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변이 사는 法] “현실 안 맞는 법제도 개선해야 소규모 비영리 살아남는다”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끝> 비영리단체 지원 법제도 개선 나서규제 적용, 단체 규모 따라 달리해야 “비영리단체가 적용받는 규제에 대한 인식은 최근 몇 년 새 엄청나게 변했어요. 정부에서는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기조고, 단체에서도 기존 관행을 버리고 규정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해요. 어떻게 보면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 같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해요. 현실에 안 맞는 낡은 규제 탓이죠. 단체에서도 잘 지키지 않고, 감독기관에서도 들여다보지 않는 규제가 많아요.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단체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감독기관들도 책임 의식을 갖고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도기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이희숙(41)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는 국내 비영리단체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지난 2015년 동천에 합류한 뒤, 비영리단체의 법률 지원과 교육, 법제도 개선 등을 도맡고 있다. 그는 “취지가 나쁜 규제는 없지만 규제가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비영리단체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특수관계인 가산세 부과’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이 출연자의 가족이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직원으로 두는 경우 관련 지출 경비의 전액에 대해 가산세를 부과하도록 규정돼 있다. 공익법인에 출연된 재산은 상속세와 증여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탈세나 편법적인 상속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규정을 영세한 소규모 비영리단체에 적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작은 단체 입장에서 재정이 부족하다 보니 가족이 함께 일하는 경우가 꽤 많아요. 대부분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활동비를 받으면서 단체를 겨우겨우 이끌어 나가는 단체들이죠. 그런 단체들에도 일률적으로 가산세를

기부는 특별한 것? 그저 ‘일상’이죠

‘굿머니’ 저자 김효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본부장 모금가의 고민과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 ‘굿머니’(이소노미아)가 최근 출간됐다. 저자인 김효진씨는 법정 모금·배분기관인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3년간 근무하며 모금사업본부장과 자원개발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기존 모금 관련 서적은 ‘기부자의 미담’을 그리거나 ‘모금 방법론’을 소개하는 책이 대부분”이라면서 “물밑에서 고군분투하는 모금가들의 뒷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저자를 모금가로 성장시킨 다양한 사건들이 책 속에 등장한다. 초보 모금가의 실수담부터 기부자들과의 잊지 못할 만남, 거액의 모금을 달성한 이야기도 펼쳐진다. 2013년 30억원을 기부한 ‘삿포로 할아버지’와의 일화도 눈길을 끈다. “거액을 기부하겠다는 재일 교포의 등장에 마음이 급했던 것 같아요. 팩스를 주고받으며 소통을 하다가 갑자기 ‘후레자식’이라고 욕을 하시면서 기부받고 싶으면 통역 없이 혼자 찾아오라고 하셨어요. 모금을 성사시키겠다는 마음만 앞서 계속 돈 이야기만 한 게 할아버지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던 거죠. 기부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왜 기부를 하려고 하는지 듣게 됐어요. 돈에 집중하지 말고 기부자의 마음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깨달은 사건이었죠.” 아너스클럽, 기부자맞춤기금, 나눔리더, 나눔명문기업 등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다양한 기부 사업을 추진한 경험도 담겼다. 그는 “모금가는 ‘받는 기술’이 아니라 ‘주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기부자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부는 대가 없이 순수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기부하는 사람은 1%도 안 됩니다. 기부하는 사람을 흔히 ‘천사’라고 부르지만 사실 기부는 천상의 영역이 아니라 생활의 영역이에요. 기부금 영수증을

잠재력 높은 印尼 청년에 ‘한국의 소셜벤처 전략’ 전파

[인터뷰] 이병훈 현대차그룹 사회문화팀 상무 ‘H-온드림’은 잠재력 있는 국내 소셜 벤처를 발굴해 육성하고 지원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이다. 지난 2012년 시작된 이후 두손컴퍼니, 마리몬드, 포이엔 등 사회적기업 238개가 거쳐 간 사회적경제 분야의 등용문(登龍門)이다. 9년간 이어져 온 H-온드림이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해외로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소셜 벤처와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고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시작한 ‘현대스타트업챌린지(HSC)’ 사업이다. HSC 사업의 총괄 책임을 맡은 이병훈 현대차그룹 사회문화팀 상무는 “개발도상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지 소셜벤처를 육성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면서 “H-온드림 모델을 이식할 나라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건 현대차의 신흥 시장 중점 국가이면서 다른 나라보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갖추고 있어 소셜벤처 육성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진행된 HSC 데모데이와 시상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병훈 상무를 8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그는 “총 10팀을 선발하는 사업에 300팀이 넘게 지원할 정도로 시작부터 화제가 됐고,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데모데이와 시상식에는 총 5500명이 접속하며 국내외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젊습니다. 인구가 2억명 넘는 나라지만 평균 연령은 29.7세에 불과해요. 그만큼 잠재력도 높고 성장 가능성도 큰 나라죠. 핵심은 청년들입니다. 미래 인재 육성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주요 정책이기도 해요. 우리가 가진 소셜벤처 육성 경험으로 현지 청년들을 ‘키워보자’는 구상이었습니다. 데모데이 무대에 오른 인도네시아 청년 창업가들의 발표를 들으며 그들의 아이디어와 역동성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HSC 사업은 올해 1월 시작됐다. 선발된 소셜벤처 10곳에는 약 1000만원씩의 지원금이 지급됐다. 이후 6개월의

“편견에 주눅 들었던 결혼 이주 여성들… ‘봉사’로 자존감 되찾았다죠”

[우리사회 利주민] 박시은 ‘다빛나’ 대표 사람은 타인과 사회로부터 상처를 받으면 주눅 들게 된다. 상처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웅담처럼 읽히는 것도 그만큼 그런 일이 드물고 어렵다는 방증이다. 결혼 이주 여성들의 모임 ‘다빛나’도 그런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다. 다빛나는 중국·베트남·네팔 등에서 온 결혼 이주 여성 26명이 참여하는 자조 모임이다. 기댈 곳 없는 이주 여성끼리 마음을 나누던 모임이 사회봉사를 통해 이주 여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단체로 자라났다. 다빛나를 이끌어온 사람은 중국 옌지 출신 박시은(41) 대표다. 지난 23일 서울 광장동에서 만난 박 대표는 “봉사는 우리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결혼 이주 여성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스스로 ‘무언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존감도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봉사를 통해 이주 여성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한국 내 이주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차별받을 때 가장 마음 아팠어요” 박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베이징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남편을 만났다. 2006년 가족이 함께 한국으로 이주했다. 한국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박 대표는 “대학도 나왔고 직장생활도 해서 자신감이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차별이 심해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가장 마음이 아플 땐 아이들이 차별받을 때였죠. ‘저 애 엄마가 중국인이니까 놀지 마라’고 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서울 말씨를 익혔더니 사람들이 제가 중국 출신인 걸 모르고 “저 동네엔 중국인이 많아 더럽고 위험하다’고 서슴없이

점자를 지울 수 있다니… 시각장애인들에겐 ‘혁신’

[인터뷰] ‘점자 연습장’ 만든 김상언 오버플로우 대표 세계 최초로 점자 수정되는 기기 개발 버튼 누르면 글자 삭제, 시간·종이 절약 지난 8월 캄보디아 맹학교에 기기 기부 지울 수 없는 글자가 있다. 바로 ‘점자’다. 점자는 종이에 요철을 만들어 손끝으로 읽는 글자라 한번 만들면 지울 수가 없다. 점자를 쓰다가 틀리면 새 종이에 처음부터 다시 쓰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에게 ‘글자 수정’은 다른 세상 얘기다. 수정이 안 되니 불편함도 컸다. 들어가는 종이 값도 만만치 않았고, 한번 틀리면 처음부터 새로 써야 하니 시간도 배로 들었다. 우리나라 소셜 벤처가 시각장애인의 ‘지울 수 없는’ 고통을 해결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소셜 벤처 ‘오버플로우’가 지난 5월 휴대용 점자 입력기 ‘버사슬레이트’를 내놨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세계 최초의 ‘점자 연습장’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점필’이라고 부르는 뾰족한 필기도구로 앞면에 점자를 입력하면, 뒷면에서 ‘점핀’들이 튀어나온다. 점자를 지우고 싶을 때는 버튼을 누르면 판이 다시 평평해진다. 지난 25일 서울 성수동에서 김상언(42) 오버플로우 대표를 만났다. 지울 수 있는 점자 버사슬레이트는 가로 20㎝로 성인 남성의 손바닥 정도 크기다. 모양은 게임기와 비슷하다. 평균 40자 정도 한글이 한 면에 들어간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초기 물량 1000개가 모두 팔렸다. 국내에서만 7500만원, 미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8국에 수출해 2000만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시각장애인 보조 공학 기기 업계에서는 출시 전부터 주목받았어요. 2018년 미국에서 열린 보조공학박람회(CSUN conference)에 참가했는데, 외국 바이어들이 시제품만 보고 ‘출시하면

[비영리스타트업] ③정원을 가꾸듯 공동체를 가꿉니다

[인터뷰] 김민주·김현아 마인드풀가드너스 대표 정원을 가꾸는 ‘가드닝(gardening)’으로 공동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두 사람이 만났다. 비영리 스타트업 마인드풀가드너스의 김민주·김현아 대표는 원예 활동으로 공동체 가치의 회복을 꿈꾼다. 이들이 내세우는 핵심 키워드는 ‘오가닉 가드닝’이다. “가드닝이라고 하면 정원 혹은 텃밭 같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을 말합니다. 협소한 의미로는 화분에 반려식물을 키우는 일도 포함돼요. 식물을 키우려면 관련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고, 작황이 좋으면 열매나 작물, 씨앗 같은 걸 이웃과 나누게 되거든요. 자연스럽게 공동체 문화가 회복될 수 있죠. 이러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 가드닝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김민주) 김민주·김현아 대표는 비영리 활동가 출신이다. 김민주 대표는 희망제작소를 시작으로 비영리 분야에서 발을 넓혔고, 김현아 대표는 아름다운재단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비영리 분야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왔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4년 전이다. 김민주 대표가 일본의 가드닝 콘텐츠를 담은 일본어 수업을 열었는데, 마침 김현아 대표가 그 수업을 찾아오면서 인연이 닿았다.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실험에 매진했고, 올해 비영리 스타트업을 만들어 의기투합했다. 김현아 대표는 “정원 관련 일들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걸 비영리 방식으로 풀어낼 순 없을까라는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다”면서 “직접 소모임을 만들어 커뮤니티 가드닝을 꾸려가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그 가능성을 찾았다”고 했다. 우선 수요조사가 필요했다. 국내에서도 가드닝에 대한 수요는 있다지만, 풍문에 의지해 사업을 벌일 수는 없었다. 김현아 대표는 2018년 경기 김포의 주말농장에 조그만 땅을 빌려 꽃을 키우는 ‘블루밍달리아 프로젝트’를 벌였다. 기간은

[비영리스타트업] ②구독자 70만 뷰티 유튜버 “여성 인권 NGO 설립했어요”

[인터뷰]김혜원 WNC 대표 직업이 두 개에, 이름도 두 개다. 7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뷰티 유튜버 ‘에바(EVA)’. 그리고 여성 인권 이슈를 다루는 비영리 단체 WNC 대표 ‘김혜원’. 대학 신입생이던 2015년 유튜브를 시작한 그는 화장품 리뷰 영상과 브이로그(일상을 담은 영상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구독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2018년, 느닷없이 비영리 단체 WNC를 설립했다. WNC는 ‘Why Not, Why Can’t?(왜 안 돼? 왜 못 해?)의 줄임말이다. 가로막힌 여성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회를 열고, 데이트 폭력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비혼 여성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유튜버 에바로도 여전히 활약 중이다.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에바가 아닌 김혜원을 인터뷰했다. 그는 “대단한 정의감이나 사명감으로 비영리 단체를 시작한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학교 3학년 때 교양수업으로 ‘여성학’ 강의를 들었던 게 계기가 됐어요. 제 채널 구독자 대부분이 10대~20대 여성이거든요. 여성과 관련해 어떤 사회적인 이슈가 있고 갈등이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청한 수업이었어요.” 강의 듣는 내내 충격의 연속이었다.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성차별과 고정관념들에 대해 낱낱이 알게 되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기존의 여성 인권 단체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좀 어려웠어요.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일개 대학생’이 낄 자리는 아니라는 느낌이었죠. 기껏해야 기부하는 정도? 내가 어떤 단체에 도움이 되는 것도 좋지만, 그 안에서 내가 뭘 얻느냐도 중요하잖아요. 기존 단체들의 활동에서는 그런 게 없었어요.”

[비영리스타트업] ①청년 백수들에게 소속감 주려고 ‘가짜 회사 놀이’ 합니다

[인터뷰] 박은미·전성신 니트생활자 대표 “여섯 번째 직장을 그만두면서 생각했어요. 다시는 조직 생활을 안 하고 싶다고요. 이유 없는 퇴사는 없잖아요. 회사 사람들에게 상처받아 더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거나 불공정 계약으로 쫓겨나듯 나오기도 하죠. 그런데 사회에서는 그저 취업할 의욕마저 사라진 부정적 존재로 여깁니다. 과정보다는 ‘백수’ 상태라는 결과만 보고요.” 박은미 니트생활자 대표는 청년 백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비영리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공동대표인 전성신씨와 함께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니트(NEET)’족을 모아 명함을 준다. 사명(社名)은 ‘니트컴퍼니’. 이른바 가짜 회사다. 입사 자격은 ‘무업(無業) 상태의 만 39세 이하 청년’이다. 사원들은 입사 이후 부서와 업무를 스스로 정한다. 매일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업무일지도 써야 한다. 단 월급은 없다. 지난 24일 바보의나눔 지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활동가들의 공간 ‘동락가’에서 두 대표를 만났다. 그들은 “월급 대신 동료를 만들어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단체를 소개했다. 자칫 고립되기 쉬운 백수들에게 소속감을 주고 집 밖으로 끌어낸다. 전성신 대표는 “학교나 직장에서 나오는 순간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어떤 업무를 할 건지는 사원들이 알아서 정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사소한 일이라도 매일 해내면서 생활 루틴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원들은 20대 중반부터 3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팔굽혀펴기 30번씩 3세트 하기, 핫플레이스 다녀오기, 만보 걷기, 시(詩) 필사하기, 강아지 관찰하기 같은 업무를 매일 인증한다. 자격증

“애들이 뭘 아냐고요? 제발, 기후위기 대응할 법부터 바꿔주세요”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3인방 툰베리 기후운동 연대 단체 120여 명 활동 전국구 시민단체로 성장 정부 기관·국회 등에 기후위기 대응 촉구 생존 위협하는 기후위기…개인 실천으론 역부족 “이 편지를 외면하면 당신은 ‘기후 역적’으로 역사 교과서에 남겨질 것입니다.” 지난 9월 22일. 제21대 국회의원들 앞으로 편지가 도착했다. ‘이 편지는 스웨덴에서 최초로 시작되어’라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편지에는 당장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여름에 땀띠를 달고 살고, 태풍을 타고 출근할 것’이라는 내용의 저주가 담겼다. 국회의원에게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행운의 편지’ 캠페인을 벌인 이들은 청소년 시민단체인 ‘청소년기후행동’(이하 ‘청기행’)이다. 청기행은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주도한 기후운동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 for future)’의 공식 연대 단체로, 지난 2018년 출범했다. 출범 당시 5명에서 출발했지만 현재 120여 명이 활동하는 전국구 시민단체로 성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서울 광화문에서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를 열었고, 올 3월엔 ‘정부의 소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이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지난 5월 서울시교육청의 ‘탈석탄 금고 선언’을 이끌어내는 데도 일조했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청기행 활동가 김도현(15), 성경운(19), 윤현정(16)씨를 만났다. ―대한민국 정부, 국회 등 주로 ‘거물’을 압박하는 작전인가요. 성경운=기후위기는 개인의 실천만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사회 시스템을 바꿔야 해요. 그걸 할 수 있는 곳이 국회와 정부니까요. ―’결석 시위’는 지금도 하고 있습니까. 김도현=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계속 못 하다가 지난 9월 25일에 처음으로 했어요. 저와 현정님을 비롯해 15명의 청소년이 국회 앞에서 피켓 들고 결석

“암 경험자를 세상 밖으로… 따뜻한 실험실이 열립니다”

암 경험자 사회 복귀 플랫폼사회적협동조합 ‘온랩’ 탄생 ‘암밍아웃’. 자신이 암 경험자라는 사실을 스스로 밝히는 일을 뜻하는 표현이다. 암 병력(病歷)을 주위 사람들에게 밝히는 데에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성적 지향을 밝히는 ‘커밍아웃’에 빗댄 말이다. 암을 ‘죽음의 병’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시선은 당사자들의 사회 복귀에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 지난해 국립암센터와 대한암협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암 경험자의 직장 복귀율은 30.5%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암 경험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사회적협동조합 ‘온랩’이 설립됐다. 암을 겪은 당사자를 비롯해 심리치료사, 가수,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등 각계 전문가로 이뤄진 개인 13명과 법인 4곳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지난 2일 온랩의 정승훈(32) 이사장과 서정주(45) 코디네이터를 서울 선유동에서 만났다. ◇ 사회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 ‘실험실’ 온랩을 설명하려면 2015년 시작된 ‘나우 프로젝트’부터 짚어야 한다. 나우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20여 기관의 협력 프로젝트로, ‘나를 있게 하는 우리’라는 뜻이다. “나우는 장애인·시니어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사회에 나갈 용기를 얻도록 돕는 프로젝트예요. 당사자들이 직접 쓴 가사로 합창하고 훌라춤을 추죠. 해마다 주제를 정해 활동했는데, 2018년은 ‘암 경험자’였어요. 당시 암 경험자의 사회 복귀를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가자는 뜻이 모이면서 ‘온랩’을 만들게 된 겁니다. 온랩은 ‘따뜻한 사람들의 실험실’이라는 뜻이고요.”(서정주) 온랩이라는 이름으로 첫 모임을 시작한 건 지난 2018년 6월. 약 서른 명이 모임을 시작했다. 가수·법률가·심리치료사·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암 경험자와 지지자가 매월 한 번씩 모였다. 서정주

시각장애 아동에게 그림책을… “국내 유일의 ‘점자촉각책’, 무료 보급합니다”

손끝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장애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랄 게 거의 없다. 시각장애 아동용 교구재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 박귀선(47) 담심포 대표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놀이교구재와 점자촉각책을 만들고 있다. 점자촉각책은 원단이나 구슬, 단추 등 다양한 재료로 그림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손끝 촉각으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한 도서를 말한다. 지난 13일 경기 양주의 담심포 사무실에서 만난 박귀선 대표는 “지난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점자촉각동화책 ‘아기새’를 개발했지만 한 개인이 책을 만들어 보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지난해 법인을 설립하고 최근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으면서 시각장애 아이들을 위한 놀이교구재 만들기에도 속도를 올리게 됐다”고 했다. 담심포에서 제작하는 점자놀이교구재는 총 7가지다. 대표적인 점자놀이교구재는 ‘숫자놀이책’. A4용지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부직포에 천을 덧붙여 숫자와 점자를 입체적으로 만든 교구재다. 구슬을 실에 꿰어 숫자를 손으로 만져 세볼 수도 있다. 박귀선 대표는 “아이들 손을 다치지 않게 모든 제품을 원단으로 제작했고,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숫자를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다”면서 “선천적으로 시각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어릴 때부터 손의 작은 근육들을 발달시켜줘야 나중에 점자를 배울 때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점자놀이교구재 제작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드는 작업이다. “일일이 손바느질로 만들기 때문에 교구재 하나 만드는데 2시간 정도 걸려요. 또 제품 하나를 설계하고 아이들에게 적합한 교구재인지 전문가 감수까지 거치려면 1년 가까이 걸립니다.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담심포 설립 전 박귀선 대표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놀이교구재를 만들었다. 그렇게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제작된 물건이 700개

“코로나 같은 불확실한 미래… 구호단체도 늘 예측하고 준비해야”

[월드비전 70주년 특별 인터뷰]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 2억명 아동 지원하는 글로벌 NGO로 성장 한정된 자원 잘 쓰려면 모금도 전문성 필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홍수, 산불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겁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감염병도 인류의 큰 도전으로 다가왔지요. 돌발 이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을 내놓잖습니까. 국제 구호개발 단체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는 걸 넘어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둔 양호승(73)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여전히 미래를 이야기했다. 올해는 월드비전 창립 70주년.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고아들을 돕기 위해 구호 사업을 시작한 이후 이제는 전 세계 2억 아동을 지원하는 글로벌 NGO로 성장했다. 양 회장은 지난 2012년 한국월드비전 첫 전문 경영인 출신 수장(首長)으로 9년간 지속 가능한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주력해 왔다.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월드비전 본부에서 만난 양회장은 “한국이 원조받던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가 된 것처럼 월드비전도 후원받던 기관에서 직접 구호 사업을 실행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 사회에서 비영리기관이 지속적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려면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략이 필요하다고요? “국내외 취약 아동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재정, 인력 등 많은 자원이 필요합니다. 2005~2010년에는 국내 모금 규모가 매년 20% 이상 성장할 정도로 호황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환경이 달라요. 어떻게 보면 ‘성숙한 마켓’이 된 거죠. 모금 영역에서도 전문성이 두드러져야 하는 시대가 온 겁니다. 어떻게 하면 한정된 자원으로 더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