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허브] 세상에 없던 발효 초콜릿으로 직원도 소비자도 행복한 세상 꿈꿔요

100대 1 경쟁 뚫고 亞·太 대륙 대표로… 까르띠에 여성 창업어워드 참가하는 장지연 ‘황후’ 대표 카카오 콩에서 추출한 효소 첨가로 유통기한 1년까지 늘어난 발효 초콜릿 韓 명장 초콜릿 선정·세계발명대회 금상 “사회적기업 배울수록 알겠더라고요 회사가 아닌 사람을 키우고 싶은 마음 그게 제가 추구하는 방식이었다는 걸” 다음 달 13일, 프랑스 북부의 해변 휴양지 ‘도빌(Deauville)’에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여성들이 모인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까르띠에 여성 창업 어워드(Cartier Women’s Initiative Awards)’ 결선 심사가 열리는 곳.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Cartier)가 지난 2006년 국제여성포럼, 맥킨지앤드컴퍼니, 인시아드 비즈니스스쿨과 함께 발족한 대회다. 1년 이상, 3년 이하 신규 사업을 이끄는 여성 사업가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데, 기업 창의성과 지속 가능성,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은 18명만이 초청장을 거머쥘 수 있다. 100대 1의 경쟁률이다. 아시아·태평양 대륙을 대표해 참가하는 장지은(35·사진) ㈜발효초콜릿황후(이하 황후) 대표도 그중 하나다. “정말 간절한 마음이었거든요. 제가 젊음을 바쳐 고민한 것들을 평가받으니까요. 제가 가진 기업가 정신을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사회 초년병 ‘사장님’ 10년의 고민을 떠안다 장 대표는 스물두 살, 대학(제과제빵 전공)을 갓 졸업한 나이로 조그만 공장 사장을 한 적이 있다. 도넛을 만들어 강원·충청 지역의 마트나 식당에 납품하는 곳이었다. “원래 부모님과 친지들이 동업으로 준비했던 건데, 다들 사장 맡기를 꺼려서 등 떠밀려 맡게 됐죠.” 경영도 몰랐고, 인간 관계도 미약했던 시절이지만, 공장은 “그런대로 굴러갔다”고 한다.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 덕분이다.

잘나가던 중소기업 사장님들 사회적기업에 눈돌린 이유는

미래 TALK 최근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사회적기업 대표들을 찾아다니느라 분주합니다. 중소기업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만남은 철저히 비공식 루트로 이뤄집니다. 사장님들은 ‘사회적기업 설립에 2000만원, 인증까지 받으면 500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기준과 비용까지 제시하면서, 컨설팅을 의뢰한다고 합니다. 벌써 몇 차례 이러한 제안을 받고 있는 한 사회적기업 대표는 “중소기업 사이에서 소문이 돌았는지 알음알음 찾아오시는데, 제시하는 가격도 비슷한 걸 보니 ‘업계 비용’으로 자리 잡은 듯하더라”면서 “안 가본 설명회가 없을 정도로 사회적기업 지식도 풍부한 분들이었는데, 최근 사회적기업 인증이 까다로워지자 이 분야 ‘선수’들을 찾아다니는 눈치였다”고 귀띔합니다. 소위 ‘잘나가던’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사회적기업 인증에 혈안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 때문입니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으면 일정 기간 동안 인건비를 지원받고(1년차 90%, 2년차 75%, 3년차 50%), 최대 1억원의 사업개발비, 시설비 등 융자 지원, 일정 한도 내에서 세금 감면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혜택이 다양한 만큼, 인증 절차도 까다롭습니다. 이윤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인 목적을 위해 재투자하고, 취약 계층을 30% 이상 고용(일자리·사회서비스 제공형 사회적기업)해야 하는 등 갖춰야 하는 요건이 많습니다. 이를 모두 충족해도 사회적기업진흥원과 고용부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몇 차례 심사에서 탈락한 IT업종의 한 중소기업 사장은 “이미 고용하고 있는 직원의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을 비롯한 취약계층이고, 기부나 사회공헌도 많이 하고 있는데, 단지 인증을 기준으로 모든 혜택이 사회적기업으로만 가는 게 불공평하다”면서 “돈을 벌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사회적기업 아니냐”는

늦더라도 스스로 일어서도록… 기술 교육으로 저개발국 돕는다

변화하는 국제개발협력 현장 에이에이알재팬, 미얀마서 장애인 직업 교육 협동조합 모델 도입해 미용실·잡화점 등 운영 코이카·YMCA 등 동티모르서 빈곤 퇴치 사업 커피 가공장·카페 설립해 1년 만에 재정 자립 주민 간 불신… 공동체 교육 등 기반 마련해야 ‘Tailor'(재단사)라고 쓰인 문틈 사이로 수북이 쌓인 헝겊들이 보였다. 울긋불긋한 지갑과 손가방, 옷가지 같은 것들이다. “미얀마는 ‘론지(Longyi·치마처럼 입는 미얀마의 전통의상)’ 같은 걸 직접 해 입어요. 봉제 옷감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이 클래스의 인기가 가장 높아요.” 요사쿠 오시로(29·Yosaku Oshiro) ‘에이에이알 재팬(AAR·Association for Aid and Relief japan)’ 코디네이터의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방문한 이곳은 14년 전 미얀마의 태풍 피해를 돕기 위해 ‘양곤(Yangon)’시(市)에 들어온 일본의 긴급구호단체다. 당시 미얀마의 많은 장애인이 직업 없이 살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 아예 눌러앉아 미얀마 장애인의 직업교육을 펼치고 있다. 미용·재봉 교실에 2009년 컴퓨터 수업까지 추가하며, 지금까지 13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요사쿠 코디네이터는 “미얀마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낮고, 도로·건물 등의 접근성도 떨어져 열심히 일을 배워도 취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드물었다”고 한다. 2010년 무렵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던 ‘협동조합’ 모델을 들여오면서부터다. 이 단체는 직업 교육을 이수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안에 ‘셀프헬프그룹(SHG·자조모임)’을 만들게 하고, 그들의 욕구를 파악해 공간이나 인력,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했다. 총 18개의 마을 그룹이 만들어졌는데, 그중 9개 그룹에서 현재 자신들만의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요사쿠 코디네이터는 “장애인들이 모여 미용실을 오픈하기도 하고, 봉제업체나 잡화점을 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제개발협력,

[Cover Story]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이 동네는 지금 36.5℃

공익의 메카로 떠오른 성수동 값싼 임대료·편리한 교통 등 입지 좋아 주택가에 둥지 튼 사회적기업·비영리단체 청년 창업·공정무역 가게 늘어나고 토크콘서트 등 주민과 소통의 장 열리기도 서울 성수동 서울숲 인근이 공익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여의도 공원을 6개 합친 크기의 서울숲(35만평)이 개원한 지 10년째, 서울숲 5분 거리에 위치한 성수1가 일대가 사회혁신가들의 움직임으로 들썩이는 모양새다. 서울숲에 들어서면 분양 당시 평당 4000만원이 넘는 최고급 아파트로 주목받았던 갤러리아포레가 눈길을 끌지만, 뒷골목은 연식이 20~30년은 더 된 낡은 저층 주택들이 밀집해있다. 3년 전부터 이 주택가 곳곳에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올해는 사회혁신가 16명의 공동 주거 공간(셰어하우스·sharehouse)까지 만들어졌다. 지난 3년, 이 변화의 흐름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페인트칠이 벗겨진 단독주택, 어지럽게 가로지르는 전깃줄, 골목 바깥으로 삐죽 나와 있는 쓰레기봉투… 3~4년 전 서울숲 뒷골목 풍경이다. 재개발에 묶인 동네는 활기가 부족했고, 정육점·식당·미용실 같은 동네 상가엔 손님이 드물었다.  2012년 6월,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지도2)가 성수1가에 사회적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이유도 값싼 임대료 때문이었다. 우준석 영업총괄팀장은 “임대료가 저렴하면서도, 서울숲 공원, 편리한 교통 등 여러모로 입지가 좋았다”고 했다. 이곳은 성수대교만 지나면 서울 압구정동과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다. 이 때문에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압구정의 비싼 임대료에 밀려온 예술가들의 공방이나 연예기획사 연습실 등도 둥지를 틀었다. 변화의 조짐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2003년 서울숲공원을 조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비영리단체인 서울그린트러스트(지도8)가 지난해 초 서울숲으로 이전하면서, 단독주택을 개조해 담장문을 활짝 열었다. 작년 가을에는 ‘성수동 동네꽃축제’를 기획하며

못생겨서 외면받던 과일… 사회 공동체 위한 보배로 거듭나다

사회적기업 ‘파머스페이스’ 성장 요인 해외 현장 방문하고 창업 공모전서 입상 1억원 넘는 사업비와 투자자 관심 얻어 발달장애인이 디자인한 과일 박스로 아동 후원금 마련·장애인 인식 개선까지 이 집은 ‘못난이 과일’로 승부한다. 울퉁불퉁한 배, 작디작은 사과, 찌그러진 참외…. 못난이 과일은 맛과 영양에는 전혀 차이가 없지만, 외관에 흠이 있거나 모양 혹은 크기가 일정치 않아 버려진다. 부산의 친환경 과일 카페 ‘열매가 맛있다’는 못생겨서 외면받던 과일을 주스로 만들어 판매한다. 소농가(小農家)는 버려지던 과일로 소득을 올릴 수 있고, 도시민은 저렴한 가격에 먹거리를 소비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부산대 앞에 문을 연 이후 1년 만에 2호점(보수동점), 3호점(경성대점)까지 확장했다. 자본금 150만원으로 시작한 창업인데, 2년 만에 200배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열매가 맛있다’를 운영하는 부산형 예비 사회적기업 ‘파머스페이스’의 성장 요인은 무엇일까. 파머스페이스를 통해 사회적기업의 성장 단계를 해부해봤다. ◇성장단계1. 창업 공모전, 성장 기회로 삼았다 2012년, 동아대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서호정(33)씨와 윤영준(32)씨는 ‘농산물 유통의 거품을 빼자’며 마음을 모았다. 일개 대학원생이던 이들 수중에 사업 자금은 없었지만 패기는 있었다. 공모전이란 공모전은 다 도전했다. 첫 단추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2012년 5월)이었다. ‘해외연수 아이디어 공모전'(2012년 7월)에도 참가, 일본의 B급 농산물 유명 유통회사이자 직판매장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메키몬 히로바’ 현장도 다녀왔다. 일본 견학은 사업 가능성의 확신을 얻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곧이어 아산나눔재단의 ‘정주영창업경진대회'(2012년 8월)에 참가, 본선까지 진출했다. 900개가 넘는 팀 중 8위 안에 들어 상금(300만원)도

아이들에겐 ‘나’를 들여다보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사회적기업 ‘사람에게 배우는 학교’ ‘꿈 키우는 공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 15명 첫 제자, 전단 등 발로 뛰어 모집해 자기 일에 철학 있는 선배의 강연 듣고 토론하고 직접 직업 현장 찾아가기도 겁 없는 두 청춘 남녀가 거대 공교육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4년 전, 1인 시위로 임용고시 정책을 바꿔낸 ‘노량진녀’ 차영란(31)씨와 ’80만원으로 세계여행’의 저자 정상근(29)씨 이야기다. 이들이 만든 사회적기업 이름은 ‘사람에게 배우는 학교’다. 차영란씨는 원래 교사가 꿈이었다. 1인 시위까지 할 정도로 간절했던 교단이었지만, 현실과 이상 간의 괴리는 컸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수업에 들어가니, 아이들은 너무 무기력하고 학교는 학원이랑 다를 바가 없더라고요. 하고 싶은 걸 적어보라고 하면, 백지로 내는 애들이 대부분이에요. 제가 학교 다닐 때랑 바뀐 게 하나도 없었죠.”(차영란)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차씨와 달리, 정상근씨를 키운 건 팔할이 길 위였다. “중학교 1학년 때, 부모님 응원에 힘입어 처음으로 전국 일주를 했거든요. ‘아들이 가출한 게 아니라 여행 중이니 만나면 가르침을 주시라’는 부모님 편지 한 통이랑 4만원이 전부였어요. 그게 제 인생을 바꿨죠. 그 뒤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어요. 지적장애인 분들이 계시는 양계장에서도 생활해보고, 대학 들어오고 군대 제대하고 나선 있는 돈 전부 털어 세계여행 가고요. 이곳저곳 걸으면서, 여러 사람 만나면서 많이 배웠어요. 그러다 보니, ‘우리 부모님이 참 현명하셨구나’ 싶고 학생들이 안타깝더라고요. 20년 가까이 학교 다니는 동안, 오로지 ‘대학’만 보잖아요. 그게

[Cover Story] 영국 런던 예술가들의 화려한 부활

예술, 버려진 공간에 숨을 불어넣다 런던 폐공장 단지, 400명 예술가 작업실로 지역 공동체 위한 프로젝트 참여하면 일반 임대료보다 60% 저렴한 공간 제공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낡은 교회학교 범죄율 낮추고 약물중독자 치료 돕기도 서울 ‘홍대 앞’은 더 이상 예술가들의 놀이터가 아니다. 값비싼 임대료를 감당 못하는 예술가들은 점점 홍대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싸다는 영국의 수도 런던. 이곳의 예술가들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청년 사회적기업 ‘에이컴퍼니’와 함께 2014년 8월 14일부터 10박 11일 동안 런던 탐방에 나섰다. 에이컴퍼니는 대중에게 신진 작가의 예술작품을 알려 구매하도록 돕고, 이를 통해 신진 작가들의 자립 기반을 만드는 사회적기업이다. 또한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의 한 주택을 임대해 갤러리 ‘미나리하우스’도 운영하고 있다. 미나리하우스는 갤러리 겸 게스트하우스(여행자 숙소)로 운영되며, 작업 공간이 필요한 신진 작가에게 6개월간 무상으로 레지던스를 빌려주고 있다. 특히 이번 탐방은 미나리하우스의 런던점 진출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것. 이 사업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한화생명이 후원하고, ㈔씨즈가 주최한 ‘씨커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청년들에게 국내외 사회적기업의 혁신 사례 탐방을 4년째 지원하고 있다. 편집자 주   ◇런던의 예술가들, 플라스틱 공장을 접수하다 서울 구로 공단 같았다. 런던 수도를 가로지르는 템스 강 남동쪽 해링턴 웨이(Harrington way)에 위치한 대규모 공장 단지는 끝이 안 보였다. 겉모습은 공장인데, 굴뚝 연기도 기계음도 없었다. 건물의 정체는 예술가 400여명의 작업실. 건축·회화·도예 등 같은 분야 예술작가들이 건물별로 입주해있고, 아트 카페, 프린트 스튜디오, 교육 공간,

‘살 만한 곳’ 만들러 나섰으나… 인력관리·자금난에 울상

주거복지 분야 사회적기업들의 고민 취약계층 고용 할당 등 인력 구성에 골치 제도적 뒷받침 미비·더딘 행정 처리에 자금 계획 세우기도 어려운 현실 자기혁신·장기적인 공공 파트너십 필요 “우린 이제 사회적기업 안 합니다. 건설업과는 안 맞아요.” 지난 2010년 설립된 ㈜내일은 인테리어 시공업체다. 김은천 대표는 설립 초기부터 지역복지 시민단체인 ‘열린사회북부시민회’ 등에서 주거 개·보수 관련 봉사를 해오다, 아예 2012년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았다. “좀 더 체계화된 봉사를 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올해 초 김 대표는 스스로 사회적기업을 포기하고 주식회사가 됐다. “이 분야에선 공공조달 일거리가 중요한데, 이를 수행하려면 공기관이 원하는 인력 구성을 해야 했어요. ‘취약 계층을 몇 명 이상 채용하면 일정량의 물량을 주는 식’이었죠. 그들을 뽑고, 교육과 훈련을 시켜 현장에 투입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오래가지도 않아요. 자세와 의지에서 문제를 보였죠. 업무 역량도 그렇고요. 건설업은 현장에서 융통성 있게 대처해야 할 일이 많거든요. 그런 식으론 운영이 안 되겠다 싶었죠.” 그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억지로 하는 게 줄어서 마음이 편해졌다”며 “앞으로도 취약 계층을 고용하고 어려운 사람 돕는 일을 계속할 계획이지만, 회사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하지 의무적인 틀에 맞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절박함 해소하러 나선 기업들, 절박함에 빠지다 주거 환경을 개선하거나 낡은 마을을 되살리는 사회적기업이 국내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08년 무렵. 문영록 한국주거복지협회 사무처장은 “기존 자활공동체가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기도 하고, 시민활동가들이 무너진 마을을 위해 뭉치기도 했다”고 했다. 이들의 미션은 ‘건설업을

[최태욱 기자의 ‘○○’] ‘옛것’을 매만지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고물(古物)’ 빌딩숲이 흉물로 보입니다. 휴가철이 다가오나 봅니다. 문득 이번 달 새로 개장했다는 리조트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경북 안동의 ‘고택(古宅)’ 리조트. 2012년 문화재 보존을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 ‘행복전통마을’이 유실 위기에 처한 문화재를 활용해 지었답니다. 옛것을 조물조물해 새 가치를 만드는 것, 사회적경제가 좋아하는 활동입니다. 2010년 말 등장한 ‘마인드디자인'(문화재청 예비 사회적기업)은 전통문화의 미학을 끄집어내 매력적인 상품으로 구현합니다. 목걸이, 팔찌, 손수건 같은 것입니다. 2012년 도봉구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수유화개’는 전통 수공예품의 가치를 새로이 느끼게 해줍니다. 공동체 복원을 위해 일하는 마을 기업들이 찾는 것도 사실 ‘옛것’입니다. ‘더불어 살던 동네 분위기’ 말입니다. 이를 위해 쓰러져가는 빈방을 마을 사랑방으로 바꾸고, 한데 모여 텃밭을 가꿉니다. 동네 엄마들은 돌아가면서 작은 카페 주인이 됩니다. 주스를 마시며 숙제를 하는 꼬마는 그 누구의 아이도 아닌, 마을의 자녀입니다. 전국 마을 기업 1000여 곳은 마치 고물상처럼 이젠 고물이 된 가치를 찾아 떠돕니다. ‘기능이 다했다’고 여겨지는 은퇴 어르신들은 어떻습니까. ‘인생 2막’이란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시니어의 재발견을 위한 노력이 활발합니다. 열정·노력에 적당한 운이 더해지면 빈병이 새 병 되는 ‘리사이클(Recycle)’이 아니라, ‘휘황찬란’ 유리 공예품이 되는 ‘업사이클(Upcycle)’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물을 ‘보물’로 만드는 묘약은 뭘까요. 어떤 걸 덧대야 시든 가치를 다시 활짝 피울 수 있을까요. 지난 2004년 알코올중독자를 중심으로 모인 경기도 안산의 한 재활사업단. 당장 할 수 있는 거라곤 파지나 공병을 줍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쉽지

대기업 계열사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청소업은 하찮은 직종” 편견 바꾸는 이들

나는 르포기자다 (1) 홈클리닝 업체 ‘인스케어코어’ 2009년 ‘함께일하는세상’이 인수 직원 80여명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나 월 1억5000만원 적자 시달리기도 현재 본사 직원의 60%는 취약계층 “고객님, 저희가 소파 틈새를 청소하던 중 흰개미를 발견했습니다. 동물을 기르기 때문인 듯합니다. 우선 청소기로 다 빨아들였습니다만, 추후에 외부 업체를 불러 살균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48평 고급 아파트. 홈클리닝 전문업체 ‘인스케어코어’의 임유택 팀장이 집주인 최제희(80)씨를 찾아 집안 환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집주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평소에 옷에 흰 물질이 묻어 있었는데 그게 흰개미일 줄 몰랐다”며 “가격이 조금 비싸도 신뢰감 있게 청소해주니 주변에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인스케어코어는 올해 22개 가맹점을 제외한 본사 매출만 10억원(예상)가량인 ‘알짜기업’이다. 월 최소 13만원을 내고 청소 관리를 받는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 수만 해도 1000명이 넘는다. 하지만 회사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특이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사회적기업의 계열사다. 이곳은 원래 웅진홈케어라는 대기업 계열사의 홈클리닝 사업부였지만 2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무너지기 직전까지 왔던 2009년, ‘함께일하는세상’이라는 청소용역 사회적기업에 전격 인수됐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청소업체가 사회적기업에 인수됐다는 사실로 회사 전체가 발칵 뒤집혔어요. ‘우리도 자활이나 청소 용역 업무를 맡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부터 ‘그래도 우선 1년은 지켜봐야지’ 등등 직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권기락 관리팀장이 입을 열었다. 그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인스케어코어에서 일한 터줏대감이다. 인수 당시, 함께일하는세상은 80여 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 승계하는 조건으로 웅진홈케어의 홈클리닝 사업부를 5000만원에

[최태욱 기자의 ‘○○’] 보여주기에 치중한 협동조합… 월드컵 축구 같은 결말 없기를

‘응원應援’ 우리의 월드컵은 ‘조기종영’했습니다. ‘새벽’응원도 끝났습니다. 밤잠과 맞바꾼 애국심. 결과는 초라합니다. 응원구호는 질타와 비난 구호로 바뀌었습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한 생태계와 시스템에 대한 응원보단, 4년에 한 번꼴로 외친 ‘대~한민국!’의 함성이 더 컸던 결과입니다. 지난 4년간 3번이나 감독이 바뀌며 우왕좌왕했던 대표팀. 진짜 응원은 그때 더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 월드컵 열기 못지않은 게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입니다. 응원의 손길이 점점 거세집니다. 전국 15개의 사회적기업 중간지원기관이 올해부턴 협동조합까지 품어 안으며 컨설팅, 교육, 홍보 등을 돕습니다.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의 ‘유통사업단’이나 서울시사회적경제네트워크의 ‘공공구매영업단’ 같은 것도 새로 생겨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제품의 판로 개척을 적극적으로 돕기도 합니다. 자율적으로 응원의 힘을 모은 곳도 있습니다. 공익활동가들의 처우 개선을 목표로 하는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이나 ‘피플앤프로보노 사회적협동조합’ 같은 곳입니다. 양광석 피플앤프로보노 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은 “비즈니스에서 어려움을 겪는 협동조합들을 응원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재능기부자 풀(Pool)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사회적 경제 기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진행되는 등 여·야가 한목소리로 법제화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로운 벌판에서 ‘악전고투’하던 1세대들 보기엔 ‘격세지감’이 생길 정도입니다. 분명히 응원 열기는 높고 제도도 많아졌는데, 사회적기업가들은 “정작 필요한 지원이 없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생태계와 시스템 구축보다 인건비 등 단기 성과(고용창출)가 눈에 보이는 지원 일색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오락가락 방향성도 문제랍니다. 협동조합 지원기관의 한 전문가는 “기획재정부에선 협동조합에 대한 직접 지원이 없다고 했는데, (소상공인전통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협업화지원사업’에선 1년에 400억원 넘는 돈을 협동조합에 지원한다”며 “이로 인해 돈만 보고 덤비는 협동조합이 늘고, 지원

외로운 바둑의 길… 후배들이 재능기부로 세상과 함께했으면

바둑기사들의 재능기부 ‘다면기’ 참가… 바둑 국가대표 감독 유창혁 ‘프로바둑 기사와 마주 앉을 기회.’ 바둑 애호가들에게 이보다 더 큰 영광은 없다. 이를 통해 좋은 일까지 한다면 ‘금상첨화’다. 오는 15일 서울 왕십리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개최되는 프로바둑 기사들의 ‘다면기’ 행사는 그런 취지로 마련됐다. ‘다면기’는 프로바둑 기사 한 명과 2인 이상의 바둑 애호가들이 대국을 벌이는 것.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이하 세스넷)가 주관하고, KB국민은행·외환은행 등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엔 조훈현·유창혁·양재호 등 국내를 대표하는 프로기사 50명이 재능기부로 나서며, 100여명의 아마추어 바둑인들도 동참한다. 행사 참가비(1인 10만원)와 기업 후원금, 바둑기사들의 소장품 경매 수익 등은 모두 사회적기업 육성과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지난 3일 세계대회 그랜드슬램 달성자(4대 메이저대회 우승)이자 현 바둑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있는 유창혁(48·사진) 9단을 만나 이번 행사의 의미를 물었다. ―프로바둑 기사들의 재능기부 활동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2009년 ‘세스넷’이란 곳을 알게 되면서 첫 행사가 열렸는데, 올해 세 번째다. 바둑기사들은 바둑문화 보급과 사회공헌 차원에서 갖가지 봉사에 참가하는데, 대부분 개인적인 활동이고 일회성에 그쳤다. 바둑이 개인적인 경기다 보니 개인 성적이 우선시되고 단합은 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우리 바둑은 지금 변화를 필요로 한다. 중국에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위협받으며, 1000만명에 육박했던 바둑 인구가 절반으로 줄 만큼 관심도 떨어졌다. 이 행사는 개인이 아닌 단체의 자격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재능기부를 할 기회라는 점이 특별하다.” ―행사 수익금을 사회적기업에 지원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몇 차례 기부나 자선활동을 했었지만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