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4일(일)
[폐기물, 금맥이 되다] 美·獨 ‘음식물쓰레기도 자원’ 과감한 투자

음식물쓰레기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를 차지한다. 매립이나 소각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음식물쓰레기 지표 보고서 2021’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음식생산량의 약 17%가 그대로 버려지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고 토양 오염도 심화하고 있다.<관련기사 유엔환경계획 “연간 10억t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온실가스 배출 주범”>

세계 각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물쓰레기를 매립·소각하는 대신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배출원에서 새로운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산업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BCC리서치는 음식물쓰레기 산업 규모가 지난 2020년 377억7000만 달러(약 46조원)에서 2028년 699억1000만 달러(약 8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도봉구의 폐기물 처리 시설에서 수거 차량이 음식물 쓰레기를 쏟고 있다. /조선DB
서울 도봉구의 폐기물 처리 시설에서 수거 차량이 음식물쓰레기를 쏟고 있다. /조선DB

우리나라는 2005년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제도를 도입하면서 전 세계에서도 음식물쓰레기 처리 선진국으로 꼽히고 있다. 당시 정부는 전국에 260개의 사료·퇴비 생산 구축해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체계를 구축했다. 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하루 평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1만3773t으로 이 중 96.2%가 재활용됐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와 달리 실제 자원으로 사용되는 양은 많지 않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든 사료·퇴비의 양은 26만3669t에 그쳤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 시설로 들어가는 쓰레기의 양을 기준으로 재활용률 집계를 하고 있다”며 “국내 음식물에는 수분이 많아 재활용 과정에서 80%가량이 폐수로 처리돼 실제 재활용된 퇴비나 사료의 양은 많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음식물쓰레기가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재활용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판매량마저도 저조하다는 점이다. 폐기물로 만들었다는 거부감이 강한데다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해 농가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사료·퇴비 26만3669t 가운데 실제 판매까지 이어진 것은 12.4%(3만2729t)에 그쳤다. 나머지는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됐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제품이 수요처를 찾지 못하면서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산업이 침체돼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해외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 마련으로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산업이 자리잡혀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1996년부터 음식물쓰레기 퇴비화 사업을 시작했다. 식당, 주거시설 등에서 수거한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지역 농장, 목장에 공급해왔다. 지난 2009년 미국에서 최초로 음식물쓰레기의 퇴비화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만들어 퇴비화 산업을 키웠고 지난해 기준 연간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퇴비 생산량이 250만t에 달한다.

독일은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나 퇴비 대신 바이오가스로 만들어 전력을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독일 바이오가스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독일 내 바이오가스 시설은 9632개로 연간 전력 생산량이 33.23TWh(테라와트시)에 달한다. 이는 2020년 우리나라 전력 사용량(507.9TWh)의 15%에 달하는 수준이다. 독일은 바이오가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판매된 전기량만큼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kWK Bonus’ 제도와 동식물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시설에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Nawaro Bonus’ 제도 등이 있다.

국내에도 2019년 기준 101개의 바이오가스 시설이 있지만 정부 지원과 관련 정책 부족으로 산업 확장이 정체돼 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국형(K) 순환경제 이행계획에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을 위해 마련한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이 아직까지 국회를 계류 중이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음식물쓰레기 처리 산업을 사료나 퇴비 중심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전환할 때가 됐다”며 “민간에서도 적극적으로 바이오가스 시설에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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