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스토리와 투명한 데이터… ‘비투비’가 뉴스레터로 ‘찐팬’ 만드는 비결

후원자 사로잡는 비영리 뉴스레터의 비밀<3> “1년 넘게 밀착으로 지원했던 청소년 비혼모가 아이와 분리된 적이 있었어요. 마음과 지원을 많이 쏟았던 가족이었던 만큼, 비투비 팀원들도 심적으로 많은 타격을 받았었죠. 당시 지원 대상자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 상황, 비투비의 고민을 ‘넘어졌다가 일어난 이야기’라는 뉴스레터 제목으로 솔직하게 전했어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내보이는 것 같아 망설였지만, 그만두지만 않으면 시행착오 끝에 행복한 결말은 올 테니까요.”(김윤지 비투비 대표) 2018년 설립된 사단법인 비투비는 위기 가정의 임신부터 출산 그리고 자립까지 지원하는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부모가 아기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쉽고 빠르게 연결하고, 없는 것은 개발한다. 비투비는 2021년 10월, 뉴스레터 ‘월간임팩트’ 발행을 시작했다. 후원자에게 ‘최소한의 보답으로 후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선명하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 현장 이야기는 물론 후원금 지출 현황 파일까지… ‘아낌없이 공개한다’ 월간임팩트의 구독자는 1400여 명, 평균 오픈율은 40%다. 매월 마지막 업무 영업일이 되면 비투비의 모든 팀원은 하루 종일 ‘월간임팩트’를 만든다. 김 대표는 “한 달 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하며 그간의 업무를 매듭짓는 의식이자, 그간 만든 변화를 알리기에 가장 적합한 매체”라고 표현했다. 비투비는 월 1회 ‘월간임팩트’를 통해 한 달간의 소식과 함께 후원금 지출 현황 파일까지 공유한다. ‘이 달의 만남’, ‘이 달의 나눔’ 등 현장 사진과 지원 대상자의 후기 메시지를 담은 구체적인 글로 ‘생생함’을 더한다. 후원금 지출 현황 파일에는 지원 내용과 지출 일자 및 금액을 구체적으로 기재한다. 구독자들은 뉴스레터를 통해 한

13년 장수하는 ‘점프’의 뉴스레터… 커뮤니티 활성화로 기부자 발굴까지

후원자 사로잡는 비영리 뉴스레터의 비밀<2> 비영리 단체 설립 당시부터 ‘뉴스레터’를 발간해 13년 간의 역사를 이어온 곳도 있다. ‘선순환’ 구조의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 교육 격차 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점프는 2011년부터 ‘점프레터’를 발간하고 있다. 현재 구독자는 6700여 명, 평균 오픈율은 3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점프레터는 대학생 교육봉사단과 사회인 멘토에게 ‘점프가 만든 변화’를 알리는 창구로 시작됐다. 은초롱 점프 대표는 “점프의 커뮤니티는 ‘청소년 멘티·대학생 멘토·사회인 멘토’를 비롯해 넓게는 지역아동센터 등 관계 기관, 기업까지 포함된다”면서 “이들에게 점프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소통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 커뮤니티를 끈끈하게 묶어주는 힘, 스토리에 있다 2014년에는 점프 관련 소식을 블로그에 모으기 시작하면서, 격주로 보내던 점프레터를 월 1회로 조정해 ‘큐레이션’ 역할을 강화했다. 같은 해 6월부터는 소식 하단에 ‘회원 명단’과 ‘회비 및 후원금 현황’을 알리는 칸이 추가됐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점프레터의 ‘재미 요소’다. 현재는 정회원과 정기 후원회원, 일시후원, 특별후원으로 나눠 이름과 명수를 기재하고, 회비 및 후원금 현황을 내역과 함께 합계까지 공개한다. 은 대표는 “자기 이름이 올라가는지 안 올라가는지 확인하는 것이 후원자의 재미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부터는 뉴스레터에 ‘인터뷰’ 콘텐츠를 강화했다. 은 대표는 “점프의 선순환 모델에서 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인터뷰 대상은 점프 임직원부터 장학생, 멘토, 후원자를 비롯한 점프 커뮤니티다. 지난 5월에 발행한 ‘점프레터’에는 ‘상생지락 멘토링’ 1기의 멘토와 멘티 인터뷰가 실렸다. ‘상생지락’은 서대문구 소재 이화여대

오픈율 80%… 작지만 강한 ‘십시일방’의 뉴스레터

후원자 사로잡는 비영리 뉴스레터의 비밀<1> 기부자와의 ‘소통’이 더 중요해졌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기부하지 않은 이유로 ‘경제적 여유가 없으므로(46.2%)’ 다음으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35.2%)’, ‘기부단체 등 불신(10.9%)’ 순이었다. 자원이 부족한 작은 비영리 조직일수록, 기부자 커뮤니케이션도 부담이다. 돌파구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뉴스레터’라는 창구를 통해 새로운 기부자도 발굴하고, ‘찐팬’까지 만드는 강소 비영리단체들이 있다. 자립준비청년에게 주거와 교육을 제공하는 ‘십시일방’, 지역사회 교육 격차 문제를 해결하는 ‘점프’, 위기 가정의 임신과 출산, 자립을 지원하는 ‘비투비’다. 이들은 “각 단체의 서사를 담은 이야기를 통해 (잠재) 후원자와 소통한다”며 비결을 전했다. ◇ 영세한 소규모 조직의 한계를 넘은 십시일방 ‘이호영이 보낸 편지’ “기부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문제 해결’보다는 ‘삶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있을 수도 있어요.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이 움직여 기부하게 되는 거죠.” (이호영 십시일방 대표) 이호영 십시일방 대표는 지난 3월, 지원 대상자인 자립준비청년(‘방친’)이 임신 사실을 알렸다는 내용의 뉴스레터를 보냈다. 뉴스레터의 제목은 ‘십시일방에 새로운 생명이 찾아옵니다!’. 이 대표는 뉴스레터를 통해 “이것은 죄송할 일이 아니며 축하를 받아야 할 일”이라며 후원자의 축하 메시지가 진심임을 전하기 위해 산후조리원 비용을 위한 별도의 기금을 마련했다. 뉴스레터 내 입금확인증 사진도 첨부하면서, “이 모든 노력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신 기부자님들께 다시 한번 고개숙여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전했다. 해당 뉴스레터에는 5명이 답장을 보냈다. 엄마가 된 ‘방친’을 돕고 싶다며 후원금을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2022년 설립된 ‘십시일방’은 자립준비청년에게 보증금과 월세를

노을이 24년 6월 28일, 네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노을 홈페이지 갈무리
대기업은 숨기는 사실까지 적는 어느 소셜벤처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의료 AI 스타트업 노을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뉴노멀이 됐지만, 충분히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나타내는지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SG 성과를 과장하거나 부정적 영향은 숨기는 경우가 많아, 실제 경영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 이 중 한 소셜벤처가 대기업과 사뭇 다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2022년 3월,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의료 AI 소셜벤처 노을(Noul)이다. ◇ 불리한 데이터도 공시, ‘균형있게 보고하는 것’이 신뢰를 높인다 “자화자찬만 하는 보고서는 과장된 광고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면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어 기업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안정권 노을 CSO).” 노을은 보고서에서 전년 대비 환경 지표가 악화된 점을 솔직하게 밝혔다.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보다 8.2%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노을은 사업 기회가 늘어나면서 제품 생산 공정으로 인한 전기 사용량이 늘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사무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점심시간 사무실 조명 소등, 퇴근 시 냉난방기 전원 차단 등 에너지 절약 노력으로 전체 인원은 증가했지만 전년 대비 약 14.3%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간 관리자급 남녀 비율 차이가 작년보다 벌어졌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러면서 ‘노을 또한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유리천장 문제의 직간접적인 영향 범위에 있다’라고 외부 요인을 파악했다. 이어 여성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을은 보고서를 작성할 때 ‘불리한 데이터도 적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안정권 노을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는 “부정적인 이야기도 다루면서 균형성을

30대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 426만톤, 집약도 1위는 대한항공

2023-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4>온실가스 배출량·집약도 분석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 종업원에 대한 투자, 협력업체와 공정하고 윤리적인 거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 모두가 기업의 필수적인 목적이다.”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기업의 목적’을 새롭게 선언한지 만 5년이 지났습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서의 전환을 알렸던 BRT 선언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재무 보고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매출액 30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심층 분석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 특집 기사를 기획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시가총액 200위 내 기업 중 공기업, (최종)지주사, 금융사를 제외한 2023년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입니다. /편집자 주 국내 주요 30대 기업 중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제철이었다. 다만, 같은 업종인 주식회사 포스코는 비상장회사로 분석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7197만1881tCO2eq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현대제철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개 기업은 대한항공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제외하고 모두 제조업이었다.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이 1000만t보다 높은 기업은 ▲현대제철 ▲삼성전자 ▲대한항공 ▲SK이노베이션 총 4곳이었다. 매출액 기준 상위 30대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은 426만 3983tCO2eq로 분석됐다. 배출량이 평균보다 높은 기업은 10곳(현대제철, 삼성전자, 대한항공, SK이노베이션, S-OIL, LG화학, 롯데케미칼, 포스코인터내셔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위 기업과 동일했다.   2023년 기준 온실가스 집약도(원 단위 기준)가 가장 높았던 기업은 대한항공(73.9tCO2eq/억 원)이었다. 온실가스 집약도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 대비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을 의미한다. 제조업 중 온실가스 집약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LG화학(46tCO2eq/억

기업별 들쑥날쑥한 공시 데이터 질, ESG 개선된 기업은? 

2023-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3>ESG 지표 공시 수준·개선도 분석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 종업원에 대한 투자, 협력업체와 공정하고 윤리적인 거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 모두가 기업의 필수적인 목적이다.”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기업의 목적’을 새롭게 선언한지 만 5년이 지났습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서의 전환을 알렸던 BRT 선언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재무 보고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매출액 30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심층 분석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 특집 기사를 기획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시가총액 200위 내 기업 중 공기업, (최종)지주사, 금융사를 제외한 2023년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입니다. /편집자 주 올해 상반기 기업 ESG의 주요 이슈는 ‘ESG 공시 의무화’였다. 지난 4월 말,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이하 KSSB)는 ‘국내 ESG 공시기준 초안’을 공개했다. ESG 공시기준 초안에는 기후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기업의 지배구조 공시부터 의무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아직 ESG 공시 의무화 도입 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KSSB는 오는 8월 31일까지 공개초안에 대한 의견을 조회한다. 더나은미래와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은 국내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주요 ESG 지표 공시 수준과 개선도를 분석했다. 온실가스, 폐기물 재활용 등 대표적인 환경 지표와 장애인 고용, 사회공헌 등 포용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회 지표, 그리고 현재 국가적 과제인 ‘저출생’에 대응하는 지표인 육아휴직 지표를 주요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 30대 기업 모두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 공시… 사회공헌 공시 가장

넷제로, RE100… 선언적 공시 多, 그린워싱 위험도

2023-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2>ESG 커뮤니케이션 분석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 종업원에 대한 투자, 협력업체와 공정하고 윤리적인 거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 모두가 기업의 필수적인 목적이다.”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기업의 목적’을 새롭게 선언한지 만 5년이 지났습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서의 전환을 알렸던 BRT 선언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재무 보고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매출액 30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심층 분석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 특집 기사를 기획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시가총액 200위 내 기업 중 공기업, (최종)지주사, 금융사를 제외한 2023년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입니다. /편집자 주 국내 매출액 상위 30개 기업 모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상당수 보고서가 ‘잘 하고 있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었다. 특히 환경 부문에서는 ‘넷제로’와 ‘RE100’으로 대표되는 ‘선언적 공시’가 눈에 띄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보고서에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밝히며 2017년 25만 8000톤에 해당되는 온실가스를 2030년에는 20만 8000톤으로 줄이겠다고 차트로 표현했다. 하지만, 실제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년 대비 14.8% 가량 온실가스가 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전년 대비 온실가스가 늘어난 11개 기업(포스코인터내셔널, 대한항공, 두산에너빌리티, HD한국조선해양,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DB손해보험, 삼성화재, KT) 모두 보고서 내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밝히고 있었다. ◇ 탄소중립 외쳤지만, 온실가스 계속 늘어… ‘꼼수 공시’도 ESG 데이터 비교 시점을 유리하게 선별해 공시하는 ‘성과 부풀리기’도 있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은 각 사별 기준연도에 따른 감축 성과만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주요 30대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뜯어보니

2023-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1>매출액 상위 30대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분석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 종업원에 대한 투자, 협력업체와 공정하고 윤리적인 거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 모두가 기업의 필수적인 목적이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기업의 목적’을 새롭게 선언한지 만 5년이 지났습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서의 전환을 알렸던 BRT 선언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재무 보고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매출액 30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심층 분석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 특집 기사를 기획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시가총액 200위 내 기업 중 공기업, (최종)지주사, 금융사를 제외한 2023년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입니다. /편집자 주 국내 매출액 30대 기업 100%가 2023년 실적분을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기업의 내부 및 외부 이해관계자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기업의 주요 성과와 목표를 설명하기 위한 자료다. 기업은 환경부의 탄소 배출량 인증 시기(5~7월)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6월과 7월에 집중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다만, CJ제일제당은 “현재 보고서 내부 보고 단계며, 공개 시점은 8월 말”이라고 밝혀 데이터 분석에서는 제외했다. ESG 공시제도 의무화가 추진되는 추세 속 주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은 ‘기본’이 됐다. 본지가 2010년 매출액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CSR 보고서 발간 현황’을 조사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18곳(60%) 기업만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었다(더나은미래 2010년 10월 12일자 기사). 2023년 한국경제인협회 조사 결과에서도 200대 기업 중 162곳(81%)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자발적으로 발간하고

불 안 붙는 친환경 ‘물 배터리’ 만드는 ‘코스모스랩’ [기후가 기회다]

‘친환경’이라고 널리 알려진 전기차에는 두 얼굴이 있다. 제조 공정에서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것.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전기차의 탄소발자국을 자체 분석한 결과, 전기차 한 대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17톤 중 5.3톤이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행 단계에서는 탄소 배출을 하지 않지만, 배터리 면에서 전체 배출의 30%에 달하는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 배터리에도 ‘친환경’이 필요한 이유다. “처음 시작할 때는 단순히 배터리를 만드는 우리를 위해 유독하지 않은 물질로 ‘물 배터리’를 만들자고만 생각했어요. 더 많은 분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저렴한 소재에도 집중했죠. 4년 차가 되니 주변에서 저희 기술을 ‘친환경’, ‘사회적 기여’로 알아주더라고요. 그때 우리가 추구해 온 것이 사회 전반에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되면서, 사회적 가치에도 집중하게 됐어요.”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며 저렴한 배터리를 만드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코스모스랩’ 이주혁 대표의 말이다.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 박사과정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연구자’로 경력을 쌓던 이 대표는 박사과정 당시 도전한 카이스트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창업가’로의 커리어를 전환하게 됐다. ‘물 기반 배터리가 리튬 이온 배터리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수상 후 퓨처 플레이의 씨드 투자 유치에 따라 ‘코스모스랩’이 됐다.  2021년 설립된 코스모스랩의 주요 사업은 ‘친환경 물 배터리’ 제품을 판매하는 것.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전동식 킥보드를 비롯한 소형 이동수단 등의 제조사가 주요 고객으로, 이들에게 B2B 형태로 배터리를 공급한다. ‘친환경’의 비결은 바로 ‘저탄소 제조 프로그램’과 ‘재활용 원료’다. 이 대표는 “코스모스랩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많은 몇

감귤 농업의 진입 장벽 낮추는 ‘엘아이엔티’ [기후가 기회다]

기후 위기는 ‘과일 지도’를 바꿨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평균기온이 오르며 과일을 비롯한 주요 농작물의 재배 가능 지역이 북상했다. 기상청을 비롯한 관계 부처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평년기온보다 1.2℃ 높은 13.7℃로 1973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감귤은 더 이상 제주도만의 것이 아니게 됐다. 농촌진흥청의 지난해 자체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감귤 재배는 제주 외에도 전북 정읍, 전남 고흥·완도, 경남 거제·통영 등 내륙지역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2019년 220.2헥타르(ha)였던 내륙의 감귤 재배 면적은 2023년 311.1헥타르로 41.3% 증가했다. 내륙지역이 감귤 재배 가능 지역이 됐지만, 정작 재배 기술이 없었다. 고품질 생산 기술을 익히려면 영농 분야 경력이 긴 ‘명인 농민’을 알음알음 찾아가야 했다. 표준화되지 않은 ‘도제식’의 감귤 재배 농가 기술은 신규 농가의 발목을 잡았다. 농업(Agriculture)과 첨단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애그테크(AgTech) 스타트업 ‘엘아이엔티(L-int)’는 문제 해결의 열쇠를 스마트팜을 비롯한 기술에서 찾기 시작했다. 재배 노하우를 데이터화해 ‘지능형 감귤 재배 가이드’를 개발하는 것. 2021년 설립된 엘아이엔티의 농가 맞춤형 스마트팜 서비스 ‘팜코디’는 농사를 잘 짓는 ‘명인’의 재배 기술 기반의 가이드를 제공한다. “과수 재배 기술이 없는 사람이 새로운 과수를 도입하기가 어려워요. 데이터 모델링을 활용해 초보 농민도 바로 따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이규백 엘아이엔티 대표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25년간 근무하다 2015년 제주 이주 열풍을 따라 제주로 갔다. 이 대표는 “2년간 감귤 농사를 배우고 농장에서 아르바이트도 해봤지만, 진입 장벽은 여전했다”고

올해는 ‘수용자 자녀’ 지원 골든타임, 단발성 한계 넘으려면

사각지대 해법찾기 [수용자 자녀]<2> 한국 정부의 수용자 자녀 지원책 “아빠가 안쪽에서 문을 잠그고 안 열어줬어!” 2017년 어느 날, 교도소에서 1년 반 만에 아빠를 만난 대용(가명·6세)군이 엄마에게 펑펑 울며 말했다. 대용군의 눈에 들어온 모습은 철창이 있는 반투명 플라스틱 창 건너편에 앉은 아빠였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비영리단체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은 ‘아이들이 실제 가정집과 같은 분위기에서 부모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같은 해 법무부에 아동을 위한 접견실을 제안했다. 세움의 요청에 교정 본부는 ‘공간’을, 아산나눔재단 등 기부자들은 ‘후원’으로 응답했다. 민간과 정부가 협력한 모델이었다. 2017년 여주교도소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청주여자교도소에도 실제 가정집과 같은 분위기의 접견실도 구축했다. 가족들이 둘러앉아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아이들이 읽을 동화책과 장난감 등을 구비했다. 이후 세움은 법무부에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 설치 설명서를 만들어 제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법무부가 전국 교정시설에 설치를 확대해 현재는 전국 54개 교정기관 중 49곳에 구축돼 있다. 이렇듯 국내에서 수용자 자녀에 대한 지원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데에는 민간의 역할이 컸다. 세움은 평일 접견이 어려운 수용자 자녀를 위한 ‘토요일 아동접견의 날’도 교정 본부에 제안했다. 학업 등으로 평일 접견이 어려운 수용자 자녀와 주 보호자가 토요일에 30분 이내로 접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법무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2021년부터 토요일 접견이 허용됐다. 2022년에는 서울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4개 지방교정청에서 ‘위기 수용자 자녀 지원팀’도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법무부는 수용자 자녀 학자금

‘기후위기’를 해결할 기업을 찾아라…기후테크 전성시대 [기후가 기회다]

지구촌 곳곳의 이상 고온 현상, 예측할 수 없는 국지성 폭우… 점점 기후위기가 ‘먼 미래’가 아니라 ‘내 일’로 체감되고 있습니다. 각종 지표는 다소 비관적이지만,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해법을 찾고자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기후테크는 ‘인내 자본’이 더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합니다. 좀 더 긴 호흡으로, 이들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며, 더나은미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조명하는 [기후가 기회다] 연재를 시작합니다. / 편집자 주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기후 문제 해결의 새로운 주체로 떠올랐다. ‘기후기술’이라고도 불리는 ‘기후테크’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된 기술을 의미한다. 기술을 통해 기후 위기를 해결한다는 것. 최근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의 투자와 지원이 이어지며 기후테크 스타트업 전성시대의 막이 열렸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기후테크를 ①재생 에너지 생산 및 분산화 기술을 개발하는 ‘클린테크’ ②공기 중 탄소포집·저장 및 탄소 감축 기술을 개발하는 ‘카본테크’ ③자원순환, 저탄소 원료 및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에코테크’ ④식품 생산·소비 및 작물 재배 과정 중 탄소를 감축하는 ‘푸드테크’ ⑤탄소관측·모니터링 및 기상정보를 활용해 사업화하는 ‘지오테크’ 총 5개 분야로 분류해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기후테크에 투자하는 펀드 조성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4일, 글로벌 투자 운용사 누빈자산운용(Nuveen)은 최근 1억 8600만달러(한화 약 2577억원) 규모의 ‘글로벌 기후포용펀드 2호(Global Climate Inclusion Fund II)’를 1차 결성했다고 알려졌다. 누빈자산운용은 약 1조 2500억달러(한화 약 1662조원)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미국 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 자산운용사다. 올해 3월, 독일 베를린 기반의 기후테크 전문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