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ESG ETF 펀드, 기후위기 분야에 쏠림 심화”

현재 운용 중인 ESG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중 UN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상품이 절반에도 못미치는 약 41%로 확인됐다. 또한 SDGs에 기여하는 ESG ETF 안에서도 기후위기 대응 펀드가 3분의 2에 달하고, 총 17가지 목표 가운데 빈곤 종식(1번) 등 6개 목표에 기여하는 ETF는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현지 시각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ESG ETF의 SDGs 관련성 분석 결과를 담은 홈페이지 ‘내일의 세계를 위해 투자하기(Investing for Tomorrow’s World)’를 런칭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홈페이지에 담긴 분석은 공개된 ESG ETF와 관련 정보를 UNCTAD와 ETF 분석 플랫폼인 트랙인사이트(TrackInsight), 임팩트투자사 컨서(Conser)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ESG ETF는 지난해 4분기 기준 552개로, 1745억 달러(약 194조 8292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SDGs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ESG ETF는 약 200개로, 전체의 41% 수준으로 나타났다. SDGs 쏠림 현상도 강하게 나타났다. 현재 총 491억 달러(약 54조 8005억원) 규모의 ETF 155개가 ‘기후 위기 대응(13번)’을 목표로 운용 중이다. 그 다음으로 ‘적정한 가격의 깨끗한 에너지(7번)’를 목표로 하는 펀드가 18개, ‘성평등(5번)’에 기여하는 펀드가 13개였다. ESG ETF에서 소외된 목표도 있었다. UNCTAD 조사에 따르면, ▲빈곤 종식(1번) ▲질병 퇴치와 보건 증진(3번) ▲불평등 해소(10번) ▲지속가능한 생태계 이용(15번) ▲평화·정의·강력한 제도(16번) ▲SDGs 달성을 위한 파트너십(17번) 등 6개 목표에 관여하는 ETF는 없었다. 한편 ‘깨끗한 물과 위생(6번)’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12번)’에 기여하는 펀드도 각 2개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을 통해 ‘그린 워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셉

바이든, 취임 첫 업무로 ‘ESG’ 택했다… ‘재무이익 최우선’ 연금 정책 손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 시각) 취임 이후 첫 행보로 ‘ESG’를 택했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한 미국 노동부의 은퇴연금(401(k)) 법안도 전면 재검토한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은퇴연금 운용 수탁자 책임으로 ‘재무 이익 최우선’을 명시한 해당 법안 개정안을 추진했고, 지난 12일 발효됐다. 개정안 추진 당시 재무적 이익을 희생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적인 ESG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은퇴연금 개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집무 시작 직후 서명한 행정명령 중 하나인 ‘공중 보건과 환경 보호 및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과학의 회복(Protecting Public Health and the Environment and Restoring Science to Tackle the Climate Crisis)’에 따라 이뤄질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행정명령을 국정 운영의 목표로 공표하고 “각 정부 기관, 주 정부 제도 등이 이와 같은 정부 목표에 부합하는지 전면 재검토하고 이와 같은 국정 운영에 대해 널리 공표할 적합한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라”고 했다. 더불어 “국정 운영 목표에 맞지 않는 법제도가 있다면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미국 CNBC 등 보도에 따르면 이번 행정조치는 ‘ESG 중심 국정 운영’을 천명한 바이든 정부의 원칙과 맞닿아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 ESG 관계자들은 즉각 환영 성명을 내고 지지를 표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투자 포럼인 US SIF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조치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노동부가 즉시 제도를 점검하고 어떤 ESG 원칙에 입각해 운용할 것인지를 공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US SIF를

[글로벌이슈] ESG 투자 나선 일본 종교계

일본 선사 도쿠운인이 도쿄대가 발행한 ESG채권 구매에 나서면서 종교계의 ESG투자 참여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달 초 일본 도쿄도 아키루시에 위치한 선사 도쿠운인이 도쿄대가 발행하는 ESG채권 ‘도쿄대 FSI’에 투자자로 나섰다고 밝혔다. 도쿄대 FSI채권은 지난해 10월 16일 도쿄대가 학교법인 설립 사상 최초로 발행한 ESG채권으로 ‘제1회 국립도쿄대학법인도쿄대학채권’이라고도 불린다. 당시 도쿄대는 채권 발행 목표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연구하고, 안전·스마트·포용 원칙에 맞는 캠퍼스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채권 규모는 200억엔 (약 2000억원)이며 이율은 0.823%, 회수일은 2060년 3월 19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야마모토 유잔 도쿠운인 주지는 “장기 저축으로 적정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시대에 신도들이 낸 돈을 예적금으로만 보유하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걱정이 있었다”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면서도 종교 후원금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곳에 쓸 수 있어 이번 ESG채권 구매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도쿠운인은 이번 ESG채권 구매로 인한 수익을 장기적인 선사 유지보수 등에 쓸 계획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도쿠운인과 같이 ESG투자에 나서는 종교 단체가 최근 2년 사이 일본에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일본에서 ESG투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주요 투자처로 부상한 영향이 크다. 2020년 일본 ESG채권 발행 총액은 2조1800억엔(약 21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68% 증가했다. 특히 인구 감소로 종교법인 신도 수가 줄면서 종교 단체들이 경영난에 빠졌다는 점도 종교계가 투자에 뛰어든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본 정부통계종합창구(e-Stat)에 따르면, 2019년 일본 전체 종교 법인 등록 신도·교인 수는

김민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업본부장
[논문 읽어주는 김교수] ESG의 배신

새해를 맞아 기업들 저마다 주요 경영방침을 선언하고 있다. 이중 눈에 띄는 공통적인 단어 중 하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ESG는 2006년 UN PRI(유엔 책임투자원칙)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된 용어로, 투자 시 수익성 등 재무적인 성과 이외에 피투자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 및 연기금, 블랙록과 같은 해외 투자기관으로부터 시작된 ESG에 대한 강조는 한국도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 등 금융권은 일찌감치 ESG 전담조직을 만들고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건설의 경우 ‘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여 ESG를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밝히는 등 주요 건설사들도 ESG를 올해의 주요 키워드로 꼽고 있다. 투자자 및 기업이 ESG를 강조하다 보니 이들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계, 법무법인들도 앞다투어 ESG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ESG 펀드 규모 또한 매년 커지고 있는데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펀드의 규모가 45조 달러(약 5경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향후 20년간 20조 달러가 신규로 ESG 펀드에 유입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이 ESG 경영을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투자관점에서 볼 때 장기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환경보호에 대한 노력, 사회에 대한 관심, 건강한 지배구조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수조건이며, 회사의 존망을 결정하는 요소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ESG 경영이 기업에 실제로 도움이 될까? ESG가 중요하고, 필요하며, 도움이 된다고 하고 있고 기업들은 ESG를 잘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설명은 좀 다르다. UN PRI

모든 코스피 상장 기업에 ESG 공시 의무화한다

코스피 상장 기업에 대한 ESG정보공개 의무화가 추진된다. 자율공시 권고를 시작으로 2025년부터는 일정규모 이상 상장 기업 대상 의무화가 시행되고, 2030년에는 모든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으로 확대된다. 14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 등이 참여한 기업공시제도 개선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ESG 등 비재무적 요소를 감안한 책임투자가 확대되면서 매년 100여곳의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나 한국거래소에 이를 공시하는 기업은 2019년 기준 20개사에 불과했다”라며 “ESG 공시 의무 확대를 통해 책임투자 확대의 제도적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달 한국거래소를 통해 ESG 정보 공개 가이던스를 발표할 계획이다. 가이던스에는 ▲ESG 정보 공개 일반 원칙 ▲산업별·절차별 우수사례 공시지표 국제표준(GRI, WFE 등)과 작성 절차 등이 포함된다. 다만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전체 코스피 상장사 대상 기업지배구조 보고 의무화는 오는 2026년으로 미뤄졌다. 금융위 측은 “기업부담을 감안하여 2022년에 자산총액 1조원 이상 기업, 2024년에 5천억원 이상 기업 대상으로 단계적 확대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금융위는 2016년 도입해 올해 5년차를 맞는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에도 ESG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성과를 점검하고 ESG 관련 수탁자(운용사) 책임을 명시하도록 제도를 개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 개정 없이 추진할 수 있는 과제는 신속히 추진하고 법률 및 시행령 개정은 올해 3분기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SK하이닉스, 1조원 규모 그린본드 발행…ESG 경영 속도 낸다

SK하이닉스가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약 1조원 규모의 그린본드(Green Bond)를 발행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가속화 한다. 14일 SK하이닉스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10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그린본드는 친환경 사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용으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으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 가운데 그린본드를 발행한 곳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이번 그린본드 발행에는 전 세계 230여 개 기관 투자자로부터 54억 달러의 주문이 몰렸다. 이 때문에 당초 계획했던 발행 규모를 5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두 배 늘렸다.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 발행으로 마련한 재원을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성이 매우 높은 물관리를 위해 신규 최첨단 폐수 처리장 건설과 용수재활용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IT 산업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저전력 SSD’ 개발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장혁준 SK하이닉스 재무담당 부사장은 “글로벌 그린본드의 성공적인 발행은 RE100 가입을 포함한 적극적인 친환경 행보를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결과”라며 “EV(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SV(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카카오, ESG 위원회 신설… 위원장에 김범수 의장

카카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한다. 카카오는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카카오의 ESG위원회는 지속가능경영 전략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이에 따른 성과와 문제점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ESG 경영 현황과 성과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위원장은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맡고, 사외이사인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교수가 위원회에 참가한다. 이날 카카오는 기업지배구조헌장도 제정해 공표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에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이해관계자 ▲시장에 의한 경영 감시 등 5개 영역의 운영 방향이 담겼다. 또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이사회 감독 아래 경영진이 책임 경영을 수행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해 나가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국내 7社 ESG등급 하향 조정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한화솔루션, 효성 등 국내 7개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KCGS는 ESG등급위원회를 개최해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기업 활동으로 확인된 ESG 위험요소를 반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등급 조정에서 ▲CJ대한통운 ▲포스코 ▲한온시스템 등 3개사는 S(사회) 부문, ▲한화솔루션 ▲효성 ▲애경산업 ▲한익스프레스 등 4개사는 G(거버넌스) 부문 등급이 하락했다. 환경 부문 등급이 조정된 기업은 없었다. 세부 등급이 조정되면서 ESG 통합 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한온시스템, 한화솔루션, 효성 등이다. 세부적으로 한화솔루션은 관계사인 한익스프레스에 대한 부당지원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57억원 처분을 받은 점 등을 이유로 통합 등급이 A에서 B+로 하락했다. 부당지원을 받은 한익스프레스 역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73억원을 부과받은 사실이 반영되면서 G 부문 등급이 C에서 D로 낮아졌다. 포스코와 CJ대한통운은 근로자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점이 반영돼 S 부문 등급이 각각 B+에서 B로 하락했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관행적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 제재를 받은 점에서 S 부문이 B+에서 B로 하락했고, 통합 등급도 B+에서 B로 조정됐다. 효성은 조현준 그룹 회장이 대법원으로부터 횡령 혐의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이 반영돼 통합 등급이 A에서 B+로 하향 조정됐다. 애경산업은 이윤규 전 대표가 징역형을 받은 사실이 반영돼 G 부문 등급이 B+에서 B로 낮아졌다. KCGS는 기업지배구조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조사·평가를 수행기관으로, 매년 국내 900여 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ESG 등급을 발표하고 있다. 등급은 S, A+, A, B+, B, C, D 등 7개로 나뉜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Why ESG] ⑤’게임의 룰’이 바뀐다 <끝>

영국을 비롯해 일본과 한국의 스튜어드십 코드에는 제정 목적이 뚜렷하게 명시돼 있다. 투자 대상 회사의 중장기적 가치 제고,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2010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최초 도입한 영국은 2019년 10월 개정안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투자 대상 회사의 ESG (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요소를 고려한 장기적 투자를 요구하는 내용을 새롭게 추가했다. 일본도 같은 내용을 지난해 3월 반영했다. 그만큼 수탁자 책임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ESG 부분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ESG 요소를 명시적으로 반영한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SG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논의가 투자 사슬에 초점을 맞추면서 새롭게 등장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두드러지는 ESG에 대한 논의 역시 현 자본주의에서 투자자가 해오던 재무성과 위주의 단기주의 투자(short-terminism)에 대한 경각심과 아울러 투자자들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함께 증가한 결과다. 현재 많은 이해관계자는 ESG를 고려한 장기투자와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변화(change)하는 것을 넘어 전환(transformation)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에서 글로벌 지속가능성 서비스를 책임지는 피터 레이시(Peter Lacy)는 지난 2012년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실행격차(execution gap)’와 ‘변환격차(transitional gap)’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실행격차’를 좁히는 일은 파리기후협정에 의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나 개별 기업들이 설정한 전략적 목표와 같이 확립된 목표를 향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룩하는 것이다. 물론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한다. ‘변환격차’를 해소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수준의 시스템에 대한 제고와 함께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새로운 방식으로

[Why ESG] ④앞서가는 일본의 ESG 논의

UN PRI(책임투자원칙기구)가 발간한 ‘21세기 수탁자 책임’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 정부가 ESG 요소를 고려한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세계 50대 경제 대국에서 시행 중인 정책만 500개에 달한다. 영국을 비롯해 EU 국가들은 ‘스튜어드십 코드’와 ‘기업지배구조 코드’의 도입을 통해 기존의 투자 관행을 변혁하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정책적인 부분뿐 아니라 투자 사슬 내에서 ESG와 이에 기반을 둔 장기 투자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3년 7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쟁력과 인센티브: 기업과 투자자 간의 우호적인 관계 구축’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2014년 8월 최종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프로젝트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벌어지던 논의들을 일본의 맥락에서 살펴보는 게 목적이었다. 단기주의 극복, 기업 지배구조 강화, 기업과 투자자 간의 대화 강화, 기업공개와 보고의 개선, 비재무정보의 역할 등에 관한 논의였다. 프로젝트를 위해 일본 내 자산가와 자산운용사, 자산생산자들이 모여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총 16차례의 총회와 하위 3개 분과에 대한 회의를 수차례 진행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기업과 투자자가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기업과 투자자가 ‘공통의 언어(common language)’에 기반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6년에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장기적 투자(ESG 요소와 무형 자산을 고려하는 투자)’ 스터디 그룹을 조직해 2017년 5월 ‘협력적 가치 창출을 위한

[Why ESG] ③기업의 ‘설명책임’이 확대된다

투자자들이 ESG에 관심을 가지면서 투자 대상인 기업들도 다양한 보고서를 통해 ESG 공개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대부분 ESG 정보공개가 법제화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기업들은 외부의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ESG 성과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달 발간된 ‘KPMG 글로벌 지속가능성보고 트렌드 보고서 2020’에 따르면, 2020년 6월 기준 글로벌 250대 기업의 96%, 국가별 100대 기업(총 5200개 기업)의 78%가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00대 기업 중 78개 기업이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하고 있고 일본과 멕시코, 그리고 유럽의 몇몇 나라를 포함한 총 14개국은 100대 기업들이 모두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내고 있다. KPMG가 글로벌 지속가능성보고서 트렌드 조사를 처음 했을 때인 1993년에는 국가별 100대 기업 중 평균 12% 정도가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을 포함한 정보 이용자들은 ESG 성과 정보에 대한 비교가능성이 너무 떨어지고, 기업들도 실제로 중요한 이슈를 담기보다는 보여주고 싶은 내용만 선별해서 보고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SG 성과를 등급(rating)과 순위(ranking)로 평가하는 기관은 전 세계적으로 100개가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로배코샘(RobecoSAM)의 ‘CSA’(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기업 지속가능성 평가)와 전 세계 금융투자기관에 기업의 환경 정보를 평가해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이자 평가 지수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탄소 정보공개 프로젝트)가 가장 유명하지만 다른 국가들에서는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의 ‘ESG Risk Ratings’,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ESG Ratings’,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의 ‘Quality Score’ 등도 지명도가 높다. ESG 평가가 이렇게 많은 건 그만큼 투자자들이 활용을 많이 하고 있다는

[Why ESG] ②투자자들에게 ESG는 ‘새로운 기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투자 활동. 둘의 연계가 본격화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주류 투자는 전통적으로 환경이나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고, 다만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SRI)라고 하는 것이 주변에서 일부 벌어지고 있었다. 주로 윤리적인 이유로 특정 산업이나 특정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정도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주류 투자의 관행은 결국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업들의 노력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했다. 그러던 2004년, 당시 UN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이 전 세계 주요 자산소유자(Asset Owner)들과 함께 전 지구적인 지속가능성을 위한 자산 소유자들의 역할을 촉구하는 ‘Who Cares Wins’라는 문서를 작성하면서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ESG라는 신조어를 등장시킨 ‘Who Cares Wins’는 이듬해인 2005년 ‘UN Principle of Responsible Investment(PRI)’로 이어지게 된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도 있었지만, PRI는 지속적으로 확대됐고, 거래소 등 투자 사슬의 주요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투자 활동에 ESG를 통합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움트기 시작했다. 2009년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투자시장의 ESG 정보의 중요성과 정보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Sustainable Stock Exchange’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이런 이니셔티브들의 등장에도 주류 투자에서의 ESG 통합은 느리게 진행됐다. 2015년 이후 기업의 ESG 성과와 재무 성과의 상관관계를 증명하는 중요한 논문들이 지속적으로 나왔고, 투자자들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ESG 요소들이 재무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증거들은 결국 투자활동의 주요 원칙인 ‘수탁자 책임’이라는 개념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사실 ESG 논의 초장기에 많은 연기금 수탁자들이 “우리의 의무는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E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