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의료시설이 전쟁의 표적이 됐다…분쟁지역 공격 ‘역대 최고’

국경없는의사회 “국제인도법상 의료 보호 원칙, 현장에서 붕괴” 전 세계 무력 분쟁 지역에서 의료시설과 의료진, 환자, 구급차량이 공격 대상이 되는 사례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제인도법(IHL)이 규정한 의료체계 보호 원칙이 현장에서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보고서 ‘공격 목표물이 된 의료지원(Medical Care in the Crosshairs)’을 통해 “의료시설과 의료진에 대한 공격이 더 이상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분쟁의 구조적 일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분쟁 당사자들이 국제인도법상 보호 의무를 점점 더 경시하고 있으며, 의료 지원을 의도적으로 약화시키는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의료시설 공격 감시 시스템(SSA)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의료시설 공격은 1348건 발생했고, 이로 인해 1981명이 숨졌다. 전년도인 2024년 사망자 수(944명)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국가별로는 수단이 1620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고, 미얀마(148명), 팔레스타인(125명), 시리아(41명), 우크라이나(19명)가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분쟁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경향을 지적한다. 과거에는 의료시설 공격이 ‘오폭’이나 ‘정보 오류’로 설명됐지만, 이제는 분쟁 당사자들이 의료시설과 의료진이 국제인도법상 보호 지위를 상실했다는 논리를 내세워 공격을 정당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에릭 라안 국경없는의사회 옹호활동가는 “군사적 필요성이 민간인 보호보다 우선시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사전 경고 제공과 같은 핵심 의무조차 무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의료시설이 오히려 스스로 군사적 표적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분쟁지역 의료보건 보호 연합(SHCC)’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의료시설을 향한 공격은

기후변화가 보건 위기 불렀다…“한국도 글로벌 대응에 나서야”

국경없는의사회-국회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 포럼 공동 주최 탄소 감축과 건강 위기 대응 전략 논의 이어져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후위기, 국경을 넘다: 기후 보건 그리고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국회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포럼이 공동으로 연 이번 포럼은 “기후위기는 환경을 넘어 전 세계 보건 위기로 번졌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포럼에서는 특히 중저소득국가의 취약 계층이 감염병 확산, 영양실조, 강제이주, 의료 접근성 제한 등 복합적인 보건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집중 조명됐다. 참석자들은 “국제사회가 더 늦기 전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럼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가 현장에서 목격한 보건 위기 사례들이 집중 조명됐다. 엠마 캠벨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은 글로벌 보건과 기후 대응을 선도할 역량이 충분한 나라”라며 “기후-보건 연계 정책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제사 폰테베드라 국경없는의사회 스위스 의료 총괄은 “기후위기와 인도적 위기는 뗄 수 없는 관계”라며 “국경없는의사회는 탄소 배출 저감과 기후 적응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앞으로도 꾸준히 한국의 국제개발 및 인도단체와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은희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는 ‘취약 계층에 영향을 미치는 지구 건강’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하 교수는 “사회적 약자는 환경 위험에 노출되는 반면, 환경 혜택은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건강 격차가 빈곤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 방안이 논의됐다. 이연수 코이카 사업전략처장은 “국경없는의사회 등

콩고 보건소 폐쇄, 탄자니아 약품난…한국의 리더십은 [글로벌 ODA 위기 리포트]

[긴급 진단] 글로벌 ODA 위기 리포트<下> 美 삭감 여파에 20만명 진료 중단…글로벌 약품 공급망도 흔들 한국, 중견국 책무로 다자협력 확대…“성과 가시성 높아” “자금 부족으로 콩고민주공화국 내 92개 보건소가 문을 닫았습니다. 2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기본 보건 서비스조차 받지 못하고 있어요.” 김지혜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사업1팀 팀장이 전한 현장 소식이다. 수단과 시리아에선 영양실조 어린이 치료가 중단됐고, 440만 파운드(약 200만kg) 상당의 식량이 창고에 쌓인 채 기근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헬스 펀드, 민간 재단, 기업 후원 등 다양한 재원을 확보하고, 보건 인력 교육과 지역 자원 동원, 커뮤니티 헬스 워커 역량 강화 등 간접 지원 위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굿네이버스의 김수지 국제보건팀장 역시, 탄자니아에서 진행 중인 ‘열대질환 퇴치사업’ 현장을 통해 유사한 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그는 “WHO와 UN의 의약품 공급망 차질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2025년부터 약품 수급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탄자니아 정부의 WHO 의존도가 높아 새로운 약품 조달 방식을 찾는 등 전체 사업의 재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 미 원조 흔들리자 ‘글로벌 보건 위기’ 현실화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에 따르면, 유니세프(UNICEF)는 미국발 자금 삭감으로 2026년 예산이 2024년 대비 최소 20%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식량계획(WFP)의 2025년 예산도 전년보다 40% 감소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이하 GAVI)에서는 계획됐던 3억달러(약 4113억원)의 기여금이 줄고, 총 17억달러(약 2조3300억원) 규모의 장기 약속이 철회됐다. 전통적으로 미국에 기댔던 글로벌 보건체계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그 공백을 메울 새로운

美 원조 끊기자 시간당 100명 사망…멈춰버린 백신과 식량

[긴급 진단] 글로벌 ODA 위기 리포트<上> 트럼프發 원조 축소, 세계 보건·식량망 붕괴 공백 속 한국의 책무는 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에 따라 미국국제개발처(USAID) 해체와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미국이 주도해온 글로벌 보건 체계에 심각한 균열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모든 해외 개발원조 사업을 90일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7월 1일부로 USAID를 국무부 산하로 이관해 사실상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기준 660억 달러(약 90조원) 규모였던 USAID 예산은 2025년까지 60억 달러(약 8조원)로 줄어들 예정이며, 조직 인력도 기존 1만여 명에서 300명 수준으로 대폭 감축된다. 문제는 그 여파다. 미국은 국제 보건개발 분야 최대 기여국이다. 보건 전문 비영리기관 카이저패밀리재단(KFF)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보건개발원조의 42%를 미국이 담당했다. PEPFAR(에이즈구호비상계획), 글로벌펀드, 말라리아 이니셔티브 등은 미국의 지원을 기반으로 운영돼왔다. USAID 활동은 2000년 이후 5800만 명의 결핵 사망과 2500만 명의 에이즈 사망, 1100만 명의 말라리아 사망을 막았다는 평가도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USAID 때문에 죽은 사람은 없다”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그 발언과 무관하게 피해는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브룩 니콜스 브라운대 보건학 교수는 원조 삭감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시간당 103명, 하루 2472명이 초과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HIV/AIDS, 결핵, 말라리아에 집중된 피해자 수는 6월 15일 기준 성인 11만733명, 아동 23만1059명에 달한다. 실제로 HIV 감염률이 높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미국의 원조 중단 이후 지난 3~4월에 HIV 검사

[우리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국제 보건의 숨은 자랑거리 K-백신 이야기

국제기구에서 일한 지 10년이 넘으니, 한 국가의 외교는 그 나라의 문화를 많이 따라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겸손이 미덕이고, 침묵이 금이라고 배운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잘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알리고 포지셔닝 하는 데 여전히 어색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것이 많은데도 깨닫지 못하거나 알아도 남들이 알아주기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오늘은 우리가 자랑스러워해 봄 직한 K-vaccine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또 K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는 잘 모르지만, 국제사회는 잘 알고 있는 이야기, 바로 콜레라 예방의 숨은 영웅 한국 백신의 이야기입니다. 콜레라는 사실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질병입니다. 깨끗한 물과 위생 시설에 접근하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발생해 흔히 ‘후진국 병’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콜레라는 비브리오 콜레라균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되는 급성 설사병입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몇 시간 내로 탈수로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특히 5세 미만 아동이 가장 큰 희생자입니다. 게다가 증상이 없는 감염자가 배출한 콜레라균이 환경으로 돌아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습니다. 특히 화장실 같은 위생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콜레라는 더욱 빠르게 확산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 약 54만 건의 콜레라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에 따라 4000명이 넘게 사망했습니다. 주로 아프가니스탄, 콩고민주공화국(DRC), 소말리아 등 분쟁 취약국에서 발생했습니다. 콜레라 감염이 증가하는 이유에는 기후 변화와 국제적 분쟁, 대규모 난민 이동 등의 환경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후

아동학대.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어도비 AI 파이어플라이를 통해 제작된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데이터로 읽는 아동학대] 작년 아동학대 신고 4만8522건…86%는 부모가 가해자

11월 19일은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이다. 아동학대는 성인이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가하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과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뜻한다. 아동학대 예방의 날은 2000년 비영리단체 ‘세계여성정상기금(WWSF)’이 처음 제정했으며, 대한민국은 2007년부터 이를 기리기 시작해 2011년 아동복지법 제23조에 따라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11월 19일부터 26일까지는 아동학대 예방 주간으로 운영된다. ◇ 4만8522건 보건복지부가 올해 8월 발표한 ‘2023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아동학대 신고는 4만8522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53%가 아동학대로 인정됐다. 신고 건수는 1년 사이 5%(2419건) 늘었지만, 학대 인정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자는 총 44명으로, 신체 학대로 14명, 자녀 살해 후 극단적 선택으로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체 학대행위자 중 85.9%(2만2106건)는 부모였으며, 학대 장소도 82.9%가 가정에서 발생한다.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비중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과 비교하면 3.2%p. 2019년에 비해서는 10.3%p 늘었다. 학대 피해 아동 중 가정으로부터 분리한 사례는 2393건(9.3%)이다. ◇ 10억명 2020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어린이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10억 명이 매년 신체적·성적·심리적 학대의 위험에 처해 있다. 특히 1억2000만 명의 여아가 20세 이전에 강제적인 성적 접촉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폭력에 노출된 아동들이 정신 건강 문제, 만성 질환, 학업 성취 저하 등 다양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올해 6월 유니세프는 전 세계 5세 미만 어린이 약 4억 명이 가정에서 학대를 받고 있으며, 이 중 3억3000만 명은

[우리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모기의 역습

“상어가 나타났다!” 우리 앞바다에도 이제 매년 상어가 나타난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상어에게 물리면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인지 모든 이목이 쏠린다. 그러나 상어가 지난 100년간 전 세계에서 죽인 사람 수(약 1000명)보다 더 많은 생명을 매일 앗아가는 동물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모기의 이야기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기는 전 세계적으로 생각보다 많은 질병을 옮긴다. 말라리아와 일본뇌염은 물론,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뎅기열과 황열병도 모기가 옮기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실제로 말라리아만으로도 매년 60만 명이 사망하며 그중 대부분이 5세 미만의 아동이다. 쉽게 말해, 한국 군인 전체 수보다 더 많은 아이가 매년 모기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는 셈이다. 이 비극의 대부분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발생한다. 모기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한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도 말라리아로 추정되는 모기 전파 질병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유럽의 아프리카 식민지 확장 시절에도 많은 사람이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와 황열병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모기와의 싸움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기후 변화와 백신이 있다. ◇ 기후변화와 모기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지구는 모기들이 질병을 퍼뜨리기에 더 좋은 환경이 되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말라리아를 퍼뜨리는 모기들이 매년 평균 6.5미터씩 더 높은 고도로 이동하며, 적도에서 4.7킬로미터씩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말라리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지역들도 위험에 처하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이

유엔 산하 5개 기구가 12일(현지 시각)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아동 지원 계획을 담은 'GAP(The Global Action Plan)'를 발표했다. /유니세프
유엔 “전례 없는 식량위기, 전 세계 아동 3000만명 영양실조”

유엔 산하 5개 기구가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아동이 전 세계 3000만명에 달한다”며 이들을 위한 긴급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식량농업기구(FAO)·유엔난민기구(UNHCR)·유니세프(UNICEF)·세계식량계획(WFP)·세계보건기구(WHO) 등 5개 유엔기구는 12일(현지 시각) 공동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최근 식량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15개국에서 아동 3000만명 이상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 이 중 800만명은 상태가 심각하다. 15개국은 수단, 소말리아, 부르키나파소 등 아프리카 12개국, 중앙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카리브해의 아이티, 중동의 예멘 등이다. 기후변화, 코로나19, 생활비 상승과 같은 상황이 아동의 질병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유엔 기구들은 아동 영양실조에 대처하기 위한 글로벌 실행 계획을 담은 ‘GAP(Global Action Plan on Child Wasting)’도 발표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식품, 보건, 물, 위생, 사회보호 시스템 등 다양한 부문에서 동시에 접근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유엔 기구들은 “이번 위기가 어린이들에게 비극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너무 늦기 전에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지역 건물이 러시아군의 공격에 무너진 모습. /AFP 연합뉴스
WHO 유럽 회원국, 러시아 제재 결의… 찬성 43, 반대 3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병원을 폭격하는 등 비인도주의적 공격을 단행한 러시아에 대해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WHO 유럽 특별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정치적 제재 방안을 담은 결의안이 찬성 43표, 반대 3표, 기권 2표로 채택됐다.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가 찬성했으나 러시아와 벨라루스, 타지키스탄이 3국은 반대표를 던졌다. 결의안에는 러시아 군사행동으로 인한 대량 인명피해와 전염병 확산, 만성질환 환자 문제 등 우크라이나의 보건 비상사태가 언급됐다. 결의안 채택에 따라 러시아 소재 WHO 지역사무소 폐쇄, 러시아 내 회의 개최 중지 등 제재가 진행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찬성한 회원국은 모스크바를 고립시키는 것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의안 채택 이후 안드레이 플루트니츠키 러시아 특사는 WHO 고위 관계자 회의에서 “이번 조치는 세계 보건의료 시스템에 큰 피해를 입힐 것”이라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외교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요 회의에서 러시아 투표권을 빼앗는 등의 조치를 했어야 하지만, (회원국들이) 법적 절차 때문에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거의 없다. 러시아 침공으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우크라이나인 만성질환자는 최소 3000명에 달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개전 이후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이 200건 발생했다”며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은 인도주의 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WHO “전 세계 보건시설 4곳 중 1곳은 급수시설 없어”

전 세계 보건시설 4곳 가운데 1곳은 기본적인 급수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가 3일 밝혔다. 전 세계 보건시설의 물과 위생 문제에 대한 국제 보고서 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WHO와 유니세프가 이날 펴낸 ‘보건시설의 물과 위생(WASH in Health Care Facilities)’ 보고서에 따르면, 상하수 처리 시설을 모두 갖춘 보건시설은 전체의 74%에 그친다. 하수 처리 시설이 없는 곳은 14%, 상하수 처리 시설이 하나도 없는 곳도 12%나 됐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전체 보건시설 가운데 55%만 급수 설비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수 처리 시설이 전무한 병원도 전체의 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WHO는 상하수 설비 부족으로 피해받는 인구를 전 세계 20억 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보고서에는 전 세계 신생아의 20%가 최빈개도국(LDC)에서 태어난다는 내용도 담겼다. 매년 LDC 국가에 사는 1700만명의 여성이 물·위생 문제가 심각한 보건시설에서 출산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WHO와 유니세프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매년 100만명 이상이 출산 과정에서 사망하는 현실은 보건시설의 비위생적인 환경과 관련있다”고 지적했다. LDC 국가에서는 신생아의 26%, 산모의 11%가 감염에 의해 사망한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안전한 물과 화장실, 손 씻을 시설이 없는 보건시설에서 출산하는 것을 상상해보라”며 “모든 보건·의료시설에 기본적인 깨끗한 물과 위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건강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고 말했다. [장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jangpro@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미세먼지 잡아라”…기업·국제기구·환경단체 총출동

국내 미세먼지 연구에 기업, 국제기구, 환경단체 등이 발벗고 나섰다. 이달 초 삼성전자는 경기 수원의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내에 ‘미세먼지연구소‘를 신설했다. 연구소장은 나노기술 전문가인 황성우 종합기술원 부원장이 맡는다. 연구소에서는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과 유해성에 관한 정밀 연구를 비롯해 해결방안 연구가 진행된다. 또 종합기술원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 측정 기술, 신소재 필터 기술, 미세먼지 분해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화학∙물리∙생물∙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5월 서울 종로에 국제 연구센터를 설립한다. 지난 15일 WHO는 환경부, 서울시와 ‘WHO 아시아·태평양 환경보건센터(이하 ‘아태환경보건센터’)’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WHO의 환경보건센터는 지난 1991년 독일 본에 처음 설립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아태환경보건센터 업무는 ▲대기질·에너지·보건 ▲기후변화·보건 ▲물·생활환경 등 총 3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대기질·에너지·보건 분야에서는 동북아 지역의 극심한 미세먼지와 황사에 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한다. 이처럼 국경을 넘나드는 대기환경문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과학적 정보와 증거를 수집할 예정이다. 센터 운영에 필요한 재정은 환경부와 서울시가 마련하고, WHO는 지구환경기금(GEF) 등에서 추가 자금을 지원한다. 환경단체도 학계와 손잡고 미세먼지 대응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6일 환경재단은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환경재단은 지난해 2월 재단 내 미세먼지센터를 설립하고 관련 포럼, 캠페인 등을 진행해왔다. 환경재단은 “미세먼지 문제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국민생활위기’로 떠오른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소와 협력해 공동학술세미나, 교육 등 공동과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 Copyrights

[파아란 하늘을 돌려줘-①] 엄마가 떴다! 5개월만에 수천명 동참 이끈 김민수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대표

최근 대선 주자들도 미세먼지 관련 공약을 앞다투어 내놓는 가운데, 누구보다 앞장서서 꾸준히 미세먼지 해결에 목소리를 높여온 인물이 있다. 활동가도, 전문가도 아니다. ‘그저 중학교 3학년 딸 아이의 엄마’라는 김민수(49·사진)씨.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라는 커뮤니티를 대표해 김씨가 지난 4개월간 지역구 국회의원 간담회, 토론회, 기자회견 등 미세먼지 관련 공식·비공식 일정에 나선 것만 약 30회에 이른다. 무엇이 엄마를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지난 7일, 세종대에서 한국대기환경학회 주최로 열린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토론회’에서 김씨를 만났다. – 환경단체 열혈 활동가 같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게 된 계기가 있나.  “아토피가 심한 딸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눈 주위가 빨갛게 팬더가 되더라. 눈 다래끼도 수시로 난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이 마음에 아팠다. 하루는 시야도 안 좋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었다. 아이 학교 행사로 등산이 예정돼있어서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미세먼지가 아이들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은데 취소하면 안되느냐’고 했는데, 등산을 강행하고 왔더라. 선생님이 ‘오늘은 미세먼지 수치가 80㎍으로 ‘보통’이라서 등산다녀왔다’고 했다. 우리나라 기준은 81㎍부터 ‘나쁨’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기준으로 하자면 50㎍ 이상이 ‘나쁨’이다. 엄마로서 아이한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내 아이는 내가 지키자’는 생각에서 행동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인터넷 카페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약 5개월.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인터넷 카페 회원수는 약 3300여명에 달한다. 김씨와 함께 활동하는 운영진은 총 11명으로, 대부분 ‘엄마’들이다. 후원금도 받지 않고, 운영진들이 사비를 털어 충당하고 있다. 카페에는 회원들이 매일 지역별 미세먼지 수치를 모니터링하고, 마스크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