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정몽구재단, 국제기구 전문인력 키운다
현대차정몽구재단, 국제기구 전문인력 키운다

국격 높이는 글로벌 인재육성 실무자급 전문직 ‘P2’ 인력풀 확대아세안 사회문제 해결 전문가 육성 “청년들은 세계 최대의 미개발 자원입니다.” 제7대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코피 아난(Kofi Annan·1938~2018)은 평소 청년들의 역량과 잠재력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어쩌면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미국으로 유학 간 스무 살 때 포드재단의 지원으로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고,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를 국제기구로 이끌었다. 그는 1962년 24세 나이로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 담당관으로 국제기구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유엔아프리카경제위원회(UNECA), 유엔난민기구(UNHCR) 고등판무관, 유엔본부 예산담당관과 유엔평화유지군(PKO) 담당 사무차장 등을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그에게는 늘 최초 타이틀이 따라붙었다. 아프리카계 흑인 최초로 유엔을 이끌었고, 2001년 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 처음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유엔 평직원 출신으로 수장 자리까지 오른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60년 전 청년 코피 아난처럼 한국에도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수많은 청년이 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우리나라 청년들을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여러 장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제기구 취업을 돕는 ‘온드림 글로벌 아카데미’(OGA)와 아세안 지역 전문가를 육성하는 ‘CMK 아세안 스쿨’(CSAS) 사업이 대표적이다. 특히 OGA는 국제 전문가 교육에 국제기구 ‘인턴십’ 기회까지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국제기구로 가는 사다리 외교부에 따르면 국제기구에 진출한 한국인 직원 수는 지난해 기준 1120명. 유엔 사무국의 152명을 포함해 세계보건기구(WHO), 유엔환경계획(UNEP), 세계은행(WB) 등 다양한 조직에서 일하고 있다. 10년 전 480명과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세지만 국가 위상에 비하면 아쉬운 숫자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이 7년째 진행하고 있는 OGA 사업은

다문화 가정 멘토링을 지원하는 서울 강서구 화평교회의 오정은 사모가 아이들과 책읽기 수업을 하고 있다. /화평교회
[소외된 미래, 다문화 아이들] “공동체 만드는 밀착 멘토링, 전국으로 확대를”

총괄멘토·전문가·이웃멘토 참여하는‘삼각 멘토링’으로 다문화 가정 교류 이랜드재단, 현장 지원조직 돕는온라인 플랫폼 ‘에브리즈’ 7월 출범 최근 민간조직에서 다문화 가정의 어려움을 발굴하고 해결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장기간 밀착 관리가 필요한 심리·정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공통점은 다문화 가족 구성원에게 친구이자 멘토를 연결한다는 것이다. 언제든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게 핵심이다. 포천하랑센터는 다문화 청소년에게 ‘또래 공동체’를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3년째다. 다문화 청소년 2명을 짝으로 연결하고, 여기에 성인 자원봉사자 1명이 동행해 매달 1~2회 만난다. 아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영화관이나 놀이동산 등을 찾아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돕는다. 박승호 포천하랑센터장은 “학교에서 위축돼 있던 아이들이 또래와 즐거운 활동을 함께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민을 나누고 유대를 쌓게 된다”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아이들이 점차 집에 머무는 시간보다 센터에 나와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만큼이나 다문화 가정의 부부에게도 친구는 필요하다. 중국에서 온 결혼이주여성 A(35)씨에게는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한국인 부부가 있다. 매주 아이들과 함께 만나 식사도 하는 가족같은 사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남편 없이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우울증에 빠져있었다. 정부 지원금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고, 누구와도 교류하지 않았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매일 술을 마실 정도였다. 이른바 ‘멘토 부부’를 만난 이후에는 삶이 달라졌다. 한국어도 배우고, 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봉사도 한다. 주변 친구들에게 종종 중국 요리를 대접하기도 한다. 변화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30일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를 방문해 '공동육아나눔터'에 참여한 가족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소외된 미래, 다문화 아이들] 엄마의 우울감, 자녀의 심리문제로 이어져

한국 생활 10년 넘어도 적응 못해가족 전 구성원 대상 통합 지원 필요부모 우울감-자녀 방임 악순환 끊어야 “아이들도 알아요. 엄마가 행복하지 않다는 걸. 엄마 스트레스는 자녀에게 전달됩니다. 경제적으로 쪼들리는데 새로운 문화에 적응은 어렵고, 고향은 더 그리워지고…. 그런 상황에서 아이를 웃으면서 대할 수 있을까요?”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이모(32)씨는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 A씨를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년 8개월 동안 상담했다. A씨는 스무살이었던 2009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딸 둘을 낳았다. 남편은 10년 넘게 변변한 수입이 없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한국어가 미숙한 A씨가 직접 돈을 벌 방법도 없었다. 말을 제대로 못한다는 구실로 시댁의 구박까지 이어졌다. A씨는 줄곧 우울감에 시달렸다. 3년 전에는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다. 시도때도 없이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흥분과 우울이 번갈아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도 생겼다. A씨 상태가 불안정해지자 자녀들까지 이상 행동을 보였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에게 불안장애 증상이 나타났다. 다른 사람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또래와도 어울리지 못했다. 얼마 후에는 언어장애 판정도 받았다. 이씨는 “평소 상담 때는 ‘모성애가 없나’ 싶을 정도로 A씨는 자녀 이야기에 무심했는데, 아이가 장애 판정을 받았을 때는 목놓아 울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결혼이주는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다문화 가구 수는 34만6017가구로 추정된다. 5년 전에 비해 20% 가량 증가한 수치다. 20여 년간 유입된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 체류 기간은 점차 길어지고 있다. 결혼이민자와 귀화자 가운데 한국 생활 10년이 넘은 비율은

[소외된 미래, 다문화 아이들]
[소외된 미래, 다문화 아이들] 은둔 청소년, 문제는 무너진 심리

다문화 청소년 5명 중 1명 우울감 호소사회적 관계 단절한 청소년 발굴이 과제 올해 고3인 A양은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인이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또래와 조금 다른 외모를 가졌다. 이국적인 외모는 학교에서 늘 놀림거리였다. 속 터놓을 곳이 필요했지만 주변에 사람은 없었다. 사춘기를 겪을 때도 어머니는 바빴다. 낮에는 식당에서 설거지를 했고, 밤에는 방직공장에 나가 철야 작업을 했다. 주말에도 식당에 나가 돈을 벌었다. 몇 해 전에는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새 가족을 만났다. 동생도 3명이 더 생겼다. 새 아버지와 어색한 관계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였다. 결국 일이 터졌다. 학교에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교실 물건을 마구 집어던졌다. 그나마 이야기 나누던 친구들도 점점 멀어졌다. A양은 어느 순간부터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말을 하지 않았다. 학교도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8개월을 집에서만 지냈다. A양의 사례는 보기 드문 특별한 일이 아니다.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은 학교를 그만두거나 아예 바깥 출입을 하지 않는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1년 한해에만 전국 초중고 다문화 학생 1312명이 학업을 중단했다. 국내 다문화 가정 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16만8645명. 지난 2012년 4만6954명에서 10년새 3.5배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학생 수는 673만명에서 535만명으로 약 20% 줄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학령 인구 감소에도 다문화 가정 학생은 급증하는 추세인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수준을 넘어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다문화 청소년이 급속도로 늘었다”고 말한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

시리아 난민 아동 '마즌'과 '빌랄' 이야기
[르포] 시리아 난민 아동 ‘마즌’과 ‘빌랄’ 이야기

6월20일 ‘난민의 날’ 기획 “텐트촌 밖으로 나와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갈 때가 가장 좋아요. 작년에 4학년이었고, 원래는 이번에 5학년이 됐어야 하는데…. 지나가는 버스만 봐도 속상해서 눈물이 나요. 그러면 엄마도 울어요.” 지난 5월 31일(이하 현지 시각) 레바논의 베카(Bekaa)주. 시리아 난민들이 모여 사는 텐트촌에서 13살 마즌(Mazen)을 만났다. 수학을 좋아해서 수학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인 마즌은 올해부터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됐다. 한 살 아래 여동생 에흐다도 마찬가지다. 통학 교통비가 없어서 학교에 못 간다. 마즌의 엄마가 감자 농장에서 하루 10시간씩 일하고 받는 일당은 50센트(약 650원). 통학 버스비는 하루 20센트(약 250원)다.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이 12년째 이어지면서 난민 아동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전쟁은 끝날 기미가 없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시리아 난민 문제가 ‘만성 재난’의 상태로 돌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난민들을 받아준 레바논에도 문제가 생겼다. 레바논 인구는 약 600만명. 이 중 시리아 난민이 200만명이다. 인구 대비 가장 많은 난민을 포용한 레바논에 최악의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난민들의 상황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지난 5월 28일부터 6일간 월드비전과 함께 레바논 곳곳을 돌며 만성적·복합적 위기에 빠진 시리아 난민 아동 문제를 취재했다. 아무도 모른다 마즌 가족이 시리아 알레포를 탈출한 건 2012년이다. 사방에서 터지는 포탄들을 피해 어렵게 국경을 넘은 가족은 감자와 포도, 올리브가 생산되는 레바논의 대표적인 농업지대 베카에 도착했다. 마즌이 2살 때 일이다. 베카의 난민 대부분은 ‘ITS’(Informal Tented Settlements)라

포스코는 지난달 30일 아시아 기업 최초로 보스턴칼리지 기업시민연구소(BCCCC) 혁신상을 받았다. 최영(왼쪽에서 넷째) 포스코 기업시민실장이 수상 후 트로피를 들고 있다. /포스코
‘나눔’은 어떻게 사내문화가 됐을까?

세계가 주목한 K-기업시민 국내 대기업 3社ICCC서 관심 한몸에 포스코경영연구원‘리얼밸류경영’ 철학과실천 방식 공유 현대차정몽구재단“체인지메이커 육성이기업의 지속가능 전략” 지난달 30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는 전 세계에서 온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전문가들로 북적였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이날부터 사흘간 열린 ‘2023 글로벌 기업시민콘퍼런스(ICCC)’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ICCC는 미국 보스턴칼리지 경영대학 산하 기업시민연구소(BCCCC)가 매년 개최하는 국제 행사다. 기업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공동체에 기여하는 주체로 보고, 이를 바탕으로 실행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콘퍼런스의 슬로건은 ‘회복탄력성을 다시 생각하다(Rethink Resilience)’였다. 제너럴모터스, 네슬레, 월트디즈니, 페덱스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 리더와 실무자 500여 명이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나눴다. 이번 행사에서는 우리나라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포스코, 포스코1%나눔재단, 현대차정몽구재단, SK, SK사회적가치연구원 관계자들은 주요 세션 무대에 올라 소셜임팩트 확산 사례를 공유했다. 포스코는 울릉도 앞바다에 바다숲을 조성해 탄소중립을 앞당긴 공로를 인정받아 혁신상(Innovation Awards) 환경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시아 기업으로는 최초 수상이다. 최영 포스코 기업시민실장은 “최근 세계에서 우리나라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 기업들이 참석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면서 “발표 현장에서 관심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직원 98%가 만드는 소셜임팩트 “포스코1%나눔재단 설립 초기부터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봉사와 나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지금은 참여율이 98%에 이릅니다. 이 일을 담당하면서 느낀 건 직원들이 직접 나눔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행사 둘째 날이었던 지난 1일 최영 실장은 ‘임팩트의 성장(Grow Your Impact: Expand Your Team)’ 세션에서 CSR의

온드림소사이어티 창밖으로 보이는 명동성당. /현대차정몽구재단
공간이 혁신을 만든다

온드림소사이어티 1년, 명동을 바꾸다 공익목적 행사 무료 대관1년새 6만2004명 다녀가 명동에 문 연 공간플랫폼‘한국판 벨라지오센터’ 노린다 이탈리아 북부 벨라지오. 알프스 빙하가 녹으며 만들어진 코모(Como) 호수와 맞닿은 인구 3800명의 소도시다. 로마시대부터 귀족들의 휴양지로 유명한 이곳에는 사회 혁신가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있다. 록펠러재단은 지은 지 300년 된 낡은 빌라를 ‘벨라지오센터(Bellagio Center)’라고 이름 짓고 1959년부터 전 세계 경제학자, 화가, 시인, 물리학자, 정책 입안자, 현장 실무자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배경의 전문가들이 입주해 기후·보건·국제개발 등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나누고, 재단은 이들의 활동을 무료로 지원한다. 약 70년간 130국 5000명이 넘는 사람이 센터를 거쳐 갔고 이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만 100명에 이른다. 재무 수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도 2007년 벨라지오센터에서 열린 콘퍼런스였다.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에 따르면, 전 세계 임팩트 투자 시장 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해 1조1640억달러(약 1555조원)로 추산된다. 이처럼 특별한 공간은 사회 혁신 DNA를 깨운다. 국내에도 사회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이 있다. 한국판 벨라지오센터를 꿈꾸는 ‘온드림 소사이어티’다. 지난해 4월 서울 중구 명동에 개관한 이후 1년 만에 6만2004명이 찾을 정도로 명동의 랜드마크가 됐다. ‘한국판 벨라지오센터’ 첫발을 떼다 온드림소사이어티에는 문턱이 없다. 물리적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불편 없이 출입하게 만들었지만 공익 목적의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라면 무료 대관할 수 있게 개방했다. 건물 1층에 조성된 복합문화공간 ‘온소스퀘어’에서 열린 공익 행사는 총 256회.

[스코프3가 온다] 애플의 공급망 탄소 추적 5년, 온실가스 15% 줄였다

애플 스코프3 배출량, 스코프1 대비 420배국내 기업은 4배차… “제대로 측정 못한 탓” 애플은 스코프3 공시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업이다. 2016년부터 스코프3 측정을 시작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배출량을 공시하고 있다. 공시 첫해만 하더라도 관계사들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제품 배송·판매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항목이 빠져있었다. 애플은 이듬해부터 밸류체인 내 관계사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탄소측정기와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덕분에 2017년부터 현재까지 관계사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를 모두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해 측정·관리하는 유일한 기업이 됐다. 지난해 애플이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애플이 사업장 내에서 직접 배출한 ‘스코프1’ 규모는 5만5200tCO2e, 에너지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량은 ‘스코프2’ 규모는 2780tCO2e로 측정됐다. 애플은 2018년에 자사 건물과 데이터센터를 재생에너지로 운영하면서 스코프2 발생량을 대폭 줄였다. 이에 비해 기업의 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량인 ‘스코프3’의 경우 2313만tCO2e에 달했다. 스코프1 대비 약 420배 규모다. 측정을 하니 줄일 수 있는 항목이 보였다. 애플은 매년 제품의 전과정평가(LCA)를 위한 수명 주기 평가와 자사 제품의 국가별 탄소배출량을 추적해 감축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2017년 2733만tCO2e이던 스코프3 배출량은 2021년 2313만tCO2e으로 5년 새 15%나 감소했다. 이옥수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파트너는 “애플의 경우 협력사에 사물인터넷 측정기를 보급한 후 직접 스코프3 배출량을 산정하는 바텀업(Bottom-Up)방식을 통해 측정을 진행하고 있어 현재 가장 완결성있는 스코프3 공시가 이뤄지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기업경쟁력을 떨어트린다는 우려로 스코프3 공시를 꺼리지만, 탄소배출을 추적하고 공개해온 애플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애플의 연매출은 2017년 2293억달러(약 300조원)에서 2021년 3658억달러(약 479조원)로 5년간 약

[스코프3가 온다] 韓, 스코프3 공시율 35%... 선제 대응 안하면 수출길 막힌다
[스코프3가 온다] 韓, 스코프3 공시율 35%… 선제 대응 안하면 수출길 막힌다

국내 200대 기업 중 70곳만 스코프3 공시동종업계 내에서도 공시 항목은 제각각호주·EU 등 공시 의무화 대비 선제 대응 호주 80%, 유럽연합(EU) 71%, 한국 35%. 기업의 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량인 ‘스코프3(Scope3)’ 데이터를 공시하는 기업 비율이다.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의 ‘글로벌 공급망 리포트 2022(Global Supply Chain Report 2022)’에 따르면, 지난해 CDP에 기후 데이터를 공시한 1만8500개 글로벌 기업 중 스코프3 데이터를 포함한 기업은 7000곳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호주 기업이 80%로 가장 높았고, EU 소속 기업도 71%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공시 세부항목이 불분명한 국가로 분류돼 전체 데이터에서 빠져 있다. 국내 자체 조사 결과로는 주요 기업의 35%가 스코프3 공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11월 국내 시가총액 상위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스코프3 관련 항목을 공시한 기업은 70곳(약 35%)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체계적인 공정으로 제품의 전과정평가(LCA) 데이터를 확보하는 자동차부품업이 87.5%로 가장 높았고, 비교적 탄소추적이 쉬운 금융지주(77.8%), 비금융지주(64.7%), 은행·증권·카드(62.5%) 등도 과반을 넘었다. 하지만 식음료,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술, 제약·바이오, 철강·기계 등 대부분 업종이 10%대로 공시 비율이 낮았다. 전문가들은 스코프3로 상징되는 공급망과 소비자까지 고려한 탄소배출량 측정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수출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에 매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민 탄소중립연구원 대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스코프3 공시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올해 안에 확정할 예정이고, 유럽은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를 통해 내년부터 공시가 의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스코프3가 온다] 직원 출퇴근 때 탄소발생량까지... 영국발 탄소 추적 프로젝트
[스코프3가 온다] 직원 출퇴근 때 탄소발생량까지… 영국발 탄소 추적 프로젝트

기업 활동 全과정 탄소발생량 ‘스코프3’ISSB·SEC 등 기업에 공시 의무 요구英 식품유통사, 탄소 추적 협의체 구성 최근 영국 식품유통사들이 공급망을 비롯해 제품 소비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추적하기 위해 모였다. 테스코(TESCO), 알디(Aldi) 등 영국 대형 식품유통사 8곳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이니셔티브 ‘소매업자 넷제로 공동 행동 계획(Retailer Net Zero Collaboration Action Programme)’을 결성했다. 기후변화 대응 비영리단체인 WRAP(Waste & Resources Action Programme)와 세계자연기금(WWF)이 참여한 이번 협의체는 대형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식음료 제품을 대상으로 생산 과정부터 유통, 소비, 폐기에 이르기까지의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올해 17개 주요 협력업체와 협력해 탄소 측정 방식과 범위를 마련해 전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측정할 계획이다. 이처럼 특정 산업계에서 협의체를 꾸려 가치사슬(Value Chain) 전반의 탄소발생량인 ‘스코프3(Scope3)’를 측정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직접배출량인 ‘스코프1(Scope1)’,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동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량 ‘스코프2(Scope2)’를 주로 측정해왔다. 이와 달리 스코프3는 제품 생산 외 물류나 유통, 제품 사용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모든 탄소배출량을 뜻한다. 기업이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은 시설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까지 측정해야 해서 비교적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영역이다. 미국의 비영리 환경정책 연구기관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스코프3의 범주를 크게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으로 나누고, 총 15개 세부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업스트림의 경우 제품의 생산 완료 시점까지를 뜻한다. 구체적으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구매, 원자재 운송과 유통, 폐기물 처리, 임직원 출퇴근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가 포함된다.

22일 조남희 파란공장 대표는 서면인터뷰에서 "파란공장은 최근 MZ세대가 지역 전통주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상품기획부터 온오프라인 판매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란공장
[제주에서 혁신을] “국내 메밀 최대 생산지 제주 이야기를 전통주에 담았습니다”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 2기 사회성과 우수상 ‘파란공장 연합팀’ 인터뷰 “보통 ‘전통주’라고 하면 담금주나 어르신들이 드시는 술이라는 편견이 있어요. 맛없는 술 그런 거죠. 지역의 색깔을 담은 전통주는 오히려 젊은 세대의 감성과 꼭 맞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제주 지역 농산물만의 특색있는 이야기를 술에 담아봤어요. MZ세대들이 부담없이 제주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지역 단체들과 협업해 콘텐츠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주 지역에서 지역 특산물로 전통주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있다. 대표 특산물로 알려진 감귤이나 땅콩이 아닌 ‘메밀’을 활용했다. 조남희(42) 파란공장 대표는 “제주산 메밀이 국내 메밀 생산량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제주는 국내 메밀 최대 생산지”라며 “제주산 메밀을 가공한 전통주로 젊은세대에게는 제주의 숨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고, 제주 지역소상공인과 지역창작자들에게는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 농작물 생산조사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메밀 생산량 1967톤 중 1127톤(약 57.3%)은 제주산이다. 파란공장은 2018년 설립됐다. 메밀 전통주를 개발·판매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제주 지역의 농가, 양조장, 메밀문화원 등과 협력해 콘텐츠 개발도 맡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 2기에 참여해 파란공장을 중심으로 총 5개 조직이 연합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번 프로젝트 기간 파란공장이 제작한 메밀 전통주는 2240개, 도내외 사업장 12곳을 통해 6806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지난해 기준 총 매출액은 10억원에 달한다. 지난 22일 조남희 대표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공공·민간이 협업하는 ‘콜렉티브 임팩트’ 프로젝트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지역 이야기를 비즈니스로 담아내려는 이유가

원종화 포어시스 대표는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주 환경단체, 도내 기관, 민간 업체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혁신을] 골칫거리 폐어망을 운송용 플라스틱 박스로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 2기사회성과 최우수상 ‘포어시스 연합팀’ 인터뷰 지난 17일 인천 서구의 환경산업연구단지. 18만㎡ 규모의 너른 부지에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소와 시제품을 제작하고, 성능까지 확인할 수 있는 시설들이 들어서 있었다. 단지 내 1층 짜리 낮은 건물인 파일럿테스트 A동 앞 공터에는 누군가 버린듯한 헤진 그물망과 두꺼운 밧줄들이 쌓여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원종화(42) 포어시스 대표는 “제주 바다에서 어민들이 쓰던 폐로프와 폐어망”이라며 “플라스틱 소재인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등을 뽑아내 재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어시스는 해양폐기물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기 위해 2017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하천의 부유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고,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사업을 한다. 지난해 5월에는 제주로 내려갔다.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 2기로 참여해 제주 바다에서 나온 해양폐기물의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다.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는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주축으로 다양한 주체가 협력해 더 큰 영향력, 즉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를 내는 플랫폼이다. 신한금융그룹과 신한금융희망재단이 2021년부터 제주의 사회적·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해 조성했다. 포어시스는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에서 제공하는 물적·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포어시스 연합팀’의 리드플레이어가 되어 폐어망·폐로프에서 나온 PP와 PE로 자동차 엔진 운송용 박스를 제작했다. 제주 폐기물 재활용 업체와 제주도청, 제주 환경단체, 경기 김포의 해양플라스틱 펠릿 생산업체, 대기업인 현대자동차 등이 힘을 합쳤다. 이번 프로젝트 기간 총 1만50kg의 폐어망과 폐로프가 6000개의 플라스틱 박스로 재탄생했다. 신한 ESG 밸류 인덱스(ESG Value Index)로 측정한 결과 기존에 사용하던 종이박스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