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를 짓다] 김정헌 유디임팩트 대표
무료 창업교육 ‘언더독스’로 출발해 ESG 종합솔루션 기업으로
김정헌 대표 “임팩트 기업도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례 만들 것”
사회적 난제를 비즈니스 모델로 해결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른바 ‘임팩트 기업(Impact Company)’입니다. <더나은미래>는 '임팩트를 짓다' 시리즈를 통해 단순한 사회 공헌을 넘어 자본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는 임팩트 기업을 소개합니다. 첫 순서로 국내 인증 사회적기업 최초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글로벌 ESG 종합 솔루션 기업 ‘유디임팩트(UD IMPACT)’를 만났습니다. /편집자 주
“유디임팩트의 미션은 창업가, 즉 우리가 부르는 ‘액트프러너(Act-preneur)’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들이 세상을 바꾸는 데 필요한 교육, 공간, 자본, 컨설팅 등 모든 것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죠. 우린 스스로를 창업가들의 ‘페이스메이커(Pacemaker)’라고 부릅니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유디임팩트 사무실에서 만난 김정헌 대표는 회사의 정체성을 이같이 정의했다. 유디임팩트의 전신은 창업 교육 기업 ‘언더독스’다. 이름 그대로 시장의 주류 밖에서 활동하는 창업가, 지역 청년, 사회문제 해결형 스타트업을 발굴해 키워왔다.
통상 임팩트 기업이라 하면 “좋은 일은 하지만 돈은 못 버는 회사”라는 편견이 뒤따른다. 유디임팩트는 이 통념에 도전한다. 사회적 가치를 단순한 기부나 캠페인으로 소비하는 대신, 창업 교육·ESG 실행·임팩트 측정·AI 인재 양성을 수익 모델로 만들었다. 지난해 2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현재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 무상 창업 교육으로 출발…10년간 창업가 2만 명 배출
2015년 유디임팩트의 출발점에는 김정헌 대표의 현장 경험이 있었다. 셰어하우스 우주 등 초기 소셜 벤처 생태계에서 창업을 경험했던 그는 “나와 비슷한 실패와 어려움을 후배들이 반복하지 않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무상 창업 교육 기관인 언더독스 사관학교를 세웠다.
김 대표는 “매출 100억 원짜리 기업 하나보다, 매출 1억 원짜리 기업 100개를 키우는 쪽이 사회적 편익이 크다”고 봤다. 각자의 자리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실행하는 창업가, 즉 ‘액트프러너’가 많아져야 사회가 바뀐다는 철학이다.

유디임팩트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전북 군산에서 진행된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다. 당시 군산에는 조선·자동차 산업 침체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인구 유출, 빈집 증가 등 지역 문제 등이 만연했다. 유디임팩트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SK이노베이션 E&S와 협력해 청년들이 지역 문제를 사업 기회로 전환하도록 도왔다. 그 결과 지역 김이 타지역 특산품으로 팔리는 구조를 개선한 로컬 브랜드 ‘군산 섬김’, 저녁 시간대 도심에 문화를 입힌 ‘군산밤협동조합’, 방치된 근대 건축물을 창업 공간으로 바꾼 ‘해머디자인’ 등이 탄생했다.
프로젝트가 진행된 3년간 거점 공간에는 1만7774명이 다녀갔고, 502개의 로컬 서비스가 개발됐다. 26개 창업팀은 빈집을 활용해 실제 매장을 열었으며, 누적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이 밖에도 하나금융그룹과 전국 거점 대학을 연계해 지역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는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 시민과 기업이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아임인부산’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유디임팩트가 지난 10년간 배출한 창업가는 약 2만 명에 달한다. 교육 이수 후 창업으로 이어지는 전환율은 50% 수준이며, 보육 팀들의 평균 투자 유치액은 2억1200만 원, 평균 매출 성장률은 237%, 팀당 평균 고용 창출 인원 2.2명 등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도 이어지고 있다.

◇ 언더독스에서 유디임팩트로…ESG 종합솔루션 기업 선언
현장에서 축적한 보육 역량을 바탕으로 2025년 창립 10주년을 맞은 언더독스는 사명을 ‘유디임팩트’로 변경했다. 창업가 육성을 넘어 기업과 공공의 ESG 전략 수립, 실행, 평가, AI 교육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ESG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개편했다.
사업 확장의 배경에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이 자리하고 있다. 2024년 ESG 측정 및 평가 전문 기관 ‘한국사회가치평가(KSVA)’를, 2025년에는 실무형 중고급 개발자 교육 플랫폼 ‘에프랩(F-Lab)’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유디임팩트가 창업가를 발굴하고, 에프랩의 IT 인재가 비즈니스에 기술력을 접목하며, KSVA가 창출된 사회적 가치를 데이터로 측정하는 비즈니스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 사회적기업 최초 코스닥 상장 도전
유디임팩트는 최근 90억 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마쳤다. SV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포지티브인베스트먼트, TKG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2023년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코스닥 예비심사 청구를 거쳐 2026년 ‘국내 인증 사회적기업 1호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이 성공한다면 국내 임팩트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상징성을 갖는다. 임팩트 기업이 보조금이나 지원사업에 의존하는 존재를 넘어, 자본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평가받고 투자를 유치하며 확장할 수 있는 기업군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상장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이 과정 자체가 임팩트 생태계가 참고할 수 있는 전례가 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임팩트 기업의 본질에 대해 언급했다. “사회적기업과 일반 기업을 제도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상장하고 성장을 거듭하더라도 창업 초기에 바꾸고자 했던 사회문제와 관점을 계속 유지하거나 확장해 나갈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상장이라는 성과 앞에서 그 가치를 버린다면 더 이상 임팩트 기업이 아니겠죠.”
김 대표는 “우리가 발굴한 ‘액트프러너’들이 기업을 키우는 과정에서도 본연의 철학을 잃지 않도록 돕는 것, 그것이 유디임팩트가 세상을 바꾸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