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5일(목)

더나은미래-메이크어위시재단이 함께하는 ‘소원찾기’ 캠페인 ③ 난치병 어린이 꿈 위해 ‘1급 보안 시설’을 오픈하다

더나은미래-메이크어위시재단이 함께하는 ‘소원찾기’ 캠페인(3) 인천공항공사
과학자 꿈 아이에게 수하물 시스템 공개
소원 성취 기금 2억 2000만원 적립
사내 봉사팀, 경기 지역 환아 위해 활동

“오늘 과학자가 되고 싶단 꿈이 더 확고해졌어요.”

이금정(10)군이 눈앞에 펼쳐진 컨베이어 벨트를 바라보며 말했다. 비행기에 탄 승객들의 짐 수만 개가 1초에 7m를 주파하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축구장 20개 넓이에 달하는 인천공항 수하물 처리 시스템을 살펴보던 이군은 연신 “신기하다”며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전동차를 타고 비행기에 짐을 싣는 출발 적재대로 이동하자, 컨베이어 벨트 위로 파란색 레고(LEGO) 블록들이 이군을 향해 차례대로 들어왔다. 레고 블록엔 하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금정아, 위시데이(Wish Day·소원을 이루는 날) 축하해.” 수십 명의 박수 속에서 이군이 활짝 웃었다.

지난 19일, 인천공항공사와 메이크어위시재단이 준비한 '위시데이(Wish Dayㆍ소원을 이루는 날)'의 일환으로 1급 보안시설인 수하물 처리시스템을 방문한 이금정(10)군이 준비된 케이크의 촛불을 끄는 모습. /메이크어위시재단 제공
지난 19일, 인천공항공사와 메이크어위시재단이 준비한 ‘위시데이(Wish Dayㆍ소원을 이루는 날)’의 일환으로 1급 보안시설인 수하물 처리시스템을 방문한 이금정(10)군이 준비된 케이크의 촛불을 끄는 모습. /메이크어위시재단 제공

지난 19일, 인천공항공사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이 이군의 소원을 위해 준비한 깜짝 이벤트 현장이다. 메이크어위시재단(Make a Wish Foundation)은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비영리기관이다. 지난 1월, 이군은 백혈구·혈소판 등이 감소하는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았다. 몸에 자꾸 멍이 들고, 배에 붉은 반점이 생겨서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발견한 혈액암이었다. 다행히 조혈모세포 이식 제공자를 찾았지만, 수술 하루 전 급성 맹장염이 찾아왔다. 이식수술을 위해 백혈구 수치를 0으로 낮춰,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였다. 어머니는 “이식수술 직후 맹장 수술까지 강행했지만 다행히 빠르게 건강을 회복해, 4개월 만에 학교에 돌아가 열심히 적응 중”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군의 꿈은 기계공학자다. 가방·휴대전화 등 더 이상 안 쓰는 물건이 있으면 무엇이든 분해해본다. ‘과학자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로봇 레고를 가지고 싶다’는 이군의 소원을 접한 인천공항공사 임직원들과 메이크어위시재단은 한 달 전부터 머리를 맞댔다. 인천공항공사는 1급 보안시설인 인천공항 수하물 처리 시스템을 이군에게만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하루 평균 11만개의 수하물이 이곳을 거쳐 항공기에 실린다. 수하물 운송 중에 라인이 정체되거나 고장이 나도 즉시 우회로를 찾아 목적 항공기로 짐이 배달되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국가 승인이 필요한 핵심 시설이라 이군을 위한 ‘위시데이’를 진행하기까지, 관련 부서 7개 팀이 협력하는 등 오랜 준비 과정이 필요했다. 최동영 인천공항공사 사회공헌팀장은 “인천공항에서 가장 과학적인 시스템을 보여주면 이군이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면서 “앞으로도 난치병 환아 지원과 인식 개선을 위해 인천공항공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올해부터 ‘메이크어위시 with 인천공항’ 캠페인을 시작했다. 난치병 아동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메이크어위시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항 이용객 수에 비례하는 소원 성취 기금 적립을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난치병 환아를 위한 비용으로 총 2억2000만원이 기부됐다. 사내 자원봉사팀 ‘인천공항 위시팸’은 지난 7월부터 서울 및 경기 지역 난치병 환아들의 소원 성취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위시데이 마지막 순서로, 이군은 인천공항공사로부터 ‘미래의 과학자상’을 받았다. 상패를 손에 꼭 쥔 이군은 “아프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훌륭한 과학자가 돼서 보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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