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우크라이나 난민 르포] 부서진 터전, 사라진 삶 되찾을 때까지

“이곳을 떠나야 한다. 국경을 넘어라. 러시아 군인들이 들어오면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엄마와 함께 일단 떠나라.” 아버지가 딸에게 말했다.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출발해 이웃 나라 몰도바를 거쳐 루마니아까지 직접 차를 몰고 가야 하는 험난한 피란길이었다. 2월 24일(이하 현지 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시작됐다. 러시아 군함이 들이닥친 오데사에서는 총성이 끊이지 않았다. 아버지의 설득에 못 이겨 옐리자베타 마르첸코(22)는 엄마와 함께 피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57세의 아버지는 고향에 남아야 했다. 18~60세 우크라이나 남성을 대상으로 전시 총동원령이 내려지면서 출국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딸을 위해 차를 정비했다. 기름도 가득 채워넣었다. 3월 2일 새벽, 모녀는 집을 나섰다.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나 믿지 말아라.” 헤어지기 전 아버지는 딸에게 여러 차례 당부했다. 가족은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날은 옐리자베타의 스물두 번째 생일이었다. 두 달 넘게 계속된 전쟁으로 4월 말 기준 우크라이나 국민 1300만명이 피란민 신세가 됐다. 전체 인구(약 4100만명)의 4분의 1이 넘는 숫자다. 530만명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떠났고, 770만명은 국내를 떠돌고 있다. 난민들이 처한 인도적 위기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국제구호개발 NGO인 ‘한국월드비전’과 함께 루마니아를 찾았다. 지난 4월 12일부터 16일까지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제2의 도시인 ‘이아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시레트’ 등을 돌며 우크라이나 난민을 만났다. ‘루마니아월드비전’ 자원봉사자로 합류한 옐리자베타가 한국 팀의 일정을 함께 하며 통역을 도왔다. # 전쟁을 목격한 눈동자 루마니아 이아시 공항에서 차로 4시간을 달려 국경 검문소가 있는

“전쟁 최대 피해자인 아이들 위해 ‘NGO의 연대’ 보여줘야”

[인터뷰]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이 우크라이나 난민 구호 현장을 돌아보기 위해 지난 4월 12~16일 루마니아를 찾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국내외를 떠도는 우크라이나 난민 수가 1300만명을 넘어선 상황. 조명환 회장은 “전쟁으로 가장 피해 보는 것은 아이들”이라며 “무자비한 전쟁의 포화 앞에서 NGO들이 연대의 힘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루마니아 현지 난민센터에서 조명환 회장을 인터뷰했다. ―현장에서 난민들을 만난 심경은?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 터전을 잃은 사람들, 가족·친구와 생이별해야 하는 난민들을 보면서 한국전쟁이 떠올랐다. 나의 부모님도 6·25 당시 피란길에 올랐고 아버지는 북한에 두고 온 가족과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난민들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의 거점인 ‘루마니아월드비전’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30년 역사를 가진 루마니아월드비전은 설립 이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월드비전은 글로벌 차원에서 내부 긴급 구호 전문가 42명을 루마니아월드비전으로 파견, 현장 조사를 하고 대응 계획을 수립했다. 긴급 구호 물자(식량·비식량), 아동 보호와 심리 지원, 난민센터 지원 등 크게 세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루마니아와 조지아에서는 직접 지원을 하고, 사무소가 없는 우크라이나, 몰도바에서는 파트너 기관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 식으로 동참하고 있나.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한 한국월드비전의 모금액이 4월말 현재 13억원을 넘어섰다. 우리 국민이 기부한 돈이 난민에게 전달되는 식량과 생필품, 위생 키트 등을 구입하는데 쓰이고 있다.” ―이번에 루마니아 현지 물류센터도 방문했는데. “수도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 이용자들은 활동 성과에 따라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인증 배지를 받을 수 있다. /월드비전 제공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 활용법] 이곳에선 누구나 캠페인 기획자가 된다

누구나 캠페인 기획자가 되는 시대다. 과거 기관이나 단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캠페인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페이지를 통해 개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관건은 참여 유치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활동이라도 뜻이 같은 사람들에게 도달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특히 모금은 메시지 도달 이후에도 후원 동기를 부여해 기부를 이끌어내는 게 핵심이다.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 있는 이른바 ‘사회혁신 고관여층’이 한데 모여 각자 캠페인을 기획하고 개설하고 참여할 수는 없을까. 알 만한 사람들은 이미 가입했다는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 ‘베이크(Vake)’에서는 이러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베타 서비스로 첫선을 보인 베이크에서 열린 캠페인은 91개, 참여 인원은 5098명에 이른다. 월드비전 주도로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 기반 기술 스타트업 위브컬렉티브, 블록체인 기술 기업 캔랩 등이 참여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실이다. 혁신가들의 소셜 놀이터 베이크에서는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도 쉽게 캠페인을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다. 즉 개방형 캠페인이다. 베이크상에서는 이를 ‘액션’이라고 부른다. 캠페인 제안자는 ‘액션 메이커’다. 액션의 형태는 액션 메이커의 기획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모금은 물론 재능 기부, 자원봉사, 환경 보호 활동 등 일상에서 사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활동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으는 활동 중심으로 액션을 꾸려갈 수 있고,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모금하고 기금 집행에 기부자들을 참여시킬 수도 있다. 액션 개설 이후 이뤄지는 과정은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기록되고 공유된다. 베이크 브랜딩·디자인을 맡은 이송이

등산과 기부를 동시에… 월드비전 ‘2022 글로벌 6K 하이킹’ 개최
등산과 기부를 동시에… 월드비전 ‘2022 글로벌 6K 하이킹’ 개최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이 ‘2022 글로벌 6K 포 워터 하이킹’ 캠페인 참가자를 오는 1일부터 17일까지 모집한다. ‘6K 하이킹’은 산에 올라 인증샷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아프리카 식수위생사업에 기부되는 참여 캠페인이다. 월드비전은 캠페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3000명을 모집한다. 참가자들은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캠페인 참가비는 2만원이며, 모든 참가자들에겐 하이킹 손수건, 로그북, 제리솝 워시프리 등으로 구성된 하이킹 패키지가 증정된다. 참가자들은 패키지 수령 후, 월드비전이 선정한 300대 산 정상석에서 손수건과 인증샷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필수 해시태그와 게재하면 된다. 인증샷 1좌당 1만원이 아프리카 식수위생사업에 기부되며, 노스페이스 에디션 매칭 펀드를 통해 1만원이 추가 후원된다. 월드비전은 5회로 구성된 스폐셜 하이킹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하이킹 에반젤리스트 인플루언서 김섬주, 운동하는 아나운서 박지혜, 아웃도어 큐레이터 이원창, 산과의 기억을 담는 포토그래퍼 백경록, 초급 하이킹 이현근과 함께할 예정이다. 1회당 최대 15명 규모로 운영된다.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은 “월드비전은 아프리카 아이들의 어려움을 경험해보고 보다 건전한 활동을 통해 깨끗한 물을 전할 수 있도록 매년 6K 캠페인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친화공간. 아동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과 어린이가 놀이를 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우크라 사태 한 달째, NGO 구호활동도 국경 밖에서 안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구호활동에 나선 NGO들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현지 시각)부터 한달간 우크라이나 민간인 103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중 어린이는 90명이다. 사태 초기 국경을 넘어오는 난민 보호에 집중하던 NGO 활동은 우크라이나 내부에 머무는 국내 피란민들 구호로까지 확대됐다. 굿네이버스는 우크라이나 현지 정부·기관과 협력해 지난 10일부터 우크라이나 레니(Reni)·킬리야(Kiliia) 지역의 피란민 아동 가족에 밀가루·파스타·캔 식품 등의 긴급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레니 지방정부로부터 항생제·소염제·아스피린·붕대 등의 필요 의약품 목록을 받아 지원물품을 준비 중이다. 굿네이버스는 “현지 제약 도매상과 연계해 약품이 우크라이나 내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굿네이버스는 현지 버스업체와 협업해 아동과 난민들에 운송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의 국경 지역인 이사체아(Issacea)에서 갈라치(Galati) 행, 부쿠레슈티(Bucuresti) 행 버스를 하루에 2대씩 지원한다. 굿네이버스는 “지난 2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 주를 침공해 이사체아 국경을 통한 난민 유입 증가 가능성이 커졌다”며 “버스 운송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150만 달러(약 18억 3100만원) 규모의 모금액을 통해 피란길에 오른 아동·난민뿐만 아니라 아직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아동과 지역주민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쟁 지역의 구호활동의 중심에는 아동이 있다. 월드비전은 국경 지대에 아동친화공간 2곳을 운영 중이다. 9일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인 후시(Husi) 지역을 시작으로 11일 시레트(Siret)에도 아동친화공간을 조성했다. 아동친화공간은 아동이 놀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조성된 임시 캠프다. 월드비전은 15개를 추가 설치 중이라고 밝혔다. 미하엘라

글로벌 NGO들이 우크라이나 피란민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지 NGO 파트너 아발리스트(Avalyst)와 협력해 최근 폭격을 맞은 르비우시에 사무소를 설치할 예정이라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우크라 인구 1000만명 피란길… 글로벌 NGO, 구호활동 확대

우크라이나 인구 1000만명이 거주지를 떠나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이르는 수치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일(이하 현지 시각) 러시아의 침공 이후 국내외로 피란한 인구가 1000만명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떠난 피란민은 국외 338만9044명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침공 전 우크라이나 인구는 3700만명이다. 이는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지역을 제외한 수치다. UNHCR에 따르면 피란민의 90%는 여성과 아동이다. 유니세프는 국외 피란민 중 150만명 이상이 아동이고 이들이 인신매매 등을 당할 위험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9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최소 902명이 사망했고 145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민간인 사상자 발생은 대부분 중포, 다연장로켓, 미사일, 공습 등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폴란드와 체코 등 인접국에서는 난민 수용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수용 능력이 한계에 접근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UNHCR에 따르면, 분쟁이 발발한 지난달 24일 국외 피란민 수는 8만4681명이었다. 바로 다음날인 25일 피란민은 2배 이상 증가해 19만3000명에 달했다. 피란민은 3월 2일 100만명을 돌파했고 5일에는 160만명에 육박했다. 이어 8일에 210만명을 넘었고 일주일 뒤인 15일 300만명을 넘었다. 19일 기준 피란민은 약 340만명에 육박했다. 피란민 수가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NGO들은 지원 폭을 확대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지역사무소에 우크라이나 대응 캠프를 구축해 난민 대상으로 식료품·생필품을 제공하고 있다. 아동을 대상으로는 심리적 치료를 지원한다. 월드비전은 지난 6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 내 병원에 통조림·주스·쌀 등의 긴급식량과 담요·수건·청소용품

안드레아 부조르 루마니아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루마니아 국경 지대로 넘어오는 난민들을 돕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우크라 피란민의 절반은 아이들… 전쟁 트라우마 극복 도와야”

[인터뷰] 안드레아 부조르 루마니아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 본부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경을 넘는 피란민 행렬은 20일째 계속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분쟁 2주 만에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 수는 200만명을 훌쩍 넘었다. 특히 루마니아로 넘어온 난민은 5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을 국경 최일선에서 맞이하는 사람은 NGO와 자원봉사자들이다. 지난 9일 화상 회의로 만난 안드레아 부조르(Andreea Bujor) 루마니아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영하 날씨에 칼바람을 뚫고 피란민들이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넘어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루마니아 북부 시레트 지역에서 피란민을 지원하고 있다. 안드레아 본부장은 “다수의 NGO가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계속해서 유입되는 피란민과 갈 곳을 정하지 못해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을 모두 지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현지 상황은 어떤가?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밤부터 내린 눈이 아직 멈추지 않으면서 구호활동에도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8곳에서 100여 명의 루마니아월드비전 직원들이 애를 쓰고 있지만, 인력과 구호 물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어린이 난민이 많다고 들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가 총동원령을 내리면서 만 18~60세 남성의 출국이 금지됐다. 이 때문에 피란민 대부분은 여성과 아동이다. 이들은 남편, 아버지, 아들을 남겨두고 고향을 떠나야 했다. 주거 공간인 보호소와 식료품, 위생용품, 담요 등 필수 물자를 지원하는 동시에 아동친화공간도 조성해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과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아동친화공간이 꼭 필요한가? “피란민의 절반이 아이들이다. 물질적인 구호 물품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심리적으로 상담을 지원하는 일도 재난 상황에서는 필수다.” ―현장으로 온 첫날이 기억나는지? “러시아 침공 이틀 뒤인 26일에

우크라에 폭격 시작된 날, NGO는 전선으로 향했다
우크라에 폭격 시작된 날, NGO는 전선으로 향했다

전장으로 간 NGO 재난을 기다리지 않는다. 발생 가능성을 따져 가며 미리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해제하기를 반복한다. 재난 상황이 일어난 뒤 대응에 나서면 한발 늦기 때문이다. 또 단독 활동을 자제하고 파트너 기관과 협력한다. 비효율을 줄이려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원칙을 지키는 것은 제1 원칙인 ‘인명 구조(life saving)’ 때문이다.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이러한 재난 대응 시스템은 민간 차원에서 이뤄진다. 글로벌 재난 대응에 나서는 이른바 ‘메가(Mega) NGO’가 일하는 방식이다. 유엔 산하 국제기구와 맞먹을 정도로 규모가 큰 조직들이다. 이들은 자연 재난이나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즉시 현장으로 달려간다. 미리 비축된 구호 물자를 준비하고, 물류 기지를 구축하고, 구호 물자를 조달한다. 더나은미래는 지난달 24일(이하 현지 시각)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장으로 달려간 NGO들을 추적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등을 통해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직접 들었다. 각 단체에서 국제 구호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현장 분위기가 어수선한데도 질서 있게 구호활동이 이뤄지는 건 사전에 정교하게 구축된 시스템과 발 빠른 NGO들 덕분”이라고 했다. 골든타임 ‘72시간’ 긴급구호에는 정답이 없다.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국가 간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당사국 내 이재민만큼이나 국경을 넘는 난민이 발생하게 된다. 8일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는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한 난민이 200만명을 넘어섰다”면서 “유럽에서 이처럼 빠른 속도로 난민 수가 증가하는 건 2차 대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한 24일, 전 세계 주요 NGO는 긴급구호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두 나라 간

6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덕구계곡 인근에서 산불을 끄기 위해 투입된 산림청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경북·강원 산불로 서울 면적 32% 잿더미… 월드비전, 3억원 규모 긴급구호

나흘째 이어지는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지역의 산불로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에 이르는 산림이 불 탄 것으로 추정됐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경북·강원 산불로 인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1만9553ha 산림 피해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피해 면적은 서울시 면적(6만520ha)의 약 32%에 이르고, 여의도 면적(290ha·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의 약 67.4배에 해당한다. 축구장(0.714ha) 면적으로 치면 2만7400개 구장을 합친 규모다. 경북 울진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산불은 거센 바람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지며 급속도로 확산했다. 세부적으로는 울진 1만4701ha, 삼척 772ha, 영월 80ha, 강릉 1900ha, 동해 2100ha의 피해가 추정된다. 파악된 인명 피해는 1명으로 강릉 옥계면에 거주하던 86세 여성이 대피 중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불로 512개소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343개의 주택이 소실됐다. 국내 구호단체들은 산불 피해 아동과 이재민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 활동을 시작했다. 6일 월드비전은 초기대응 지원용 긴급구호키트로 1억5000만원, 사후 재건 지원으로 1억 5000만원 등 총 3억원 규모의 긴급구호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긴급구호키트는 이재민들에게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간편식 식료품, 세면도구와 마스크, 자가진단키트 등 코로나19 대비 물품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 월드비전은 추후 피해 현황을 파악해 저소득 가정 중심의 주거재건비, 가전·가구 등 필수 생필품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아동에 초점을 맞춰 심리·정서 회복을 위한 아동보호 프로그램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산불로 인해 대피한 주민은 7일 오전 11시 기준 7355명으로 집계됐다. 공공시설, 마을회관, 경로당 등 임시주거시설 18개소에 485명이 대피해 있는 상황이다. 월드비전 직원이

루마니아월드비전 직원들이 국경을 넘어 온 우크라이나 아동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우크라 구호에 2조원 필요”… 구호단체, 긴급 모금 캠페인 진행

국제 구호 단체들이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한 긴급 구호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원 대상은 주로 아동이다. 1일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UN과 국제 구호 단체들은 우크라이나에 남은 국민과 인접국으로 대피한 난민을 돕는데 17억 달러(약 2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이후 거주지를 떠나 국경을 넘은 난민은 약 66만명에 이른다. 최근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 월드비전, 유니세프, 유엔난민기구 등 구호 단체들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750만명이 아동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국제 사회의 기부를 독려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크라이나 구호활동을 위해 1900만 달러(약 230억원)를 목표로 전 세계 회원국과 함께 모금 캠페인을 펼친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는 이 중 20만 달러(약 2억 4100만원)를 우선 지원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이리나 사고얀 세이브더칠드런 디렉터는 “학교가 무너지거나 파괴돼 수업 손실이 일어날수록 아동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기회는 사라진다”며 “아동을 폭력과 모든 형태의 권리 침해에서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모든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와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을 통해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후원액을 모금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우크라이나 아동·여성 등 취약계층을 위해 30만 달러(약 3억6200만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어린이 14명을 포함해 민간인 352명이 공습으로 사망했다. 특히 부상자 1684명 중 아동은 116명(약 7%)으로 확인됐다. 굿네이버스는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기부금은 식량과 물품 지원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은

“피터가 보내온 작은 손바닥 그림에서 온기 느꼈어요”

[초즌: 아이의 선택] 후원 아동 피터 레아 살라마가 선택한 윤형열씨 이야기 매일 아침 7시 반이면 알람 소리에 맞춰 출근 준비를 시작합니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아침 기상은 도무지 적응되질 않습니다. 이불 속에서 “5분만 더”를 서너 번 외치다가 천근만근인 몸을 이끌고 세면대로 향하죠. 세수를 하고, 거울 앞에서 로션을 바르고, 머리를 매만집니다. 그러다 거울 한 귀퉁이를 보면서 입꼬리를 힘껏 올려 미소를 지어봅니다. 거울에는 케냐에 사는 꼬마, 피터의 사진이 꽂혀 있습니다. “그래, 피터가 내 도움을 기다리고 있어. 힘을 내야지.” 피터는 저의 후원 아동입니다. 지난겨울 형에게 도착한 편지 한 통이 우리 인연의 실마리가 됐습니다. 형이 후원하는 어린이가 정성껏 적어 형에게 보낸 편지였죠. 부러웠습니다. 돈을 보내는 게 끝이 아니라, 후원 아동과 편지로 소통할 수 있다니요. 형이 인연을 맺은 방식도 신기했습니다. 그 아이가 형을 후원자로 ‘선택’했다는 겁니다. 지금껏 선택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을 아이들에게 선택 경험을 준다는 취지라고 했죠. “형, 나도 이거 할래!” 고민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지금껏 누군가에게 선택받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소소한 경품 이벤트에나 몇 번 당첨됐을까요? 이번만큼은 아주 신중해야 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사진부터 골라야 했죠. 평소 무표정일 때면 차갑고 사나워 보인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던 터라 온화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진으로 몇 장 추렸습니다. 고심 끝에 선택한 건 제주도 여행에서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친절해 보이겠지?’ 약간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얼마 후 아프리카에서 편지와

인도주의 NGO들, ‘기후위기 대응’ 나서다

기아, 질병, 재해 등 인도적 위기 상황에 놓인 취약계층을 구호하는 활동에 집중해왔던 인도주의 NGO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각국 적십자사들의 연대체인 국제적십자운동은 이달 말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해 전 세계 인도주의 NGO들을 대표해 ‘기후위기 대응 선언’을 한다. 앞서 국제적십자운동은 지난 5월 ‘국제 인도주의 기구를 위한 기후·환경 헌장’을 발표했다. 기후와 환경을 고려하는 인도주의 활동을 위해 NGO들이 지켜야 할 행동 규범 7가지가 담긴 헌장으로 세이브더칠드런, 옥스팜 등 전 세계 인도주의 NGO 150곳이 서명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아대책, 태화복지재단, 한국해비타트 등 국내 NGO 16곳도 서명에 참여했다. 인도주의 단체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는 이유는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취약계층에게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 홍수 발생 횟수는 약 134% 증가했고, 같은 기간 가뭄 발생 횟수는 약 29% 늘었다. 홍수는 아시아에, 가뭄은 아프리카에 집중됐다. 홍수 피해를 입은 인구와 가뭄 피해를 입은 인구 수는 각각 약 16억5000만명, 약 14억3000만명이었다. 노영선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전략기획실장은 “이전에는 자연재해 발생 당시에만 일시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진행하면 됐지만 최근 들어 기후변화 때문에 홍수나 가뭄이 만성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대응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국제월드비전이다. 지난 3월 기후변화와 환경을 고려해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라는 지침을 각국 월드비전에 전달한 데 이어 기후변화 사업을 종전의 교육, 긴급 구호, 식량 지원 사업과 같은 범주에 추가 지정했다. 지난해부터는 기후위기 대응 사업의 하나로 케냐 ‘타나강 산림 복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으로 나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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