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하철 안내방송 안 들려요” 시각장애인들 요구에도 묵묵부답

한혜경(26)씨는 지하철역에 들어설 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다. 개찰구를 지나 전동차가 들어서는 플랫폼까지는 익숙한 동선에 따라 움직인다. 문제는 객실에 들어선 뒤다. 각종 소음이 안내방송과 뒤섞이면 언제 내려야 할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씨는 지난달 수원역에서 천안역까지 가기 위해 1호선 급행열차에 오른 뒤 코레일에 민원 전화를 3번이나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안내방송이 잘 안 들려서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소리 좀 키워주세요.” 이날 한씨가 수원역에서 천안역까지 약 50분을 이동할 동안 객실 안내방송 음량은 그대로였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전맹(全盲)인 한혜경씨는 지난달 26일 더나은미래와의 통화에서 “지하철 안내방송이 소음에 묻혀 정차하는 역과 내리는 방향 등을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잦다”며 “시각장애인들도 지난 수년간 안내방송 음량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지하철에 오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지하철은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다. 버스보다 승하차가 쉽고, 대기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특히 계단이 2개 이상 있는 고상 버스는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회피하는 교통수단이다. 교통약자의 특별 교통수단인 장애인콜택시를 타려면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지하철 이용의 가장 큰 어려움은 소음이다. 서울교통공사의 신형 전동차에는 안내방송 스피커가 객차당 6개씩 설치돼 있다. 방송 음량은 평균 70~80㏈로 여름철 매미 울음소리, 진공청소기 소음과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전동차가 주행할 때 발생하는 풍절음과 하체 소음이 60~70㏈에 달해 안내방송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착지를 안내하는 방송의 길이는 총 60초다. 이 가운데 도착 역을 알리는 시간은 3~4초에 불과하다.

[진실의 방] 어떻게 감히

‘학교 폭력’이라는 말이 공식 석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 반응은 냉랭했다. 교육 당국은 ‘폭력’이라는 부정적 단어를 ‘어떻게 감히’ 학교라는 숭고한 단어와 조합할 수 있느냐며 극렬하게 반발했다. 지금은 누구나 익숙하게 쓰는 학교 폭력이라는 말이 그때는 그렇게 저항을 받았다. 학교 폭력이라는 말을 세상에 끄집어낸 사람은 푸른나무재단 명예이사장 김종기씨다. 1995년 회사 업무차 떠난 중국 출장길에서 그는 열여섯 살 외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학교 폭력으로 고통받던 아이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아이의 죽음으로 그는 죄책감과 절망감 속에 무기력한 시간을 보냈다. 가해 학생들이 여전히 학교에 남아서 폭력을 저지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대로 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가해자 부모들은 제 아이들의 진학과 앞날을 걱정하며 연락을 피했고, 학교는 폭력을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흔한 문제로 치부하며 덮으려 했다.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그는 학교 폭력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로 바라보게 됐다. 자신과 같은 비극을 겪는 아버지가 두 번 다시 없기를 바라며 청소년폭력예방재단(지금의 푸른나무재단)이라는 시민 단체를 설립했다. 정부는 그가 벌이는 일을 몹시 불편해했다. 단체 이름에도 ‘학교 폭력’이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막았다.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라는 게 이유였다.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가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숙제지만, 인내심과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그 숙제를 해내는 사람은 대부분 당사자다. 당사자들의 분노와 절박함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된다. 어떻게 감히 흑인이 백인과

14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만난 차해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대표. 사무실 한쪽 벽에는 소속 장애인 아티스트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임화승 C영상미디어 기자
국내 최초 장애인 엔터社… “편견 없이 재능 펼치기를”

[인터뷰] 차해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대표 지난 13일 열린 2022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코다’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트로이 코처는 청각장애인이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미국 배우조합상(SAG)’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CCA) 남우조연상’ 트로피도 품에 안았다. 청각장애인 배우로는 역사상 첫 트리플 크라운 수상 기록이다. 이렇듯 해외에선 다양성을 중시하는 할리우드 흐름에 따라 장애인 배우들의 입지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 국내 방송·영화계에선 장애인 배우들이 설 자리는 좁기만 하다.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파라엔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20년 10월에 설립된 국내 최초 장애인 전문 엔터다. 체육,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장애인 스타를 발굴·육성해 장애인들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YTN 앵커 출신의 차해리 대표와 한민수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함께 설립했다. 지난해부터 5월부터 차 대표가 단독 대표를 맡고 있다. 14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차해리 파라엔터 대표는 “전 세계 인구의 장애인은 15%”라며 “대중들이 미디어에서 15% 확률로 장애인을 볼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장애인 활동 영역 넓힌다 파라엔터에는 23명의 장애인 아티스트들이 소속돼 있다. 장애인 스포츠 선수를 발굴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대중문화에서 활동하는 장애인 아티스트까지 영입하며 종합엔터로 성장했다. 파라엔터는 방송, 공연, 창작활동 등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속 아티스트를 모델이나 배우로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차 대표는 “인지도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TV이나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애인 아티스트들은 파라엔터를 만나면서 대중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중이다. 차 대표는 “한 아티스트에 대한 캐스팅 문의가

“장애와 편견 뛰어넘다?” 장애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장애와 편견 뛰어넘다?” 장애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동계패럴림픽 보도 속 ‘차별 표현’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이 13일 마무리됐다. 패럴림픽이 진행되면 매번 따라오는 지적이 언론 보도 속 차별적 표현이다. 이번 대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A 일간지는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인터뷰 기사에서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개요를 설명하면서 ‘총 78개 세부 종목에 장애를 극복한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지상파 방송국도 선수단 출국 기사를 보도하며 ‘전 세계 50여 나라에서 시각, 척수, 절단 장애 등을 이겨낸 선수 1500여 명이 참가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는 2018년부터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은 ‘언론 보도 모니터링 사업’에서 차별적 언어를 잡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의 한지윤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지상파 방송에서 패럴림픽 선수단의 결단식을 보도하면서 ‘장애와 편견을 뛰어넘는 도전을 다짐했습니다’라고 했는데, 장애를 극복 대상으로 보는 대표적 차별적 표현”이라며 “언론이 대중에게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심는 표현을 과민할 정도로 잡아내는 게 모니터링 사업의 대원칙”이라고 했다. 센터가 지난 2019년 마련한 ‘장애인 관련 언론 보도 모니터링 지침’에는 스포츠 보도에서 피해야 할 유형을 11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애를 극복 대상으로 인식하는 보도 ▲사람 대신 장애나 보장구에 초점을 맞춘 보도 ▲의학적 용어로 장애를 표현하는 보도 등이다. 센터가 지적하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장애를 이겨내야 한다’는 시선이다.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불행 또는 비정상적 상태로 보이게 할 수 있고, 장애와 함께 살아간다는 정체성 자체를 부정할 수 있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이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서도 이러한 취지로 장애인을 표현할 때 ‘장애와 함께 사는 사람(person with disability)’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한 수석연구원은 “장애를

전국 시도별 웹 접근성 준수율 /장애인인권센터 제공
지자체 웹사이트 90%, 장애인 이용 어렵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웹사이트 90% 이상이 장애인 이용에 부적합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장애인인권센터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정보통신접근성 준수현황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장애인인권센터는 지자체의 웹사이트가 장애인 접근성을 준수했는지 따져볼 때 ‘웹 접근성 인증 마크’ 부착 여부를 기준으로 삼았다. 웹 접근성 인증 마크는 장애인이나 고령자가 웹사이트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웹 접근성 표준 지침을 준수한 사이트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품질 마크를 부여하는 인증 제도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웹사이트 935개와 전국 224개 기초자치단체의 웹사이트 3933개 등 지방자치단체 웹사이트 4868개 가운데 웹 접근성 인증 마크를 받은 사이트는 415개로 평균 준수율이 8.5% 수준에 그쳤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평균 준수율은 각각 15.3%, 6.9%였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특별시의 웹 접근성이 가장 높았다. 서울시의 웹 접근성 준수율은 24.18%로 평균 준수율을 크게 웃돌았다. 세종특별자치시 13.64%, 대구광역시 12.28% 등이 뒤를 이었다.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경기 안성시의 준수율이 60%로 가장 높았고 서울 도봉구(45%), 전북 남원시(38.46%)도 장애인의 웹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웹사이트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지역은 울산광역시였다. 울산시는 웹 접근성 준수율이 2.1%로 전국 최하위였다. 전국적으로 웹 접근성 인증을 하나도 받지 않은 기초자치단체도 29곳에 달했다. 허위로 웹 접근성 인증 마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충청북도와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북도 지역의 기초자치단체 사이트 72개는 대표사이트만 인증을 받았지만 패밀리사이트에도 인증 마크를 사용한다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인증 마크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비수도권의 경우 웹 접근성에 대한 인식이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장애인 정당한 편의제공 거부 행정심판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적 답변서에 대한 규탄 및 항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뇌병변 장애인은 스타벅스DT 이용할 일 없다”… 장추연, 인권위 답변서 규탄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인 단체의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편의제공을 위한 행정심판 청구에 대해 ‘뇌병변 장애인은 운전이 불가능해 이용할 일이 없다’ 등 장애인을 차별하는 내용의 답변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연) 등 장애인 단체들은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한 편의제공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답변과 장애인차별을 합법적으로 용인하겠다는 장애감수성이 결여된 인권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장애인 단체들은 스타벅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의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이 청각·언어장애인의 접근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장애인차별 진정을 인권위에 제기했다. 스타벅스의 드라이브스루는 음성언어로만 주문이 가능해 청각·언어장애인은 이용이 힘들어 화상수어채팅 또는 장애인 편의가 마련된 키오스크 방식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시 인권위는 정당한 편의제공은 장애인 당사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돼야 할 의무가 없으며 별도의 구제조치가 필요 없다는 취지로 진정을 기각했다. 이에 장추연 등 장애인 단체는 지난해 11월 기각 결정에 대한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인권위는 같은 이유로 기각을 결정했다. 문제가 된 것은 인권위의 행정심판 피청구인 답변서다. 이들 단체가 지적한 내용은 크게 ▲진정 당사자가 운전면허를 취득하지 못해 드라이브스루를이용할 수 없다고 단정한 표현 ▲사기업에 수어 제공 의무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발언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이 적어 수어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한 점 등이다. 장추연은 “인권위의 피청구인 답변서에 청각장애인과 중증뇌변변장애인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내용을 서슴없이 서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애 인권에 대한 감수성도, 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편의제공 원칙도 전혀 없는 비인권적이고 차별적인 답변서의 내용에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법무부 청사
법무부, iMBC·CGV 등에 장애인차별 시정 명령

법무부는 장애인차별시정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총 4건의 장애인차별행위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장애인차별시정심의위원회는 장애인차별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잘 이행됐는지 그 여부를 검토·평가하고 시정 명령을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는 기관이다. 이번에 법무부는 iMBC, SBS 콘텐츠허브, 부산MBC 등을 운영·관리하는 방송사 사장들에게 장애인 접근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개선할 것을 명령했다. 방송사 웹사이트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대체할 수단이 부족해 시각장애인이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MBC, SBS 등 방송사에 대한 시정 명령은 장애인의 웹사이트 접근성에 관한 최초의 시정 명령 사례다. CJ CGV 주식회사 대표이사에게는 보청기를 사용해도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 문자통역 지원 등의 조처를 할 것을 명령했다. 또 CGV 여의도 컴포트관과 프리미엄관에 장애인 관람석을 마련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도 특별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시정 명령을 내렸다. 월미테마파크 대표에게는 장애인의 개별적인 장애 정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일률적으로 놀이기구 탑승을 거부하거나, 비장애인 보호자의 동반 탑승을 요구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3조는 장애인 차별행위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은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법무부 장관이 피해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차별행위를 한 자에게 시정 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인차별 행위에 대한 진정을 한 경우 국가인권위원회는 차별행위 여부를 판단해 피진정인에게 장애인차별 상황 개선을 권고한다. 그

‘배달의민족’ 장애인·고령자가 쓰기 힘든 앱 1위

지난해 장애인·고령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접근성이 전년도보다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과학기술정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 모바일 앱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다운로드가 많은 앱 300개(iOS 상위 150개·안드로이드 상위 150개, 동일 서비스 앱 중복 포함)를 대상으로 ▲기호 같은 시각적 항목의 의미를 설명하는 ‘대체 텍스트’가 적절한지 ▲자막·수화 등을 제공하는지 ▲이미지·글자 등의 명도가 잘 설정됐는지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이해하기 쉽고 일관성이 있는지 등을 평가했다. 조사 결과, 300개 모바일 앱의 평균 접근성 점수는 2019년 74점에서 2020년 69.2점으로 4.8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사소통이나 쇼핑, 배달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모바일 앱의 접근성 감소가 두드러졌다. 업종별 접근성 점수 결과를 보면 ‘커뮤니케이션’ 항목이 86.6점에서 75.3점으로 11.3점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어 ‘생활·음식·맛집’ 항목도 10.5점 줄어 두 번째로 많은 감소를 보였다 또 진단항목 중 장애인과 고령자가 앱을 이용할 때 반드시 필요로 하는 기능인 ‘보조 기술과의 호환성’ 항목이 2019년 81.2%에서 2020년 54.6%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지기능 제공’, ‘대체텍스트’ 항목도 각각 7.3%p, 3.8%p 감소했다.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앱으로는 최하점 38.9점을 받은 ‘배달의민족(iOS)’이 꼽혔다. 이 외에도 쇼핑앱 ‘브랜디(iOS)’ 43.8점, ‘디데이 위젯(iOS)’ 43.8점, ‘배달의민족(안드로이드) 46.2점 등이 하위권을 기록했다. 양 의원은 “언택트 시대에 모바일 앱은 우리 생활에 필수 기능이 됐지만, 장애인과 고령자가 이용하기에는 더 불편해지고 있다”며 “정보 취약 계층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모바일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을 위한 직무라는 건 없습니다”

전체 직원의 91.2%가 장애인으로 구성된 회사가 있다. 불과 직원 13명으로 시작했던 이 회사는 지난 10년간 장애인 고용과 일자리 개발을 위해 노력하며 올해 8월 기준 직원 250명 규모로 성장했다. 이곳의 특별한 점은 ‘장애인을 위한 직무’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IT 기업 ‘오픈핸즈’ 이야기다. 올해 창립 11주년을 맞은 오픈핸즈는 삼성SDS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이다. 주요 사업으로 소프트웨어 테스트, 솔루션 개발, 웹 보안, 서비스 데스크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오픈핸즈는 장애인 고용의 모범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고, 올해는 같은 대회에서 근로자부분 고용노동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난달 24일 오픈핸즈의 성장 스토리를 듣기 위해 서울 송파구의 한 카페에서 이상준, 허민솔, 박형진, 박종성씨 등 직원 네 명과 마주앉았다. IT기업이지만 장애인도, 문과도 괜찮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업무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장애인이라고 해서 업무 난이도를 바꿀 순 없잖아요. 대신 업무 환경에 신경 쓰죠. 장애인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IT사업팀에서 근무하는 이상준씨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픈핸즈에서는 장애인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업무 내용을 조절하지 않는다”면서 “대신 업무 환경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회사에 알리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이를테면 휠체어 이용에 편리한 높낮이 조절 책상이나 낮은 시력에 필요한 대형 모니터 등 직무 수행을 위한 환경 개선을 편안하게 요구할 수 있다. 사내에는 전기 휠체어 충전소를 비롯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도블록과 핸드레일도 곳곳에 설치돼

장애인 이용률 0.1%, 의사 참여율 0.5%… 시스템 개선 시급

유명무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 거동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A씨는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동네 의사가 주기적으로 건강을 관리해주고 집으로 왕진도 나온다는 설명에 신청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검색해봤지만 집 근처에는 이 사업에 참여하는 병·의원이 없었다. 조금 멀리 있는 병원에 전화를 걸어 방문 진료가 가능한지 물었지만 모두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중증장애인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지난 2018년 5월 시작한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 사업이 유명무실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1차 시범 사업 결과에 따르면, 2018년 5월부터 2년간 이 서비스를 이용한 장애인은 1146명에 불과했다. 2020년 등록 중증장애인 98만4965명 가운데 약 0.1%가 이용한 셈이다. 2차 시범 사업 기간인 지금도 이용률 변화는 거의 없다. 서비스를 원하는 장애인이 있어도 주변에 시범 사업에 참여하는 병·의원을 찾기 어렵고 그나마도 방문 진료가 안 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중증장애인 위한 주치의 사업… 방문 진료 거의 없고 비용도 비싸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당뇨, 뇌혈관 질환, 암 등 만성 질환 유병률이 높고 평균 수명도 9년가량 짧다. 건강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하지만 이동 불편,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병원을 자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상급종합병원과 요양병원 근무자를 제외한 모든 의사가 장애인 건강주치의가 될 수 있다. 주치의 등록을 원하는 의사는 ▲만성 질환 등 일반적인 건강 상태를 관리해주는 일반 건강관리 ▲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23일 서울 성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이후 장애인 5명 중 1명 돌봄서비스 중단 경험

코로나19로 장애인 중 18.2%는 돌봄서비스 중단을 겪었고, 정신적·신체적 건강 상태가 비장애인보다 더 크게 악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국립재활원의 ‘장애인의 코로나19 경험과 문제점’ 연구 결과를 지난 24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취약한 장애인의 건강, 일상생활 등에 미치는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장애인 2454명과 비장애인 999명을 비교·조사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건강 문제가 생기거나 건강이 악화했다고 답한 장애인 비율은 14.7%로, 비장애인(9.9%)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은 비장애인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 문제로 진료를 받은 비율을 보면 비장애인은 52.5%에 달했지만, 장애인은 이보다 15%p 낮은 36.8%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적 피해도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더 크게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걱정된다는 답변은 장애인(79.5%)이 비장애인(75.1%)보다 높았다. 특히 ‘많이 걱정된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41.6%로 비장애인의 응답률 19.1%의 2배가 넘어갔다. 또 외로움, 불안, 우울감을 ‘매우 많이 느낌’으로 답한 비율은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1.9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도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더 많이 하락했다. 코로나19 이전에 조사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매우 불만족’이라 응답한 비율도 장애인이 3.5배, 비장애인이 2.1배 증가했다. 코로나19 전·후 삶의 만족도가 감소한 비율은 장애인(44.0%)이 비장애인(34.6%)보다 1.3배 높았다. 호승희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건강보건연구과장은 “코로나19 이후 장애인은 건강문제 악화, 우울감 등을 겪으며 삶의 만족도가 크게 감소했다”며 “감염병 시대의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를 위해 자가관리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동네 빵집, 편의점에도 휠체어용 경사로 설치 의무화

앞으로 편의점과 빵집, 음식점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이용하는 소규모 상점에도 휠체어나 유모차가 쉽게 오갈 수 있도록 경사로를 설치해야 한다. 7일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의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8일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바닥면적 기준 50㎡ 이상인 슈퍼마켓·일용품 소매점, 휴게음식점·제과점, 일반음식점, 이용원·미용원은 주 출입구 계단에 경사로와 같은 장애인 편의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바닥면적이 100㎡ 이상인 의원·치과의원·한의원·조산소(산후조리원 포함)와 300㎡ 이상인 목욕장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가 의무화된다. 현재는 바닥면적 기준이 슈퍼마켓·일용품 소매점, 휴게음식점·제과점, 일반음식점의 경우 300㎡ 이상, 이용원·미용원, 목욕장, 의원·치과의원·한의원·조산소(산후조리원 포함)는 500㎡ 이상인 경우에만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게 돼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출입구의 폭도 기존 80cm에서 90cm로 넓히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적용대상은 내년 1월1일부터 신축하거나 증축·개축·재축하는 소규모 공중이용시설로 한정했다. 이날 복지부는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도 휠체어나 유모차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접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장애인단체의 요구에 따라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오는 7월 19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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