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9일(일)

‘일하는’ 노인 한국 OECD 1위인데, 노인빈곤율도 1위?…이유는 

한국 노인의 노동참여율이 OECD 회원국 중 1위인데, 노인 빈곤율도 최고 수준인 이유가 무엇일까. 그 원인은 ‘일자리의 질’에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혜지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24일 ‘노인일자리사업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오는 27일까지 진행하는 ‘2024 노인일자리 주간’ 행사의 일환이다. 

최 교수는 “한국 어르신들은 경제활동에 진심”이라며 “한국 노인의 노동참여율이 2003년에도 2023년에도 OECD 회원국의 2배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OECD ‘노동력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3년 한국 노인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OECD 회원국 중 1위였으며, 2023년에도 1위다. /최혜지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발표문 갈무리

실제로 OECD의 각 연도별 ‘노동력 통계’를 살펴보면, 2003년에 65세 이상 한국 노인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28.6%로 회원국 중 1위다. 이는 OECD 회원국의 평균 경제 참여율인 11.3%보다도 2.5배 가량 높은 수치다. 2023년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38.3%로, OECD 평균 16.3%의 2.4배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일한다면 빈곤율은 낮아야 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한국은 정반대였다. 높은 경제 참여율에 비해, 한국 노인 빈곤율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3배 가까이 높다 .

OECD가 지난해 공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 2023)’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였다. 소득 빈곤율은 평균 소득이 빈곤 기준선인 ‘중위가구 가처분소득의 50% 미만’인 인구 비율인데, 한국은 OECD 회원국 평균 14.2%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어르신들이 비정규직 등 불안전성이 높은 일자리에서 일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소득 변화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의 각 연도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자료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최 교수는 “2024년 노인일자리 종사자 중 단순노무 종사자가 34.2%다”라며 “2012년 이후로 단순노무 종사자가 꾸준히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의 각 연도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자료를 보면, 2024년 노인일자리 종사자 중 단순노무 종사자가 34.2%다. /최혜지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발표문 갈무리

60세 이상 노동자의 대다수가 비정규직으로, 고용 불안전성이 높다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같은 조사에서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중 고령 노동자 비율은 2003년 9.8%에서 2023년 61.7%로 급증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노인은 열심히 일하지만, 저임금 일자리 때문에 빈곤을 면하기 어렵다”며 “노인에게 좋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노인일자리사업이 풀어야 할 앞으로의 과제”라고 제언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oil_lin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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