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난치성질환의 날 걷기대회 지난 토요일, 청계천에서 열린 ‘희귀난치성질환의 날 기념 걷기대회’에서 열여덟 살의 진성선, 진은선 쌍둥이 자매를 만났다. 청계천도 처음이고 차를 탄 것도 처음이라는 자매는 “오늘 집에 늦게 돌아가면 좋겠다”며 잔뜩 기대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청계천에 꼭 한 번 와 보고 싶었거든요. 기대 많이 하고 왔는데 비가 와서 속상해요. 그래도 모처럼 나온 건데, 이것저것 다 보고 갈래요.” ‘저녁 늦게까지 실컷 놀고 싶다’는 모습은 영락없는 10대 여학생이다. 그러나 예쁘고 고운 얼굴과 달리, 두 자매의 팔다리는 너무 가늘고 힘이 없다. 자매가 앓고 있는 병은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인구 25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대표적 희귀난치성질환 중 하나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신경장애가 발생하고 근육이 위축되면서 점차 걷지 못하게 된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외출은커녕 일상생활도 어려워진다. 그렇지만 몸이 불편한 것, 생활이 불편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이다. “몸이 불편한 건 차라리 괜찮은데, 사람들의 시선이 제일 힘들어요. 오늘 아침에도 몇 번을 고민했어요. 분명히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쳐다볼 테니까요. 이런 행사를 통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겠지만, 조금씩 사람들의 인식과 시선이 나아지면, 따뜻해지면 좋겠어요.” 이처럼 희귀·난치성질환자의 자신감과 자존감 향상 및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주최), 한국 희귀·난치성질환협회(주관) 등이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정봉은 상무는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해 관심과 긍정적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행사 취지를 밝혔다. 시민들에게 쉽고 재미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