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빗물박사’ 한무영 교수 “깨끗한 빗물이 기후위기 대응 자원”

ESG 유튜브 ‘대담해’, 빗물 관리 해법으로 기후위기 대응 방안 모색 최근 파키스탄과 미국 텍사스를 덮친 기습 폭우, 강릉의 기록적 가뭄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다시 일깨웠다. 홍수와 가뭄이 동시에 일상화되는 시대, 대안은 어디에 있을까. ‘빗물박사’로 불리는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답을 “빗물”에서 찾는다. 그는 “빗물은 강물보다 깨끗해 수처리가 쉽지만, 여전히 ‘산성비를 맞으면 대머리가 된다’는 식의 오해가 남아 있다”며 “제대로 이해하면 기후위기 대응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실제 사례도 소개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주상복합 건물은 3000t 규모 빗물 저장소를 설치해 연간 4만t의 빗물을 재활용한다. 수돗물 사용량을 20% 줄이고, 연간 약 400만 원의 수도요금을 절감한다. 홍수 예방 효과도 있다. 그는 빗물 인식 개선을 위해 UN에 ‘세계 비의 날’ 제정을 제안하고, 초등학교 ‘레인스쿨(Rain School)’을 운영 중이다. 또 캄보디아 교육부와 협력해 1000개 학교에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추진하며 학생들에게 물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이번 발언은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LG화학이 운영하는 ESG 유튜브 채널 ‘대담해’ 대담 자리에서 나왔다. 진행자인 LG화학 Global CSR팀 이영준 팀장은 “빗물 관리가 단순한 인식 개선을 넘어 실제 기후위기 피해를 줄이는 방안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LG화학은 지난 2021년부터 올바른 ESG 문화 확산을 돕기 위해 교육 사회공헌 사업 ‘라이크그린(Like Green)’을 운영해 왔으며, 2023년부터는 유튜브 채널 ‘대담해’를 통해 기후·환경 관련 콘텐츠를 이어가고 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기부 그 후] 빗물이 마실 물로 바뀌는 기적

필리핀 힐루퉁안 섬에서는 물이 아주 귀합니다. 건기에는 비가 아주 조금 내리고, 우기에 모인 빗물은 금세 오염이 돼 먹을 수 없습니다. 지하수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산호초로 이루어진 힐루퉁안 섬은 빗물이 고이지 않고 땅으로 스며드는데다 땅을 파도 짜디짠 바닷물만 나오기 때문입니다. 1500여 명의 주민들은 물이 부족할 때면 10페소짜리(약 220원) 수돗물을 사기 위해 한 시간 동안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야 합니다. 물을 구하는 것은 대부분 어린아이들의 몫입니다. 아이들은 6~7살이 되면 일하러 간 부모님을 대신해 약 20kg이나 되는 무거운 물통을 두 개씩 들고 나섭니다. 물을 구하러 가느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도 많습니다. 이것도 경제 사정이 좋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힐루퉁안의 각 가정의 한 달 수입은 약 2000페소(4만4000원). 건기가 되면 물 값은 4~5배 정도 오르기 때문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집은 양동이나 그릇에 빗물을 받아 사용합니다. 그런데 그릇에 모인 빗물은 쉽게 오염됩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끼가 끼어있거나 벌레가 있는 오염된 물을 마시고 수인성 질병, 감염 등으로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최재봉(41)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 과장은 지난해 초 필리핀 협력 업체 직원을 통해 이 ‘비극’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필리핀으로 날아갔지요. 힐루퉁안 섬을 직접 가 본 최 과장은 섬의 비극적 상황에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힐루퉁안 섬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빗물 저장 시설을 섬에 설치하기로 한 것이죠. 토질 환경을 진단해보니 우물을

“빗물에 대한 편견 버리세요 깨끗하고 안전한 물입니다”

30년간 빗물 연구해온 ‘빗물 박사 ‘ 무라세 마코토 “빗물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빗물이 홍수를 유발하고 처리하기 어려운 물이란 건 잘못된 편견입니다. 빗물을 어떻게 모으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주민들의 삶의 질과 물 부족 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빗물을 ‘하늘이 내린 생명수’라고 부르죠.” 지난해 11월 14일, 경남 고성에서 당대 최고 ‘빗물 박사’ 무라세 마코토씨를 만났다. 그의 표정, 눈빛, 말투 전부에서 빗물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30여년간 빗물 활용을 연구해 온 무라세 박사는 ‘빗물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전 세계 빈곤 국가들을 찾아가 빗물 활용으로 식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연구 및 전수하고 있다. 2002년엔 세계의 역사를 바꿀 연구자로서 롤렉스상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프랑스 정부가 선정하는 ‘미래를 바꿀 80인’에 선정됐다. 2012년 도쿄의 새로운 심벌이 될 ‘도쿄스카이트리(634m)’에 설치되는 2635t의 지하 빗물탱크 역시 그의 작품이다. 오염된 물에 질병 시달리는 방글라데시에 빗물공장 세워 전세계 빈곤 국가 돌며 빗물로 식수 해결하는 법 알려 “80년대 초반, 도쿄 스미다구에 빗물이 자꾸 역류하는 일이 발생했어요. 빗물이 흡수될 수 있는 땅이 사라지고 콘크리트가 들어오면서 빗물이 숨을 쉴 공간이 없어졌던 거죠. 당시 스미다구 말단 공무원이던 제가 구청장을 찾아가 설득을 거듭했습니다. 당장 빗물 저장소와 빗물 활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요.” 그의 노력은 곧 결실을 맺었다. 1984년, 스미다구에 빗물 1000t을 저장할 수 있는 일본 최초의 빗물저장탱크가 설치됐고, 500㎡ 이상의 모든 건물에

한국도 ‘물 스트레스 국가’

빗물 모으기 등… 물 부족 대비해야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주상복합건물인 스타시티 앞에는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잔디밭 옆으로는 인공개울도 졸졸 흐른다. 이 잔디밭에 뿌려지는 물과 개울물은 이 지역에 내린 빗물을 모은 것이다. 빗물을 수집해 주변경관을 꾸미는 데 재활용한 셈이다. 스타시티 지붕으로 떨어지는 빗물은 일단 지하 4층에 있는 넓이 1500제곱미터, 높이 2미터의 빗물탱크에 모인다. 이 빗물은 일상적인 건물 관리용수뿐만 아니라 화재 시 비상용수로도 쓰인다. 이 장치는 소방차 100대분의 물을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시티를 관리하는 우리관리 김윤만 사장은 “스타시티는 전체 물 이용량 중 5분의 1을 빗물탱크로 조달해 연간 3200만원을 아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거대한 빗물탱크 덕분에 이 지역의 홍수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김 사장은 “빗물탱크가 생긴 후로는 상습침수구역이었던 자양동에 홍수가 난 적이 한 번도 없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작년 6월에 통과된 ‘물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빗물이 떨어지는 면적이 1000제곱미터 이상인 공공청사에는 이런 빗물수집장치 설치가 의무화됐다. 환경부 양창주 사무관은 “아직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현재까지의 물 재이용률은 10.9%에 불과하지만, 2020년까지 재이용률을 31.1%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물도 재이용하는 시대가 왔다. 한국은 물이 그리 풍부한 나라가 아니다. 연간 강수량은 세계 평균보다 높지만 전체 강우량의 3분의 2가 여름에 몰려 있고 산지가 많아, 비가 금방 강으로 바다로 빠져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빗물 총량의 27% 정도만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유엔(UN)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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