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가지 핵심과제] ⑪ ODA<국제개발원조>

도움 주는 나라 20년… 해외 지원하는 한국의 현주소 국내 단체 해외 원조 규모 빠른 속도로 성장 중 시민 참여도 늘면서 정부보다 개인 후원 많아 사업비 규모 늘어났지만 전담 인력 여전히 부족 지난 20년간 우리나라가 ‘도움받던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로 탈바꿈하는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CSO·Civil Society Organizaion)들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한국 국제개발협력 NGO들의 협의체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는 최근 전 세계 91개국에서 지구촌 이웃을 돕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이하 CSO)의 현황을 담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CSO 편람’을 발간했다. 이번 편람은 지난 3월 22일부터 한 달 동안 조사대상 168개 기관 중 설문에 응한 87개 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해외사업 규모 5년 새 4배 증가 지난해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들의 총 사업실적은 약 1조1649억원이다. 이 중 절반가량이 국내사업에 쓰이고, 28% 정도가 해외사업(현금+물자)에 쓰였다. 해외사업 규모는 2006년 703억원에서 2009년 1425억원, 2011년에는 2835억원으로, 5년 사이 무려 4배가량 늘었다. 이는 2011년 정부의 무상원조액(약 4518억원)의 60%에 해당하는 액수로, 정부 못지않게 시민사회단체들의 국제개발협력 활동 규모가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해외사업비 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단체는 4곳이었다. 반면 3억~5억원 규모의 단체는 20곳(25%)으로 가장 많았고, 1억~3억원 규모도 16곳(20%)으로 다수였다. 1억원 미만의 사업비로 운영되는 소규모 단체도 9곳이나 됐다. 규모가 커진 만큼 사업의 영역도 전문화·세분화되고 있다. 사업비가 가장 많이 투자된 분야는 보건·의료사업으로, 전체 규모의 26%(약 240억원)였다. 교육(21.3%)과 지역사회개발(15.4%)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애드보커시 사업은 2009년 4건이었는데 반해 지난해엔 25건으로 대폭

[Cover Story]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 ⑩… 한국 특수교육 일군 이근용 대구사이버대 총장 3代

‘장애인을 내 가족처럼…’ 3대째 실천하는 가족 맹아학교 기숙사에서 3대 모두 장애인과 먹고 자고 함께 생활 조부는 대학과 특수학교, 아버지는 특수교육학과, 이총장은 K-PACE 설립 학생들 하고픈 일 있다면 잘 하도록 돕는 게 목표 철저한 신원조회로 자식처럼 장애인 보살필 특수교사 채용 미국 한국도 이런 변화 필요 사회복지시설이 전무하던 시절, 시각장애·청각장애·지체부자유·정신지체·정서장애 등 5개 특수학교를 한곳에 세운 사람이 있다. 국내에서 장애인 인권 운동이 시작된 1988년보다 무려 32년 전에, 특수교육 지도자 양성을 시작한 인물이 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이도 있고, 국내 최초로 발달 장애인을 위한 고등교육 전문 기관을 설립한 사람도 있다. 이름 석 자 뒤에 ‘최초’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들. 한국의 특수교육을 이끈 네 사람, 아니 한국 특수교육의 역사를 써 내려간 한 가문의 이야기다. “대학 캠퍼스 안에 이렇게 주차장이 많으면 장애인이 보행하기 힘들어요. 미국 대학들은 캠퍼스 안에 주차 공간을 만들지 않습니다. 만약 무단 주차를 할 경우 벌금을 내야 하고, 이를 지불하지 않으면 졸업장을 받을 수 없어요. 아직 우리에겐 장애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지난 9월 25일 만난 이근용 대구사이버대학교 총장의 머릿속엔 온통 장애인 생각뿐이었다. 특수교육 역사관, 장애인 지원센터 등 대구대 곳곳을 소개하는 와중에도 그는 “장애인 전용 캠퍼스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든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 사이버 강의를 보완해야 한다”는 등 장애인 복지와 교육 방향을 제시하느라 바빴다. ◇장애인과 함께 자란 이근용 대구사이버대 총장 5개 특수학교가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 ⑨ 사진작가 조세현

12년간 이어온 사진 봉사…비영리단체 설립해 나눔 올인 입양아 안은 스타들의 사진전 10년째 열어 소년원생·노숙자 대상 사진 강의하기도 사진으로 자아 찾아 자폐아 치료에 활용 시대 맞춘 교육 필요 다양한 환경서 꿈 키워야 스타 연예인 화보 사진과 신제품 마케팅을 위한 잡지 광고 촬영까지…. 12년 전까지만 해도 조세현(54) 사진작가의 일정은 이렇게 채워졌다. 하지만 요즘 그의 일정표엔 노숙인 사진 교육, 소외 계층 아동 사진 치유 프로그램, 다문화 가족, 입양아를 위한 사진 촬영이 가득 추가됐다. 그는 최근 오랜 꿈을 이뤘다. 2000년부터 시작된 ‘사진을 통한 나눔’을 확산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을 만든 것이다. 이름은 ‘조세현의 희망프레임’. “할 일만 100가지가 넘는다”며 의욕이 넘치는 조세현 사진작가, 아니 ‘조세현의 희망프레임’ 이사장을 만났다. ―몇년 전 함께 월드비전의 아프리카 케냐 기아 현장을 취재·촬영할 때 동행한 이후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당시만 해도 재능 나눔으로 ‘참 좋은 일 하시는구나’ 생각했는데, 아예 비영리 단체까지 설립하면서 제2의 인생을 ‘나눔’에 올인할 줄 몰랐습니다.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사진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기 시작한 게 2000년부터였어요. 대한사회복지회와 함께 입양아를 안은 스타의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담아 사진전(‘천사들의 편지’)을 연 게 올해로 10년째예요. 한 사회복지사의 부탁으로 입양아 백일사진 찍어주던 것이 인연이 돼 시작한 일이죠. 재작년에는 경기도 의왕의 소년원생들을 대상으로 쇠창살 안에서 사진을 강의했어요. 숙제를 내니까 기가 막혀요. ‘나가고 싶다’ ‘반성’ 등의 제목으로 구석에 웅크린 자신의 모습을 찍어와요. 이주 노동자나 서울시의 노숙자

[12가지 핵심과제] ⑩ 의료… ‘협력’으로 건강해지는 마을

하나로 뭉친 보건의료진… 지역사회 튼튼해진다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보건소와 1차 병원 손잡아 예방·교육·진료 통합… 3차병원 이용 줄어들어 각계 의료진 정기모임해 정보 네트워크 구성하고 음악회 등 지역축제 마련 의료기관·주민이 소통해 신뢰 관계 형성해야… 일본 미야기현에 위치한 작은 마을 와쿠야쵸(通谷町)에는 주민 1만7000명이 모여 산다. 센다이시로부터 50㎞ 떨어진 시골이지만, 이곳은 일본에서 가장 건강한 마을로 꼽힌다. 1년 동안 와쿠야쵸 주민 한 명이 사용하는 평균 의료비는 25만엔(357만원)으로 일본 지자체 35곳 중 셋째로 의료비 지출이 적다. 1인당 사용하는 국민보험료도 넷째로 낮다. 병원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와쿠야쵸 마을 중앙에는 일본 대도시 주민도 부러워할 만한 400병상 규모의 주민의료복지센터가 있다. 진료뿐만 아니라 건강관리, 영양 교육, 수술, 재활, 간병 등이 모두 한곳에서 이뤄진다. 방문간호·재활 서비스도 활발해, 인근 지자체 10곳이 도움을 받을 정도다. 충분한 진료 시간이 확보되고, ‘마을 주치의’로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이 부여되기 때문에 이곳에 근무하는 보건의료인력·사회복지사들은 물론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1972년, 와쿠야쵸 마을엔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다스리지 못해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노인들이 많았다. 젊은 층은 계속 마을을 빠져나갔다. 그 해 1월,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빙 둘러앉았다. 몇 주에 걸친 토론 끝에 “보건의료와 복지가 결합된 지역 공동체 모델을 만들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1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센터 건립을 위해 자신의 땅을 선뜻 내놓았다. 이렇게 모인 땅이 3만평에 달했다. 건강추진위원회를 결성한 이들은 주민 1만명의 서명을 받아 와쿠야쵸 군수를 찾아갔고, 군수는

“학원 운영자·강사도 아동학대 신고해야”

장화정 관장 인터뷰 지난해 대검찰청에서 분석한 범죄 현황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지난 2002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07년을 기점으로 무려 1000건을 넘어섰다. 아동·청소년과 범죄자가 서로 ‘아는 사이’거나 ‘가족 및 친척’ 관계에 있는 경우도 46.9%를 차지한다(2011년 여성가족부).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국내에 기형적으로 자리 잡은 아동 성범죄 문제를 지적하며 “최근 개정된 아동복지법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개정된 아동복지법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군을 12개에서 22개로 확대한 점이다. 초중등학교 교원·의료인·아동복지시설의 장에 한정됐던 신고 의무자군이 학원 운영자·강사, 의료기사, 건강가정지원센터·다문화가족지원센터·정신보건센터 관계자 등으로 대폭 늘어났다. 의무 위반자에겐 1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한다. 아동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이들의 아동 보호 역할이 강화된 것이다.” ―개정된 법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가. “아동 성범죄 가해자들의 교정·교화를 위한 치료와 교육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진 아동 성범죄자들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들이 치료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다. 이젠 5년 이상의 형벌을 받게 되기 때문에, 가해자들의 어린 시절 분석부터 일대일 치료, 집단치료 등 세밀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아동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지역사회 내에서 서로 관심을 갖고, 함께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 통영 사건이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아이는 자장면 아저씨한테 ‘배고프다’고 문자를 보내거나, 마을을 혼자 돌아다니는 등 동네 어른들에게 관심을 호소했었다. 경남 지역에서 엄마들이 4명씩 조를 짜서 가가호호 방문하는 ‘마을지킴이’처럼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 ⑦ 김성수 강화군 우리마을 촌장

장애인 대우하는 나라가 진짜 민주주의, 복 받은 나라 서울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렸을 뿐인데, 시야가 탁 트였다. 고층빌딩이 없고, 자동차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도심에선 짜증을 불러오던 뜨거운 여름 볕이 이상하리만치 싫지 않은 곳,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에 위치한 ‘우리마을’이다. 이곳은 지적장애인 50여명의 직업재활시설이다. 김성수(82)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는 성공회대 총장을 그만두고 2009년부터 부인 후리다(80) 여사와 함께 여기서 산다. 직함은 ‘우리마을 촌장’.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모두 기증해 ‘우리마을’을 지은 김 주교는, 말 그대로 ‘버리고 가는 삶’을 살고 있었다. ―물려받은 땅 2000여평을 기증해, 2000년 ‘우리마을’을 짓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적장애인 학교인 ‘성베드로학교’ 졸업식에 갔는데, 졸업생을 불러도 애들이 안 나와요. 졸업을 해도 막상 일할 곳이 없어서 그렇다는 걸 알게 됐죠. 건립자금을 마련하려고 처음에는 성공회 성당 마당에서 커피 장사를 했는데 주변 상인들이 반대가 너무 심했어요. 아버지가 준 땅을 내놓기로 했어요. 당시 손학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근로시설을 지어서 얘들 먹고살게 만들어줍시다’ 했는데, 배포 크게 도움을 줬어요. 처음에는 3년만 가르치면 자립해서 이곳을 나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못 나가는 거예요.”(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지적장애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쳐도, 이들을 받아줄 기업은 거의 없었다. ‘우리마을’의 장애인들은 콩나물 재배와 전기부품 조립 등을 통해 적게는 10만원부터 많게는 80만원대까지 월급을 받는다.) ―콩나물 공장을 통해 수익사업을 하고 계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장애인 작업현장은 정말 열악해요. 우리는 꽉 짜인 틀에 맞추기보다 자유롭고 정서적인 면을 고려한 1차산업을 하기로 했죠.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 ⑥ 세이브더칠드런 김노보 이사장

“내가 직접…” 참여형 캠페인 든든한 후원자 모집 비결이죠 적선하듯 돈 주던 사람들 정기후원자 한 명도 없어 길거리 캠페인 최초 시도 현재 15만명 270억 모금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아내 잃은 남편이 뜨개질 해 보내는 등 감동적 사연 잇달아 한국NGO 해외원조 과제 한 지역 오래 지원해야 1919년 영국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에서 에글렌타인 젭이라는 여성이 전단지를 나눠주다 체포됐다. “굶주림을 물리치자”는 제목과 함께 기아에 시달리는 오스트리아 어린이의 사진을 담은 전단지 때문이었다. 적국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며칠 뒤 열린 재판에서 그녀는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그 취지에 공감한 재판장은 단지 벌금 5파운드만 선고했다. 검찰은 이 5파운드를 기부했고, 이것이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기금의 시작이다. 1953년 6·25전쟁 당시 한국지부를 세웠던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이제 원조를 주는 나라 30개 중 9위에 속한다. 지난해 12월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노보 이사장은 2004년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30년간 기업에서 일하시다 한국네슬레 상무로 퇴직한 후 2004년 세이브더칠드런에 합류하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당시 저는 심장병 어린이 치료지원을 하던 한국어린이보호재단의 후원자였습니다. 2003년 정년퇴직하고 쉬고 있는데, 2004년 무렵 전임 이사장님께서 세이브더칠드런과 한국어린이보호재단의 합병작업을 도와달라고 하셔서, 감사로 활동했습니다. 직원 수 10여명인 작은 조직이었는데, 6개월 정도 지켜보니 너무 허술했어요. 직원들한테 10명씩 할당을 주면서 아는 사람을 통해 후원을 부탁하는 식이었어요. 기업체에 제안서를 써가는 것도, 구걸하는 형태였어요. ‘평생 할 일인데 전문성을 키워야겠다’ 싶어서, 제가

[사회적기업 2.0시대가 왔다] ⑤ 1사1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에 대기업 노하우 전수… 파트너십 발휘해 동반성장 농산물 생산해 유통하는 ‘자연찬 유통사업단’ 현대글로비스 유통망으로 판매처 확보 어려움 해결 현대차 퇴직 임원 초빙… 재무·회계 노하우 전수 ‘㈜이지무브’ 매출 급성장 40억 지원 받은 ‘안심생활’ 요양보호사 육성해 중년층 여성 취업 도와 최근 대기업에 ‘사회적기업’ 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사회적기업을 발굴·지원하거나, 직접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대기업도 많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지난해 12월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내 대표기업 22곳과 ‘1사1사회적기업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 기업들은 사회적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1대1 맞춤형 컨설팅 지원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더나은미래’는 1사1사회적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를 취재한다. 첫 번째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파트너 사회적기업인 ㈜이지무브·㈔안심생활·자연찬 유통사업단이다. ‘자연찬 유통사업단(이하 자연찬)’은 국내 영농장애인과 농촌 취약계층이 생산한 농산물을 유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건 올해 6월이지만, ‘자연찬’은 설립되기까지 3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이 유통사업은 국내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모델이라 철저한 연구와 검증이 필요했다. 관련 분야 전문가를 찾던 김세열 자연찬 대외협력팀 본부장은 기업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장애인 이동 편의를 지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을 직접 찾아가 이 사업의 필요성을 전했다. 장애인 4인 가족의 월 평균소득은 170만원으로, 일반 4인 가족 월 평균소득(480만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영농장애인의 경우 이보다 더 열악한 120만원이다. 국내 영농장애인은 13만명에 달하지만,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도 판매처를 확보 못 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업 필요성에 공감한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때부터 김 본부장과 함께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 영농장애인 관련 연구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다른’ 건 ‘틀린’ 것 아냐… 다른 의견 표현할 줄 아는 ‘용기’ 가져야

1968년 4월 5일, 미국 아이오와주의 한 초등학교 3학년 교사인 제인 엘리어트는 비장한 결심을 합니다. 흑인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운 마틴 루터킹 목사가 암살된 다음 날이었지요. 그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합니다. 푸른눈과 갈색눈 두 그룹으로 나눠, 금요일엔 푸른눈이 열등한 그룹이 되고 월요일엔 갈색눈이 열등한 그룹이 됩니다. 그녀는 의도적으로 차별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학급에서 가장 인기있던 푸른눈의 소녀는 첫날 열등한 그룹이 되자, 갑자기 구부정하게 걸었고 행동이 어색해졌고, 수업을 따라오기 힘들어했습니다. 운동장을 가로지르다 가장 친한 친구였던 갈색눈 친구가 일부러 뻗은 팔에 등을 부딪쳤습니다. “내가 너보다 우월하니까, 네가 사과해야 해.” 갈색눈 친구의 도전적인 태도에 푸른눈 소녀는 웅얼거리며 사과했습니다. 쉬는 시간에 함께 놀자고 열등한 푸른눈 그룹 친구를 초대한 갈색눈 아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실험을 시작한 지 반나절 만에 벌어진 상황에 엘리어트는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이 실험은 이후 다큐멘터리로 상영돼 미국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킵니다. ‘푸른눈, 갈색눈'(한겨레출판)이란 책을 읽으며, 얼마 전 초등학교 2학년 딸의 학교에 독서명예교사로 1시간 동안 수업을 한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들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첫 번째 남자아이가 ‘야구선수’라고 답하자, 그 옆의 아이도 ‘야구선수’, 그 옆의 아이도 ‘야구선수’라고 말했습니다. 오직 한 명만이 ‘축구선수’라고 했습니다. 여자아이 한 명이 ‘디자이너’라고 말하자, ‘간호사’라고 답한 아이 한 명을 제외한 모두가 ‘디자이너’를 말했습니다. 30년 전 저의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봤습니다. ‘대통령’ ‘미스코리아’ 같은 다소 황당하고 거창(?)한 답변을 하는 친구 몇 명은 꼭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 ⑤ 박두준 아이들과미래 상임이사

“원칙 지키는 투명한 운영 복지계의 벤처 꿈꿉니다” 소자본·소인력으로 시작, 35개 기업 프로젝트 진행 기업의 사회공헌은 장기적인 계획 필요해 기부자 의도대로 예산 쓰는 것이 중요 전문성 축적하려면 인재 대우 제대로 해야 밑바닥 현장을 아는 리더는 무섭다.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췄기 때문에, 추진동력만 있으면 로켓포처럼 불을 뿜는다. 아동·청소년을 지원하는 민간독립재단인 ‘아이들과미래’ 박두준(48) 상임이사를 만났을 때의 느낌이 그랬다. 선배의 권유로 자원봉사 관련 일을 하다 그 매력에 빠져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2004년 그는 송자 이사장의 면접을 거쳐 ‘아이들과미래’ 사무국장이 됐다. 직원 4명에 사업비는 거의 바닥나 있던 상태였다.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며 기업 사회공헌을 전문영역으로 택한 지 8년째, 직원은 22명으로 늘었고 기부금도 60억원에 이른다. 지난 6월, 그는 ‘아이들과미래’ 상임이사가 됐다. “밥벌이가 어려워 서른아홉 살에야 결혼했는데, 예전에 말렸던 친구들이 지금은 모두 부러워한다”고 했다. 종교기관이나 기업체의 지원이 없는 독립재단으로, 매년 꾸준히 성장한 비결을 들어봤다. ―’아이들과미래’는 기업 CSR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아이들과미래’는 2000년 벤처기업들이 ‘복지계의 벤처를 만들자’며 설립한 것입니다. 당시 아름다운재단, 여성재단 등 독립재단을 만드는 트렌드가 있었거든요. 58억원을 갖고 시작했는데, 자본금 30억원을 제외한 사업비가 28억원 정도였어요. 사무국장으로 왔더니, 사업비는 거의 다 쓴 상태였어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처럼 모금활동을 해서 사업을 배분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인력도 인프라도 없었죠. 틈새시장으로 ‘기업 사회공헌을 해보자’고 했어요. 2005년 8월에 삼성증권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청소년 경제증권교실’ 프로젝트를 한 게 최초였는데, 매년 한두 개씩 늘어 지금은

[‘기업 사회공헌의 현실과 대안’ 시리즈] ④”기업 사회공헌, 시대 흐름과 비즈니스 전략 조화를”

기업 사회공헌베테랑에게 물어봤다 과거, 건물 수리·PC 지원 지금은 진로적성교육 등 꿈 키워주는 방식으로 ‘홍보 잘되는 프로그램이 좋은 사회공헌’ 공식 깨야 기업과 비영리단체 간 협력하는 동반자로… 더나은미래는 지난 5월부터 ‘기업 사회공헌의 현실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기획 기사를 연재해왔다. 국내 기업 사회공헌의 투명성과 진정성 부족, 일회성 마케팅 이벤트로 전락한 사회공헌, NGO 등 이해관계자와 파트너십이 결여된 사례 등을 통해 기업 사회공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과연 기업 사회공헌의 대안은 무엇일까. 이에 더나은미래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18년 동안 국내 기업에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해온 대표주자 4명을 한자리에 모아 의견을 나눴다. 좌담회에는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상임이사, 나영훈 포스코 사회공헌그룹 차장, 박필규 GS칼텍스 사회공헌팀 차장, 이경운 LG디스플레이 사회공헌팀 팀장이 참석했다. 사회= 결론부터 얘기해보자. 어떤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좋은 프로그램인가. 방대욱=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기업 사회공헌은 크게 ABC 3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A 단계(Altruistic Stage) 의 기업 사회공헌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는 등 단순 기부에 머물렀다. B 단계(Business Focued Stage) 에선 비즈니스와 연계된 전략적 사회공헌을 시도하고, 임직원이 참여하는 자원봉사를 기획했다. ‘다음(Daum)’의 대표공익사업인 ‘희망해’를 보면, 인터넷이라는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해 모금활동을 한다. 기업전략과 사회공헌 사업이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아직 C 단계(Community Involved Stage) 로 가는 기업 숫자는 많지 않지만, 몇몇 기업에서 고민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니즈(needsㆍ욕구)를 찾아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해결하는 단계다. 즉 단계별로 좋은 프로그램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수십 번 삽질로 찾아낸 노하우 함께 공유해요

청년 사회적기업 창업팀 ‘조율’ “어디를 포인트로 삽질을 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내가 땅을 팠을 때 유전을 발견할 수도 있죠.” 공연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청년 사회적기업 창업팀 ‘조율(Joyul)’의 송용남(28) 대표의 말이다. 비보이로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는 그는 지난해 비보이 청년 3명과 함께 이 회사를 창업했다. 사업 초기 월 매출은 2만~3만원에 불과했다. 자체 프로그램도 없었고, 재능기부 형식으로 비행청소년이나 청소년 쉼터에 있는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쳐주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비보이 청년 7명으로 늘었고, 이번 달에만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양문화예술재단과 토요예술체험페스티벌 ‘온통’ 프로젝트 계약을 맺으면서 수익을 올렸다. 지난 6월 말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열린 청년 사회적기업 창업팀들의 시행착오를 공유하는 ‘삽질의 레이스’에 참석한 송 대표는, 공연을 기획하기 위해 투자자를 만나러 다니면서 겪은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아직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비영리단체로 오해받기도 했어요.” 이제는 투자자를 만날 때마다 경기복지재단 공문, 인터뷰 기사 등 자료를 꼭 가지고 다닌다. 지금은 응원하는 손길도 많아졌다. 송 대표는 “다들 인간적으로는 친구, 형, 동생이지만 사업상 파트너가 될 때는 다르다”며 “사업 초반 5~6개월은 팀원이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끊임없이 서로의 상황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영리기업과 달리 사회적 활동도 함께하기 때문에 팀원들과의 합의도 중요한 부분이다. 행사에 멘토로 참여했던 청년 사회적기업가 양성기관 ‘씨즈’의 양기민 청년네트워크사업단장은 “사회적기업의 양적인 성과만 추구하기보다 질적인 측면에서의 관리도 필요하다”며 “선배 사회적기업가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청년 사회적기업가에게 나누면서 그들이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미국 벤처문화의 적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