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20일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 사무실에서 나상훈 코코베리 대표가 딸기의 기는줄기를 소개하고 있다. /대전=정고은 청년기자
농가의 골칫거리 농산부산물, 화장품 원료로 변신

[인터뷰] 나상훈 코코베리 대표 대전대학교의 한 사무실에는 풀냄새가 가득하다. 식물 줄기와 잎 등 과일이나 채소를 수확하고 남은 농산부산물에서 풍기는 냄새다. 농가에서 수거한 농산부산물은 세척과 건조 과정을 거쳐 기능성 화장품으로 재탄생한다. 농가의 골칫거리였던 농산부산물을 화장품으로 바꾸는 스타트업 코코베리 사무실 풍경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매년 1000만~1500만t의 농산물이 처리가 곤란해 불법으로 소각되거나 버려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대전대학교 사무실에서 만난 나상훈(31) 코코베리 대표는 “농산부산물은 먹진 못하지만, 과일이나 채소와 비슷한 수준의 양분을 가지고 있다”며 “농산부산물을 활용해 화장품을 만들면 농가의 고민도 덜고 환경도 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코베리는 농산부산물의 업사이클링을 통해 농산부산물 처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2017년 설립된 코코베리는 딸기 농사 중 버려지는 식물의 줄기에서 항산화 성분을 추출해 스킨 제품을 만들었다. 2021년엔 해당 스킨을 3차까지 모두 완판할 만큼 상품성도 확보했다. 현재 코코베리의 매출은 설립 초기보다 40배 성장했다. -농산부산물에 주목한 이유가 있나? “함께 창업을 준비하던 친구 부모님이 딸기 농사를 지었다. 딸기 농사를 짓다 보면 잎, 줄기 등 농산부산물이 많이 발생하는데, 폐기하는 일이 만만찮았다. 직접 농가로 가보니 열매양에 비해 잎, 줄기 등 농산부산물의 양이 두배 이상 차이 날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결국 폐기물로 버리게 되는데 비용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하더라. 과일 껍질에도 영양분이 있는 것처럼 줄기나 잎에도 사람에게 이로운 성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국내에선 농산부산물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농민들에게 농산부산물은 큰 골칫거리다. 농산부산물 자체는 자연스럽게 부패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UNEP “204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80% 줄일 수 있다”

매년 1억t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스틱 오염 감축 시나리오’가 발표됐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16일(현지 시각)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 ‘수도꼭지 끄기(Turning off the Tap)’는 이달 29일부터 6월 2일까지 파리에서 개최될 ‘제2차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에 대한 정부 간 협상(INC-2)’을 앞두고 발표됐다. 보고서에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종식시키고 순환경제를 창출하는데 필요한 변화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UNEP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줄이기 위한 재사용 등 세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먼저 리필 가능한 병, 보증금 반환 제도, 포장재 회수 제도 등 재사용을 장려하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약 30%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각 정부가 재사용 관련 비즈니스가 구축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재활용 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수익이 보장되면 오염 규모를 20% 감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활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플라스틱 공정 설계, 화석 연료 보조금의 폐지 등이 이뤄진다면 플라스틱 오염 감축 비율을 최대 50%까지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는 포장재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사용되는 비닐 포장지, 일회용 제품을 금지하고, 종이나 퇴비화가 가능한 원료로 제작된 대체 제품으로 교체한다면 플라스틱 오염을 17% 줄일 수 있다. UNEP는 이러한 조치를 시행해 순환경제가 자리 잡는다면 1조2700억달러(약 1200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저소득 국가에서 70만개의 일자리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기후·대기오염·해양

EU는 포장재 폐기물 처리에 칼 빼들었는데… 국내는 여전히 소극적 대책만

세계 각국에서 매년 수백만t 규모의 포장재 폐기물을 퇴출하기 위해 규제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관련 대책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매년 발생하는 폐기물 중 포장재로 인한 폐기물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 중 포장재로 인한 폐기물은 약 17%를 차지한다. 이는 식품 폐기물에 이은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또 유럽연합(EU)에 소속된 27개 회원국이 2020년에 발생한 포장재 폐기물의 총량은 약 7930만t이다. 이는 한 해 동안 1인당 177.24kg을 배출한 수치다. EU 국가별로 살펴보면 독일이 1877만6800t으로 가장 높았고, 프랑스 1267만6665t, 스페인 796만7260t 등이 뒤를 이었다. 각 정부는 포장재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를 정비하거나 포장재 폐기물에 발생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했다. EU는 지난해 플라스틱세(Plastic Tax)를 시행하며 재활용 불가능한 플라스틱에 대해 1kg당 약 1000원의 분담금을 부과했다. 또 지난달 30일(현지 시각)엔 포장재 폐기물 문제해결을 위한 강력한 규칙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EU 시장에서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2040년까지 1인당 배출하는 포장재 폐기물의 양을 15%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과일과 채소의 일회용 포장, 식당이나 카페의 일회용 음식 포장 등 불필요한 포장재를 완전히 퇴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도 포장재 폐기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EPR 대상 포장재 발생량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59만5676t에서 5년 새 168만5579t으로 증가했다. EPR 제도에 포함되지 않는 예외 포장재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포장재 폐기물 배출량은 이보다 더 높을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파크 전경.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 ‘폐기물 매립 제로 검증’ 획득

아모레퍼시픽이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폐기물 매립 제로 검증(ZWTL·Zero Waste To Landfill)’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파크는 전체 폐기물 발생량 4292t의 94%(4043t)를 재활용해 응용 안전 과학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UL Solutions사로부터 실버 등급을 받았다. UL사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률에 따라 실버(90~94%), 골드(95~99%), 플래티넘(100%) 등급을 부여한다. 이번에 검증을 획득한 오산 뷰티파크는 543㎡ 규모의 폐기물 재활용센터를 갖추고 있다. 센터는 화장품 생산활동 중 발생한 폐기물을 21종으로 분류하고, 12가지 자원순환 방식으로 재활용한다. 지정폐기물로 소각하던 실험용 유리병은 세척 후 유리로 재활용하고, 기존에 매립하던 분진 폐기물은 아스팔트 등 도로공사의 기초 공사용 토사로 사용하는 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사업장 운영에 따른 폐기물뿐 아니라,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폐기물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품 용기 제작 공법을 변경해 플라스틱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도 제품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경량화 제품을 개발한 게 일례다. 제품 포장재 폐기를 줄이기 위해 다 쓴 화장품 공병을 회수하고 자사 제품 용기로 활용하기도 한다. 운송 단계에서는 택배 상자 속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넣는 비닐 재질의 에어캡(뽁뽁이) 대신 FSC 인증을 받은 종이 소재의 완충재로 대체했다. 컬러 코팅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던 택배 상자는 크래프트 박스로 전환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기존 대비 70% 이상 절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모레퍼시픽은 폐기물 자원화를 위한 환경운영지수를 자체 개발해 폐기물 배출 감량과 재활용률 등의 목표를 관리한다. 사규에 따라 폐기물 수집 운반·처리 업체에 방문해 정기평가를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가 AIoT 기술이 탑재된 다회용컵 수거기기를 소개하고 있다. /임화승 C영상미디어 기자
“재활용품 버리면 보상 지급… 자원순환 문화 만듭니다”

[인터뷰]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 “폐기물을 분리배출 할 때 기분이 어떠세요? 재활용에 기여한다는 기쁨보단 무거운 마음이 더 들죠. 이처럼 재활용에 대한 책임을 소비자에게 지우는 방식은 한계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재활용이나 재사용을 직접 실천하면서 보람을 느끼려면 납득 가능한 수준의 보상을 줘야 합니다.” 폐자원 재활용 스타트업 오이스터에이블의 배태관(38) 대표는 ‘보상’ 이야기부터 꺼냈다.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의 서울창업허브에서 만난 그는 “적절한 보상은 행동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문화로 이어진다”라며 “자원순환 문화도 소비자에게 보상을 통해 정착시킬 수 있다”고 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2019년 일회용컵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설립한 환경 스타트업이다. 창업 4년차인 올해 기준으로 ‘오늘의 분리수거’ ‘랄라루프’ ‘HERO8’ 등 3개의 솔루션을 통해 자원순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의 분리수거’는 재활용 분리배출함에 재활용품을 넣으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결합한 AIoT(사물지능융합기술, 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가 인식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부산 등 12개 시·도에 500대가 설치·운영 중이며 애플리케이션 누적 가입자는 8만명에 이른다. 다회용컵 반납기 ‘랄라루프’에도 AIoT가 적용됐다. ‘HERO8’은 분리배출 인증플랫폼이다. “폐자원 빅데이터, 돈이 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폐자원 활용 스타트업이 많아졌습니다. “폐기물 시장이 그만큼 큽니다. 대부분의 업체가 폐자원 수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오이스터에이블은 폐자원 데이터에 집중해요.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환경보호에 힘쓴 소비자에게 보상을 주는 방식이죠.” -데이터로 돈을 번다는 이야기인가요? “폐자원 업체들은 재활용품 거래대금으로 보상을 지급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보상이라기보다 거래대금을 나누는 거죠. 거래대금의 경우 500㎖ 페트병

충남 태안 신두리의 굴양식장. /조선DB
처치곤란 굴 껍데기 재활용한다… 수산부산물법 제정령 국무회의 통과

굴, 바지락 껍데기 같은 수산부산물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제정령이 오는 21일부터 시행된다. 해양수산부는 12일 제31회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재활용 가능한 수산부산물은 현장에서 수요처를 확보해 실제로 재활용하고 있는 품목들로 정해졌다. 굴, 바지락, 전복(오분자기 포함), 키조개, 홍합(담치 포함), 꼬막 등 조개류의 껍데기가 해당한다. 그동안 수산부산물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됐다. 보관기간은 30~120일, 보관량은 30일 동안 처리 가능한 물량으로 제한됐다. 운반차량은 4.5t 이상의 밀폐용 차량만 허가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보관·처리에 엄격한 제약으로 인해 수산부산물이 불법투기 되거나 방치되면서 악취 발생, 경관훼손 등의 문제를 일으켜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수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굴 패각은 매년 약 30만t 발생하며 일부만 사료와 비료 등으로 활용돼 연간 약 23만t이 처리되지 못했다. 작년까지 누적 방치된 양은 약 100만t으로 추계됐다. 현대제철, 포스코, 광양제철 등 국내 제철소에서 패각의 탄산칼슘을 석회석 대체재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음에도 폐기물관리법의 규제에 막혀 고부가 소재로 적극 재활용하지 못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수산부산물 재활용에 보다 완화된 규제가 적용될 전망이다. 해수부는 수산부산물을 수집해 보관·운반·처리하는 수산부산물 처리업을 신설해 수산부산물 처리업자만 부산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폐기물과 다르게 수산부산물 보관량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밀폐형 차량이 아닌 덮개가 있는 차량도 수집된 수산부산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완화했다. 수산부산물 처리업자는 부산물을 최대 1년까지 보관할 수 있도록 했고, 처리장 주변 지역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악취나 침출수

SK실트론이 글로벌 안전·환경 인증기업 'UL'로부터 전 사업장 '폐기물 매립 제로' 골드 등급을 획득했다고 7일 밝혔다. /SK실트론 제공
“사업장 폐기물을 줄여라”… SK실트론, 업계 첫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

국내 반도체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이 업계 최초로 글로벌 안전·환경 인증기업 UL (Underwriters Laboratories)의 ‘폐기물 매립 제로(ZWTL)’ 골드 등급을 획득했다고 7일 밝혔다. ZWTL은 기업의 폐기물 재활용 수준을 평가하는 인증 제도다. UL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평가해 그 수준에 따라 ▲플래티넘(100%) ▲골드(95~99%) ▲실버(90~94%) 등급을 부여한다. SK실트론은 경북 구미에 총 3개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이 중 구미3공장은 지난해 5월 웨이퍼 업계 최초로 ZWTL 골드 등급을 획득했고, 같은 해 7월에는 2공장이 폐기물 재활용률 98%를 달성했다. 이어 올해 1공장도 재활용률 96%를 달성해 전 사업장 모두 골드 등급을 받게 됐다. SK실트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SK실트론의 ZWTL 획득이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업계 중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라고 말했다. 산업계에서 폐기물 감축 노력이 잇따르면서 ZWTL 검증을 받는 사례도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었다. 지난 6월에는 현대모비스가 운영하는 창원공장이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약 97%의 재활용률을 달성해 골드 등급을 받았다. CJ제일제당은 이보다 높은 99.46%의 재활용률을 기록하며 올해 5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골드 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또 LG이노텍은 지난해 11월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재활용률 100%를 달성해 플래티넘 등급을 받기도 했다. SK실트론은 “이번 ZWTL 인증뿐 아니라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물 사용량 절감 등 여러 부문에서 평가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웨이퍼 업계의 ESG 경영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100g1@chosun.com

김민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업본부장
[논문 읽어주는 김교수] 쓰레기를 되가져갑니다

얼마 전 국립공원에 들렀다가 한 문구를 보았다. ‘쓰레기를 되가져갑니다. 자연을 지킵니다.’ 그린포인트 제도를 소개하는 내용과 함께 적힌 문구였다. 그린포인트 제도는 2010년 국립공원 내 쓰레기 저감 및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처리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시행됐다. 국립공원에 방문한 탐방객이 자기 쓰레기 등을 되가져오는 경우, 쓰레기 1g당 2포인트(2원)를 제공해 온라인 쇼핑몰 또는 공원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10년 넘은 이 제도가 곧 종료되고, 올해 7월부터는 포인트 지급이 중단된다고 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쓰레기 회수 문화가 정착되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공원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결국 가정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국가의 총 쓰레기 발생량 감소에는 기여하지 못한다는 한계 때문이다. 그래도 ‘쓰레기 되가져가기’ 문화가 정착되었다니 다행이기는 하다. 2019년 3월, 미국 CNN에서 우리나라 경북 의성군에 있는 거대한 쓰레기 산을 집중 보도한 적이 있었다. 한 폐기물 재활용 업체가 수거한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방치하면서 허용량의 80배가 넘는 양의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쓰레기가 분해되며 발생한 가스로 인해 화재가 일어났고, 주민의 건강과 지역 미관을 해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쓰레기 문제는 한국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린피스 영국사무소가 지난해 5월 발표한 ‘트래시드(Trashed)’ 보고서는 터키 아다나주 주변에 영국과 독일에서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적치되어 있거나 불타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절반 가까이가 재활용된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재활용을 위해 수거된 수천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소각로에서 소각되고, 일부는 다른 나라에 수출한다. 솔직하게 표현하면

서울 도봉구의 폐기물 처리 시설에서 수거 차량이 음식물 쓰레기를 쏟고 있다. /조선DB
[폐기물, 금맥이 되다] 美·獨 ‘음식물쓰레기도 자원’ 과감한 투자

음식물쓰레기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를 차지한다. 매립이나 소각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음식물쓰레기 지표 보고서 2021’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음식생산량의 약 17%가 그대로 버려지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고 토양 오염도 심화하고 있다.<관련기사 유엔환경계획 “연간 10억t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온실가스 배출 주범”> 세계 각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물쓰레기를 매립·소각하는 대신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배출원에서 새로운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산업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BCC리서치는 음식물쓰레기 산업 규모가 지난 2020년 377억7000만 달러(약 46조원)에서 2028년 699억1000만 달러(약 8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2005년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제도를 도입하면서 전 세계에서도 음식물쓰레기 처리 선진국으로 꼽히고 있다. 당시 정부는 전국에 260개의 사료·퇴비 생산 구축해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체계를 구축했다. 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하루 평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1만3773t으로 이 중 96.2%가 재활용됐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와 달리 실제 자원으로 사용되는 양은 많지 않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든 사료·퇴비의 양은 26만3669t에 그쳤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 시설로 들어가는 쓰레기의 양을 기준으로 재활용률 집계를 하고 있다”며 “국내 음식물에는 수분이 많아 재활용 과정에서 80%가량이 폐수로 처리돼 실제 재활용된 퇴비나 사료의 양은 많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음식물쓰레기가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재활용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판매량마저도 저조하다는 점이다. 폐기물로 만들었다는 거부감이 강한데다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지난 2월 2일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설연휴간 나온 선물 포장재 플라스틱과 음식물 포장 등에 사용된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 있다. /조선DB
[폐기물, 금맥이 되다] 폐플라스틱, 열분해로 재활용… 석유화학업계 체질 개선 속도

폐기물 가운데 환경에 악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것은 단연 플라스틱이다. 폐기물 비중이 가장 클 뿐만 아니라 매립할 경우 자연 분해되는데 수백년이 걸리고 소각을 할 땐 다량의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환경 분야 주요 공약으로 쓰레기 처리를 매립과 소각 중심에서 재활용을 기반으로 하는 열분해 방식으로의 전환을 내건 이유다. 유엔(UN)에서도 오는 2024년 말까지 세계 첫 플라스틱 오염 규제 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관련기사 유엔, 2024년까지 세계 첫 ‘플라스틱 규제 협약’ 만든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석유화학 기업들은 플라스틱을 열분해 방식으로 처리하는 ‘화학적 재활용’을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로 지목하고 연구·개발과 양산 체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은 크게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 기술로 나뉜다. 기계적 재활용은 사용 후 플라스틱을 원료로 분쇄·세척·선별·혼합 등의 기계적 처리 과정을 거쳐 재생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과정이다. 공정이 비교적 단순하고 조기에 사업화할 수 있어 대부분의 플라스틱 재활용이 기계적 재활용 기술을 이용한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화학적 재활용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고분자 형태의 플라스틱을 화학적 반응을 통해 분해하는 기술이다.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원유 대신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재활용기술 개발이 어렵고 상용화하기까지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만 여러 번의 재활용에도 처음의 물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서 화학적 재활용의 점유율이 점차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증권 ESG연구소는 2020년 90만t에 그친 전 세계

지난 4일(현지 시각) 쿠바 아바나 지역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건물을 철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폐기물, 금맥이 되다] 골칫거리 폐기물이 ESG경영 발판으로

건설·시멘트 산업은 폐기물을 대량으로 발생시키는 대표 업종이다. 폐콘트리트 등 국내 건설폐기물의 전체 발생량은 2019년 8090만t에서 2020년 8644만t으로 일년 사이 7.1% 늘었다. 2020년 기준 국내 폐기물 발생량(1억9546만t) 가운데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기물이 차지한 비중은 44.2%에 이른다. ESG 경영이 확산하는 흐름에서 건설·시멘트 업계에 친환경 압박이 거세지는 이유다. 막대한 폐기물을 만들어내며 환경 경영에 약점을 보였던 건설·시멘트 기업들은 직접 폐기물 처리 사업에 뛰어들며 활로를 찾고 있다. 폐기물을 만들어내는 기업에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이다. 건설·시멘트 업계는 폐기물 처리 업체를 늘리는 방향으로 기업 구조를 변경하며 ESG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 폐기물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설사는 태영건설이다. 태영건설은 모회사인 태영그룹 차원에서 폐기물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대기업집단 계열회사 변동’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동안에만 계열사 ‘에코비트’를 통해 ‘에코비트에너지’ ‘에코비트에너지청원’ ‘에코비트에너지명성’ 등 3개 기업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를 통해 10개의 폐기물 처리 업체를 그룹 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태영그룹은 지난 2019년부터 계열사인 폐기물 매립·하수 처리 업체 TSK코퍼레이션을 통해 폐기물 사업 진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TSK코퍼레이션은 2019년 10월 340억 원을 들여 폐기물 처리 업체 ‘디에스프리텍’을 인수하고, 지난해 베트남 최대 환경기업인 ‘비와세(BIWASE)’의 지분 6.4%를 약 155억원에 사들이며 동남아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1년 ESG 평가에서 환경 부문 A등급을 받기도 했다.     중견 건설사 중에선 IS동서가 가장 적극적이다. IS동서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싱가포르 전자폐기물 업체 테스의 한 직원이 금속 추출 작업을 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1일 테스를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조선DB
[폐기물, 금맥이 되다] SK가 전자폐기물 선점 경쟁에 뛰어든 이유

전 세계에 부는 친환경 바람을 타고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선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태양광 산업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친환경 전환의 이면에는 전기·전자폐기물(E-waste) 처리 문제가 있다. 유엔이 지난 2020년 발표한 ‘글로벌 전자 폐기물 모니터 2020’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전자 폐기물 발생량은 5360만t으로 5년 만에 21%가량 증가했다. 2030년이면 연간 발생량이 7400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전자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기업이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전기차 폐배터리의 경우 화재나 폭발 위험 탓에 매립이나 소각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전자 폐기물을 전문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업들에 관심이 쏠린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1조 2000억원을 들여 글로벌 전기·전자폐기물 전문기업 ‘테스(TES)’를 인수했다. 지난 2005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테스는 수거, 분류, 처리, 재활용 등 전 분야에 걸친 사업을 펼치는 종합 전자 폐기물 기업이다.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21개국에 43개의 처리 시설이 있는 등 넓은 공급망도 강점으로 꼽힌다. 테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억6500 싱가포르달러(약 4140억원)에 달한다. 폐기물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SK 에코플랜트는 이번 인수로 IT 기기·전기차 배터리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국내 대기업이 폐기물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벌이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폐기물 처리 비용도 매년 상승세다. 지난해 한국기업평가가 발표한 폐기물 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 소각 단가는 2016년 1t당 14만8000원에서 21년 상반기 22만6000원으로 5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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