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임팩트 자본의 미래는 ‘교차점’에 있다

[인터뷰] 둔 다바르(Dhun Davar) AVPN 프로그램 총괄 겸 부대표 “기후, 보건, 성평등은 각각 독립적 주제이면서 동시에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이 교차점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홍콩에서 열린 ‘AVPN 글로벌 콘퍼런스 2025’ 현장에서 만난 둔 다바르(Dhun Davar) AVPN 프로그램 총괄 겸 부대표(Chief of Programmes & Deputy CEO)의 말이다. 세인트 자비어 칼리지(St. Xavier’s College)에서 경제학 학사, 런던정경대학교(LSE)에서 개발학 석사를 취득한 그는 20여 년간 임팩트와 필란트로피 분야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에서 사회적 임팩트·필란트로피 아시아·태평양 총괄과 글로벌 사회금융 총괄을 맡아 약 4000만 달러(한화 약 552억원) 규모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며 임팩트 투자, 블렌디드 파이낸스, 성과기반 금융을 주도한 인물이다. 또한 인도 뭄바이의 저소득 지역에서 보건·교육·생계 지원 사업을 펼치는 비영리 조직 ‘아프날라야(Apnalaya)’ CEO, 국제 NGO VSO 잠비아 모니터링·평가 자문관, 핸드 인 핸드 인디아(Hand in Hand India) COO, 가이드스타 인디아(GuideStar India) 컨설턴트 등을 거치며 다양한 비영리 현장 경험을 쌓았다. 올해 7월부터는 AVPN 리더십 팀에 합류해 프로그램 총괄과 전략 수립을 맡고 있다. 그는 “공공·필란트로피·민간 금융의 역할을 임팩트 중심으로 새롭게 상상해야 한다”며 “사람과 지구를 위한 활동의 핵심은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더나은미래>가 둔 다바르 부대표를 만나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와 AVPN 전략을 물었다. ― AVPN은 기후, 젠더, 보건·영양, 청년 등 여러 의제를 다룹니다.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분야는 무엇입니까. “모든 분야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임팩트의 좌표] 임팩트 모빌리티, 기술을 넘어 권리로

이동은 단순한 편리함의 차원이 아니라 권리의 문제입니다.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는 교육·의료·경제 활동이 결코 공평하게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필자가 국제개발협력 현장에서 일할 당시, 개발도상국 도서 지역 주민들의 빈곤은 단순히 소득 부족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농산물을 시장에 팔러 나갈 수 없고, 농자재를 구하기도 어려우며,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기 힘들고, 아파도 병원으로 갈 길이 막혀 있었습니다. 이동의 단절은 곧 삶의 질 저하이자 생존의 위협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이동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이동성은 단순한 접근성을 넘어 안전, 탄소중립, 교통약자 포용, 지역 연결성 등 복합적 과제를 포함합니다. 특히 고령자, 장애인, 어린이와 같은 교통약자에게 이동은 사회 참여와 권리 보장의 기본 전제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교통약자는 전체 인구의 29.6%(2022)에 이릅니다. 그러나 저상버스 보급률은 전국 평균 28%, 농촌 지역은 1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교통 인프라의 격차가 곧 권리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교통은 기후위기와 직결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4%가 교통 부문에서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2023). 그중 도로 교통이 75% 이상을 차지합니다. 한국의 경우 교통 부문은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3.5%를 차지하며(환경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2023), 산업화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따라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모빌리티 전환은 불가피한 과제입니다. ◇ 임팩트 모빌리티, 국내외에서 변화를 일으키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양한 ‘임팩트 모빌리티’가 사회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지플라인(Zipline)은 드론으로 혈액과 의약품을 긴급 수송하며 의료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유럽의 블라블라카(BlaBlaCar)는 카풀 플랫폼을

“고령화 사회, 기업 사회공헌은?”…한국사회투자 ‘임팩트살롱’ 개최

오는 30일 서울 명동서 ‘고령화 시대 기업 사회공헌 전략’ 주제로 전문가 강연·사례 공유 공익법인 임팩트투자사 한국사회투자가 오는 30일 서울 명동에서 기업 ESG·사회공헌 담당자를 위한 정기 네트워킹 프로그램 ‘임팩트살롱(IMPACT SALON)’ 세 번째 세션을 연다. 임팩트살롱은 기업 사회공헌 실무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마련된 정기 모임이다. 회차별로 ESG·CSR 핵심 이슈를 정해 전문가 강연, 기업 사례 발표, 네트워킹으로 구성한다. 지난 4월에는 ‘AI와 사회공헌’, 7월에는 ‘자연기반해법과 생물다양성’을 다뤘다. 이번 주제는 ‘NEW SOCIETY : 고령화 시대의 기업 사회공헌 전략’. 한국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로 진입하는 가운데, 기업이 어떤 사회공헌 전략을 세워야 할지 실무 관점에서 짚어본다. 첫 강연자로 나서는 최학희 시니어라이프비즈니스 대표는 고령화 사회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사회문제와 미래 시니어 트렌드를 제시한다. 이어 이한샘 공무원연금공단 차장은 시니어 봉사단 운영 경험을 공유하며 ‘노노케어’의 새로운 모델을 소개한다. 이시원 산은나눔재단 대리는 13년간 진행한 ‘KDB시니어브릿지’ 지원사업을 돌아보며 고령화 대응 사회공헌 모델의 진화를 설명한다. 김지훈 돌봄드림 대표는 데이터 기반 돌봄 솔루션을 제안하며 초고령 사회에서 커지는 돌봄 공백을 메울 파트너십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행사 후반에는 참가자들이 서로의 현장 경험을 나누고 협업 기회를 모색하는 네트워킹이 이어진다. 참가 대상은 기업 ESG·CSR 담당자와 기업 재단 관계자이며, 참가비는 무료다. 신청은 28일까지 임팩트살롱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고령화 시대로 전환되며 새로운 사회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실무진들이 시니어 관련 최신 트렌드를 학습하고, 차별화된 임팩트 사업을 기획하는 계기가 되길

환경 노벨상 도전…한국, 첫 ‘어스샷’ 후보 찾는다

환경재단, 10월 15일까지 후보 접수…자연·대기·해양·폐기물·기후 분야 평가 환경재단(이사장 최열)이 세계적 환경상인 ‘어스샷 상(The Earthshot Prize)’의 한국 후보자 공모를 시작했다. 접수 기간은 지난 15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다. 환경재단이 어스샷 상의 한국 공식 노미네이터로 선정된 뒤 처음 진행하는 공개 모집이다. 어스샷 상은 2020년 영국 윌리엄 왕세자가 제정한 국제 환경상이다. ‘환경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매년 지구 보호와 회복에 기여한 개인·단체·기업 5곳을 선정해 각각 100만 파운드(약 17억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수상자는 글로벌 멘토링, 투자 연계, 미디어 노출 등 추가 지원도 받는다. 공모 대상은 성과가 검증된 환경 솔루션을 가진 국내 단체·기업·기관이다. ▲자연 보호 ▲대기 정화 ▲해양 복원 ▲폐기물 감축 ▲기후변화 대응 등 5개 분야에서 혁신성과 실행 가능성, 사회적 파급력을 중점 평가한다. 심사는 서면 검토와 발표 심사 두 단계를 거쳐 최종 5팀을 뽑는다. 이들은 환경재단의 추천을 받아 어스샷 본부에 후보로 등록되며, 2026년 11월 글로벌 심사를 통해 최종 수상자가 결정된다.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는 “한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혁신 사례가 어스샷 상을 통해 세계에 소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번 공모를 통해 한국 최초의 수상자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공모 요강은 환경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청서는 정해진 양식에 따라 오는 10월 15일까지 어스샷 상 노미네이터 사무국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돌봄의 재발견] 돌봄에서 발견하는 성장의 단서

아이를 낳고 키우며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었을 때, ‘이제 영원히 이렇게 사는 건가’ 하는 공포가 밀려오곤 했다. 하지만 숨통이 트이는 순간도 있었고, 작은 효능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때야 비로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진리임을 체감했다. 돌봄의 무게가 잠시 옅어지고 ‘지나간다’는 감각을 얻었을 즈음, 다른 종류의 돌봄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쉽게 지나갈 기약이 없는 돌봄은 어떤 모습일까. 끝내 이별을 향하는 돌봄,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돌봄,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돌봄. 이런 돌봄을 해내는 사람들은 어떻게 버티고 있을까. 치매와 노년 돌봄을 오래 연구한 이지은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에게 물었다. ◇ 매일 다른 날을 살아내는 힘 “돌보는 분들은 매일이 다르다고 말씀하세요. 돌보는 사람 자신이 변하고 자라면서, 어제가 아닌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거죠.” 이지은 교수는 이를 ‘관계적 역량’이라 불렀다. 누군가를 돌보는 과정에서 돌보는 사람과 돌봄을 받는 사람 모두가 조금씩 넓어지고 깊어진다는 의미다. 내가 몰랐던 내 힘을 발견하고, 상대가 여전히 보여주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돌봄은 바로 그 상호작용 속에서 역량을 확장하는 일이다. 아이와 함께한 나의 경험도 그러했다. 젖니가 빠지던 순간, 레몬즙으로 비밀 편지를 쓰겠다며 호들갑을 떨던 날, 구구단 7단 때문에 괴로워하던 저녁. 나는 아이와 함께 내 어린 시절을 다시 살며, 그때 하지 못한 성장을 조금 더 했다. 그렇다고 가혹한 돌봄 현실 속에서 성장의 빛을 찾으라는 주문은 지나친 요구일 수 있다. 어둠 속에서 희미한

전력, 전기, 전력망. /Unsplash
전력망 확충, 왜 모두 ‘에너지 고속도로’에 주목하나 [글로벌 정책 돋보기]

한국, 산업 거점–재생에너지 연결하는 초고압 전력망 추진 EU, 러시아 의존 줄이며 병목 해소 위해 ‘하이웨이’ 이재명 정부가 국가 차원의 전력망 확충을 위해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본격화한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전국 산업 거점과 재생에너지 생산지를 초고압 송전망으로 잇는 대규모 전력망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고, 반도체·배터리 등 전력 다소비 첨단산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기간 인프라다. 말 그대로 전기를 실어 나르는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인공지능(AI)과 함께 에너지 고속도로를 국가 미래 전략의 양대 축으로 제시했다. 이미 지난 7월 에너지 고속도로 추진단을 설치했고, 오는 26일부터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시행된다. 사실상 국가 차원의 전력망 대전환에 시동이 걸린 셈이다. ◇ 러시아 의존 줄이며 ‘에너지 섬’ 해소 나서는 유럽 유럽연합(EU)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EU 집행위는 역내 전력망 병목을 풀고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하이웨이(Energy Highways)’ 구상을 내놨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연례 국정연설에서 “외레순 해협에서 시칠리아 해협까지 8개 병목 지점을 확인했다”며 “이를 해소해 유럽 시민에게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EU는 회원국 간 전력망 격차가 심각하다. 독일·네덜란드는 디지털 전력망과 저장 시설에 투자했지만, 폴란드·불가리아·체코 등은 노후 인프라로 정전에 취약하다. 스페인은 포르투갈을 제외하면 EU 본토와 연결률이 2% 수준에 불과해 ‘에너지 섬’으로 남아 있고, 지난 4월 이베리아 전역 정전 사태가 그 위험성을 드러냈다. ◇ 가격 안정·안보 위한

신한은행, ‘바이오블리츠 코리아’ 첫 후원…광릉숲서 1084종 생물 확인

금융권 최초로 국내 최고 권위 생물다양성 탐사 행사 공식 후원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국내 대표 생물다양성 행사 ‘바이오블리츠 코리아 2025’가 지난 13~14일 경기도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에서 열렸다. 신한은행과 산림청 국립수목원, 세계자연기금(WWF)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탐사에서 총 1084종의 생물이 확인됐다. 바이오블리츠(BioBlitz)는 특정 지역에서 짧은 시간 동안 생물 전문가와 일반인이 다양한 생물종을 찾아 기록하는 시민과학 프로그램이다. 국립수목원이 2010년 처음 국내에 도입해 매년 이어오고 있으며, 지금까지 수천 종의 생물이 발견됐다. 올해 탐사에서는 식물 351종, 곤충 375종, 버섯 140종, 거미 30종, 기타 188종이 기록됐다. 특히 광릉숲에서 처음 확인된 미기록종 2종이 발견되며 학술적 성과도 거뒀다. 행사에서는 탐사 체험과 생물정보 공유형 ‘워크(Walk) 프로그램’이 함께 열려 참가자들이 분류 지식을 배우고 직접 탐사 기법을 익혔다.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MVP상·베스트 포토상 등 시상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전 과정은 탄소중립 방식으로 운영됐다. 개인컵 사용을 권장했고, 국산 목재로 제작한 ‘블리츠 코인’ 바자회, 플로깅 탐사 등을 도입해 환경 보호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실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바이오블리츠를 공식 후원해 뜻깊다”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활동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포스코 노사, 2025년 임단협 최종 타결…‘57년 무분규 전통’ 이어간다

근로조건 뿐만 아니라 작업장 안전 강화에도 힘 모으기로 포스코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최종 타결지었다. 포스코는 13일 전체 조합원 8426명 가운데 8149명(96.7%)이 참여한 온라인 투표에서 찬성 5848표(71.76%), 반대 2301표(28.24%)로 잠정합의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회사와 노조는 오는 17일 이희근 사장과 김성호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일 도출된 합의안에는 ▲기본임금 11만원 인상 ▲철강경쟁력 강화 공헌금 250만원 ▲세계철강연구소(WSD) 15년 연속 ‘세계 최고 철강사’ 선정 축하 우리사주 취득 지원금 400만원 ▲지역사랑 상품권 50만원 ▲작업중지권 사용 확대 등 안전조치 강화가 담겼다. 이번 합의로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57년째 무분규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에서 포스코 노사는 최근 수년간 반복된 교섭결렬 선언, 파업 찬반투표 등 투쟁과 갈등 위주의 패턴을 깨고 평화 교섭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왼쪽부터) 최홍석 NH투자증권 ESG추진부장과 김상엽 굿피플 운영부회장이 11일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진행된 수해지역 아동 후원물품 전달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굿피플
굿피플, NH투자증권과 폭우 피해 합천·담양 아동 지원

취약계층 아동에게 문구 세트, 견과류, 그래놀라 등 7800만원 규모 물품 전해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이 NH투자증권과 함께 올여름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경남 합천과 전남 담양 취약계층 아동에게 78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한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진행된 후원물품 전달식에는 김상엽 굿피플 운영부회장, 최홍석 NH투자증권 ESG추진부장 등이 참석했다. 아동에게 지원되는 물품은 학업을 위한 문구 세트, 건강한 성장을 위한 견과류와 그래놀라 등으로 9월 중 14개 아동복지시설을 통해 아동 404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굿피플과 NH투자증권은 사회공헌 파트너로서 지난해 말부터 전국 취약계층에 분기마다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 누적 지원 규모는 4억 3700만원에 달한다. 지난 6월에는 경북 지역에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힘든 시간을 겪는 아동을 위해 7800만원 상당의 학용품과 생필품을 전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 최홍석 ESG추진부 부장은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본 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전해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NH투자증권은 국가적인 재난 재해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김상엽 굿피플 운영부회장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수해로 힘들어하는 이웃들을 돕기 위해 NH투자증권과 협력해 이번 나눔을 준비했다”며 “수해 지역 아동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서울 도심서 만나는 아프리카…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 12일 개막

‘제8회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 9월 12~1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서 개최 서울 한복판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다채로운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오는 9월 12~1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제8회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아프리카인사이트가 주최·주관하고 주한아프리카외교단과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 주최한다. 국회아프리카포럼,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 해우GLS,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후원하며, 에티오피아항공, 아가스킨, O&O모델아카데미, 제주아프리카박물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학부가 협력한다. 축제에는 아프리카 대사관과 관련 단체, 예술가, 커뮤니티가 참여해 전시·공연·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한아프리카재단과 아프리카인사이트가 공동 주최하고 외교부가 후원하는 ‘2025 한-아프리카 청년포럼’도 함께 열려 청년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행사는 12일 저녁 공식 개막식과 네트워킹 디너로 막을 올린다. 외교부, 주한아프리카외교단, 한아프리카재단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해 축사를 전하고, 아프리카 음식과 와인, 공연, 행운권 추첨 이벤트가 이어진다. 13일에는 DDP 어울림광장에서 하루 종일 공연이 펼쳐진다. 전통 북소리와 춤, 시민 참여형 무대가 이어지고 가수 하림과 프로젝트 밴드 ‘아프리카 오버랜드’도 출연한다. 오후 5시에는 아프리카계 아티스트 카니가 참여하는 토크쇼가 열리며, 방송인 조나단과 아나운서 권소아가 사회를 맡는다. 아프리칸댄스컴퍼니 따그와 함께하는 ‘Asia Africa Talent Award’에서는 아프로팝 음악에 맞춘 1:1 댄스 배틀이 진행된다. 국제 무대에서 활동 중인 댄서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경연을 펼친다. 축제의 정점인 패션쇼는 13일 밤 유구전시장에서 열린다. 남아공 브랜드 ‘MaXhosa’, 나이지리아 브랜드 ‘Hertunba’, 한국 디자이너 단하와 김민주 등이 참여해 ‘African Luxury’를 주제로 무대를 선보인다. 현장에는 주한 아프리카 15개국 대사관이 참여해 전통 의상, 공예품, 음식, 관광 정보를 소개한다. 지속가능 굿즈부터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만날 수

[우리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봄은 온다(Spring is coming)

“Winter is coming.”(겨울이 오고 있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첫 에피소드의 제목이자 밈으로 널리 퍼진 대사다. 어렵고 힘든 날이 다가온다는 경고이자, 대비하라는 메시지다. 국제보건, 더 넓게는 국제개발원조의 영역에도 겨울이 닥쳤다. 미국의 해외원조 삭감에서 시작된 듯 보이지만, 그 전부터 징후는 곳곳에 나타나고 있었다. 원조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고, 과연 효율적이고 임팩트가 있는지 묻는 질문이 늘어났다. 제대로 답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고, 결국 겨울이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질문에 답하려는 노력은 끊이지 않았다. 충분히 설득력을 발휘했는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국제기구들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효율을 입증하려 애써왔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지난 2년간 몸담았던 기구의 사례를 중심으로, 국제기구들이 어떻게 혁신하며 원조의 효과성을 높여왔는지 세 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 180만원 백신을 3만원으로 낮춘 비밀 2000년대 이전까지 백신은 사실상 선진국의 전유물이었다. 중저소득 국가는 협상력을 잃은 채 비싼 가격에 소량만 구매하거나 선진국 기부에 의존해야 했다. 이런 시장 실패 속에서 2000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빌 게이츠 등이 아이디어를 냈다. “중저소득국의 백신 수요를 묶어 제약사와 협상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백신 펀드를 조성해 공동구매로 가격을 낮추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2000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출범했다. 효과는 막대했다. 미국 공공시장에서 약 180만원이던 아동 필수 백신을 Gavi는 단 3만원에 공급받았다. 원리는 간단했다. 제약사에 대량·장기 공급을 약속해 신뢰를 주고, 공동구매로 가격을 낮춘 것이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제약사들도 Gavi가 매년 대량의 백신을 구매해 실제로 공급하는 것을 보며 합류했다. 2000년대

기업이 만든 문화예술 무대, 도시를 바꾸다

대교·GS칼텍스·파라다이스, 예술 무대로 사회적 가치 실험 청년 작가·도시·로컬 협력…기업 사회공헌의 새 길을 열다 “해외의 조형물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듯, 이제는 한국의 신예들이 ‘K-조형’으로 세계 무대에 나설 차례입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 코엑스.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세션 무대에 오른 대교문화재단 유동찬 차장이 힘주어 말했다. 대교문화재단은 20여 년간 ‘대교국제조형심포지엄’을 통해 신예 작가들의 등용문을 열어왔다. 유 차장은 “2000년을 기점으로 조소과가 급격히 줄었다”면서 “조형예술은 큰 작업 공간이 필요한 데다 작품 거래도 활발하지 못하고, 특히 석조·청동조각 강좌는 노동 강도가 높아 대학에서도 폐강되는 추세”라고 창작 환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마련한 무대가 바로 ‘조각대전’이었다”고 설명했다. 2000년 ‘조각대전’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2012년 ‘교학상장(敎學相長·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한다)’의 철학을 담아 심포지엄으로 변모했다. 방식도 독특하다. 참여 작가로 선발된 조형 예술 관련 전공 대학생·대학원생들은 매년 여름 17박 18일간 국내외 작가들과 합숙하며 대형 조각을 제작·전시한다. 학생들의 호응은 뜨겁다. 유 차장은 “한여름에 돌가루를 온몸에 뒤집어쓰고, 새벽 세네 시까지 작업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자격 요건이 학생이다 보니 일부러 졸업을 늦추거나 석사 과정에 진학해 참여하려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대교국제조형심포지엄은 지금까지 529명의 작가를 배출했다. 국내외를 통틀어 신예 작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심포지엄이다. 2020년 전시된 작품 ‘파수꾼’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문화교류협력 부문 외교부 장관상을 받았다. ◇ 쇠퇴한 공업도시, 문화로 부활하다 스페인의 쇠퇴한 산업 도시 빌바오가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도시 이미지를 바꾼 ‘빌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