 388명이 하위 50%와 같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부의 불평등’이 더욱 심해진 것이다. 글로벌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은 지난 16일 ‘99%를 위한 경제(An economy for the 99 percent)’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옥스팜은 보고서를 통해 “부유한 기업과 개인이 조세회피, 임금하락, 정치적 영향력 증대 등을 통해 부의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소수의 부유층이 아닌 다수를 위해 경제구조상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11년까지 23년간 세계 하위 10%의 소득은 1인당 65달러 증가한 반면, 상위 1 %의 소득은 182배 많은 1만1800달러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향후 25년내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가 탄생할 수도 있다. 남녀의 불평등도 두드러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비율은 남성에 비해 약 27%p 낮았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여성 중 오직 4분의 1만이 임금을 받는 노동시장에 진입해있으며, 인도·파키스탄 등이 포함된 남아시아 지역은 임금 노동자 중 여성은 3분의 1만에 불과했다. 옥스팜 보고서는 “이런 추세라면, 남녀의 임금이 같아지기까지 약 170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옥스팜은 부의 불평등 문제가 이달 17일부터 20일까지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이하 다보스포럼)’에서 해당 보고서를 발표했다. 포럼에 참석한 위니 비아니마(Winnie Byanima)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경제 불평등은 전 세계

아동권리침해, 아동이 말하다

굿네이버스 포토보이스 프로젝트 아동이 직접 권리보장, 침해받은 사진 찍어 아이들 스스로 공유하고 토론  페인트가 벗겨지고 녹슨 구름사다리. 초등학교 5학년 김정우(가명·12)군이 촬영한 ‘우리 권리가 침해당한 모습’이다. “고쳐달라고 몇 번 말해도 계속 이래요. 올라가면 삐걱삐걱 소리도 나고, 몇몇 부분은 막 흔들려서 요즘은 잘 안 놀아요. 그네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선생님이 다른 놀이기구는 설치가 안 된대요.” 지난 13일, 전남 A지역아동센터에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았다. 지난해 7월부터 2개월간 진행된 ‘포토보이스’ 연구에 참가했던 아이들이 다시 한 번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포토보이스는 아동이 직접 자기 권리를 보장받은 경험과 침해당한 경험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고, 토론하는 아동권리지수 심층 연구 프로젝트다. 굿네이버스 포토보이스 프로젝트는 수도권 한 곳과 A지역 총 두 곳에서 아이 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프로젝트 이후 아이들 뇌리에 가장 확실히 박힌 것은 ‘놀 권리’라는 단어다. 이전의 놀이가 ‘착한 일’을 한 대가이자, 스스로 정할 수 없는 상품이었다면, 이제는 유엔아동권리헌장에 명시된 당연한 권리임을 안다. 오지학(가명·12)군은 “엄마가 정한 규칙에 따라 휴대폰을 갖고 놀려면 그만큼 공부해야 한다”면서 문제집 사진을 찍어 제출하기도 했다. 수도권 참가자인 정은수(가명·12)양은 “노래방, 트램펄린 등 우리 놀이에는 돈이 필요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성수(가명·11)군은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 후 얻는 시간은 놀이 시간이 아닌 휴식 시간”이라면서 “친구들과 놀기에도, 좋아하는 프라모델을 만들기에도 너무 짧다”고 말했다. 이날 아이들의 토론을 진행한 길보라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연구원은 “시간이 부족하고 놀 공간이 마땅치 않은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⑤] 어린이의 ‘꿈의 직장’ 되다…나희선 샌드박스네트워크 COO

유튜브 1인 창작자 콘텐츠로 어린이가 가고 싶은 ‘꿈의 직장’ 만들다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⑤] 50억 투자 이끈 종합 MCN 샌드박스커뮤니케이션마인크래프트로 교육 콘텐츠 개발…콘텐츠 마켓 ‘MIP’ 소개   “숫자 0이랑 곱하기 타일을 찾는 게 핵심이겠네! 빨리 흩어져서 찾아보자” 제한시간 30분 안에 도시 곳곳에 숨겨진 숫자와 기호타일을 활용해 0을 만드는 ‘0을 완성하라’ 게임. 케빈이 가장 먼저 가로등에 매달린 상자 속에서 숫자 0을 찾자, 다른 참가자들도 타일 모으기에 열을 내기 시작했다. 제한시간 종료 후, 참가자들이 일제히 광장으로 소환됐다. 모두 숫자 0과 곱하기로 ‘0 만들기’를 끝낸 상황. 마지막으로 수식을 만들고 있는 플레르의 주변으로 구경꾼이 모여들었다. “플레르님은 곱하기가 없나봐” “빼기는 없어요?” 플레르가 1을 최대한 큰 수로 나누며 0에 가까운 소수를 만들자 구경꾼들이 저마다 조언에 나섰다. 그 때, 플레르가 폴짝 점프하며 숫자 1타일을 0으로 교체했다. “이게 무슨 수식이지?” 구경꾼의 어리둥절한 목소리에 진행자인 야마꼬가 미소 띈 목소리로 말했다. “플레르님도 수식을 완성했네요. 0은 어떤 수로 나눠도 0이랍니다!”   교육방송이나 만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구독자 18만의 유튜브채널 ‘샌드박스에듀케이션’에 올라온 컴퓨터 게임 실황 ‘숫자의 연금술사’ 동영상에서 벌어진 일이다. 게임의 배경과 규칙은 1인 창작자(Creator)들이 직접 ‘갓게임(God Game·플레이어가 세계를 창조하는 형태의 게임 장르)’의 일종인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만들었다. 이 콘텐츠는 업로드 일주일 만에 조회수 1만을 기록하며, 어린이들에게 사칙연산으로도 즐거운 놀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샌드박스에듀케이션 채널을 운영하는 곳은 국내 대표 MCN(Multi Channel Network·온라인

초4 보다 낮은 중2 ‘아동 권리 지수’…학업 압박으로 생존권 등 위협받아

#1. 내년에 고등학생이 되는 허다연(16)양의 하루는 아침 7시 30분에 시작된다. 오후 4시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학원으로 이동해 저녁 10시까지 공부한다. 방학이 되면 자유시간은 더 줄어든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는 일명 ‘텐투텐(10 to 10)’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새벽 2시가 돼야 집에 갈 수 있었다. 허양은 “초등학생 때는 친구들과 노는 게 일상이었는데, 중학생이 된 후 이런 생활을 반복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면서 “대학에 가서 자유시간이 생기면 악기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2. 초등학교 6학년인 강지윤(13)양은 학교가 끝나는 2시 무렵부터 학원에 가는 오후 4시까지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가끔은 분식집에서 함께 떡볶이를 먹거나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한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고민도 나눌 수 있다. 학원 수업이 끝나는 7시 이후로는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강양은 “졸업 전 마지막으로 반 친구들과 함께 놀이동산에 갈 계획을 세웠다”면서 “아쉽지만 중학생이 되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2, 초4보다 낮은 권리 지수…학업으로 ‘생존권’ ‘발달권’ 위협받는 아이들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권리 침해가 점점 심각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2월 14일 굿네이버스 아동 권리 포럼에서 발표된 ‘대한민국 아동 권리 지수’에 따르면, 중학교 2학년 학생의 권리 지수는 93.1점으로 초등학교 4학년의 권리 지수보다 12.8점 낮았다. 아동 권리 지수는 전체 평균값을 100점으로 놓고 산출했다. 지표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생존권·발달권·보호권·참여권 등 총 4가지 권리 유형별로 구성됐다. 연구는 초4·6학년과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②] ‘3D 기술로 세월호 내부 구현한 건축가’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1초만에 도면을 3D로 구현하는 남자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②]  3D 모델링 기술로 세월호 내부 구현한 건축가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 아래로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었다. ‘전원구조’라는 보도가 오보로 밝혀지면서 사람들은 불안과 안타까움에 입술을 깨물었다. 해경이 투입됐지만 구조작업은 더디기만 했다. 물이 차오르고 있는 세월호의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종이에 그려진 도면 뿐. 구조대의 어려움을 뉴스로 전해들은 하진우(35) 어반베이스 대표는 컴퓨터 앞에 자세를 고쳐 잡았다. 당시 설계도를 자동으로 3D화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던 그는 인터넷을 뒤져 세월호의 설계도와 내부 사진을 찾았다. 세월호의 3D 모델이 있으면 배의 내부공간을 미리 파악할 수 있을 테고, 구조를 앞당길 수 있을지도 몰랐다. 모델링 작업을 마친 그는 18일, 완성된 파일을 해경에 전달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한 시간 마다 하대표에게 ‘모델을 더 기울여달라’는 요청을 보내왔다. 하 대표가 마지막으로 한 일은 30m 해수면 아래 완전히 누워있는 세월호를 구현하는 것. 안타까움에 밤잠을 이룰 수 없었지만, 하대표는 좌절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가 있기 전까지는 도면을 가상현실로 구현하면 재밌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어디에 어떻게 쓰면 좋을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죠. 그런데 그 날 이후, 이 기술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낯선 건물 안으로 불을 끄러 들어가야 하는 소방관이나, 건물에 숨은 범인을 진압해야 하는 경찰 등 사회 안전을 위해 일하는 분들을 비롯해 공간의 제약 때문에 불편을 느끼는

구세군, 롯데그룹과 ‘마음온도 37°C’ 캠페인 진행

구세군이 롯데그룹과 함께하는 ‘마음온도 37°C’ 캠페인을 진행한다. 마음온도 37°C은 일반적인 체온 36.5°C에 후원자들의 따뜻한 마음 0.5°C를 더한다는 의미로 지난 연말 처음 기획됐다. 구세군자선냄비에 기부한 후원자들에게 ‘나눔 목도리 키트’를 나눠주고, 후원자가 제작한 목도리를 다시 어려운 이웃에 기부하는 참여형 캠페인이다. 1만원 이상 기부한 후원자에게는 목도리 키트 1세트, 2만원 이상 후원자에게는 목도리 키트 2세트가 지급된다. 나눔 목도리 키트는 박스와 에코백, 털실, 뜨개바늘, 목도리에 달 수 있는 액세서리와 설명서로 구성됐다. 이웃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엽서도 동봉돼있다. 설명서에 따라 목도리를 제작하고, 우편봉투에 완성된 목도리를 담아 구세군자선냄비 본부로 보내면 어려운 이웃들에게 목도리가 전달된다. 목도리를 완성해 보낸 후원자에게는 봉사활동 4시간이 인정된다. 캠페인에 앞서 롯데그룹은 1억5000만원을 나눔 목도리 키트 제작에 기부했다. 롯데그룹 신입사원들도 자원봉사로 목도리 제작에 힘을 보탰다. 이들이 제작한 목도리 855개가 이미 구세군에 전달됐으며, 롯데장학재단의 장학생도 2월 말부터 목도리 제작에 참여할 예정이다. 구세군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자원봉사로 제작된 목도리가 모두 완성되면, 몽골의 아동·청소년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마음온도 37°C 캠페인에 참여를 원하면 이달 26일까지 잠실 롯데월드몰과 은평 롯데몰 앞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에 직접 기부하거나, 다음달까지 구세군자선냄비본부 홈페이지(www.jasunnambi.or.kr/nr/)를 통해 기부하면 된다. 캠페인 자선냄비를 통해 모금된 기부금과 나눔 목도리는 이달 25일 국내 아동보육시설 ‘서울 후생원’에 먼저 전달될 예정이다.

도이치 은행, 남성직원에 120일 유급 육아휴가 확대 시행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치은행이 2017년부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 지사에 유급출산휴가 제도를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도이치은행그룹 역시 기존에 여성 직원에게만 적용하던 120일 유급 출산(양육)휴가를 남성 직원에게까지 부여하게 됐다.  앞서 도이치은행은 법정 출산휴가 기간인 90일보다 약 한 달 많은 120일의 유급 출산 휴가 정책을 시행해왔다. 금번 확대 정책으로 인해 이제는 출산한 여성 직원 뿐만 아니라 그 남성배우자 역시 양육자로서 정당한 휴가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 도이치은행그룹의 남성 직원은 다른 직장에 다니는 여성 배우자가 90일 법정 출산휴가 이후 복직하면, 배우자가 사용한 출산휴가 일수를 제외한 나머지 30일에 대해서 양육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만 7세 미만 아이를 입양한 경우에도 사내 정책에 따라 출산과 동일한 양육휴가를 보장받을 수 있다.  안성은 한국 도이치은행그룹 대표는 “구성원 모두가 ‘다양성 및 포용성 (Diversity & Inclusion)’이라는 정책의 의미와 취지를 되새기고 서로 배려한다면 이 제도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될 것이고 이는 은행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7 정유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 누가 말 했나…재벌 총수 신년사 분석

2017년 정유년의 새해가 밝았다. 기업이 과거의 부정(不正)을 씻어내고, 바르게 돈을 벌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시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언급한 경영인은 누가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국내 재벌 총수들이 직접 발표한 신년사를 분석했다. 일부 총수들의 경우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인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는 몸을 사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편,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신년사에까지 이를 별도로 언급한 경영인들도 있었다.  ◇‘혁신’은 강조하고 ‘책임’은 모호…사회적 책임 언급 없는 삼성·GS·포스코 대내외적 위기가 많았던 삼성, GS, 포스코의 경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언급보다는 혁신과 성장에 대한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별도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시무식에도 불참했다. 이 회장을 대신해 시무식에 참석한 권오현 부회장은 “작년의 값비싼 경험을 교훈 삼아 올해는 완벽하게 쇄신해야 한다”면서 ‘품질검증’과 ‘혁신’을 주요 키워드로 언급했다. 국정농단의 중심이었던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승마활동에 약 35억원을 지원하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60억원을 기부했지만, 기업의 사회적책임이나 윤리경영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신년을 맞아 두 갈래의 신년 소회를 발표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의 모금원이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으로서는 “전경련이 여러 가지 일들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렸다”고 사과를 전하며 “국민적인 여망을 반영한 여러가지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2월 전경련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GS 신년모임 발언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역할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저성장 위기 극복을 위한 과제로

넘어진 청춘들의 재활공장 TNT FC

 # A(18)군의 장래희망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축구선수다. 자신의 재능을 알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과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촉망받던 스트라이커의 미래는 단 한 경기만에 미래를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버렸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상대 수비수의 거친 태클로 큰 부상을 당한 것. 긴 재활치료 중인 A군을 원하는 프로팀과 대학팀은 어디에도 없었다. 일찌감치 축구를 포기한 친구들은 새로운 길을 찾았고, 고등학교에 와서도 축구를 계속했던 친구들은 지금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평생 축구 외길을 걸어온 A군은 앞으로의 미래가 막막하기만 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시작한 어린이가 프로축구선수가 될 확률은 산술적으로 0.78%에 불과하다. 팀에 입단해도 핵심선수로 자리 잡지 못하면 방출 되는 것이 프로의 생리다. ‘TNT FC’는 A씨처럼 피치 못할 사정으로 프로선수가 되지 못하거나 프로세계의 경쟁에서 밀려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의 재도약을 돕는 ‘독립축구단’이다. 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서만 5명의 선수를 프로팀에 진출시켰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축구의 꿈을 접은 청년들에게 안정환, 이운재, 이을용 등 전·현직 국가대표의 멘토링을 붙여 ‘두 번째 기회’를 준 TV프로그램 ‘청춘FC 헝그리일레븐(2015)’의 현실판인 셈이다. TNT FC가 처음부터 재기 전문 축구클럽이었던 것은 아니다. 2000년 창단 때만 하더라도 동호회 성격이 강했다. 변화는 2013년 겨울, 박정훈(현 고양 자이크로)선수가 합류하면서 시작됐다. 박씨는 2011년 드래프트 1순위로 전북현대에 입단했지만, 부상의 불운이 겹치면서 프로팀 잔류에 실패한 상태였다. 재기의 희망을 놓을 수 없었던 그는 TNT FC에서 독한 훈련을 계속했고, 마침내 2014년 부천FC에 입단하며 프로무대 복귀에

[공익동정] 이종익 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상무, 한국사회투자 신임대표 임명

이종익 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상무가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의 신임대표로 취임했다. 이대표는 이종수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올해 1월2일부터 정식으로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사회투자는 2012년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의 위탁운용기관으로 선정됐다. 2016년 11월 약정 기준으로 총 694억1300만원의 기금을 사회적경제조직에 융통했다. 이종익 신임대표는 기업 리스크 관리, 지속가능경영 전문가로서 앞서 프로보노(Pro bono·재능기부)형태로 여러 사회적경제 조직의 경영컨설팅을 지원해왔다. 이종익 대표는 “따뜻한 금융을 통한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이라는 한국사회투자의 미션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더욱 혁신적인 방법으로 사회에 산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는 조직을 만들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애아동의 미래를 연주하다…사회적기업 ‘툴뮤직’

지난 10월 30일,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제1회 툴뮤직 장애인 음악콩쿠르’가 개최됐다. 이전에도 많은 장애인 음악 콩쿠르가 있었지만, 이날 대회는 참가자 대기 시간부터 기존 콩쿠르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참가접수부터 수상자발표까지 길게는 한나절 이상 기다려야 했던 콩쿠르와 달리, 현장 대기 시간을 1시간 이내로 대폭 줄인 것. 57명의 경연 참가자를 위해 10명의 스태프가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이다. 심사위원에는 장애와 음악 두 부문 모두에서 전문성을 갖춘 이들(임효선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 교수, 이상진 나사렛대학교 음악학과 교수, 김정미 전주대학교 문화융합대학 음악학과 교수)이 초빙됐다. “장애의 특성을 고려한 심사가 공정성을 높인다”는 믿음에서, 참가자의 장애유형(시각·발달·지체장애)에 따라 각기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 콩쿠르가 끝난 뒤, 전체 대상을 수상한 김주현(충북예술고 3년, 발달장애부문·피아니스트)군과 최우수상의 이강현(고양대송중 2년, 발달장애부문·피아니스트)·최용준(홈스쿨링, 지체장애부문·피아니스트)군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디지털 앨범 제작 기회가 주어졌다. 상패와 상금보다는 ‘지속가능한 음악활동 지원’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이런 특별한 장애인 음악 콩쿠르를 상상하고 실현시킨 곳은 클래식음악 기획사 ‘툴뮤직’. 2011년 설립 당시만 해도 평범한 기획사였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음악 포럼을 개최하는 등 장애인 음악 활동 지원 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았다. 변화의 중심에는 ‘팔꿈치 피아니스트’ 최혜연(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2년)양의 스승인 정은현(37) 대표(목원대학교 피아노과 겸임교수,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외래교수)가 있었다. 최양은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클래식 차트 1위를 차지할 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는 아티스트다. 지난 11월 8일, 신사동에 위치한 툴뮤직 사무실에서 정 대표를 만나 장애인 음악교육에 대한

모든 사람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김동찬 ‘만인의 꿈’ 대표 인터뷰

지난해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발표한 ‘전국 20대 사회인식’ 조사 결과는, 꿈을 잃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한다. ‘청년’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5.5%는 ‘취업난’ ‘스펙’ 등 취업 관련 단어를 꼽았다. ‘열정’ ‘청춘’ 등 청년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담은 긍정적 단어는 15.5%에 불과했다. 10명 중 7명(72.5%)은 “삶의 무게가 무겁다”고 응답했다. 모두가 꿈 대신 취업을 이야기 하는 지금, 여전히 꿈을 꾸는 청년이 있다. 김동찬 ‘만인의 꿈(Man in Dream)’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만인의 꿈은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이룰 때 까지 주거와 교육을 지원하는 ‘창직인큐베이팅’ 회사다. ◇게스트하우스 아르바이트에서 사장까지…‘꿈을 찾아 나선 청년’   “같이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친구들은 생존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도 못하고 있는데, 대학원 친구들은 별 생각 없이 공부만 죽어라 하고 있는 거예요. 상황은 달랐지만, 두 쪽 모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게 힘들어 보였어요.” 제대 후 대학원에 진학한 김대표는 혈혈단신으로 신촌에 발을 들였다.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게스트하우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그는 2년 동안 많은 청년 동료를 만났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을 책임지기 위해, 생업전선에 뛰어든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대학원에는 다니는 동기들에게는 동기가 부족했다. 어디로 나가야 할지도 모른 채 올라탄 교육의 쳇바퀴를 부지런히 돌리고 있는 이들이 다수였다. 이들의 간극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가 마음속에 간직했던 의문은 2년 후, 김대표가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했다. “당시 일하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신임을 얻어 지분을 조금 넘겨받았어요. 그동안 모아둔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