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최초 아쇼카 펠로 선정된 가타야마 마스에씨· 가와조 타카시씨
가타야마 마스에씨···방치된 기업 사택 활용해 노인 주거 단지로 제안
가와조 다카시씨···병 쉽게 예방할 수 있도록 이동식 혈액검사기 개발
지난 5일, 현대해상화재보험 광화문 본사에서 열린 ㈔아쇼카 한국 공식 출범식에 특별한 손님이 함께했다. 동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아쇼카 펠로’로 선발된 가타야마 마스에(71·신코복지회 부이사장)씨와 가와조 다카시(30·CarePro Inc.대표)씨가 그 주인공이다.
‘시니어 펠로’인 가타야마 마스에씨는 25년 동안 노인 간병 분야에서 활동해온 노인복지 전문가다. 그런 마스에씨를 사회 혁신가로 바꾼 것은 “생애 마지막만큼은 혼자 방을 쓰면서 편하게 지내고 싶다”던 친구의 한마디였다. 그 친구는 일본의 노인복지시설인 ‘노인홈’ 6인실에 살고 있었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 위기를 맞은 일본의 노인 주거는 심각한 사회 문제였다. 정부의 지원은 열악했고, 노인홈 같은 민간 시설은 입주비가 너무 비쌌다.
“일본에는 고도성장 당시 세워졌다가 지금은 버려지다시피 한 기업 사택들이 많아요. 남아도는 기업의 임직원 사택을 고품질의 노인 전용 주거단지로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보급했어요. 그런 유휴공간들이 복지를 위해 효과적으로 쓰여야 한다는 법을 만드는 데도 일조했죠.”
마스에씨는 기업의 사택 15개를 헐값에 사들여 노인 전용 사택으로 전환시켰다. 2000년에는 이 사택을 ‘베네스코퍼레이션(Benesse Corporation)’이라는 노인복지 전문그룹에 매각하여 좀 더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베네스코퍼레이션은 사택의 수를 190개까지 확장시킨 상태다. 마스에씨의 아이디어는 일본 노인들에게 편안한 집을 주고, 일본 버블 경제의 후유증까지 해결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마스에씨는 노인 환자에게 정서적인 도움과 안정을 주는 간병사업까지 실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고용에 취약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노인 복지 전문가로 양성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마스에씨는 “독특하면서도 혁신적인 모델로 실질적인 노인복지를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2012년 아쇼카 펠로로 선정됐다.
가와조 다카시씨는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다. 당뇨병을 앓던 환자가 다리를 절단하는 것을 본 후 예방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다카시씨는 “다리를 절단한 환자는 ’20년 동안 건강검진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며 “그 후 조사해보니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일본인이 3000만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지하철역 같은 곳에서 간편하게 혈액 검사만 할 수 있어도 더 많은 사람이 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발상은 조그만 이동식 혈액검사 기기로 실현됐다. 5달러 정도로 사용이 가능한 간편 의료 진단기기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길거리·기차역·백화점 등에서 쉽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고, 간호사가 기기 옆에 상주해 치료로도 신속하게 연결되는 시스템이다.
다카시씨가 개발한 이동식 혈액검사 시스템은 시간과 비용 문제로 건강 검진을 받지 않았던 일본인들에게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예방 치료 문화의 확산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4일 공식적으로 아쇼카 펠로로 선정됐다. 다카시씨는 “앞으로 역 근처 약국이나 가게들과 프랜차이즈 제휴를 맺는 방식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생각”이라며 “한국 등 해외에도 진출해 예방적 치료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