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실적, 아쉬운 상생

더나은미래팀이 선정한 2013 기업 사회공헌 10대 뉴스 ‘경제 민주화’와 ‘상생’은 새 정부의 국정 과제와 맞물려 올 한 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필두로 대기업 총수들의 신년사엔 ‘기업의 사회적책임’이란 키워드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만큼 2013년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 강조된 한 해였다. 이에 더나은미래가 지난 1년간 화두로 떠오른 기업 사회공헌의 10대 뉴스를 짚어봤다. 01 정부 눈치에 경쟁사 눈치… 기업 사회공헌 예산 쏠림현상 새 정부가 경제 재도약을 위한 키워드로 ‘경제 민주화’와 ‘맞춤형 고용·복지’를 선택하면서, 기업들은 올해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까지 교육 기부, 미소금융, 녹색성장에 쏠렸던 기업 사회공헌 예산이 현 정부 국정 과제에 맞춰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롯데·CJ 등 10개 그룹은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 정책에 맞춰 시간선택제 근로자 1만명을 뽑는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서민 살리기’와 ‘상생’이 강조되자 SK·KT·롯데백화점·금융권 등 전통시장으로 사회공헌을 집중하는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한편 부족한 복지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 부처별로 돌아가면서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를 소집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02 CEO들 “CSR, 지출 아닌 투자” 기업 내부 사회공헌 전담 강화 2013년 국내 대기업 CEO들 상당수가 CSR을 ‘지출이 아닌 투자’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더나은미래가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CEO를 대상으로 ‘CSR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CSR에 사용되는 비용을 ‘투자’라고 답했다. ‘임원급 CSR 전담부서가 있다’고 응답한 CEO도 77%에 달했다. 올해 초 국내 주요 15개 그룹은

“고액기부, 프러포즈하듯 이상대 충분히 알고 요청해야”

조 색스턴 nfp시너지 대표 작은 단체들, 기부자 모으려면 타깃·브랜드 가치 명확히 정해야 “모금시장이 포화됐다는 생각을 버려라. 기부를 끌어낼 방법은 언제나 있다.” NPO를 위한 연구컨설팅기업인 nfp시너지 조 색스턴(Joe Saxton·사진) 대표의 조언이다. 조 색스턴 대표는 영국 모금 컨설팅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 2~3일 한국NPO공동회의가 주최한 ‘2013 나눔문화선진화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그를 만났다. 고액·유산기부에 대한 비영리단체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듯, 첫날 콘퍼런스에만 500명이 참석했다. ―영국에서의 모금 트렌드는 어떻게 변해왔는가. “20~25년 전에는 다이렉트TV를 통해 광고했고, 15년 전에는 길거리모금을 통해 매년 60만명이 정기 기부를 하게 됐다. 길거리모금이 흔해지자, 이후엔 방문모금이 등장했다. 전화모금을 거쳐 최근에는 SNS나 문자모금이 많아지고 있다. TV나 인터넷보다 문자모금이 훨씬 더 쉽다. 최근 필리핀 하이옌 태풍피해 모금에서 문자모금으로만 150만파운드(약 26억원)가 모였다.” ―영국 자선단체들은 모금활동을 위한 마케팅·운영비에 몇 % 정도를 사용하는가.(우리나라는 기부금품 모집법상 모금액 대비 최고 15%까지만 쓸 수 있다) “제한이 없다. 99%를 행정비로 써도 된다는 뜻이다. 물론 모든 기부자는 내가 낸 돈의 100%가 프로그램 사업비로 쓰이기를 원한다. 하지만 행정비가 없는 단체가 정말 좋은 단체인가. 사무실도 없고, 기금을 잘 썼는지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특히 막 시작한 자선단체에 15%만 행정비로 쓰라는 건 너무 어려운 구조다. 정부가 ‘15% 룰’ 규제를 하게 되면, 자선단체의 성장을 막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기부자들이 자선단체를 잘 감시하라’고 얘기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컵트러스트(cup trust) 스캔들이 일어났다. 2000만파운드(350억)의 수입 중

[미래 Talk!] 이거 하나로 아이들 생명을 구한다고?

“페이스북 ‘좋아요’는 생명을 구하지 않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것은 기부입니다. 49크로나(약 8000원)로 12명의 소아마비 아이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올해 4월 유니세프 스웨덴에서 제작한 ‘좋아요’는 생명을 구하지 않는다'(Likes Don’t Save Lives) 영상의 주제 문구입니다. 이 영상은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한 캠페인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효과가 있지만, 온라인을 통한 공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SNS 캠페인에만 호응하고, 실제 참여에는 무관심한 경향을 가리켜 ‘슬랙티비즘'(Slacktivism·소심하고 게으른 저항 방식)이라 표현합니다. 최근 한국 NGO에서도 SNS 캠페인을 통한 네티즌의 반응을 어떻게 실질적 참여로 연결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아대책은 올해 3월 식수 개발 사업 ‘1리터의 생명’ 캠페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이 영상은 8월 미국 인터넷 신문 매체 허핑턴포스트(Huffington Post)에 소개되면서 100만건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모금액은 약 5000만원에 불과해 목표치 10억원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SNS를 통한 이슈 확산이 직접적인 모금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죠. 세이브더칠드런도 작년 ‘참 쉬운 기부-빨간 염소 래퍼’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약 13만5000건을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는데요. ‘즐거운 기부’라는 메시지를 넘어 이를 오프라인 모금으로까지 끌어내기 위한 시너지를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네티즌의 공감을 유도하는 것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평소에 네티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단체의 취지를 이해시키고, 모금 시스템, 예산 집행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봐야 할 지점입니다. SNS를 통한 NGO들의 캠페인이 ‘찻잔 속의

[박란희 편집장의 선진 NGO 견학] ② 전문성·역량 갖춘 지원 조직… 이들이 많을수록 비영리단체도 성장

[박란희 편집장의선진 NGO 견학] ② NPO를 위한 중간 지원 기관 비영리단체 지원하는 카프… 교육과 리서치, 캠페인 통해 시민사회 성장시키는 역할 NPO 연합해 모니터링 하고 책임 있는 기업에 투자 권유 비영리단체 전체의 생태계 키우고자 하는 노력 보여줘 NPO(비영리단체)를 지원하는 NPO. 지난달 24일 방문한 카프(CAF·Charities Aid Foundaiton)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카프의 역사는 80년에 달한다. 카프은행을 운영하고, 소셜벤처 투자를 하며, 비영리단체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원은 500여명에 달하고, 연간 1조원 이상의 사업을 벌인다. 컨설팅 그룹을 10개 운영하며, 9개국에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다. 에이미 클라크 자문팀장은 “우리의 파트너는 대기업, 고액기부자, 비영리단체들”이라며 “교육과 리서치, 캠페인 등을 통해 시민사회와 제3 섹터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기브 잇 백 조지(Give it Back, George·돌려줘 조지)’ 프로젝트는 최근 카프에서 벌인 대표적 캠페인이다. 작년 3월, 영국 정부는 자선단체에 기부할 경우 제공해왔던 소득세 감면 혜택(Gift Aid)에 대해 한도액을 정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고액 기부자들의 기부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반발이 제기됐다. 국제정책 캠페인팀 아담 피커링씨는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보니, 7%의 고액 기부자들이 영국 기부액의 45%나 되는 돈을 기부하고 있으며, 기부자들에게 여론조사를 해봤더니 이번 발표로 인해 기부금이 5억파운드(약 8500억)나 줄어드는 걸 알 수 있었다”며 “7번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18차례나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정부 부처 장관들과 10차례 미팅을 가졌으며, 1161개 비영리단체들의 서명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이번 정책을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뿐 아니다. 카프는 기부에

[박란희 편집장의 선진 NGO 견학] ①영국의 과학적 모금 현황

기부도 이젠 통계와 포트폴리오, 전략의 승부 자선단체 16만개 경쟁 치열 정부 지원금 줄어들면서 통계와 연구자료 바탕으로 모금별… 연 수입 6400억원 옥스팜 후원 중단 비율 줄이기 주력 비영리 전문 컨설팅회사는 비용 대비 모금액 가장 높은 유산 기부 주목, 연구 진행 영국의 자선단체 수는 16만개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비영리민간단체 1만889개(안행부 등록)의 16배다. 자선단체의 역사도 깊다. 영국 옥스팜은 70년 역사를, 세이브더칠드런은 94년 역사를 지닌다. 옥스팜(Oxfam), 캔서리서치UK(Cancer Research UK), 브리티시 하트 파운데이션(British Heart Foundation) 등 자선단체가 운영하는 채리티숍이 영국 전역에 20만개로, 1년에 모으는 돈은 130억파운드(약 22조원)다. 영국 자선단체는 어떤 생태계로 움직이고 있을까. 기부와 나눔이 일상화된 나라 영국을 만든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9월 말 한국NPO공동회의가 진행한 6박8일의 ‘2013 영국NPO해외연수:모금마케팅 및 국제개발협력’ 연수를 동행 취재했다. 이번 연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24개 국내 비영리단체들이 함께했다. 편집자 주 지난달 25일, 영국의 대표적인 NGO인 옥스팜 영국 본부 사무실에 들어서자 일행들 사이에선 “와아~” 하는 탄성 소리가 들렸다. 700명이 근무하는 3층짜리 건물은 외벽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통유리와 햇살이 내리쬐는 아늑한 건물, ‘이곳이 비영리단체 사무실이 맞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1942년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공격에서 탈출한 그리스인을 돕기 위해 시작된 옥스팜. 현재 옥스팜 영국의 수입은 3억6790만파운드(약 6400억원)이다. 후원자 수는 50만명으로, 옥스팜에서 운영하는 채리티숍은 700개가 넘는다. 채리티숍 수익금은 전체 수입의 22%, 개인 기부와 유산 기부 등이 25%를 차지한다(나머지 44%는 정부 및 자선재단 보조금). 참고로, 우리나라 비영리단체

“성공하면 기부하겠다 하지 말고, 일상적으로 나누세요”

김만덕상 받은 여성 CEO, 송경애 SM C&C 대표 여성 CEO 최초로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결혼기념일·생일 등 기쁜 일 생기면 나눠 기부는 용기이자 습관… 내게 주는 선물 같아 1987년 스물다섯에 자본금 250만원으로 시작한 비티앤아이(BT&I)를 2600억원대 항공권을 판매하는 기업체 전문여행사로 키워낸 송경애(51·사진) SM C&C 대표. 비티앤아이는 최근 SM 계열사인 SM C&C에 흡수합병돼, 송 대표는 기업체 고객과 함께 한류스타들을 위한 행사와 투어, 해외촬영 지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송 대표는 ‘나눔’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사이자 여성 CEO로는 처음으로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다. 결혼기념일, 회사 20주년 기념일, 생일 등 기념일마다 기부하는 것으로 유명해, 별명이 ‘날마다 기부하는 여자’다. 송 대표는 최근 기부의 일상화에 기여한 공으로 김만덕상을 수상했다. “저는 그냥 기쁜 날에 맞춰 기부합니다. 작년에 아들이 스무 살이 됐을 때 뭘 할까 고민하다가 컴패션을 소개받아 해외 아동 20명을 돕기로 했죠. 한 달에 90만원인데, 우선 제 이름으로 하고 나중에 아들한테 넘길 거예요. 기부는 용기이고 습관이고, 저한테 주는 선물입니다. 누구를 불쌍히 여겨서 하는 건 아니에요.” 송 대표는 “기부(Give)는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지만, 나눔(Share)은 공유하는 것”이라며 “기부보다는 나눔이라는 말을 더 많이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송 대표의 나눔 뿌리는 어린 시절 자란 미국에서부터 싹텄다고 한다. 고교 시절, 아버지와 함께 150달러를 내고 저녁을 먹는 자선파티에 많이 참여했는데 자연스럽게 ‘아~ 남을 도와야 하는구나’라는

[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⑥ “나누려는 마음 있으면 다 돼… 주저말고 나서야”

책임 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6>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 100만원에서 시작한 나눔 2008년엔 부산지역 최초로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해 나눔은 여유보다 마음… 몽골에서 지하수 팔 땐 외상으로 기계 사서 보내 앞으로 아프리카에도 물 공급 더 해주고 싶어 작년부턴 사회복지사에 賞 임직원들은 명절 때마다 이웃 찾아가 생필품 전달해 인터뷰를 위해 기다리는 동안, 회장실 밖으로 커다란 경상도 사투리가 들려왔다. 보고를 마치고 나오는 직원은 양팔 가득 자료를 끼고 있었다. 남성복’인디안’을 비롯해 여성복 ‘올리비아 로렌’, 영캐주얼 브랜드 ‘NII’ 등 10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패션 기업 세정그룹 박순호(67) 회장과 인터뷰할 시간은 딱 1시간. 본사가 부산에 있다 보니 서울지사에 올 때는 빽빽한 스케줄이 밀려 있다고 했다. “출근하자마자 아직 화장실도 못 갔습니다.” 첫인사로 악수를 청하는 그의 손은 거칠고 투박했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13개 계열사에 종업원 6000명, 연매출 1조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을 키워낸 40년 역사가 손에 담겨 있었다. 자연스레 사업 이야기가 시작됐다. “경남 함안의 시골에서 자랐는데, 모두가 어려웠던 시대를 지내며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산의 한 지역 시장에서, 장사가 안 돼 문 닫은 건물 2층을 뜯어내고 공장을 차렸다. 74년에 창업한 이후 큰 위기가 세 번 있었다. 가장 어려웠을 때는 1988년 무렵, 재래시장의 도매상을 정리하고 대리점 체제로 유통방식을 바꿀 때였다. 2년 넘게 고민해서 내놓은 안이었으나, ‘재래시장에 물량이 없어서 못 파는데 무슨 짓이냐’ ‘너무 위험하다’고 다 반대했다.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며 크게 성공했다.” 박

[라이벌 기업 CSR 열전] ② 매출은 2배 차이… 기부금 증가율은 1000배 차이?

라이벌 기업 CSR 열전<2> 자라 vs. 유니클로 작년 유니클로 10억원 기부 사회공헌 전담팀 운영하고 국내 비영리단체와 교류도 자라는 4년째 기부금 0원 전담인력·사회공헌 없어 바야흐로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시대다. 갭(Gap), 자라(ZARA), 유니클로(UNIQLO), 에이치앤엠(H&M) 등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들은 1~2주마다 저렴한 가격의 신상품을 내놓으며, 패션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반응도 뜨겁다. 2008년 국내 SPA 브랜드의 시장 규모는 약 5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3조원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매출액도 무려 60% 증가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한국 시장에서 고속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의 사회공헌 현황은 어떨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국내 매출 1, 2위를 다투는 유니클로와 자라의 기부금 및 사회공헌 활동을 비교했다. ◇국내 기부금 내역… 유니클로 10억, 자라는 ‘0원’ 지난 4년간 유니클로와 자라의 국내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유니클로의 매출액은 2009년 1226억원에서 2012년 5049억원으로 약 4배(411%)가량으로 성장했고, 자라는 799억원에서 2038억원으로 약 2.5배(255%)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에도 이 브랜드들의 기부금은 2009년 0원을 기록했다. 두 브랜드의 국내 기부 내역은 2010년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니클로는 2010년 기부금 100만원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11년엔 5452만원, 2012년에는 10억1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금액을 크게 늘려왔다. 3년 새 1000배 이상 늘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CSR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기업 내부에 생겨나면서, 2011년부터 CSR 활동을 본격적으로 가속했고, 동시에 기부금과 사회공헌 활동이 대폭 확대됐다”고 말했다. 반면 자라리테일코리아(이하 자라)는 같은 기간 2.5배의 매출 증가를 보였음에도 4년째 기부금이

1살 기부 여든까지… 벌써 1000번째 아이가 참여했어요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생애첫기부’ 캠페인 벌인 지 5년째 돌잔치 대신 기부하니 총 6억1500만원 모여 기부자의 재능기부로 기념사진 찍어줬더니 SNS로 퍼져 참여 늘고 자연스레 나눔 계속해 지난 13일, 서울시 명동 가톨릭회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서는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아이의 돌·생일잔치 대신 기부를 선택하는 ‘생애첫기부’ 캠페인에 참여한 1000번째 가족 탄생을 축하하는 기념식이었다. 임지환(36)·민지혜(36) 부부가 첫째 딸 서연(4)의 생일을 맞이해 백혈병·희귀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또래 아이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 부부는 지난해 12월, 순산한 둘째 아들 진욱군의 이름으로도 ‘생애첫기부’를 결정했다. 민지혜씨는 “임신한 후 계속된 출혈, 유산될지도 모른다는 통보 등 힘든 과정을 거쳤다”면서 “난치병을 앓고 있는 자식을 둔 부모의 심정이 공감되어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생애첫기부’ 운동을 벌인 지 5년째. 지금까지 1000가족이 참여하면서 기부금이 총 6억1500만원 모였다. 한 부인이 아이의 돌반지 7개를 내밀며 좋은 곳에 써달라고 요청한 게 계기였다. 2008년 14가족이 2040만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엔 33가족(3138만원), 2010년엔 55가족(4388만원), 지난해에는 400가족이 2억1971만원을 기탁하는 등 매년 약 2배가량 성장세를 보였다. 캠페인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캠페인에 참여하는 부부들의 니즈(needs)를 잘 살핀 것이다. 먼저, 돌잔치 대신 기부를 하다 보니 정작 아이들은 변변한 돌사진조차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무실 한편 공간에 사방으로 스크린을 4개 설치해 사진 촬영 시, 간편하게 스튜디오로 변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모금팀 정문선 간사는 “처음엔 기록 차원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최대한 멋지게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생애첫기부’ 기념사진이 부모들의

모금방법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 누적액 6277만원 넘어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참사 그 후 아름다운가게·더나은미래 공동기획시리즈 <4·끝>당신의 옷은 떳떳합니까 5월 20일부터 시작된 아름다운가게의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붕괴지원 긴급지원 모금’이 초기 모금 목표액인 5000만원을 넘었다. 7월 4일까지의 총 누적 모금액은 6277만원에 달한다. 온·오프라인 창구를 포함하여 일반 개인들이 낸 기부금은 2150만원 정도. 총 모금액의 3분의 1이나 됐다. 한 유치원에서는 원생과 학부모 120여명이 자발적으로 아나바다 행사를 진행해 모은 60여만원을 기부했다.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패밀리세일(www.famsale.com)은 5월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개최한 1차 벼룩시장을 통해 100여만원을 기부한 데 이어, 6월 29일 2차 벼룩시장을 열고 200만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기부한 2032만원을 비롯해 총 3300만원가량의 기업 모금이 이뤄졌다. 아름다운가게에서는 오는 10일부터 아름다운가게 안국매장에서 선착순 100명을 대상으로 잘 입지 않는 ‘메이드 인 방글라데시(Made in Bangladesh)’의류를 기증하거나 1만원을 기부하면 ‘메이드 포 방글라데시(Made for Bangladesh)’라고 적힌 모금 캠페인용 홍보 티셔츠를 선물로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한편, 아름다운가게는 이달 말일까지 모금을 통해 조성된 2차 지원금을 현지에 전달할 예정이다. 2차 지원금은 취업이 힘든 피해자를 대상으로 일자리 및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데 지원된다. 주선영 더나은미래 기자

5000억 매출 명품 브랜드, 사회책임의 품격은?

명품 브랜드들의 ‘알뜰한’ 기부 사회공헌 양극화 현상 루이비통, 내역 공개 거부 구찌는 기부 4배 늘려 오메가·페라가모 불가리·펜디 등 4곳 작년 기부금 0원 국내에선 공헌 안 하면서 해외에선 우수 CSR로 인정받는 브랜드도 있어 ‘명품의 두 얼굴. 한국인은 봉인가 VIP인가(2012년 8월)”외국계기업 나눔엔 짠 손…(2012년 11월)’ 지난해 해외 명품 브랜드 업체의 기부실태를 고발하는 기사는 연일 화제였다. 1년이 지난 지금, 과연 명품 브랜드 업체의 사회적 책임은 얼마나 향상됐을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기부금 내역 및 명품 브랜드 업체의 사회공헌 활동 실태를 알아봤다. 취재 결과, 명품 브랜드 업체의 사회공헌 활동에는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었다. ◇사회책임 회피하는 루이비통 VS. 장기적인 국내 사회공헌 벌이는 구찌 작년 11월 13일, 루이비통코리아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조직을 변경했다. 유한회사는 공개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지 않기에 불특정 다수에 대한 ‘공시의무’가 없다. 재무제표를 공개할 필요도 없고, 회계 감사 또한 의무사항이 아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루이비통코리아의 연매출과 수익, 주요 주주의 배당금, 기부금 내역 등은 아예 확인이 불가능하다. 루이비통코리아는 2011년 기준 4974억원 매출과 575억원의 영업이익, 4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기부금은 2억1100만원이었다. 그해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루이비통코리아는 프랑스 본사인 루이비통-모에 헤네시(LVMH) 그룹에 당기순이익의 약 89%인 400억원을 중간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루이비통코리아 관계자는 유한회사로 전환하게 된 이유에 대해 “글로벌 본사에서 지침이 내려왔다”고 답했다. 작년 기부금 내역 공개 및 국내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한편 구찌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2825억으로 전년도에 비해 약 130억원 줄었음에도

[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③ “일자리 창출·나눔 실천하려면 기업부터 잘 돌아가야죠”

[책임 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3> 최신원 SKC 회장 10년 동안 20억원 기부… 이웃 돕던 가족들 보며 어릴 적부터 나눔 배웠죠 사업장서 바비큐 파티 때 모금함 마련해 놓고 직원들 격려·소통하면서 기부 공감대 만들었어요 “사진만 찍는 봉사? 받는 사람들 얼굴 보면 대충대충 할 수 없어요” SKC 최신원(61) 회장을 만난 3일, 신문에는 ‘경제 민주화 법안 대거 통과’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1000억원 기부’ 소식이 나란히 실렸다. 민감한 질문 대신 “차 한잔 마시자”던 최 회장은 두 가지 소식을 묻자,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정몽구 회장이 사회적으로 기부한 건 높이 평가해줘야 해. 약속을 지켰고…. 잘한 것에 대해 손뼉을 쳐야지. (가나의 빵 공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있으니까 주는 거 아냐. 없으면 이렇게 나눠줄 수 있겠어? 기업이 잘 돌아가야 일자리도 만들어져. 일자리 창출이 바로 나눔이야. 여유를 가져야 해. 해외에선 다 우리나라 기업의 성공 비결 배우러 오는데….” 최 회장은 “인터뷰 서두르지 말고 이거나 먹고 하자”며 보라색 비비빅 아이스크림을 꺼내왔다. 밖은 30도가 넘는 무더위였다. 함께 비비빅을 먹으니, 우습기도 하고 마음이 편해졌다. 인터뷰는 자연스레 ‘나눔’ 이야기로 시작됐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등과 달리, 우리나라 대기업 오너들은 기업 돈으로 기부하지 개인 차원의 기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단골로 지적된다. 10년 동안 20억원가까운 돈을, 매년 1억원이 넘는 개인 돈을 기부한 이유는 뭔가.   “경기도 수원 화성이 내 고향인데, 어릴 적 할아버지는 300가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