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⑨] NGO를 돕는 NGO ‘아유스(A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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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뛰는 NGO를 지원하는 NGO가 있다. 정부도, 중간지원조직도 아니다. 규모가 큰 것도 아니다. 보통의 NGO가 특정 사회 이슈 해결에 집중하는 반면, 이 NGO는 이러한 NGO들을 뒤에서 돕는 역할을 자청한다. 작지만 강한 NGO ‘아유스불교국제협력네트워크(アーユス仏教国際協力ネットワーク)’의 사무국장 ‘에다키 미카(枝木美香. Edaki Mika)’씨를 만나 히스토리를 들어봤다. 

아유스(AYUS)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에다키 미카씨. ⓒ김동훈

ㅡ소개 부탁드립니다.

“2011년부터 아유스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에다키 미카입니다.  예전에 다른 NGO의 태국 주재원으로 파견돼 일하던 중 현장 방문을 오신 아유스 이사님들을 만나게 됐어요. 아유스의 활동은 다른 NGO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인데, 당시 제가 몸담고 있던 NGO에서도 아유스 지원을 받고 있었거든요. 그것을 계기로 아유스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ㅡ아유스란 단체는 한국에선 생소한 곳인데요, 어떤 곳인가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아유스는 일본에서 불교를 믿는 분들이 만든 단체로 불교 이념을 기초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종파와 소속에 상관없이 뜻이 맞는 불교사찰, 불교신도, 불교종단들의 후원을 통해 운영하며, ‘평화’와 ‘인권’을 중요한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우리 단체가 직접 현장을 개발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단체들에게 기금 등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다른 단체들이 우리에게는 현장입니다. 세 번째로 현장에서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일본에서 함께 고민하거나 현장의 이슈들을 일본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ㅡ설립 계기가 궁금합니다. 

“걸프전 직후 1993년 일본 경제는 여유가 있었고 해외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에 아유스는 국제 이슈들이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일본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어떤 인식개선이 필요한지 고민하던 중 설립됐습니다. 1980년대부터 한 불교종파 스님들이 나름대루 국제협력 활동을 통해 인도차이나 지역의 난민 지원 사업을 해왔습니다. 그때만해도 NGO란 단어가 보편적이지도 않았고, 지원금도 거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아유스의 전신이었던 이 스님들이 현장 시찰을 갔을 때, 간호사·교사 등 일본에서 온 젊은이들이 스스로 비용을 부담해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게 됩니다. 청년들의 모습을 보며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현장에 나가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 아유스가 해야할 일이라 결심하게 된 것이죠.”

아유스가 지원하는 파트너단체 JIM-NET의 시리아 난민 장애인 지원현장 ⓒAYUS

ㅡ직접 사업 대신 다른 NGO를 돕는 것을 미션으로 삼은 까닭은 무엇인가요. 

“일본 NGO를 둘러싼 모금 트렌드의 변화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일종의 위기감이었죠. 1990년대 초반, 일본에 NGO사업 보조금, 국제자원봉사저금 등 정부 차원의 보조금 사업이 도입됐습니다. 국제자원봉사저금은 우체국 저금의 이자 일부를 NGO에 지원해 국제협력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당시는 이자율도 높아 NGO에겐 중요한 수입원이 됐습니다. 갑작스레 자금이 늘면서 프로젝트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역량을 키워야하는 이슈가 생겨났습니다. 조직이 보다 견고화될 필요성을 느낀 것이죠. 특히 해외사업의 경우 운영 노하우가 쌓여야하는 필요성을 느껴 관련 NGO들을 돕는 일을 택하게 된 것입니다.”  

ㅡ불교 외의 다른 종교단체도 지원하나요.

“물론입니다. 종교, 종파를 떠나 지원이 이뤄집니다. 우리가 자금을 지원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부금을 부당하게 유용하거나, 현장에서 인권 유린 및 분쟁의 씨앗이 일어나는 것을 조심하는 일입니다.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말 신뢰할 수 있는 NGO를 찾으려 하고, 구조적인 문제에까지 접근해 해결해나가려는 역량있는 NGO를 지원하고자 합니다. 종교와 같은 부분은 상관없습니다. 특히 중동 지역내 분쟁이 세계 평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팔레스타인·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 인도지원사업에 더 마음을 두었습니다.” 

아유스의 후원자와 협력단체 활동가들이 함께하는 워크샵 ⓒAYUS

ㅡ주로 어떤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지나요. 

“간접적인 자금 지원이 중심입니다. 특히 NGO의 국내 직원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한 단체씩 선정해 3년간 장기 지원이 이뤄집니다. 매년 3개 단체를 지원하죠. 요즘은 정부 보조금과 기업 지원금의 일부를 운영비에 충당할 수 있게 됐지만, 예전엔 전부 사업비로 지출돼야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NGO들의 상황이 어려웠습니다. 국제협력NGO들은 일본내 사무국이 제대로 운영되고 자립돼야만 해외 현장에도 안정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일본 활동가들이 역량강화가 돼야 NGO가 발전하고, 이것이 일본 사회 발전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제대로 교육되고, 고용되고, 지원돼야하는 것입니다. 아유스는 많은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각 단체 사람들을 모아서 ‘고민상담회’를 개최합니다. 조직이 처한 문제를 각 단체별로 어떻게 해결해왔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나누면서 교환하는 것입니다. 예전엔 ‘평가 방법’을 가르친다거나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른 교육도 해봤는데, 이제는 단체들의 역량이 높아져서 별도 교육은 하지 않게 됐습니다.” 

ㅡNGO로서 다른 NGO를 지원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재정적인 여건이 어떠한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힘든 상황입니다. 아유스는 사찰, 스님, 신도, 종단의 기부금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기업과 정부의 돈은 일부러 받지 않습니다. 다른 단체의 자립을 지원하면서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받으면 아무래도 다른 NGO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교계 지원이 크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스님과 사찰, 신도들이 돈을 모아서 참여하는 데다가 기존의 불교 조직이 하지 않는 일들을 외부로 가지고 나오는 것이라 독립적입니다. 불교는 시민들의 일상생활에서 주로 장례를 담당하는 기능을 합니다. 집안에 돌아가신 분이 있을 때 염불하고 장례를 지내는 것이 사찰의 주요 수입원이죠. 그러나 더이상 장례를 사찰에서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동일본대지진 피해 입은 후쿠시마 어린이들을 위한 아유스와 사찰의 돌봄사업 ⓒAYUS

ㅡ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금까진 사찰, 신도, 종단 등을 중심으로 우리 활동을 알려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반 시민들을 향해 나아가려합니다. 종교에 상관없이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입니다. 불교 내부적으로는 더 많은 사찰의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하는데, 일반 시민들이 ‘이런 사찰이라면 후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아유스를 통해 들었으면 합니다. 아유스가 사찰의 사회공헌 통로가 되어 윈윈(win-win)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 통역: 이사호(일본중앙학술연구소), 테라니시 스미코(A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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