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일(수)

인도주의 NGO들, ‘기후위기 대응’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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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타나강 인근 마을 주민이 산림 복원을 위해 준비한 나무 모종을 돌보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기아, 질병, 재해 등 인도적 위기 상황에 놓인 취약계층을 구호하는 활동에 집중해왔던 인도주의 NGO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각국 적십자사들의 연대체인 국제적십자운동은 이달 말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해 전 세계 인도주의 NGO들을 대표해 ‘기후위기 대응 선언’을 한다. 앞서 국제적십자운동은 지난 5월 ‘국제 인도주의 기구를 위한 기후·환경 헌장’을 발표했다. 기후와 환경을 고려하는 인도주의 활동을 위해 NGO들이 지켜야 할 행동 규범 7가지가 담긴 헌장으로 세이브더칠드런, 옥스팜 등 전 세계 인도주의 NGO 150곳이 서명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아대책, 태화복지재단, 한국해비타트 등 국내 NGO 16곳도 서명에 참여했다.

인도주의 단체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는 이유는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취약계층에게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 홍수 발생 횟수는 약 134% 증가했고, 같은 기간 가뭄 발생 횟수는 약 29% 늘었다. 홍수는 아시아에, 가뭄은 아프리카에 집중됐다. 홍수 피해를 입은 인구와 가뭄 피해를 입은 인구 수는 각각 약 16억5000만명, 약 14억3000만명이었다. 노영선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전략기획실장은 “이전에는 자연재해 발생 당시에만 일시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진행하면 됐지만 최근 들어 기후변화 때문에 홍수나 가뭄이 만성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대응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국제월드비전이다. 지난 3월 기후변화와 환경을 고려해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라는 지침을 각국 월드비전에 전달한 데 이어 기후변화 사업을 종전의 교육, 긴급 구호, 식량 지원 사업과 같은 범주에 추가 지정했다. 지난해부터는 기후위기 대응 사업의 하나로 케냐 ‘타나강 산림 복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으로 나무와 목초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타나강 지역에 나무를 심는 사업이다. 주민들이 땔감과 가축 먹일 풀을 구하러 점점 더 집에서 먼 곳으로 나가게 되면서 아이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가사를 돕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비전은 주민들에게 나무 기르는 법을 전수하고 가뭄에 잘 견디는 종자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에는 주민들 스스로 가뭄도 버텨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국내 인도주의 NGO들도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 4월부터 ‘기후변화 체감ing’ 캠페인을 시작했다. 아동이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오는 11월부터는 폭염·한파 등 극한 기후에 취약한 주거 환경에 사는 아동에게 냉·난방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취약계층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주는 한국해비타트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그린 리모델링을 적용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재난 지역 주민에게 심리 지원을 하는 NGO 더프라미스는 내년부터 전체 사업 예산의 10%를 기후위기 대응 사업에 지출하는 ‘기후예산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주자 경희대 글로벌거버넌스학과 객원교수는 “인도주의 NGO들은 기후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재난 취약 지역 주민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면서 “피해 지역의 상황, 필요한 지원, 해결책을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에 중요한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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