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란 무엇일까?”…비영리 전반 지식에 관한 모든 것
UN은 2015년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발표했습니다. 절대 빈곤퇴치, 양질의 교육환경, 식수와 위생 등 총 17가지 목표입니다. 현재 세계의 약 10억명이 최빈곤층이고, 그 중 절반이 아동입니다. 아동의 1/4은 발육부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하며, 600만명의 어린이가 5살이 되기 전 사망합니다. 이처럼 개발도상국 아동들은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절대적 빈곤’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지원이 절실합니다.
한국 역시 전 세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성장한 나라입니다. 6.25전쟁 전후 한국은 전 세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월드비전이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모두 한국전쟁 전후 들어와, 얼굴도 모르는 한국의 어린이를 돕기 위해 활동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43년간 여러 나라와 비영리단체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한 우리나라에서 다시 어려운 나라를 도울 수 있게 된 건 의미 있는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선 취약계층을 돌볼 수 있는 복지 예산이 있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입니다. 시리아 난민 아이들처럼 해외에는 국가 자체가 무너졌거나 능력이 안되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우리나라를 넘어서 도움이 가장 시급한 곳에 필요한 곳에 가능한 도움을 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비영리단체마다 활용하는 기준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외부의 도움이 가장 시급하고, 단체가 현지에 지원할 역량이 있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선정합니다.
각 단체가 활용하는 기준으로는 국가별 취약계층 아동 수, 빈곤지수(Human Poverty Index), 어린이 안녕지수,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5세 미만 아동 및 모성 사망률, 식수위생시설 접근성, 초등학교 등록 및 이수률, 가구평균 소득 등이 있습니다. 또한 현지 사무소 등에서 현장 조사를 통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며, 이후 후원국과의 협의를 통해 지역을 최종 결정합니다. 이후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상황, 맥락, 이해관계자 조사 등을 진행한 뒤 지역별 세부실행계획 및 중장기 계획을 세웁니다. 단체별 구체적인 해외 사업 지역은 각 단체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어떠한 종교든지 긍휼한 마음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자비와 박애정신에 기반하고 있기에, 종교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비영리기관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해외 기관의 경우 해외 선교사들이 세운 기관도 많다 보니 종교적인 성격을 지닌 곳이 많습니다.
그러나 기관의 건립 이념이나 철학이 종교적 배경에 있다는 것일 뿐 종교적 성격을 띤 기관들이 모두 선교를 목적으로 하거나 선교활동으로 후원금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종교와 관계없이 도움이 필요한 영역과 대상자를 선정하며, 국가에 따라 다양한 종교지도자와 협력하기도 합니다. 기독교 가치에 기반해 설립됐지만 무슬림 주민들이 많은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이들을 위한 지원사업에 전체 예산의 20%를 사용하는 비영리단체도 있습니다.
국내 사업의 경우 지원대상자 본인이 단체로 직접 신청하는 경우도 있고, 시군구 내 주민센터 사회복지기관 및 치료시설, 학교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비영리단체로 지원 신청서가 접수됩니다.
대상자를 선정할 때는 사업의 목적에 따라 기준을 설정하고, 수혜자 인터뷰를 통해 참여동기를 확인합니다. 또한 가정방문, 개별 인터뷰를 통해 수혜자 선정이 타당한 지를 확인하며 정부나 여타 민간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사업 지원을 받고 있진 않은지 중복 수혜여부를 확인합니다. 이후 전문가 그룹의 사례선정회의를 거쳐 최종 지원대상자를 선정합니다.
해외 사업의 경우 각 비영리기관별 현지 사무소에서 지원 대상자를 선정합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주민위원회를 만들어 취약한 가정을 함께 결정합니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선정하되 한 가정에 중복 지원이 몰리지 않도록 합니다. 결연 아동의 경우엔 아동의 정보가 후원자에게 갈 수 있다는 동의서를 아동 및 가정으로부터 받는 절차를 거칩니다.
아동은 무한한 성장가능성과 기회가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권리를 올바르게 주장하고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이기도 합니다. 학대 받기 쉽고, 기본적인 권리 침해를 당하기 가장 쉬운 대상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현재도 아동은 보호가 필요하고 지원이 필요한 대상입니다. 아동에게 각별한 보호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은 UN아동권리협약에 드러나 있고 우리나라도 1991년에 이 협약을 비준한 바 있습니다. 이에 많은 비영리단체들은 모든 아동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 중심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동을 돕는 필요에 대해 공감하면서, 아동을 주 대상으로 하는 단체들이 크게 성장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형 단체들이 아동만을 돕는 것은 아니며, 장애인, 노인 등 생애주기별 지원을 하거나 환경, 예술 등 다른 목적사업을 지원하는 곳도 많습니다.
제도를 개선하고 사회 변화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비영리단체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한 단체의 힘으로만 이룰 수 없습니다. 따라서 협력은 비영리단체 활동에서 중요한 가치입니다. 또한 비영리단체는 단체의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경쟁보다는 목적사업에 대한 협력과 협업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여러 비영리단체가 같은 목적을 지향한다 하더라고 국가의 사회적 안전망이 접근하기 어려운 사각지대 영역을 완벽히 포괄하기란 어렵습니다. 따라서 여러 단체들은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맺고 있으며, 단체별 협업뿐만 아니라 정부와 기업과의 협력도 늘리는 추세입니다.
가령, 해외에서 인근 지역에 여러 단체가 활동할 경우 건물을 공유하거나, 각 단체의 강점을 살려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국제기구나 해외 비영리 등과 협력하는 일도 많습니다. 또한 국제개발 활동을 하는 여러 단체들이 모여 ‘조혼 할례’ 문제 등에 대해 국내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도 아동학대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을 비롯, 유니세프와 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등 여러 단체가 함께 서명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고, 공동 토론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할 때 지역사회 내 작은 비영리기관들과 협력해 지원을 이어갑니다.
해외 현장에서는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에 지역주민들과 함께 해당 지역에서 어떤 가정이 가장 취약하고 어떤 기준으로 결연아동을 선정할지 함께 논의해서 결정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가정의 아동이 우선적으로 혜택을 받도록 하자는 약속을 하는 것이죠.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결연아동과 비결연 아동이 받는 혜택에 대해 위화감이 조성되거나 시기를 받지 않도록 합의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아동 후원금의 일부는 지역개발사업에 쓰입니다. 설사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 예방사업이나, 마을의 학교와 보건소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식수시설 지원과 위생교육, 기본적인 읽기 쓰기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 등 지역개발 사업에는 결연아동과 비결연아동 구분 없이 지역사회 모든 아동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합니다. 비결연 아동에게 후원자가 매칭되기 전까지는 비지정후원금으로 결연아동과 동일하게 지원하는 기관도 있습니다.
결연후원을 통해 성장한 아동이 지역사회에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한 예로, 컴패션을 통해 15년간 미국인 후원자의 후원을 받았던 필리핀의 미쉘(1980년생)이 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 매춘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미쉘은 8살 때 컴패션 어린이센터에 등록됐고, 15년간 후원자를 통해 물질적인 후원 외에도 정서적인 지지와 응원을 받았습니다. 미쉘은 후원자의 도움으로 1999년 필리핀 산토 토마스대학에 입학해 아트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졸업 후 6년간 필리핀 트럼펫츠 회사에서 뮤지컬 마케팅 디렉터로 일했습니다. 이후 그는 컴패션을 통해 받았던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돌려주고자 어린시절을 보낸 마닐라 지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인신매매와 매춘,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는 여성들을 위한 비영리기구(NPO) ‘Made In Hope’을 설립했습니다. ‘윤락여성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윤락에서 벗어나 희망을 찾은 여성’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미쉘은 지역 매춘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과 회복을 위한 전인적인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는 지역 윤락여성들이 스스로 사업을 구상하고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She Works’ 프로그램을 개발해 여성들의 재기를 돕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6명의 리더가 지역사회에서 공동체를 조직해 또 다른 여성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일어나는 성매매 현실을 알리기 위한 옹호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자세한 후원 아동 변화의 사례는 각 단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후원이 끝난 대상자에 대해서는 후원자(기업, 개인 등)에게 결과보고 형태로 수혜자의 상황을 전달하거나, 소식지를 통해 알리고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상세히 변화를 알리고 있습니다. 또한 홈페이지나 언론을 통해 노출 되었던 대상자들에 대해서는 홈페이지에 따로 코너를 만들어 변화된 상황을 공유합니다.
기부 이후 변화를 알리고자 하는 국내외 비영리단체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비영리단체들은 기부자들로부터 단순히 회계 투명성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임팩트, 즉 비영리단체 활동이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성과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모금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현장을 보여주며 모금하기보다는 후원자가 기부를 하게 되면 개인 및 지역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기부를 요청합니다. 미국 유나이티드웨이(United Way WorldWide)는 후원자들이 낸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의 활동이 어려운 이웃에게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켰는지 2년에 걸쳐 임팩트 평가척도를 개발했습니다. 비영리단체들은 해당 척도를 활용해 자신들의 활동이 어떤 변화를 이끌었는지 기부자와 지역사회에 알리고 있습니다.
비영리단체들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 외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법이나 정책,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옹호활동을 진행합니다. 한 기관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하기도 하지만 다양한 기관들이 힘을 합쳐 캠페인 활동을 펼치기도 합니다.
그 예로 ‘외교부 인도적 지원 전략마련’을 들 수 있습니다. 인도적 위기가 커지고 심각해지는 세계적 환경 속에서 우리정부는 관련 전략이 부재한 상태였습니다. 이에 시민사회가 인도적 지원 범위 확대, 취약그룹 보호 강화, 인도적 지원 거버넌스 강화, 우호적 환경 조성, 해외 인도적 지원 시 군의 역할 정립 등 9개 항으로 구성된 정책 제안서를 전달하였으며 정부는 해당 내용을 포함한 전략을 2015년 발표하였습니다. 이후로 예산 증액 등 정부의 지속적인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아동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아동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인식하고 지킬 수 있도록 대국민 인식 및 제도개선 캠페인을 다양하게 펼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는 아동옹호활동을 통해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서 권고한 아동보호를 강조,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 전면 폐지, 문재인대통령의 공약인 ‘15세 이하 아동 입원진료비 본인부담률 5%’ 추진 외에도 아동의 주거권, 놀권리 등에 대한 지자체 조례가 제정 및 이행되도록 했습니다.
홈페이지, 정기간행물(소식지), 사업보고서나 결과보고서 등을 통해 비영리단체들의 소식과 활동 내용들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료를 통해 단체가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하는지, 단체가 지향하는 가치에 맞게 사업을 수행하는지 등을 검토하는 것이 신뢰할만한 단체인지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후원자 개인이 중시하는 분야가 단체와 일치하는지, 이런 지향점을 일관성 있게 운영하는 단체인지를 보고 본인의 지향점과 맞는 단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업의 변화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건 변화를 만드는 일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단체로서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각 단체는 사업에 따라 각기 다른 기준을 가지고 변화의 정도와 방향을 평가하고, 이후 사업 방향이냐 계획에 이를 반영합니다. 단체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평가하는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만들어내고자 하는 변화 목표를 설정하고, 2) 그에 따른 지표를 정의한 뒤, 3) 구체적인 측정 방법과 목표치를 설정하고, 4) 측정 빈도 등을 설정해 변화를 평가합니다.
가령 세이브더칠드런의 경우 ‘아동권리상황분석(Child Rights Situational Analysis)’을 통해 아동권리 현황 및 아동의 권리가 침해되는 원인, 대응 체계 등 종합 실태를 파악한 뒤 사업을 기획하고, 이후 사업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 및 평가를 실시합니다.
2014년에는 농어촌지역 아동보호 이슈에 대한 아동권리상황분석을 실시했고, 그 결과 파악한 농어촌지역 방과후 아동 방임 문제를 해결하고 놀 권리를 신장하기 위한 농어촌아동 지원 사업을 기획해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농어촌지역을 중심으로, 지자체가 책임을 가지고 직접 운영 및 관리할 수 있는 공립형 지역아동센터 신축을 지원하고, 아동 권리에 기반해 운영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또한 방임아동을 보호한 지원체계를 마련해 방과후 아동 보호율도 향상됐으며 지자체에서 아동보호 및 안전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강원도 영월군은 사업 이후 자체 예산을 확보하여 새로운 공립형 지역아동센터를 신축하여 제공하는 등 아동 권리 실현을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영리단체는 사업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사업수행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지표들을 함께 선정하고, 사업을 실행하면서 성과 검증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월드비전의 경우 아동 삶의 질 지표(Child Wellbeing Outcome Indicator)를 통해 주기적으로 사업성과를 검증하고 있습니다.
각 기관별로 사업의 특성, 대상,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업을 아울러 공통으로 볼 수 있는 지표를 찾기는 어려우나, 각 기관에서 중요하게 관리하는 지표들은 있습니다.
비영리단체의 효율성은 총 세입 가운데 마케팅비, 인건비, 기타 운영비를 포함하는 행정비가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으나 사업의 특성에 따라 행정비 비율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또한, 비영리단체는 거의 대부분의 사업이 휴먼서비스로, 다양한 사회복지적 개입이 대상자의 변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칫 높은 효율성과 효과성만 따지기는 곤란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기부자가 묻고, 비영리단체가 답한다 ③기부금 및 투명성’에서 계속됩니다
「기부자가 묻고 비영리단체(NPO)가 답한다: 50문 5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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