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글로벌 이슈]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은 ‘컨셔스 뷰티’가 뜬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화장품 용기들. 왼쪽부터 ‘톤28’의 종이 용기, ‘술라팩’의 나무톱밥 용기, ‘누디굿즈’의 카드보드지 용기. /톤28·술라팩·누디굿즈 제공

대나무 용기를 사용한 팩트, 카드보드지로 감싼 립밤. 해외 화장품 기업들이 플라스틱 용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뷰티 제품 구매 시 원료부터 제작 공정까지 친환경적 요소를 따져가며 소비하는 ‘컨셔스 뷰티(Conscious beauty)’의 흐름에 발맞춘 결과물이다.

컨셔스 뷰티는 화장품 내용물부터 용기까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제품을 소비하는 트렌드다. 컨셔스 뷰티는 파라벤 등 인체에 해로운 화학 성분을 첨가하지 않는 ‘클린 뷰티’와 동물 실험을 반대하고 동물 유래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뷰티’에서 발전한 개념이다. 클린·비건 뷰티가 인간과 동물의 건강에 집중하는 개념이었다면, 컨셔스 뷰티는 지구 환경으로 범위가 확장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은 컨셔스 뷰티에 대응하기 위해 ‘SPICE (Sustainable Packaging Initiative for Cosmetics)’라는 연합체를 꾸려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샤넬 등 대형 화장품 기업과 용기를 생산하는 기업을 포함한 29개 기업이 뭉쳤다. SPICE를 주도하는 로레알은 화장품 산업에서 배출된 탄소로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를 선보였고, 샤넬은 나무 톱밥으로 만든 화장품 용기에 담은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화장품 업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대한화장품협회와 로레알코리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환경 시민단체와 모여서 만든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가 대표적인 사례다. 화장품 업계는 2030년까지 재활용을 쉽게 하기 위해 소재 단일화나 리필 전용 매장을 만드는 등의 방안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내 소셜벤처들은 이미 컨셔스 뷰티 대열에 합류했다. 소셜벤처 ‘톤28’은 자체 개발한 종이 용기로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종이 용기는 액상 성분과 닿아도 젖지 않고, 내용물을 다 쓰고 난 뒤 씻어서 분리 배출하면 재활용된다. ‘이너보틀’은 플라스틱 용기 내부를 채운 실리콘 풍선에 화장품 내용물을 넣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용기에 잔여물이 남지 않아 재사용과 재활용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이너보틀은 로레알 등 세계 여러 화장품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밖에 천연 색소를 추출해 립스틱을 만드는 ‘율립’은 립스틱 심지만 바꿔 교체할 수 있는 용기를 개발 중이다. 박준수 톤28 공동대표는 “글로벌 트렌드가 컨셔스 뷰티로 가는 만큼 한국에서도 친환경 용기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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