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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문화융성… 정부 요청에 대기업 CSR 몸살 앓아

지난 4일, 주요 기업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의 ‘소집’ 때문이었다. 지난 2월 25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한 정부가 그 핵심 전략인 ‘창조경제’를 들고, 본격적인 드라이브에 나선 것. 이날 미래부 창조경제기획국장이 주재한 회의의 주요 골자는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관이 협력하자’였다.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될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기업의 자원과 역량을 결합하고 싶다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복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미래부가 제시한 큰 그림이었다. 회의에 참석한 CSR 담당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미래부도 모르는 해답을 기업에 숙제로 넘겨준 듯한 인상을 받았다”는 것. 이에 구체적인 요청도 정보도 얻지 못한 기업들은 다음 액션을 정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한 기업은 미래부의 요청을 ‘창조경제 홍보’로 이해하고, 사회공헌과 창조경제를 결합한 내용을 담은 홈페이지를 제작 중이다. 기존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ICT를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새로 기획하는 기업도 있고, 중소기업과 협력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쪽으로 사회공헌 기조를 바꾼 곳도 있다. 반면 “대기업이 이전에 해오던 제품 개발, 일자리 창출이 바로 창조경제”라면서 우려 섞인 눈으로 미래부의 동향을 주시하는 기업도 많다. “CSR, CSV(공유가치창출)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뤄가야 하는데, 정부가 기업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성급히 보려 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실제로 ‘문화융성’을 키워드로 한 CSR, CSV 모델을 개발하라는 정부의 지시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도 있었다. 해당 기업 CSR 관계자는 “다양한 모델을 제안했는데 당장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이 채택돼 난감하다”면서

좋은 사회공헌 모델 제시해 국가와 사회에 긍정적인 확산에 기여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유석쟁 전무 “예전 장례식장은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였죠. 그런데 모 병원에서 장례식장을 밝고 경건한 분위기로 만든 이후 모든 장례식장이 밝고 경건한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복지 사각을 지원하는 우리의 활동도 그렇게 확산되길 바랍니다.” 올해 초 부임한 유석쟁(사진·59)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전무의 말이다. 유 전무는 교보생명 계열사인 교보보험심사㈜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27년간 보험업계에서 활동했고, 작년까지는 한양대 문화예술 CEO과정 주임교수를 지냈다. ―생보재단의 지원 사업이 갖는 강점과 약점이 있다면. “순수 공익재단이기 때문에 홍보·마케팅에 대한 고려 없이 복지 사각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자금이 안정적이라 영속적인 지원이 가능하다(생보업계는 2026년까지 총 1조5000억원 출연할 예정이다). 어린이집을 건립한 후 위탁운영까지 하는 게 좋은 예다. 반면 의사결정이 더딘 것은 약점이다. 개별 기업이 CEO의 판단으로 결정이 내려지는 반면, 우린 이사회의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상대적으로 긴급한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복지 사각 지원을 위해 적절한 대상과 현장을 찾는 게 중요하다. “희귀·난치 질환자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곳은 병원이고, 치매나 보육 관련해선 지자체가 가장 잘 안다. 우리는 66개 병원과 협약을 맺고, 각 지자체와 활발히 연계한다. 얼마 전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농약보관함 사업’ 협약을 맺었는데, 강원도는 자살률이 굉장히 높은 지역이다. YWCA나 생명의전화, 미술·연극치료협회 등 전문기관도 주요 파트너다. 이런 파트너십에 근거해 현장 수요에 대응한다.” ―재단의 지원 활동만으론 근본적인 변화가 쉽지 않다. 무엇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나. “우리가 경증 치매를 보살피면서, 국가에서도 이들을 지원할 필요를 느꼈다. 좋은 어린이집을

“6년간 받은 선물… 제 삶은 다시 일어섰습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6년이 만든 변화 지난 2008년 69조원이었던 복지 예산이 5년 만에 100조를 넘어섰다. 전체 정부 예산의 28.5%에 해당한다. 하지만 정부가 미처 돌보지 못하는 곳은 여전히 존재한다. OECD 회원국 중에서 10년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출산율 문제나, 연평균 200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청소년 자살 문제, 복지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희귀·난치성질환, 경증 치매 노인 분야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7년 12월 설립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18개 생명보험사가 사회공헌의 뜻을 한데 모은 만큼,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과 사회적 약자를 우선으로 지원해왔다. 지난 6년간 재단의 도움을 받아 삶이 바뀐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업 사회공헌이 미치는 영향력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01. 학습용 보조기기로 근이양증 딛고 건국대 합격한 조연우 군 “다리 힘이 풀려 주저앉은 후 다시는 일어날 수 없었어요.” 조연우(23·건국대 정치외교학과)씨가 ‘근이양증’ 진단을 받은 건 초등학교 1학년 때. 근이양증은 몸의 근육이 점점 없어지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조씨는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만 틀어박혔다. 가까스로 움직일 수 있는 팔로 온종일 컴퓨터 게임을 했다. 이후 7년 동안 근육은 더 굳고, 호흡은 힘들어졌다. 척추도 휘었다. 허송세월의 마침표를 찍은 건 지난 2008년.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기면서부터다. “재활 치료 중 같은 병을 가진 사람이 공부하는 걸 봤어요.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앉아 있기조차 힘들어 누워서 책을 봤고, 늘 누군가가 옆에 붙어 있어야 했다. 힘든 상황이 이어질 무렵 ‘한벗재단’을 만났다. 한벗재단은

사각지대 구석구석 빈틈 메웠지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활동 지난 2007년 출범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18개 생명보험사가 공동으로 기금을 출연해 만든 공익 법인이다. 재단이 출생부터 사망까지 ‘생애주기별’ 지원 사업을 벌이는 이유도 생명보험사의 기본 철학인 ‘생애 보장 정신’ 때문이다. 출생 단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표 사업은 2011년 7월부터 시작한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사업’이다.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고령 등으로 인한) 고위험군 산모가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 우리나라의 고위험 산모는 19만3000명으로, 전체 산모의 약 42.3%에 이른다(2011년). 지난 3년 동안 1150명의 임산부가 의료비 지원 혜택을 받았다. 영·유아기와 아동기를 돌보는 사업은 ‘어린이집 건립 및 보육사업’이 대표적이다. 저소득층 밀집 지역이나 보육 수요가 많은 지역에 ‘생명숲어린이집’을 건립하는 활동을 통해 현재 전국에 12곳의 어린이집이 마련됐다(건립 7곳, 위탁 운영 5곳). 특히 ‘생명숲어린이집’에서는 ‘세로토닌 키즈 프로그램’이나 ‘미술 치료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며 차별화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 여의치 않은 지역에는 ‘아동돌봄센터'(10세까지 이용)를 지원해 자녀 양육을 돕는다. 일명 ‘보육 사각지대 해소 지원사업’으로, 농·산·어촌 아동을 위해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지난해 제천시 화산, 하남시 덕풍, 파주시 조리읍 등 5곳에서 어린이 959명이 아동돌봄센터를 이용했다.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로 꼽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 자살 예방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 9개 중학교에 강사를 파견(연 15회)해 생명 존중 통합교육을 진행하며, 자살 고위험군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술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올해 처음 시작하는 ‘건강 증진 지원사업’은

[미래 Talk!] 지리산 산골 자락에도 일자리 만드는 협동조합의 힘

이탈리아의 ‘볼로냐(Bologna)’ 지역에는 대기업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 동네이며, 실업률은 3.1%에 불과합니다(서울은 4.7%). 협동조합의 힘 때문입니다. 4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지역경제를 이끌며,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전남 구례군의 ‘구례자연드림파크’가 대대적인 오픈 행사를 가졌습니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iCOOP)’ 생협의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만든 생산단지로, 2011년 5월 부지가 확정된 이후 3년 만에 완공됐습니다. 라면, 막걸리, 제분, 한과, 베이커리 등 18개의 생산 공장과 물류시설, 각종 생활·편의시설을 갖췄고, 녹지와 공원도 갖춘 대단위 시설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3000여명의 아이쿱 생협 조합원, 사회적경제 분야 전문가, 여야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습니다. 김성현 구례군 의회 의장은 “유럽의 성공한 협동조합을 공부해보니, 협동조합 잘되는 곳은 경제 파동도, 금융 사고도, 카드 대란도 없더라”며 “이제 구례도 살길이 생겼다”고 기대를 높였습니다. 지리산 자락 14만9336㎡(약 4만5000평) 대지에 준공된 구례자연드림파크에는 총 623억원이 투입됐습니다. 고용 인원은 400명 정도입니다. 이 중 80%가 전남 및 구례 지역민입니다. 지금까지 구례에는 50인 이상 고용하는 기업이 한 곳도 없었습니다. 이이재 의원(새누리당)은 “1인당 고용에 1억5000만원 정도가 투입된다는 것은 매우 높은 투자 대비 고용률”이라며 “최근 짓는 공장들이 대부분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있어서, 1조원을 투자해도 고용효과는 1000명에 그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동일한 생산성이라고 가정하면, 협동조합이 영리 기업보다 일자리 경쟁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말합니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1980년대 초까지 ‘몬드라곤’에선 신입 직원과 상임이사의 급여 차이가 3배를 넘지 못하는 소위 ‘연대임금제’를 지켰고, 지금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골 깊어진 미소금융재단 중간수행기관… 대출금 누가 갚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소금융재단 최근 미소금융중앙재단(이하 미소금융)과 중간수행기관들 사이의 갈등이 법적 분쟁 일보 직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지난해 말 만기가 돌아온 5년짜리 ‘마이크로크레딧'(소규모 사업 지원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 사업 기금 때문이다. 금융 소외계층의 창업을 돕는 A기관은 지난해 가을 미소금융으로부터 “사업 기간이 만료됐으니, 그동안 미상환한 돈을 모두 갚으라”는 공문을 받았다. A기관은 지난 2008년 ‘휴면예금관리재단’으로부터 3억원의 자금을 받아, 이를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창업자들에게 최대 2000만원씩 무담보·무보증으로 대출해줬다. 문제는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의 성격상 창업 성공률이 높지 않아, 대출 상환율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들의 상환율은 평균 50~60% 정도다. 미소금융의 이 같은 공문은 가장 먼저 만기를 맞은 A기관을 시작으로, 여러 중간수행기관에 모두 전달됐다고 한다. 비영리기구(NPO), 시민사회단체(CSO)는 물론, 정부 산하기관도 있었다. 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편 미소금융 측은 “우리는 휴면 예금의 원권리자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을 두고 볼 수 없는 입장”이라며 “법률적으로 충분히 검토한 결과 ‘마이크로크레딧을 하는 복지 사업자 쪽에 들어간 자금은 대출이며, 상환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났다”고 말했다. 미소금융의 재원이 되는 휴면 예금은 재단으로 출연된 후라도 원권리자(예금주)의 소유다. 돈을 찾으러 오면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매년 미소금융의 자금 중 약 25% 정도는 원권리자(예금주)에게 지급된다고 한다. 문제는 개별 창업자에게 대출됐다가 회수가 안 된 돈을 갚을 책임이 과연 누구에게 있느냐이다. A기관의 사업 담당자는 “5년 동안 채무자가 사망하기도 하고, 무기형을 받아 복역 중인 사람도 있다”며 “우리 같은 중간수행기관은 비영리 복지

탈북 청소년 캠프·남북청년 토크쇼 여는 이유는?

공익분야, 통일을 준비하다 한국 교육봉사단 ‘티치포올코리아’ 여름인턴 리크루팅 미국서 진행돼 탈북 학생 참여… 비영리 공익 분야 움직임 활발해져 탈북자 인권·사회부적응 등 숙제 있어 공익소송 지원 등…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한국의 교육봉사단 ‘티치포올코리아’ 여름인턴 리크루팅이 미국에서 진행됐다. 탈북 학생이 참여하는 ‘차세대 통일리더캠프’ 봉사자를 구하기 위해서다. 하버드대, 컬럼비아대 등 한인 유학생 80여명이 참석했다. 최유강 티치포올코리아 대표는 “현재 탈북 청소년들은 남북한 간 교육과정 차이로 ‘영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통일 과도기의 취약 계층인 탈북 청소년을 충분히 지원하면, 이들이 통일 한국의 인재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학생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지영(27·미국 위스콘신 메디슨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씨는 “통일 직후 북한 아이들의 부적응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고, 개인적으로는 이들의 정서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씨는 메디슨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학부생과 함께 북한 인권 문제를 알리는 동아리도 만들었다. 이씨는 물론, 동아리 멤버인 미국인 친구, 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씨의 룸메이트도 ‘차세대 통일리더캠프’ 인턴십 지원서까지 냈다(인턴십은 서류·인터뷰 과정을 거쳐 선발된다). 최유강 대표는 “하루 2~3건의 이메일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수시로 스카이프 인터뷰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오는 5월 12일에는 여의도 국회에서 ‘통일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주제로 ‘글로벌 교육 콘퍼런스'(GELC)를 연다. 마허 나세르(Maher Nasser) 유엔 공공정보부서 대외협력부문 총괄디렉터, 체스터 핀(Chester Finn) 스탠퍼드 후버연구소 시니어 펠로(前 미국 교육부 차관보) 등이 특별강연자로 참석한다. 최유강 대표는 “통일이 되면 320만명의 학령기 북한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이

소셜벤처 상표권 수난 잇따라

한국갭이어, 상표권 침해 금지 소송 휘말려 법적 구제책 강화·면밀한 예방교육도 필요 “청년들이 방학이나 학기 중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봉사, 여행, 인턴십 프로그램 연계 활동을 2년 넘게 진행해 왔는데, 법적인 문제로 회사 이름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더라고요.”(안시준 한국갭이어 대표) 최근 한국갭이어의 상표 출원이 좌초될 위기에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다. ‘갭이어’는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봉사·인턴십·여행 등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설정하는 시간으로, 유럽을 비롯한 미국 세계 명문대에서는 입학과 동시에 갭이어를 권장하는 서문을 보낸다. 2012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한국갭이어는 작년 12월 특허청에 ‘한국갭이어’와 ‘Korea Gapyear’ 상표를 출원했다. 그런데 글로벌 의류브랜드 갭(GAP)이 “대중들이 ‘갭’ 단어를 중심으로 한국갭이어를 인식하기 때문에 갭의 상표와 유사하며, 갭이어의 지정 서비스업 또한 갭의 사업과 겹치기 때문에 상표권 등록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의 신청을 한 것이다. 다급해진 안 대표는 공공 변리사 몇몇을 만나 자문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니 출원을 포기하는 것이 어떻겠느냐”였다. 이런 사연이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면서 몇몇 법조인이 무상 자문을 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 한국갭이어는 갭의 주장을 반박하는 서류를 제출한 뒤 추가 대응을 기다리고 있다. 안 대표는 “티셔츠를 판매하는 갭과 글로벌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인 갭이어는 전혀 다른 사업 영역”이라며 “미국·영국·일본 등에서도 ‘갭이어’라는 명칭은 보통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난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이 상표권 문제로 곳곳에서 홍역을

후원금 42억 손실난 K단체, 책임 놓고 갈등 공방

前회장 사후 이사회·사무국 갈등 표면화 42억 투입한 ‘선한이웃병원’ 파산 책임 서로 미뤄 社內 대폭 물갈이… “징계 조치” “보복성 인사” 대립 국내 대표 NGO 중 하나인 K단체(이하 K단체)가 고(故) 정정섭 회장 사후 극심한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 차기 회장으로 선임됐던 김영걸(54) 카이스트 교수는 올 1월 초 자진 사퇴했고, 이후 선교사로 재직 중이던 이성민(57) 캄보디아 지부장이 회장 업무대행이 됐다. 이성민 회장 업무대행은 올 2월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추대됐고, K단체 5개 법인(사단법인 K단체, 사회복지법인 K단체, (재)국제개발원, (재)섬김, (재)행복한나눔)의 회장이 됐다. 그 과정에서 정 회장 당시 총괄본부장이었거나 회장이었던 이들은 권고 사직을 당하거나 손해배상을 하라는 내용증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지난 1일 윤희구(69) 사회복지법인 K단체 이사장은 언론사에 호소문을 보내 “사단법인 K단체 두상달 이사장은 사퇴하고, K단체는 공공 NGO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K단체 내부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42억원 투입된 선한이웃병원, 책임은 누가 지나 이번 사태가 불거지게 된 데에는 42억원이라는 K단체의 후원금이 투입된 ‘선한이웃병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11월 K단체는 CCC(한국대학생선교회) 산하의 ‘아가페의료봉사단’이 단독 운영하던 선한이웃병원에 20억원을 투입하면서 공동 운영을 시작했고, 이후 수차례에 거쳐 총 42억원을 넣었다. 하지만 경영 상황은 계속 악화됐고 결국 지난해 ‘법인회생절차’까지 밟아 현재 운영이 정지된 상태다. 윤희구 사회복지법인 K단체 이사장은 호소문을 통해 “2008년 선한이웃병원에 경영 참여를 결정하면서부터 소란에 휩쓸리게 되었고, 급기야 두상달 이사장과 정정섭 회장은 그 책임을 지기로 했고 차기 이사장·회장이 선임될

“아동학대 예방 위해 서명해주세요”

아동보호 전문단체 3곳, 공동 캠페인 시작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운영해 온 민간 단체 3곳이 정부의 ‘아동 학대 예방 전달체계’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 굿네이버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세이브더칠드런 등은 지난 11일부터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캠페인 ‘대한민국이 미안해, 약속해’를 공동으로 진행키로 했다. 현재 전국 50곳 아동보호 전문기관 중 굿네이버스는 25곳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7곳, 세이브더칠드런은 5곳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전국 244개 지자체 중 50개만 설치돼 있어 50개 기관이 평균 5개 지자체의 아동 학대 사건을 담당한다. 이순기 굿네이버스 복지사업부장은 “지역에 따라 상담원이 출동하는 데만 3~4시간씩 걸리는 등 어느 지역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아동보호 체계가 달라진다”며 “미국, 영국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아동 학대 전문 상담원 또한 10분의 1에 불과해 아동 학대 예방 및 보호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9월 29일부터 시행 예정인 ‘아동학대특례법’에 근거해 책정됐던 예산은 기획재정부에 의해 전액 삭감됐다〈4월 8일자 더나은미래 C1·C3면(http://futurechosun.com)〉. 민간 단체들은 공동 캠페인을 통해 ▲지자체에 맡긴 아동 학대 예방사업을 국가 사무로 환원하고 ▲전 지역 시·군·구 단위에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설치하고 상담원 인력을 확충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민간 단체들은 100만명의 서명을 모아 관련 정부 부처에 전달키로 했다. 온라인 서명은 각 단체 홈페이지에서 참여할 수 있다. 5월 어린이 주간에는 전국에서 집중 서명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 서명에 참여하려면 굿네이버스(www.goodneighbors.kr), 초록우산어린이재단(www.childfund.or.kr), 세이브더칠드런(www.sc.or.kr) 홈페이지를 클릭.

폭언·폭력·조폭 대동 협박·트라우마… 정작 보호 받아야 할 사람은 그들입니다

아동보호기관 상담원 20명의 목소리 정부 대신 민간이 학대 보호 사업 맡아 상담원 보호는커녕 책임 전가·비난만 “몇 년 전 한 부인이 남편을 아동 학대와 가정 폭력으로 신고하기 위해 기관을 찾아왔어요. 칼을 들고 뒤쫓아온 남편은 부인을 찔렀어요. 같이 상담하시던 관장님이 급히 의자로 칼을 쳐 떨어뜨렸지만, 부인은 그 자리에서 과다출혈로 죽고 남편도 결국 자살했어요. 너무 충격적이어서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충청 지역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만난 한 상담원의 말이다. 우리나라에선 하루 18건의 아동 학대가 발생하고, 매달 아동 학대로 인해 아동 한 명꼴로 사망한다. 아동 학대 발생 건수도 2001년 2105건에서 2012년 6403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아동 학대 상담원 수는 전국 338명(중앙 13명 포함)이다. 고작 338명의 상담원이 933만명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학대 사건을 모두 커버하는 셈이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20명의 상담원은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할 여건도 안 되고, 아이들 죽음에 가장 상처받는 건 상담원 본인인데, 비난만 퍼부으니 답답하다”는 반응이었다. ◇상담원 신체적·심리적 위험 노출 커 2011년 11월 아동 학대 가해자인 부모가 경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건물에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했다. 사무실은 완전히 불타버렸다. 이를 운영하던 민간 법인은 이후 “이 지역의 아동 학대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며 기관 운영을 반납했다. 당장 경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이 관할하는 시·군·구는 거창군, 함양군, 산청군, 진주시, 하동군, 사천시, 남해군의 아동 학대 사건을 맡을 곳이 없어진 것. 경상남도는 이후 아동 학대 사업을 할 기관을 공개 모집했지만 나서는 민간 단체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② “인력 턱없이 부족, 기존 사례만 관리해도 더 많은 학대 막을 텐데…”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2)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동행취재 울주와 칠곡의 아동 학대 사망 사례로 인해 전국이 떠들썩하다. 아동 학대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전국 50개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선 매일 이 같은 사건을 접하지만, 정작 아동 한 명이 죽기 전에는 주목조차 받지 못한다. 지난 11일 더나은미래 주선영 기자는 경기 지역의 한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의 하루를 동행 취했다. 편집자 주 “근래 아슬아슬한 현장이 많았어요. 며칠 전 한 초등학생이 아버지로부터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심하게 맞아 긴급 분리한 사건이 있었어요. 아버지는 ‘내 아이 돌려주지 않으면 농약 먹고 자살하겠다’고 난리였고요. 오늘 현장에선 어떤 돌발 상황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오전 10시. 간단한 브리핑이 끝나자 김정환(가명·30) 상담팀장이 이날 동행할 신고 사례를 설명했다. “할머니가 중학생, 초등학생 남매를 돌보는데, 아이들끼리만 지내서 보호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엊그제 신고가 들어왔다”고 했다. 우선 학교에서 해당 아동을 만나기로 하고, 김 팀장과 올해 경력 4년차인 박민주(가명·27) 상담원이 2인1조로 함께 차에 올랐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출발한 차는 고속도로로 내달렸다. 이 기관에서 담당하는 시(市)는 총 4곳이다. 서울시의 3배에 달하는 면적을 상담원 9명이 담당한다. 지자체 담당 공무원에게 “아동 학대 사건이 이렇게 많으니 인력 예산을 지원해달라”고 몇 차례 설득한 끝에 그나마 올해 계약직 상담원 1명을 늘린 것이라고 했다. 신고 현장까지는 2시간 넘게 걸렸다. 학교 담당 교사의 도움을 받아 정예솔(가명·11)양을 상담실에서 만났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정양은 “할머니가 가끔 다녀가시고, 중학생인 오빠는 집에 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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