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발언대] 치매 노인 실종, 시민의 손에 달렸다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 그러나 일상 속 어려움에 대한 공감은 여전히 부족하다. 책 ‘어서와 치매는 처음이지?’를 쓴 현장 전문가 홍종석 사회복지사와 경찰청 문해린 경위를 만나면서도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아무리 헌신적인 전문가들이 있어도,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 없이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2021년 시행된 실종경보문자는 시민들의 도움을 얻어낸 성공 사례였다. 그러나 줄글 형식과 흐릿한 CCTV 사진은 불편을 줬고, 결국 많은 시민이 문자를 차단했다. 발송 건수는 늘었지만 제보는 줄었다. 우리 팀이 기획한 ‘치매 배회 노인 안전망 사업’은 이런 불편을 줄이고, 시민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접하며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했다. 현장에 나가면서 배운 건 분명했다. 통계와 데이터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주지만, 왜 그런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반면 당사자와 전문가를 만나면 원인이 명확해진다. 책상 위에서 세운 가설은 인터뷰 몇 번 만에 수정됐고, 구상한 해결책은 더욱 구체화됐다. 사회문제든 사람이 하는 일이든, 출발점은 현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일한 아카데미를 통해 자신감도 커졌다. 팀원, 스태프, 현장 전문가, 강연자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수없이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쌓았다. 이 과정에서 궁금했던 점들을 풀 수 있었고, 사회에 나가서도 다양한 사람들과 배우고 협업할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앞에서, 조급해하기보다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공감이 모여야 사회적 변화가 시작된다. 앞으로는 제약회사에 들어가 안전하고 품질 좋은 의약품 생산에 기여하고 싶다. 더 나아가 배움을

‘가능할까?’에서 ‘해낼 수 있다’로…‘유일한 아카데미’ 청년들의 도전

유한양행 ‘유일한 아카데미’ 우수팀 후속 활동 현장 정신건강·의료 접근성·치매 실종 대응 등 솔루션 검증 “이 가이드북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려면 청년센터와 같은 기관 맞춤형으로 개발되는 것이 좋아요. 정신의학과나 심리학과 교수 등 전문가 피드백이 더해진다면 신뢰도도 높아질 것 같아요.” 사단법인 온기 조현식 대표의 말에 청년들의 눈빛이 또렷해졌다. “제가 교수님께 자문을 구할 수 있어요.” 박효민(연세대 간호학과 4년)씨가 곧바로 답을 이었다. 지난달 28일, ‘유일한 아카데미’ 우수팀으로 선정된 ‘뿌리깊은청년’ 팀은 청년 우울증 문제를 예방 차원에서 풀기 위해 청년 정신건강과 정서 지원을 돕는 비영리단체 온기 사무실을 찾았다. 최근 청년층 우울증 환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30대 우울증 진료 환자 비율은 2017년 23.4%에서 2021년 34.1%로 4년 만에 45.7% 증가했다. 특히 20대는 같은 기간 7만6246명에서 17만3745명으로 127.9% 급증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당사자는 스스로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고, 주변 청년들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른다. 치료 중심에 치우친 정책의 한계를 짚은 이들은 예방을 해법으로 삼았다. 이들이 내놓은 솔루션은 두 가지. 첫째, ‘가이드북’. 친구·연인·동료 관계별로 우울감을 겪는 청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대화와 행동 지침을 담았다. 둘째, ‘체험형 전시’. 우울증 당사자가 일상에서 겪는 불편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전시를 기획해, 마음의 무게를 공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장 전문가의 피드백은 날카로웠다. 가이드북은 명칭·배포 장소·대상을 더 정교하게 설정해야 하고, 체험형 전시는 참신하지만 실행을 위해 콘텐츠를 간소화하고 기관·기업 협업이나

유한양행, 미호강 생태 모니터링 결과 공개…2028년 ‘자연공존지역’ 목표

미호강서 생물 183종·멸종위기종 11종 확인 유한양행(대표이사 조욱제)은 2024년부터 충북 청주 오창공장 인근 미호강 세물머리 지역에서 진행한 생물다양성 증진 활동의 성과를 공개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24년 6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약 8개월간 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과 공동으로 생태 모니터링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를 정리한 ‘미호강 생태모니터링 보고서’를 발간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한양행은 올해부터 서식지 복원, 생태교란종 관리 등 보다 본격적인 생태계 보전활동에 착수했다. 미호강 일대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미호종개의 최초 발견지로, 수생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산업단지 개발, 축산업, 외래종 확산, 반복적 침수 등으로 생태환경 훼손 우려가 높다. 이에 유한양행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지역 생태계 보전을 위한 장기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모니터링 조사 결과, 총 6개 생물군에서 183종이 관찰되었으며, 멸종위기종 수달, 흰꼬리수리 등 11종이 포함되었다. 이는 해당 지역이 여전히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며, 체계적 관리와 복원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미호강 일대의 생물다양성 회복을 위해 유한양행은 시민참여형 보전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대학생, 시민단체, 임직원과 가족 등 약 90명이 참여해 총 7회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생물다양성 교육, 환경정비, 생태교란종 제거 등을 통해 생태계 회복에 기여했다. 올해도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불규칙한 폭우가 잦아지면서 곤충밀도와 목본 식물 다양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밀원식물 식재와 외래종 제거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생태교란종 제거, 강숲 조성, 서식지 복원 등 현장

“따뜻한 명절을” 롯데홈쇼핑, 맞춤형 추석 선물 전달

독거노인·한부모·자립청년 등 200세대에 ‘추석愛 드림박스’ 나눔 롯데홈쇼핑(대표 김재겸)은 지난 24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영등포 지역 사회적 배려 계층 200세대에 맞춤형 지원 물품을 담은 ‘추석애(愛) 드림박스’를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달식은 영등포구청 별관 내 ‘희망수라간’에​서 진행됐으며, 롯데홈쇼핑 김민아 커뮤니케이션팀장, 영등포구사회복지협의회 박영준 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올해는 기존 독거노인 중심에서 한부모 가정, 자립청년 세대까지 수혜 대상을 확대했다. 최장 열흘에 달하는 추석 연휴 동안 가족 돌봄의 부담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한부모 가정과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자립청년 세대가 명절의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넓혔다. 특히, 일률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세대별 특성과 필요를 반영한 맞춤형 패키지를 마련했다. 독거노인 가정에는 건강식품과 응급키트, 한부모 가정에는 건강식품과 간편식, 자립청년 세대에는 간편식과 치약, 샴푸 등 생필품을 각각 전달했다. 롯데홈쇼핑은 2015년부터 본사가 위치한 영등포구 지역에서 사회적 배려 계층을 위한 반찬 나눔 활동 ‘희망수라간’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총 438회에 걸쳐 7만1000여 개의 반찬을 지원했으며, 설, 추석에는 명절음식, 여름에는 보양식, 겨울에는 김장김치 등 계절별 맞춤형 식단을 마련해 실질적인 도움을 전해왔다. 김민아 롯데홈쇼핑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올해는 추석 연휴를 맞아 독거 어르신 뿐만 아니라 한부모 가정과 자립청년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더 많은 이웃들이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사회적 배려 계층별 생활 여건과 필요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현대차 정몽구 재단, 뉴욕서 백남준 특별전 공동주최

9월 26일부터 두 달간 백남준 주요 작품 30여 점 전시 ONSO ARTIST OPEN CALL 2025 대상 김아름 작가, ‘미래로 가는 자동 차’ 선보여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사장 정무성)은 오는 26일부터 11월 22일까지 미국 뉴욕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되는 ‘Nam June Paik: The Communicator’ 전시를 뉴욕한국문화원, 백남준 아트센터와 함께 공동 주최한다. 이번 전시는 ‘소통(Communication)’을 예술의 본질로 탐구한 백남준의 비전을 동시대적 맥락 속에서 재조명하며, ‘칭기즈 칸의 복권’, ‘TV 첼로’, ‘Main Channel Matrix’, 로봇 시리즈 등 대표작을 포함한 비디오아트, 페인팅, 드로잉 등 총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ONSO ARTIST OPEN CALL 2025 대상 수상자인 김아름 작가가 이번 전시에 참여해 미디어 작품 ‘미래로 가는 자동차’를 선보인다. 김아름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미디어 및 회화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 작가는 기술과 기억, 그리고 인간과 비인간 존재 간의 공존 가능성을 주요 주제로 삼아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동시대의 디지털 문화와 일상적 미디어를 시적 서사로 재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미래로 가는 자동차’는 백남준의 ‘칭기즈 칸의 복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작품으로, 사랑과 공존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서로를 연결하는 동력으로 상상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가 향하는 미래 역시 사랑의 새로운 형태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 지난 23일 뉴욕 현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김아름 작가는 “백남준 선생의 예술 정신을 이어받아,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고온에서도 버티는 약”…기후변화와 싸우는 보건 혁신

[인터뷰] 필립 뒨통(Philippe Duneton) 유니테이드(Unitaid) 사무총장 “감염병 퇴치 노력이 경제적 이유로 둔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멈추는 것은 단순한 정지가 아니라 퇴보를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성취한 것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지난 17일 서울에서 열린 ‘2025 세계바이오서밋’ 참석차 방한한 필립 뒨통(Philippe Duneton) 유니테이드(Unitaid) 사무총장은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유니테이드는 2006년 WHO 산하에 설립된 국제 보건기구로, HIV/AIDS·결핵·말라리아 등 3대 전염병 퇴치를 목표로 한다. 혁신적 치료제와 진단도구를 시장에 안착시켜 가격을 낮추고, 저소득국에 보급해 매년 3억 명 이상이 혜택을 받고 있다. 올해 초, 글로벌 보건 프로그램 최대 공여국이던 미국이 국제 원조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세계 보건에 공백이 발생했다. 지난 18일 발표된 ‘미국 우선 글로벌 보건 전략’도 양자 협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을 담았다. 그러나 세계는 이미 유니테이드를 비롯한 다자 협력을 통해 중저개발국에 의약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해왔다. 이 때문에 글로벌펀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 기존 협력 체계가 약화되면서 지원의 중복, 공급망 분절,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자 협력의 성과는 분명하다. 소아마비 발생 건수는 99% 이상 줄었고, HIV/AIDS 사망은 2004년 정점 대비 약 70% 감소했다. 말라리아 사망률도 2000년 대비 절반으로 낮아졌다. 결핵은 2015~2023년 사이 사망률이 23% 줄었다. 그러나 소아마비 외 다른 주요 감염병은 아직 완전히 퇴치되지 않았다. 국제사회가 여전히 힘써야 할 과제가 남아 있는 이유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18일 서울에서 필립 뒨통 사무총장을 만나 향후 과제와 해법을

경북 산불 이재민 4000여명 여전히 ‘임시 거주’…피해 주택 복구율 0.3%

정희용 의원 “중앙정부·지자체, 피해 복구 속도 내고 주민 불편 최소화 위한 대책 필요” 지난 3월 경북·경남·울산을 휩쓴 대형 산불 피해가 반년이 지났지만 복구는 제자리걸음이다. 전소된 주택 3848동 가운데 복구가 끝난 곳은 고작 11동(0.28%)에 불과하다. 이재민 4000여명은 여전히 컨테이너·모듈러 주택에 의지한 채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 국회 농해수위 간사)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일 기준 경북 5개 시군(안동·의성·청송·영양·영덕)에 4257명이 임시주거시설에서 거주 중이다. 지역별로는 ▲안동시 1563명 ▲영덕군 1339명 ▲청송군 839명 ▲의성군 380명 ▲영양군 136명으로 집계됐다. 피해 주택 3848동 중 복구가 끝난 곳은 11동에 불과하다. 202동은 공사가 진행 중이고, 나머지 3635동은 건축 허가 등 행정 절차 단계에 머물러 있다. 행안부 ‘임시주거용 조립주택 운영지침’에 따르면, 피해 주민은 12개월 동안 조립주택에 거주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추가 연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속도로는 내년에도 상당수 이재민이 임시주거시설에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희용 의원은 “산불 발생 6개월이 지났지만 주민 상당수가 여전히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복구 속도를 높이고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유엔 총회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조기 탈석탄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60% 이상 설정을 제안하는 서안을 보냈다. /앨 고어 홈페이지 갈무리
“석탄발전 수익성 10년 내 상실”…앨 고어, 이재명 대통령에 서한

2030년대 초 탈석탄 촉구…“2035년 NDC 최소 60% 감축해야” “한국, 기술·경제력 감안하면 기후 리더십 충분히 가능”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조기 탈석탄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강화를 촉구했다. 그는 한국이 경제력과 기술력에 걸맞은 기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석탄 퇴출 시점을 2030년대 초반으로 앞당기고 2035년 NDC를 최소 60% 감축으로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1993년부터 2001년까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임기 동안 제45대 부통령을 지냈다. 퇴임 후에는 환경운동에 몸담으며 2007년에는 지구 온난화와 그에 따른 환경 파괴의 위험성을 환기한 공로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과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한국의 기술 역량과 정책 추진력을 고려하면 2030년대 초 탈석탄은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며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내놓으면 국제사회에 ‘탈석탄은 가능하고 유익하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고어 전 부통령은 또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보여온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2028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엔 해양회의, G20 정상회의 등 주요 국제회의 개최 추진과, 청정에너지장관회의(CEM) 및 APEC 정상회의 참여를 “국제사회에 고무적인 신호”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한국 정부의 청정에너지 확대 계획에도 주목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35GW에서 78GW 이상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하고, ‘에너지 고속도로’를 통해 송전망을 확장하려는 정책은 전력 수요 증가와 국제 기후 규제 대응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이미 탈석탄을 완료한 영국·아일랜드·핀란드, 2020년대 후반 퇴출을 앞둔

복기왕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빨리 매입할 수 있도록 선순위채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6일에 발의했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서울 반지하 침수 참사 2년, 공공주택 이주율은 2.3% 불과

복기왕 의원 “주거취약계층 입장 반영한 현실적 정책 재설계 시급” 2022년 8월 신림동 반지하 주택 참사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서울 반지하 가구의 공공주택 이주율은 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아산갑)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2024년 최저주거기준 미달·재해 우려 지하 가구 중 공공·민간임대주택으로 옮긴 경우는 5606가구였다. 서울 전체 반지하 24만5000가구 대비 2.3% 수준이다. 특히 LH·SH 등 공공기관이 매입한 주택으로 이주한 가구는 729가구에 불과했다. 전체 신청 6333 가구 중 11.5%만 수용됐으며, 서울시 전체 반지하 가구 대비로는 0.3%다. 참사가 발생한 관악구는 2023년 이주 실적이 ‘0’건, 2024년에도 3건에 그쳤다. 동작구도 2년간 2건에 머물렀다. 반면 이주 지원의 80%(4483 가구)는 전세임대 방식에 집중됐다. 하지만 보증금 한도 제약 탓에 반전세·월세 부담이 뒤따르거나 침수 이력이 있는 반지하로 되돌아가는 사례까지 발생해 주거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급 구조의 문제를 지적한다. 정두영 관악주거복지센터장은 “매입임대를 기다리다 포기하고 전세임대로 전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참사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취약계층 주거전략조차 세워지지 않았다”며 신축 매입임대 확대 같은 실질 대책을 요구했다. 복기왕 의원은 “오세훈 시장은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했지만, 지난 2년간 실제 이주 실적은 2.3%에 불과하다”며 “매입임대 공급률 0.3%는 명백한 행정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어 “반지하 가구가 여전히 위험에 방치된 지금, 주거취약계층 입장을 반영한 현실적 정책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에코나우, UN청소년환경총회 대표단 모집…주제는 ‘기후위기와 플라스틱’

국내외 중·고등학생 300명 선발, 참가 신청 10월 13일까지 환경단체 에코나우가 유엔환경계획(UNEP),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과 공동 주최하는 ‘2025 UN청소년환경총회’의 청소년 대표단을 모집한다. 대표단 활동은 11월 1일부터 온라인 워크숍과 사전 미션으로 시작된다. 본 총회는 11월 15~16일, 성남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열린다. 국내외 중·고등학생 300명을 선발하며, 신청은 9월 23일부터 10월 13일까지 받는다. 올해 13회를 맞이하는 ‘UN청소년환경총회’는 국내 유일의 청소년환경총회 프로그램으로 모의 유엔 방식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청소년의 시선으로 실천적 대안을 도출한다. 지난 13년간 25개국 3600여 명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국 대표로서 환경문제를 폭넓게 인지하고, 배움을 넘어 행동으로 이어지는 실천적 대안을 고안하고 제시했다. 2025년 공식의제는 “기후위기와 플라스틱 오염 종식”으로 결정됐다.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과 세계 환경의 날 주제를 고려한 것이다. 선발된 청소년들은 유엔회원국의 국가를 대표하여 기후위기 속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개인과 시민사회’, ‘산업’을 주제로 결의안을 도출하고 실행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본 총회에서는 반기문 제8대 UN사무총장이 기조연설을 맡고, 마르시아 도네르 아브레우 주한브라질대사가 축사를 맡는다. 브라질은 오는 11월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개최지이다. 이번 총회는 성남시청소년청년재단 판교유스센터와 에코나우가 주관하며 환경부, 외교부,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주한브라질대사관, 한국환경보전원, LG생활건강, IBK기업은행, 정관장 등이 후원한다. 대표단에게는 웰컴키트와 UNEP·WFUNA·에코나우 공동명의의 활동증서가 주어지며, 우수 참가자에게는 환경부·외교부 장관상이 수여된다. 참가 신청은 총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SG는 유행이 아니다, 기업 생존의 기본값이다”

[인터뷰] 고윤주 LG화학 최고지속가능전략책임자(CSSO) 전무 지난 19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미국 청정에너지 산업의 일자리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환경단체 E2(Environmental Entrepreneurs)의 ‘클린 잡스 아메리카(Clean Jobs America)’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청정에너지 분야 일자리는 미국 전체 노동시장보다 세 배 빠르게 늘었지만, 최근 보조금 축소와 프로젝트 취소, 정책 불확실성으로 수만 개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트럼프의 반(反)ESG 기조로 국내 기업의 ESG 경영에도 ‘노란불’이 켜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ESG의 본질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이가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LG화학 본사에서 만난 고윤주 LG화학 최고지속가능전략책임자(CSSO) 전무다. ◇ ESG는 기업의 장기 성장 전략 외교관 출신인 고 전무는 트럼프 1기 시절 외교부 북미국장을 지낸 인물로, 국제 ESG 정책 흐름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세계 경기 불황과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변수로 기업의 ESG 경영이 위축될 수는 있다”면서도 “ESG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디폴트(기본값)’ 경영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 국가 지도자의 정치적 판단이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ESG라는 근본 패러다임을 흔들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해 10월 LG화학에 합류한 그는 ESG 전략을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전략”으로 정의했다. “예전에는 경제적 가치만으로 기업이 성장했지만 이제는 환경·인권·다양성과 같은 사회적 가치가 함께 요구된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제품을 만들고, 인권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세계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는 구체적인

[세상은 여전히 따뜻한 法] 위기청소년 곁에, 변함없는 마음으로 

법무법인(유) 세종은 2014년 공익활동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공익사단법인 ‘나눔과이음’을 설립했다. 주요 사업은 위기청소년 법률 지원이다. ‘위기청소년’이란 청소년기본법상 청소년 연령(만 9세~24세)에 속하면서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 다양한 사유로 위기에 놓인 이들을 뜻한다. 나눔과이음은 ‘아웃리치 활동’으로 청소년을 만난다. 청소년이 모이는 거리에 천막을 치고 식사를 함께 나누며 안부를 묻는다. 의료·법률·상담 등 필요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법률지원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평소 얼굴을 트고 대화하던 활동가가 법적 조력자가 되니 청소년들도 비교적 쉽게 속내를 털어놓는다. “유진 어딨어?” 하며 현장에서 곧장 법률 상담을 찾는 경우도 잦다. 이렇게 쌓인 일상의 신뢰는 재판 과정에서도 힘이 된다. 청소년이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재판부 역시 그들의 목소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현장 밖에서도 지원은 계속된다. 청소년이 구인되거나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곧바로 접견을 예약해 달려가고, 재판 중이면 1~2주 간격으로 꾸준히 면담한다. 경찰 조사에는 수사 입회로 동행하고, 재판에도 직접 출석한다. 이런 과정 속에 전체 공익업무 시간의 56~63%가량을 청소년과 함께 보내게 된다. 그러나 법률지원만으로 청소년의 삶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진 않는다. 재판에서 무죄, 집행유예, 사회처분을 받아도 빈곤·방임·우울 같은 일상의 위기는 여전하다. 결국 범죄의 굴레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공익활동도 성과와 수치로 평가받는 시대다. 위기청소년 지원은 ‘범죄 연루 청소년 돕기’라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 그래서 많은 단체가 성공 사례를 발굴해 홍보하려 애쓴다. 그러나 나눔과이음에는 재범으로 다시 찾아오는 청소년이 많아 내세울 만한 ‘선도 사례’가 없다. 그럼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