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을 새 성장 전략으로 내세운 KT가 ESG 경영의 무게중심을 ‘신뢰 인프라’로 옮기고 있다. 기존 ESG가 탄소중립, 사회공헌, 지배구조 개선을 중심으로 다뤄졌다면, KT의 2026년 ESG 전략은 고객정보보호와 사이버 보안, 네트워크 안정성, 책임 있는 AI, 디지털 포용을 전면에 세운 것이 특징이다. AI가 통신과 미디어, 금융, 공공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되는 만큼, 기술의 편익뿐 아니라 보안 위협과 디지털 격차, 에너지 소비 증가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KT는 30일 공개한 ‘2026 ESG 리포트’에서 ESG를 ‘AX Platform Company’ 전략과 직접 연결했다. KT는 정보보안 혁신, 네트워크 인프라 품질 강화, IT 인프라 성능 고도화를 통신 사업의 본질로 두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특화 AX, 초개인화 AX, 신성장 AX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중기 전략을 제시했다. ESG 역시 별도 활동이 아니라 AI 전환 시대에 고객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 전략의 일부로 자리 잡은 셈이다.
실제로 KT의 올해 이중 중대성 평가에서 1순위 핵심 이슈는 ‘고객정보보호 및 사이버 보안’이었다. 이어 기후변화 대응, 네트워크 안정성 강화, 재생에너지 전환, 컴플라이언스 준수 강화가 5대 핵심 이슈로 선정됐다. 특히 고객정보보호 및 사이버 보안과 재생에너지 전환은 전년 대비 중요도가 상승한 이슈로 분류됐다. 통신기업의 ESG에서 개인정보와 네트워크 안정성이 환경 이슈 못지않은 핵심 리스크로 부상한 것이다.
KT는 보고서에서 고객정보보호와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해 제로 트러스트 기반 보안 체계와 전사 ‘고객보호 365 TF’를 연계한 대응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할 경우 과징금과 소송,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안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ESG 리스크로 다뤄지고 있다. 이사회 의장 메시지에서도 “고객정보보호 관련 이슈를 계기로 정보보안 및 관리 체계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네트워크 안정성도 핵심 ESG 과제로 제시됐다. KT는 무선 코어망 등 핵심 인프라 이원화를 통해 네트워크 생존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할 경우 복구 비용뿐 아니라 기업 평판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망 내외 접속 경로의 보안관리 확대와 네트워크 자산 관리체계 재정비를 대응 전략으로 제시했다. 통신망 안정성이 국민 생활과 산업 운영의 기반이 된 만큼, ‘끊기지 않는 연결’ 자체가 통신사의 사회적 책임으로 해석된다.
AI 활용이 늘어나는 만큼 ‘책임 있는 AI’도 별도 거버넌스 과제로 다뤄졌다. KT는 AI 모델과 서비스가 미치는 사회·경제적 영향을 분석하는 영향평가와 위험요소를 검증하는 안전평가를 수행하고, 경영진 검토를 거쳐 배포 여부를 결정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지니TV AI 에이전트 사례에서는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이용자를 고려해 연령대별 안전성 기준과 AI 안전평가셋을 적용했고, 답변 품질 저하나 유해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로그 분석과 콘텐츠 안전장치 도입 등 리스크 완화 절차를 마련했다.
사회공헌 역시 AI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KT는 ‘AI로 모두 함께 성장하는 포용적 가치 실현’을 사회 영역의 방향으로 제시하고, 전국민 AI 일상화 지원과 AX 기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2025년에는 18개 지역에서 찾아가는 AI 체험교육을 진행했고, 국가유공자 대상 IT 집중 교육, AI 청력검사 키오스크 운영, 시니어 난청 치료 지원 등을 추진했다. 기존 디지털 격차 해소 활동이 AI 교육과 AI 기반 복지 서비스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환경 영역에서는 통신 인프라의 전력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KT는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세우고,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51.7%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2030년 56%, 2040년 84%, 2050년 100% 달성을 목표로 한다. 2025년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11만8729MWh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고, PPA를 통한 재생에너지 사용은 5628MWh로 전년 대비 832% 늘었다.
KT ESG추진담당 이정우 상무는 “KT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X Platform Company로서 ESG 전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더 나은 미래를 열어 가겠다”고 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