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열매
복권기금 ‘고정 몫’ 사라진다…사랑의열매 등 사업 성과 입증해야

2031년부터 8개 기관 공익사업 체계로 전환성과평가 반영 확대…3조 원대 재원 배분 방식 바뀐다 저소득층 주거와 취약계층 복지, 문화·예술 등에 쓰이는 복권기금의 배분 방식이 20여 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기관별로 법에 따라 일정 몫을 보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 수요와 성과에 따라 재원을 배분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기존 법정배분기관의 사업 운영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복권 및 복권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복권기금은 복권 판매로 조성된 수익금을 저소득층 주거·복지, 문화·예술, 국가유공자 지원 등 공익사업에 활용하는 재원이다. 현행법은 2004년 복권발행체계를 일원화하면서 기존 발행기관의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매년 복권수익금의 35%를 과학기술진흥기금, 국민체육진흥기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10개 기금·기관(지자체 포함)에 의무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골자다. 사실상 국내 상당수 복지·공익사업을 떠받치는 주요 재원인 셈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제주특별자치도개발사업특별회계를 제외한 8개 기관을 법정배분 대상에서 제외하고 ‘공익사업 체계’로 편입하기로 했다. 지원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정 몫을 받는 대신 사업의 필요성과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지원 규모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개편은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법정배분 비율을 현행 ‘고정 35%’에서 ‘35% 이내’로 유연하게 바꾸고, 성과평가 결과에 따른 기관별 배분액 조정 폭도 현재 ±20%에서 ±40%로 확대한다. 한시 특례가 끝나는 2031년부터는 8개 기관의 사업이 공익사업으로 본격 전환된다. 성과가 낮거나 자금 여력이 충분해 예산이 덜 배분될 경우, 남는 재원은 다른 신규 공익사업에 투입된다.

가뭄 끝에 기록적 폭우…남부 수해 복구 모금 잇따라

318세대 564명 대피…사랑의열매·희망브리지·초록우산 등 특별모금 광복절 연휴 동안 남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 복구를 위한 민간 모금이 잇따르고 있다. 사랑의열매와 희망브리지는 이재민과 피해 지역 지원을 위한 특별모금에 들어갔고,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도 피해 아동 가정에 대한 긴급 지원에 착수했다. 경남 통영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한 긴급 모금도 시작됐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경남 거제에는 927㎜, 통영에는 751㎜ 안팎의 비가 내렸다. 거제의 경우 평년 여름철 강수량 935.1㎜에 가까운 비가 사흘 만에 쏟아졌고, 통영은 평년 여름철 강수량 728.8㎜를 넘어섰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번 호우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으며, 주택·도로 침수와 수목 전도 등 피해 신고는 2574건 접수됐다. 부산·경남·제주에서는 318세대 564명이 대피했고, 이 가운데 147세대 248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기상청은 서쪽에서 접근한 저기압이 동쪽의 강한 고기압에 막혀 이동하지 못한 가운데 남쪽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비구름대가 거제와 통영 일대에 장시간 머문 것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경남은 지난달 평년 대비 강수량이 23% 수준에 그치는 가뭄을 겪은 뒤 이번 집중호우를 맞았다. 피해가 커지면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8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호우 피해 특별모금을 진행한다. 중앙회와 참여 지회를 통해 성금과 물품을 접수하며, 모금액은 피해 주민의 생활 안정과 지역 복구에 사용한다. 네이버 해피빈, 카카오 같이가치, 체리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참여할 수 있다. 사랑의열매는 2023년 호우 피해 당시 약 129억 원, 2025년에는 175억여 원의 성금을 모아 이재민과 피해 지역

골든타임 지났는데 폭우까지, 베네수엘라 강진에 한국 NGO도 움직였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으로 사망자가 17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구호·모금단체들이 피해 주민 지원에 잇따라 나섰다.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지난 데다 여진과 폭우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식량과 식수, 임시 거처, 위생용품 등 긴급 인도적 지원 수요가 커지고 있다. 30일 오전 9시 기준, 지난 24일 발생한 규모 7.2와 7.5의 연쇄 지진으로 공식 확인된 사망자는 1719명이다. 부상자는 5034명, 이재민은 1만5866명으로 집계됐으며, 약 5만 명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진 발생 이후 현재까지 600회 이상의 여진이 이어지며 전국적으로 855채의 건물이 파손됐고 그중 189채는 완전히 붕괴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이번 지진의 물적 피해가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하는 약 67억 달러(약 10조3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이주기구(IOM) 역시 카라카스를 포함해 최대 676만 명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27개국에서 파견된 구조대 40개 팀, 약 2000명이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망자 추가 증가에도 대비하고 있다. 유엔과 베네수엘라 정부는 시신 수습용 가방 1만개를 확보 중이다. 현지에서 구호 활동을 총괄하는 지안루카 람폴라 델 틴다로 유엔 베네수엘라 상주조정관은 뉴욕 유엔본부 화상 브리핑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비책”이라며 “실제 희생자 수는 이보다 훨씬 적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기에 폭우를 동반한 열대파동이 접근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집을 잃고 대피 중인 이재민들의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국내 단체들도 긴급구호 대응에 착수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긴급구호팀을 파견하고 현지 파트너 및 선교사 네트워크와

신한금융, 임직원 나눔 봉사활동 ‘그냥드림’ 사업 확대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2일 서울광역기부식품등지원센터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임직원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그냥드림’은 보건복지부와 신한금융그룹,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푸드뱅크, 사랑의열매가 협력해 추진하는 복지사업으로 생계가 어려운 이들에게 식료품과 생필품을 지원하는 생활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월 ‘그냥드림’ 사업 지원 규모를 향후 3년간 총 1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봉사활동은 사업 운영 지역이 전국 158개 시·군·구, 280개 사업장으로 늘어남에 따라 현장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신한금융그룹 임직원 50여 명이 참여해 잡곡밥, 라면, 장조림, 김치 등 식료품과 생활용품으로 구성된 나눔키트 1000개를 제작했다. 또한 광진구, 영등포구, 송파구, 광명 지역 사업장에 전달될 물품의 상차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앞으로도 ‘그냥드림’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취약계층 지원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내가 생각하는 나눔은?”…사랑의열매, 학생 나눔공모전 개최

초·중·고생 대상 글·그림·굿즈 디자인 공모…8월 3일까지 온라인 접수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윤여준)가 초·중·고등학생 및 동 연령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제14회 전국 초·중·고 학생 사랑의열매 나눔공모전’을 개최한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사랑의열매 나눔공모전’은 아동·청소년들이 일상 속 나눔의 가치를 깨닫고 실천할 수 있도록 마련된 국내 대표 나눔 공모전이다. 사랑의열매와 교육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후원한다. 이번 공모전은 ‘나눔에는 ○○이(가) 있다’를 주제로 글, 그림, 굿즈 디자인 등 세 부문에서 진행된다. 세부 주제는 ▲내가 생각하는 나눔이란? ▲나눔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 ▲학교 및 일상생활 속 다양한 나눔 실천 방법 소개 등으로, 참가자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면 된다. 접수는 26일부터 8월 3일까지 공모전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시상은 개인·단체·지도교사 부문으로 나뉘며, 교육부 장관상과 시도교육감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상 등이 수여된다. 수상자는 오는 10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인공지능(AI) 또는 자동 생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며, 수상 이후 해당 사실이 확인될 경우 수상이 취소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사랑의열매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여준 사랑의열매 회장은 “아동·청소년들이 이번 공모전을 통해 일상 속 나눔의 소중함을 느끼길 기대한다”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눔을 경험하고 실천하는 힘을 키워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랑의열매는 별관 내 ‘나눔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나눔체험관은 체험과 놀이를 통해 타인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참여형 교육 공간으로, 아동·청소년들이 일상 속 나눔을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ESG·AI 전환기, 사회공헌은 어디로 가야 하나

[현장] 사랑의열매 ‘전환의 시대, 사회공헌을 다시 묻다’ 북토크“ESG 대응 넘어 외부 파트너십과 더 넓은 사회 의제 연결해야” “기업 사회공헌은 ESG 턱걸이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김소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채그로에서 열린 북토크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토크는 지난해 11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문화연구소가 출간한 ‘전환의 시대, 사회공헌을 다시 묻다’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저자인 김소영 연구위원을 비롯해 신혜미 런던대 로열 홀로웨이 경영대학 교수, 고대권 이노소셜랩 대표, 서진석 이노소셜랩 이사, 조성도 마이오렌지 총괄대표가 참석했다.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와 비영리기관 실무자 약 60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 ESG 전략이 된 사회공헌, 본래 역할 되짚어야 지난 몇 년 사이 ESG는 기업 경영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책은 국내 ESG 열풍이 본격화한 시점을 2020년 4분기로 꼽는다. 관심은 수치로도 드러났다. 2020년 8월 455건이던 ESG 키워드 보도는 2021년 3월 13배 이상 늘었다. 기업들은 ESG 경영을 선언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한편, ESG 평가 대응과 공시 준비, 전담 조직 신설에도 속도를 냈다. 자율적으로 운영되던 사회공헌도 ESG 전략 체계 안으로 들어갔다. ESG 평가 지표에 맞게 설계되고, 기업의 리스크와 기회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서진석 이사는 “2022년과 2025년 사회공헌·ESG 담당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했는데, ESG 체계로의 전환이 현장에서 체감됐다”며 “2022년만 해도 ‘팀원 세 명이 ESG 업무를 하는데 인원도 예산도 부족하다’고 했던 담당자가, 최근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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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은 남기겠다, 나를 돌봐줄 수 있나”…유산기부의 새로운 질문

단체가 보는 K-유산기부의 현실 <5>‘남기는 것’을 넘어 ‘돌보는 것’으로 유산기부 상담 현장에서 최근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재산을 사회에 남기겠다는 의사와 함께 “나를 돌봐줄 수 있느냐”는 문의다. 고령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유산기부는 단순한 자산 이전을 넘어 ‘돌봄’의 문제와 맞닿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실제로 일부 기관에는 기부 상담을 계기로 관계를 맺고 싶어 하거나, 생애 말기 돌봄과의 연결 가능성을 묻는 사례가 이어진다. 가족 중심의 돌봄 구조가 약해지면서, 유산기부가 관계의 공백을 드러내는 창구가 되고 있다고 분석된다. ◇ 유산이 향하는 곳은 ‘돌봄’…상속 패러다임의 변화 유산기부는 자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계와 돌봄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 실무자는 “수십억 원대 자산가인 고령 후원자가 상담 과정에서 한 시간 만에 자신의 삶을 모두 털어놓으며 임종과 장례까지 맡아줄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며 “경제적 여유와 별개로, 돌봄을 요청할 관계가 없는 ‘고립’ 상태를 마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유산기부 상담은 단순한 후원 안내를 넘어 ‘생애 설계 상담’으로 바뀌는 중이다. 과거에는 자녀가 재산을 상속받는 대신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가족 중심의 돌봄 체계가 약해지면서, 그 역할을 비영리나 공공이 일부 나누어 맡기 시작했다. 고영주 희망친구 기아대책 IMC본부 차장은 “1인 가구 고령층에게는 단체와의 지속적인 관계와 소통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NGO의 역할이 단순 후원을 넘어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장에서 부딪히는 한계도 분명하다. 기부자는 ‘관계로서의 돌봄’을 기대하지만, NGO는 기부금을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직접 돌봄이나 후견을

“내 돈인데, 내 마음대로 기부할 수 없나요?”

단체가 보는 K-유산기부의 현실 <4>법과 가족, 문화까지…유산기부를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 “가족 몰래 할 수는 없나요?” “가족이 반대하는데 괜찮나요?” 기부 상담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질문들이다. 동시에 기부 의사가 멈추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유산을 ‘가족에게 남기는 것’으로 보는 인식이 문화 전반에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기부할 재산이 있더라도 우선 가족에게 남겨야 한다는 통념이 강하다. 이러한 인식은 상속인의 몫을 일정 부분 보장하는 법적 구조로도 이어진다. 이로 인해 유산기부가 확산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 “기부하려면 온 가족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국에는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정 상속분을 가족에게 보장하는 ‘유류분’ 제도가 있다. 현행법은 배우자와 자녀에게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에게는 3분의 1까지 권리를 인정한다. 이 때문에 기부자가 전 재산을 공익에 남기고자 하더라도 실제로는 일부만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 김봉관 유니세프한국위원회 고액후원팀 매니저는 “유류분이 약 50% 수준이기 때문에 나머지 절반 범위에서 개인 의사를 반영할 수 있다”며 “이 범위 안에서라도 뜻을 실현하려는 기부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단계에서 기부 계획이 중단되거나 규모가 축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호경 밀알복지재단 ESG협력실 특별후원팀장은 “가족과 충분한 합의 없이 상담을 시작했다가 실제 기부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유류분은 민법상 강하게 보호되기 때문에 이를 넘어서는 설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진아 월드비전 고액후원팀 책임매니저는 “사전에 공증이나 신탁을 설정하더라도 사후에 유류분 반환 청구가 제기되면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상담 단계에서부터

“기부하려는데 돈을 더 내라고요?”…유산기부 가로막는 비용과 구조의 벽

단체가 보는 K-유산기부의 현실 <3>공증·신탁 수수료부터 부동산 자산 구조까지, 실행 단계의 장벽 “신탁이나 공증을 진행하게 되면 일정 부분 수수료 명목의 비용 부담이 있거든요. 내가 돈을 내면서까지 기부를 해야 하나, 그런 부분에서 거부감이 생기지 않나 싶어요.” 한 모금단체 유산기부 담당자의 말이다. 기부 의사는 분명하지만, 실제 실행 단계에서 비용과 절차 부담에 막혀 멈추는 사례가 적지 않다. 유산기부 상담 현장에서는 ‘얼마를 기부할 수 있는가’보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먼저 나온다. 유언장을 쓰면 끝날 것 같지만, 실제 과정은 훨씬 복잡하다. 공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고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면 계약·관리·집행 단계마다 수수료가 발생한다. 기부를 결심한 이후에도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단체들은 이 같은 비용 구조가 기부 실행의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임현빈 굿네이버스 특별후원팀장은 “신탁은 계약·관리·집행 단계마다 보수가 발생하고 공증 역시 비용이 든다”며 “후원자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진아 월드비전 고액후원팀 책임매니저도 “유언대용신탁은 기부자와 기관 모두에 유용한 제도지만 수수료 때문에 권유가 쉽지 않다”며 “공익 목적 기부에 한해 금융사가 수수료를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부동산은 10억 원짜리여도 ‘의심’부터 해야 합니다” 유산기부가 복잡해지는 배경에는 한국의 자산 구조도 있다. 자산의 상당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 가계 자산 중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 비중은 약 64~65%로, 미국(30%대), 일본(30%대 중반)보다 높다. 이로 인해 상담 현장에서는 주택이나 토지 등 부동산을 기부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다. 부동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유산기부

‘사회적 상속’이라고도 불리는 유산기부. 당신은 무엇을 남기시겠습니까. 삶의 마지막에서 남겨지는 것은 재산만이 아닙니다. <더나은미래>는 ‘유산기부’라는 선택을 따라, 사람과 사회, 그리고 제도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제도와 현장, 그리고 당사자를 가로지르며 ‘남긴다’는 선택의 순간들을 따라갑니다. 제1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한국형 ‘레거시 10’ 유산의 일부를 사회로 환원하는 제도적 가능성. 정책과 입법의 흐름을 중심으로 그 조건을 짚습니다. 제2부. 단체가 보는 ‘K-유산기부’ 유산기부는 어떻게 준비되고 어떻게 이어질까요. 현장의 고민과 변화를 통해 그 현실을 들여다봅니다. 제3부. ‘더 나은 미래’를 남기는 사람들 유산기부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 각자의 방식으로 ‘남김’을 실천한 삶을 기록합니다. 본 아카이브는 연중 기획으로, 올 한 해 동안 새로운 기사와 기록이 꾸준히 이어질 예정입니다.

“유산기부, ‘산삼’ 키우듯 정성으로”…문턱 낮추는 NGO들의 전략

단체가 보는 K-유산기부의 현실 <2>전시회·캠페인·웰다잉 프로그램 등 ‘상속 문화’ 정착 선도 유산기부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기부로 이어지는 규모와는 여전히 큰 간극이 존재한다. 그 배경에는 ‘인지 부족’이 자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산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는 선택지 자체를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고, 유산기부는 일반 시민은 물론 복지 현장 실무자에게도 낯선 영역으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최지원 세이브더칠드런 필란트로피팀장은 “유산기부를 받을 수 있는 복지단체의 실무자조차 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관련 분야 종사자들조차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반 국민의 인식은 더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제도와 사례 부족으로 실무 단계에서는 선례가 없어 혼선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윤예슬 초록우산 자산기금팀장은 “주택연금 잔액을 유산기부 하겠다는 사례가 있었지만 담당 공공기관에서도 전례가 없어 검토가 필요했다”며 “유산기부 사례가 많지 않다 보니 사회적 준비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남기는 기부, 어떻게 전할까”…단체들 ‘공감 설계’에 주목 이 같은 상황에서 각 기관은 유산기부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직접적인 기부 권유보다는 접점을 넓히고, 실제 유산기부 사례와 기부자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식이 중심이다. 아직 유산기부에 대한 인식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만큼, 기존 후원자를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 유산기부를 통해 조성된 기금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지난해 유산기부 후원자 모임 ‘헤리티지클럽’ 10주년을 맞아 기부자

유산기부, 늘고는 있지만…여전히 1% 안팎에 그쳐

단체가 보는 K-유산기부의 현실 <1>문의 늘고 연령 낮아지고…‘전 재산’ 아닌 일부 기부도 확산 유산기부를 둘러싼 움직임은 분명 이전과 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기부로 이어지는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변화의 흐름과 현실 사이에는 어떤 간극이 있을까요. <더나은미래>는 국내 주요 비영리단체 8곳(굿네이버스, 기아대책, 밀알복지재단, 사랑의열매,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 월드비전, 초록우산)을 대상으로 공동 인터뷰를 진행해 유산기부의 현주소를 짚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감지되는 변화부터, 진입·실행·문화 전반에 걸친 장벽까지 기관의 시선에서 구조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유산기부의 현주소부터, 이를 가로막는 장벽과 구조적 과제까지. 유산기부가 실제로 작동하기 위한 조건을 단계적으로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요즘 유산기부 문의가 확실히 늘었습니다.” 국내 주요 NGO 담당자들이 공통으로 전하는 현장 분위기다. 아직 전체 기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유산기부를 둘러싼 관심과 움직임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평가다. 재단별로 구체적인 수치는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문의는 증가세를 보인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지난해 유산기부 문의가 전년 대비 약 1.5배 늘었다고 밝혔다. 굿네이버스와 월드비전 역시 상담 건수가 2배 가까이 뛰었다고 전했다. 약정 규모도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초록우산은 유산기부 약정자가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세이브더칠드런 역시 전체 유산기부 약정의 약 44%가 최근 3년 사이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누적 82건의 유산기부 약정을 기록한 가운데, 2025년에만 23건이 새롭게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산기부를 바라보는 기부자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유산기부가 무엇인가”를 묻는 말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실제로 어떻게 할 수 있나”를 묻는 상담이 늘었다. 지윤진 사랑의열매 전략모금팀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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