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전해온 후원 덕에 아이들 가르칠 수 있었죠”

한국인 아버지, 베트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지미팸(38·사진) 코토 대표는 호주에서 자랐다. 23세 되던 해, 모국인 베트남에 돌아와 여행사 가이드를 시작한 그는 관광지에서 수많은 아이를 만났다. 돈을 벌기 위해 거리로 나온 아이들이 하루 16시간씩 코코넛을 팔고 있었다. “단순히 돈을 주는 것만으로는 빈곤을 해결할 수 없었어요.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어요. 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전문 기관이 필요했습니다.” 가족, 지인들로부터 4만달러(약 4300만원)를 빌린 지미팸 대표는 1999년 하노이에 작은 샌드위치 가게를 열었다. 거리의 청소년들에게 샌드위치 만드는 방법, 가게를 운영하는 방법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쉽지 않았다. “당시 베트남에선 사회적기업이란 단어가 금기어였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돕겠다고 다가가서 사기 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던 거죠. 하지만 1년쯤 지나자 아이들에게 정당한 교육과 월급을 지급하는 것을 알게 된 주민들이 코토를 점차 신뢰했고, 레스토랑 매출도 함께 늘었습니다.” 갈 곳 없고, 먹을 것 없는 거리의 청소년들이었기에 코토는 이들의 숙식은 물론 교육비, 의료비, 용돈까지 책임져야 했다. 1년에 학생 한 명당 1만달러(1081만원)가 필요했다. 학생 교육 및 생활비로만 약 22억원이 지출되는 셈이다. 하노이와 호찌민 두 곳에서 레스토랑과 직업교육센터를 운영하고, 60명의 직원을 관리하면서도, 지난 13년간 코토가 꾸준히 자립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했다. 지미팸 대표는 “코토를 지지하는 개인 기부자와 전 세계적인 후원이 있었기에 자립이 가능했다”고 답했다. 코토와 업무협약을 맺은 호주의 박스힐(Boxhill) 대학은 2000년, 5만달러를 지원해 코토 직업교육센터 설립을 도왔다.

“아이들은 특별한 선물… 믿고 기다려주면 비로소 가족이 되죠”

가슴으로 얻은 사랑, 입양 자신의 자녀 있음에도입양 통해 새 가족 맞아 공개입양 매년 느는 등 국내 입양문화 달라져 신뢰 바탕으로 가족 되는하나의 방법으로 부상 입양 경험 있는 가정직접 강연과 상담 나서공개입양 권유하기도 국내 입양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불임부부의 마지막 선택’은 옛말이다. 자녀가 있음에도 입양을 통해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추세다. 홍성보 서울아동복지센터 입양담당 주무관은 “예전에는 어색했던 다문화 가정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것처럼, 입양가족 역시 새로운 형태의 가족으로 보편화하는 단계”라고 했다. 공개입양의 확산이 변화의 징후다. 1970년대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입양의 대부분은 비밀입양이었다. 입양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공개입양의 비중이 해마다 늘고 있다. 1986년 전체 국내입양 중 공개입양 비율은 15.5%에 불과했으나 2005년엔 40%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절반에 육박한다(홀트아동복지회). 입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8월 5일 개정된 입양특례법에 따라 법원허가제 등으로 비밀입양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공개입양 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홍 주무관은 “선보고 결혼해 가정이 꾸려지는 것처럼, 입양도 신뢰를 바탕으로 가족이 되는 방법의 하나”라고 했다. 편집자 주 ◇다운증후군 두 남매 입양한 김기철·김정생 부부 한국선진학교 교장실 문이 열리자, 은조(13)군과 금조(7)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들~”이라는 김기철(55)씨의 외침에 은조가 ‘말춤’을 춘다. 빨간 안경에 남색 코트로 멋을 낸 금조는 “엄마”를 부르며 쪼르르 달려든다. 목소리가 어눌하다. 남매는 다운증후군 환아들이다. 은조가 정신지체장애1급, 금조가 2급이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은조가 엉거주춤 일어나더니, 방귀를 뀐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번 계속된다. 어머니

‘지역개발사업’으로 인프라도 삶도 한층 UP

WFP 네팔 사무소 니콜라 오벨린 부소장 ‘FFNV 사업’ 시행 3년 ‘혼자서도 잘해요’ 아닌 마을 사람들 전체 삶의 질 높이는데 도움 한국 ‘새마을운동’ 보며 발전 철학에 강한 인상… 빈곤 이겨낸 한국에 네팔도 많은 희망 얻어 1961년 설립된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이하 WFP)은 지난해 전 세계 식량 구호 활동의 54%를 진행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WFP의 지원을 받은 영양실조 어린이만 1100만명이다. WFP는 2011년부터 3년 동안 한국 정부(코이카)·굿네이버스와 함께 네팔 도티지역에서 ‘푸드 포 뉴 빌리지(Food for New Village·이하 FFNV) 사업’을 펼치고 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1년, WFP 네팔 사무소 니콜라 오벨린(Nicolas Oberlin) 부소장을 만나 이번 사업의 의미를 들어봤다. -‘FFNV 사업’이 3년 동안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는데,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지금까지 우리는 네팔 중서부 100만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직업(공공근로사업)을 주고, 그 노동의 대가로 음식이나 돈을 제공해왔다. 일명 ‘푸드 포 워크(Food for Work)’나 ‘캐시 포 워크(Cash for Work)’ ‘캐시 포 애셋(Cash for Asset)’ 등이었다. 하지만 FFNV 사업은 좀 특별하다. 단순히 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마을을 발전시키고 아이들 교육에 힘을 쏟는다. ‘혼자서도 잘해요’ 방법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 전체 삶의 질과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농업 생산성 증가, 교육 발전, 인프라 구축, 위생 교육 등 확실한 목표가 있다. 음식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변화다. 이 사업은 멀리 내다보고 도와주는 방식이다.” -왜 사업 파트너로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

[날아라 희망아] 따뜻한 옷 한 벌이 필요한… 열한 살 키나를 도와주세요

잿빛 바닥엔 찬 기운이 올라옵니다. 키나(11)네 가족이 사는 2평짜리 쪽방입니다. 방에 들어가기 위해선 허리를 구부려야 합니다. 불빛이 없는 방, 깜깜한 어둠뿐입니다. 겨우 어둠에 익숙해지자, 5개의 약병이 눈에 들어옵니다. 키나 부모님이 먹는 약입니다. 옷가지들은 방구석에 어지럽게 쌓여 있고, 그 옆으로 그릇과 주전자, 맷돌이 보입니다. 식량을 담은 포대자루도 구석에 세워져 있습니다. 이 쪽방은 네 식구의 침실이자 주방이고, 창고입니다. 키나는 공부하는 걸 좋아합니다. 매일 아침 책가방을 지고 집을 나설 때면, 신이 나서 마음이 급해집니다. “어떤 과목이 제일 재밌니?” 키나는 쪼르르 달려가더니 수학책을 가져옵니다. 키나는 쑥스러운 듯 수학책을 이리저리 펼치며 말했습니다. “간호사가 되서 엄마와 아빠처럼 아픈 사람을 돕고 싶어요.” 키나의 부모님은 에이즈 환자입니다. 아버지 차니(42)씨는 20년 전, 일자리를 찾아 가난한 네팔을 떠났습니다. 홀로 인도에서 호텔 경비 일을 하며 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고향인 네팔 도티지역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 둘라(40)씨도 에이즈 환자가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병든 후, 키나의 삶은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몸에 힘도 없고, 두통에도 시달립니다. 이웃 어른들처럼 공공근로사업에도 참여하지 못합니다. 텃밭 농사를 짓고, 가축을 돌보는 일이 전부입니다. 하는 수 없이 오빠 나벌(17)이 나섰습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인도로 떠났지만, 이마저도 실패해 지난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장 네 식구는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기가 버겁습니다. 친척들이 도와주는 돈으로 근근이 살아갑니다. 차니씨는 “몸이 조금 좋아지면, 돌 나르는 일을 해서 돈을 벌겠다”고

독서모임·명사특강·프로젝트 공유… “소셜미디어 활용해 참여 이끌어냈죠”

SNS 활용해 나눔 실천하는 청년들 6명 중 1명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시대다. 공익 분야에서도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사회 혁신을 꿈꾸는 젊은 청년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더나은미래’는 5만명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나눔나우’ 송화준(29) 대표와 공익정보를 공유하는 ‘소셜통’ 운영진 주광진(26)씨를 만났다. ◇소셜미디어 기반 사회혁신, ‘나눔나우’ 송화준 대표 송화준(29) 대표는 약 5만명 규모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북나눔나우’ 페이스북 페이지는 1만1930명, ‘사회적기업가포럼’은 2만42명의 사용자가 소식을 받아보고 있다. 2010년 오픈한 ‘사회적기업가포럼’은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사회적 경제의 정보를 공유하고, 사회적 기업가 간의 네트워킹 행사, 명사특강 등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한다. ‘북나눔나우’는 SNS 독자 커뮤니티로 온라인 책 기부 캠페인과 오프라인 책 나눔 파티 등을 통해 출판사 및 다양한 단체와 협력한다. 공익 분야에 관심이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 2만명을 모으고, 이를 꾸준히 관리하는 비결에 대해 송 대표는 “구글 검색 시스템에 사회적 기업·소셜 벤처·사회 공헌·NGO 등 공익 관련 키워드를 넣은 뒤, 정보들을 꾸준히 구독하고 그중 모두가 궁금할 만한 정보를 분류해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하루 30분 투자만으로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부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의 만남이 오프라인 모임으로 발전됐다. 송 대표는 “페이스북 ‘좋아요(like)’ 개수를 보면, 사람들이 어떤 이슈를 좋아하고 반응하는지 즉각 알 수 있다”며 “피드백을 모아 분석한 뒤 오프라인 모임을 기획하기 때문에 재참석률이 높다”고 말했다. “북나눔나우가 진행하는 독서모임은 항상 유료로 진행됩니다. 5000원을 미리 낸 분들만 참석할 수 있어요. 어차피 모임에 가서 먹을 밥값, 찻값이지만 미리 돈을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 ⑫ “경주 최부자가 곳간 열었듯… 글로벌 기업 걸맞은 성숙한 기부 필요”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⑫… 류종수 유니세프 사무총장 미국 포담 대학원 시절 ‘유나이티드 웨이’에서 방과후학교 모금 도와 ‘아시아나’와 유니세프의 ‘사랑의 기내동전모으기’ 18년 동안 70여억원 기부 60년전 도움받던 아이들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민간기부 7위 한국으로 의외의 인물이었다. 지난 4월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한국위원회 신임 사무총장을 맡은 ‘류종수(50)’라는 이름은 국내에선 별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1994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생긴 이래 18년 동안 박동은(77) 사무총장 체제로 운영되던 사무국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궁금했다. 취임 6개월여가 흐른 지난 15일, 창밖으로 경복궁이 바라보이는 서울 종로구 창성동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실 4층에서 류 사무총장을 만났다. ―대학 시절 이후 20년 동안 미국에서 모금전문가로 활약해온 경력을 인정받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어떤 포부를 갖고 있는지요. “뉴욕 포담대 대학원 시절, 미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격인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 뉴욕본부에서 인턴생활을 했어요. 지역아동센터의 방과후학교를 맡아 프로그램 개발과 기금 모금을 하는 일이었어요. 시니어가 임신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제가 이끌었는데 모금이 400% 늘었어요. 저는 숫자에 탁월하고 목표 집중도가 높습니다. 뉴욕은 모금·배분이 매우 발전돼 있어요. 교육·보건·환경 등 종류별, 기관별로 카테고리가 세밀하게 나뉘어 있어 기부자가 선택만 하면 되죠. 사립고등학교, 뉴욕중앙노조위 등의 기금 모금을 도왔고 뉴욕 플러싱 YMCA에서 동양인으로서 최연소로 이사장이 됐어요. 모금 분야도 전문가가 되려면 여러 종류·기관의 기금 모금을 해봐야 해요. 경험에서 나오는 동물적인 본능이 중요하죠. 저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국제 구호개발의 ‘파워하우스(Power House)’로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5% 수준인 기업 기부도 국제 평균인 12~13%로

“참가자들 활짝 웃는 모습에 캠페인 계속 참여하게 돼요”

아모레 카운셀러 이일숙씨 “볼터치만 해도 얼굴이 화사해지셨죠?” 아모레 카운셀러(방문판매원) 이일숙(48)씨가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에 참여한 암환우에게 거울을 비췄다. 메이크업을 마친 뒤에도, 환우의 피부톤에 맞는 베이스와 아이섀도 색을 골라 사용법을 설명한다. 이씨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1회 때부터 지금까지 5년 동안 꾸준히 재능을 나눈 ‘최장기 봉사자’다. 올해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봉사상’도 받았다. 이씨의 아모레 카운셀러 경력은 올해로 8년째. 회사에서 지원하는 메이크업 강좌를 열심히 들었던 그녀는 지금껏 배운 메이크업 기술을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캠페인 참여를 신청했다. 이씨는 “1회 캠페인 때 대표이사님이 아모레 카운셀러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귀한 봉사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면서 “방문판매하면서 그때처럼 자부심이 느껴졌던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5년간 봉사를 통해 여성 암환우를 만난 이씨는 암환우의 피부 상태와 관리법에 대해 전문가가 됐다. 항암치료 중에 피부에 상처가 나면 세균에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화장할 때도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가 빠진 환우 분들에겐 스카프를 예쁘게 머리에 묶는 법도 가르쳐 드리고, 눈썹이 빠진 분들에겐 자연스럽게 아이브로우 펜슬로 눈썹을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 드려요. 처음엔 어색해하시다가도, 화장한 뒤에는 모두 만족해하세요. 그리고는 이것저것 배워가시죠. 환우 분들이 활짝 웃는 모습을 또 보고 싶어서, 캠페인에 계속 참여하게 돼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에 참여한 아모레 카운셀러들과 함께 지역 복지관을 방문해,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씩 독거 노인분들의 식사와 청소를 돕는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진행하는 핑크 리본 마라톤

“난치병 아동 2000명 소원 이뤄 기적 같은 사연에 행복 느끼죠”

한국 메이크어위시재단 10년 파트너, 푸르덴셜생명 손병옥 대표 2002년 첫 위시키드 탄생 소원 이루고 난 아이들 건강 회복 등 긍정적 변화 가정도 다시 웃음 찾아 푸르덴셜생명 임직원들 진정성에 공감대 형성70%가 자발적으로 기부 사회공헌 하다 보면, 직원들 자긍심 늘고 더 좋은 기업으로 변화 개인 삶도 풍요로워져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중 CEO가 된 사례는 드물다.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이나 사회공헌 업무가 한직(閑職)처럼 여겨지는 기업문화 때문이다. 지난 4월 ‘더나은미래’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사회공헌의 문제점 중 “CEO나 임원 등 관리자급이 좋은 성과모델을 갖고 있지 못해, 실무 담당자들도 체계없이 업무를 진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보험업계 최초의 여성 CEO인 손병옥(60) 푸르덴셜생명 대표는 다르다. 10년 전 푸르덴셜생명의 사회공헌 담당자로서 ‘한국 메이크어위시재단(이하 MAW재단)’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지금은 한국 MAW재단 부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MAW재단은 난치병으로 투병하는 3~18세 아동과 청소년의 소원을 이뤄주는 세계 최대 소원성취 기관이다. 난치병 환아와 재능기부 봉사자로 이루어진 ‘메이크어위시합창단’ 공연이 있던 지난 22일, 손병옥 대표를 만나 기업과 NPO(비영리단체)의 10년 파트너십 비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 MAW재단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한국지부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2000년 한 어린이의 편지가 계기였다. 광주에서 비호즈킨림프종이란 난치병을 앓던 한 어린이가 미국 MAW재단에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다’는 소원을 요청했는데, 자국의 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 소원이 홍콩 MAW재단에 넘겨졌는데 같은 이유로 거절돼 일본에 전달됐다. 당시 일본

“미국서 배운 선진 의료 기술 이제 네팔에 전파하고 있죠 “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미국이 진행했던 교육원조사업이다. 1954년부터 7년여에 걸쳐 226명의 의학과 농업, 공업분야의 서울대 교수요원이 미국 미네소타대학을 방문, 장단기 연수과정에 참여했다. 특히 77명의 교수가 참여했던 의학 분야의 성과는 놀라웠다. 당시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한 젊은 의사들은 모두 우리나라 현대의학 1세대 지도자로 성장했다. 박사논문을 통해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재조명한 이왕준 관동대 명지병원 이사장(사진)은 “좋은 원조에 대한 고민을 풀어줄 교과서가 될 것”이라며 “원조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된 한국에서 대표적으로 성공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내가 미국에 가기 전에는 백혈병 걸리면 무조건 죽는 거였어요. 그런데 미국에 가보니까 적잖은 환자를 살려내더라고요. 그걸 배워 갖고 와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백혈병 환자를 치료했죠. 죽는 아이들이 살아나기 시작한 거예요.”(‘미네소타 프로젝트가 한국 의학교육에 미친 영향’ 논문 녹취록(홍창의 교수) 중에서) 이 프로젝트가 가져온 변화는 컸다. 일본식의 이론 중심에서 미국식의 실용적인 임상 중심의 교육으로 큰 틀이 바뀌었다.이 이사장은 “병원에 소독실이 만들어지고, 환자들에게 통일된 환자복을 지급하는 등 현재 의료 시스템 중 80%는 그때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 비결은 ‘사람의 힘’. 전 세계 90개 나라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이지만, 우리나라 연수생들의 열정과 애국심이 성패를 갈랐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대부분 절반 정도가 조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데, 우리나라 의대 교수들은 77명 중 3명만이 미국에 남았다”면서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조국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배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의료인들이 모이는 학회에서 선진 교육법을 공유하거나 서울대 출신 교수들이 가톨릭대, 한양대, 경희대 의대

[날아라 희망아] 아픈 부모 대신 가장이 된 열세 살… 티아라의 희망이 되어주세요

‘날아라 희망아’ 어린이 돕기 티아라의 부모님은 아픕니다. 열세 살 티아라도 그걸 압니다. ‘힘없이 누워 있을 때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입니다. “부모님이 많이 아플 땐 어떻게 돕느냐”고 하자, 티아라는 “전통요법을 해 드린다”고 합니다. 전통요법이란 시퍼렇게 멍이 들 때까지 동전으로 몸을 긁는 것을 말합니다. 치료라기보단 아픔을 잊기 위해 더 큰 통증을 만드는 것입니다. “몇 번이나 해봤느냐?” 질문에 “셀 수 없다”고 답합니다. 티아라의 부모님은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 ciency Virus)’ 보균자입니다. 에이즈(AIDS)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환자라는 뜻입니다. 아버지는 행여 아이가 병에 옮지나 않을까 노심초사입니다. “내가 사용했던 면도기 같은 걸 아무렇게나 놓고 나오기라도 하면, 하루 종일 ‘아이가 가지고 놀다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천식이 심하고, 두통에 자주 시달리다 보니 일을 오래 하기 어렵습니다. 추수철에 이웃의 논일을 잠깐씩 도와주고 받는 돈이 수입의 전부입니다. 기계로 벼를 베는 추세로 바뀌면서, 이마저도 일감이 줄었습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숲에서 야생 감자를 캐거나, 인근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기도 하지만, 몸 상태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는 날이 더 많습니다. 제대로 끼니를 챙기는 것조차 버겁습니다. 보건소에서는 아픈 티아라의 부모에게 “약을 하루 3알씩 챙겨 먹고, 특히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것”이라고 처방했지만 약도, 영양가 있는 음식도 ‘딴 세상 얘기’입니다. 아버지 소팔(35)씨는 “아내나 나는 보통 하루 한 끼 정도 먹는다”며 “아이들만큼은 끼니를 거르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인도 에너지 빈곤 해결… 태양광에서 답을 얻다

하리쉬 한데 ‘셀코 솔라’ 공동 대표 태양광은 저렴하고 깨끗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셀코 솔라’ 설립·운영 인도 전역에 32개 센터 유지·관리 A/S 철저히 돈없는 주민들 부담 더는 맞춤형 대출 시스템 구축 많은 국가에 보급 위해 기업 노하우도 적극 공개 “인도의 빈곤층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값싸고 안전한 불빛’입니다. 등유에서 나오는 오염된 공기를 마시는 이들에겐 ‘깨끗한 에너지’도 필요합니다. 값싸고,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태양광발전’이 제가 얻은 해답입니다.” 지난 11월 13일,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포럼에서 만난 하리쉬 한데(Mohan B.Hedge)씨가 태양광발전 사회적 기업 ‘셀코 솔라’를 창립한 배경을 설명했다. 인도는 하루에도 수차례씩 정전이 일어날 정도로 에너지가 부족한 나라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만성적인 전력난은 인도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1.2%씩 떨어뜨리고 있다. 안전한 불빛이 없으니, 저소득층은 ‘에너지 빈곤’에 시달린다. 인도 상인들은 등유를 사기 위해 하루 평균 15루피(360원)를 소비한다. 불빛이 없으면 해가 져도 물건을 팔 수 없기 때문에, 오늘 번 돈으로 내일 장사할 등유를 구입한다. 하루 평균 수입(53루피)의 30%를 등유를 구입하는 데 사용하니, 하루하루 생계유지도 버겁다. 인도 인구의 60% 이상이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다. 하리쉬 한데씨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에너지공학 석·박사 학위를 마친 직후인 1994년, 모국인 인도로 돌아가 ‘셀코 솔라’를 설립했다. 지난 8년간 ‘셀코 솔라’는 인도 빈민층 15만5000가구에 태양광을 통한 전기를 공급했고, 2011년에는 소외계층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Magsaysay Award)’을 수상했다. “태양광은 보급뿐

“전기 펑펑 쓰던 때 지났다… 한국도 이젠 기후변화의 리더”

세계적인 에너지 석학 델라웨어대 존 번 교수 20년 넘게 기후변화 연구… 유엔 IPCC 핵심멤버로 노벨평화상 수상 기여 기후변화 문제 대응 위해 온실가스 절반 줄여야 “배출량 세계 7위 한국… 개발도상국 분류돼 감축 의무 제외됐지만 이제는 피할 수 없어… 미래 에너지 고민해야” “GCF(Global Climate Fund·녹색기후기금)는 한국 사회에 엄청난 자극이 될 것입니다. GCF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기구인데, 한국이나 송도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국은 이제 기후변화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지난 8일 방한한 세계적인 에너지 석학 델라웨어대 존 번(John Byrne) 교수의 충고다.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우리나라가 그동안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감축의무에서 제외돼왔지만, 이제는 피해갈 명분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델라웨어대 에너지환경정책연구소(CEEP, Center for Energy&Environmental Policy) 소장이자, 유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의 핵심멤버로 활동하면서 2007년 IPCC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데 기여했다. 중국 외교부의 환경전문위원이기도 하다. 존 번 교수는 ‘기후변화’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1980년대부터 20년 넘게 이 분야를 연구해온 학자다. “처음에는 궁금했어요. ‘인간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90% 이상’이라는 보고서를 보고 깜짝 놀랐죠. 이 분야를 연구하면서, 인간의 정치·사회·경제가 기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걸 알게 됐어요. 또 제가 대학원생이던 1973년부터 75년까지 석유파동(아랍 산유국들의 유가 인상과 수출 중단으로 원유값이 폭등해 벌어진 경제적 혼란)을 겪었어요. 당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한창 건물·도로 등 인프라를 만들던 때였는데, 다 멈췄고 해당 지역 총생산액의 10%를 잃었어요.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