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맛집 탐방가들의 포스트에 언젠가부터 빈번하게 등장하는 식당들이 있다. 바로 ‘한우 오마카세’. 고급 스시집처럼 한우의 각종 특수 부위들을 다양한 양념과 곁들여 순서에 맞춰 서빙하는 초고급 고깃집이다. 저녁 한 끼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데도 문전성시인 걸 보면 그야말로 현대판 주지육림(酒池肉林)이라 할 수 있겠다. 한우 오마카세는 일부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한국인들이 고기를 좋아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기 무한 리필 뷔페들이 호황이고, 아이돌이 곱창을 먹는 장면이 TV를 타면서 한때 전국 곱창집이 사람들로 붐볐다. 바야흐로 ‘고기테리언’ 전성시대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자료에 따르면, 95년 한국인은 1인당 평균 6.72㎏의 소고기와 14.75㎏의 돼지고기, 5.98㎏의 닭고기를 먹었는데, 23년 후인 2018년에는 평균 12.7㎏의 소고기와 27㎏의 돼지고기, 14.1㎏의 닭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거의 두 배에 가깝게 증가한 수치다. 한국인들의 식성은 이미 바뀌었고 앞으로 더 많은 고기를 찾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우리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고기 사랑이 큰 대가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축산업(사료 재배부터 육류 가공까지)의 탄소 배출은 전체 배출의 14.5%에 해당하며, 이는 에너지 섹터 다음으로 막대한 배출량이다. 지금도 남미에서는 소를 키우거나, 소를 먹이기 위한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면적의 밀림을 불태우고 있고 이는 기후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 어디 이뿐일까. 더 저렴한 가격에 고기를 먹기 위해서 도입한 공장식 축산은 동물 복지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효율화를 위해 고안한 밀집 사육장. 그로 인해 벌어지는 폐사를 막기 위해 남용되는 항생제는 치명적인 인수 공통 감염병의 우려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