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 양육 성공하려면 정서적 교류 활발해야”

사회복지사 최승은씨 세대 차로 갈등 많고 탈선할 가능성도 높아 조부모의 양육 능력과 사회의 지속적 관심 필요 조손 가정은 지난 15년 사이에 두 배가량 급증했다. 1995년 3만5000여 가구였던 조손가정은 지난 2010년에는 6만 가구가 넘었다. 이 중 절반은 ‘부모의 이혼 및 재혼’ 때문에 조손 가정이 됐다. 부모의 가출이나 질병·사망·실직 등도 원인이다. 친부모의 대다수(65%)가 양육비를 지원하지 않았고, 조손 가정의 월평균 소득이 59만7000원으로 최저생계비(4인 가족 기준 149만원가량)에도 못 미친다. 직접 현장에서 이들을 만나는 최승은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 사회복지사는 “조부모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고 나서는 데도, 아이들이 빗나가는 것을 볼 때 가장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조손세대 아동이 일반 가정에 비해 탈선이 많은 이유는 의사소통이 쉽지 않고, 양육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승은 사회복지사는 “아이를 양육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모아 정기적으로 부모교육을 실시하는데, 자퇴한 아이, 집을 나간 아이 등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경남 지역 전체 총 1245세대의 가정위탁세대를 사회복지사 3명이 담당하다 보니,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이나 관리도 어렵다. “아무도 본인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고 비행에 빠지는 학생들이 많은데, 지방의 경우 워낙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 아이들에 대한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조부모의 나이가 너무 고령이거나 질병들을 앓고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아이가 너무 어린 경우 어려움은 더 커진다. 최 복지사는 “조부모가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아이의 수급비가 소득의 전부인 가정도 있는데, 이때는 아이가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할

꿈은 크지만 희망 찾기 어려워… 우산이 필요한 조손가정 아이들

내년 1월에 지원비 끊겨 생활비 부족 등 어렵지만 꿈 키우며 잘 커준 남매 동생 대학 보내고 싶어 취업 준비 한창인 장호군 “어른이 되면 받은 만큼 베푸는 사람 되고 싶어요” “저를 따라오세요. 조금 걸으셔야 해요.” 일러준 주소만으로는 집을 찾기 어려웠다. 연락을 받고 나온 장호(17·가명)는 산 쪽으로 몸을 돌렸다. 좁고 가파른 길을 한참이나 오른다. “엉뚱한 곳에서 헤매고 있었네”라는 기자의 말에 수줍은 듯 웃음을 지어 보인다. 조그만 철제문을 열자 어두컴컴한 마당 겸 욕실에는 잡동사니부터 눈에 들어온다. 세탁기, 프로판 가스통, 대중목욕탕에서 봄 직한 플라스틱 의자, 철제 대야와 뭉뚝해진 비누, 빨랫줄에 널린 옷가지…. 재래식 화장실, 두 개뿐인 방의 벽지에는 곰팡이가 아무렇게나 슬어 있다. 장호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방 하나를 쓰고, 책상이 있는 작은 방은 여동생 지수(16·가명)양에게 양보했다. 그나마 이 집도 무허가 건물이다. 장호군은 조손 가정이다. 부모님은 지난 98년 이혼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장호군과 여동생을 월세 방 주인에게 맡긴 채였다. 부모와의 연락이 끊기자, 월세 방 주인은 외할머니에게 연락했다. 한걸음에 서울로 올라온 외할머니 이순덕(64)씨는 “서너 살짜리 애들을 어떻게 복지시설로 보낼 수 있겠느냐”며 아이들을 경남 진주로 데리고 왔다. 이씨는 남매를 키우기 위해 시장에서 리어카를 끌며 과일 장사를 시작했다. 새벽 6시에 나가 밤 11시에 들어오는 생활은 13년간 이어졌다. 외할아버지는 고령과 건강 악화로 일을 할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 초등학교 때까지 “부모님이 없다는 것을 크게 실감하진 못했다”는 아이들은 중학교에 올라가

[12가지 핵심과제] ⑫여성 “가족 공동체 살아나면 사회문제 저절로 해결되죠”

경제·정치적 성장 불구, 여성격차지수는 하위권 가족 역할 붕괴가 원인… 남성의 육아휴직 늘리기, 이웃 아이들 돌봐주기 등 확대된 가족 정서 필요 고정관념 정착하지 않게 여성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전후 60년만에 폐허였던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됐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세계적인 기업이 배출됐고, 반기문 UN사무총장·김용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수장도 탄생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꼴찌수준인 분야도 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여성격차지수는 135개국 중 107위였다. 최근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아시아 10대 국가의 상장기업 744개를 조사한 결과, 한국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이 아시아에서 가장 낮았다. 1%였다. 유럽(17%)과 미국(15%)은 물론, 같은 아시아권임에도 중국(8%)이나 말레이시아(6%), 일본(2%)보다 낮았다. 성평등 사회를 위한 대안은 뭘까. ‘딸들에게 희망을’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1999년 출범한, 여성을 위한 유일한 민간공익재단인 한국여성재단 조형(69) 이사장을 만났다.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으로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조 이사장은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또하나의 문화’를 결성해 여성문화운동을 전개했고, 한국여성학회장, 이화여대 ‘이화리더십개발원’ 초대원장 등을 역임했다. ―향후 10년 우리 사회 업그레이드를 위한 12가지 핵심과제를 취재해보니, 결국 문제의 핵심은 ‘가족’이었다. 가족해체, 공동체 붕괴로 인한 비용이 너무 크다. “모든 사회문제를 가족해체나 공동체 붕괴의 문제로 볼 수는 없겠지만, 공동체적 정서의 회복은 우리 사회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다문화가족, 재혼가족,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 모인 가족, 한부모 가족이나 단독가구가 많아지는 등 가족의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에 반해, 전통적인 확대가족이 했던 역할을 대체할 가치나 규범이 없다. 핵가족 중심의

식물 키우기·생활복 재활용… 작은 실천으로 세계를 바꿀 수 있어요

[지구촌 문제 고민하는 4명의 청소년 리더] 지구촌 빈곤 문제 해결에 학생으로서의 역할 고민 온실가스 줄이기 위해 모든 교실에 화분 기르고 단체 티셔츠는 재활용 빈곤퇴치 주제로 캠페인송·공모전도 제안 지난 9월, 서대전여자고등학교의 모든 교실 창가에 초록색 화분이 하나씩 놓였다. 지구, 자연, 지구사랑…. 학생들이 직접 꽂은 화분 이름표다. 전교생이 함께 식물을 키우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촌 문제를 생각하자는 취지의 작은 캠페인이다. 이는 한 학생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한 사람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나무 978그루를 심어야 한다고 해요.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온실가스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화분을 떠올렸어요. 기후변화와 관련된 이름으로 정하자고 제안했죠. 비록 28개의 작은 화분이지만, 학생들의 이런 실천이 모이면 가뭄과 물 부족으로 고생하는 지구 반대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장현은(17·서대전여고)양이 ‘식물 키우기’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7월 31일부터 2박 3일 동안 진행된 ‘굿네이버스 청소년 글로벌 리더십 캠프’에 참여했던 장양은 “캠프에서 배운 기후변화와 지구촌 빈곤 문제를 학교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했다. 10월 17일, 세계 빈곤퇴치의 날을 맞아 ‘청소년 글로벌 리더십 캠프’에 참가했던 4명의 청소년이 한자리에 모였다. ‘청소년 글로벌 리더십 캠프’는 지구촌 빈곤 퇴치에 기여할 글로벌 리더 육성을 위해 굿네이버스와 연세대학교가 주최하는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학생회장·부회장 약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기후변화로 파생되는 지구촌 문제와 빈곤 퇴치를 위해, 청소년들이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이들은 학교에서 직접 시도해본 캠페인 경험을 나누며, 다양한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① “단순지원 넘어 자립기반 마련… 지속 가능한 개발의 시작”

[굿네이버스 해외 지부장 6인 대담] 빌린 양 3마리 팔아 가게 차린 아프리카 주민… 그들이 바란 건 일할 기회 NGO역할 주민이 정하고 정보공유해 실수 줄여야 가난한 사람 돕는 최선은 기회 제공해 자립 돕는 것 가난한 사람을 돕는 최선의 방법은 돈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 스스로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다. 가능성을 인정하고 기회를 제공하면, 이들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해나간다. 한국 개발협력 NGO들이 해외 원조를 시작한 지 20년. 국제개발협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목마른 아이에게 물통을 건네기보다 학교 안에 우물을 짓는다. 온종일 마실 물을 찾아 헤매던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공부를 하고, 물을 얻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단순히 모기장을 지원하기보다 모기가 번식하는 웅덩이를 메우는 등 환경을 개선한다. 당장의 성과보다 개도국의 자립과 행복을 생각하는 해외 원조. 최근 대두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모습이다. ‘더나은미래’는 굿네이버스와 함께 ‘지속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을 가다’ 캠페인을 전개한다. 그 첫 번째 기획으로 굿네이버스 개발협력 전문가 6인 대담을 실시했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네 가지 어젠다(agenda)를 제시했다. ◇배우는 자세로 현장의 니즈(needs)를 파악하라 “아프리카에 처음 갔을 때, 옥수수 농장을 지어서 주민들에게 수천 가마의 식량을 보급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옥수수 말고 학교를 지어달라’고 하더군요. 결정을 보류하고 다시 마을에 가보니, 이들이 3개월 만에 밀짚으로 교실을 만들었더라고요. 마을의 234명 아이가 전부 모여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저를 본 주민들이 ‘모래와 벽돌을 교실 옆에 모아두고, 물도 저장해뒀다’면서

전공·경험 살려… 나눔으로 새로운 인생 찾은 사람들

[나눔 실천하는 실버세대] 실버넷 뉴스- 55세 이상 노년층 주축… 실버세대 인터넷 언론사 ‘아름다운 가게’ 우명옥씨- 10년간 6000시간 봉사… 이웃 돕고자 자격증 취득 바라봄 사진관- 촬영 전 충분히 대화하고 장애인·소외 이웃 할인도 “보기 드문 색감인데요. 이 작품 디자인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노란색 코트를 곱게 차려입은 최진자(65)씨가 디자이너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질문을 던졌다. 김금순(70)씨는 디자이너 가까이 카메라 삼각대를 세우고, 촬영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고, 녹화된 영상을 확인하던 김씨가 “오케이” 사인을 내며 활짝 웃었다. 이들은 몸집만 한 카메라 장비를 번쩍 안아 들고 이들은 전시회 곳곳을 렌즈에 담아갔다. 지난 10월 16일,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에서 열린 전시, ‘인생사용법’을 취재하는 실버넷 뉴스 영상촬영팀의 모습이다. 실버넷뉴스는 만 55세 이상 노년층이 주축이 되어 2002년부터 10년 넘게 유지돼온 인터넷 언론사다. 현재 200명이 넘는 실버기자들이 실버들에게 노인복지 정책, 지역 이슈, 문화 행사 등 다양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가 취재한 영상뉴스는 최소 2만건에서 최대 4만건까지 조회 수가 올라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기자로서 당당하게 제2의 인생 찾은 실버넷뉴스팀 매주 월요일 업데이트하는 영상뉴스를 위해 이들은 일주일 내내 쉴 틈이 없다. 지역 신문, 지자체 자유게시판, 페이스북은 하루에도 몇번씩 체크한다. 실버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눈과 귀를 열어둔다. 실버넷뉴스 4년차 기자 정정자(70)씨는 “촬영, 편집, 자막, 내레이션, 스튜디오 녹음까지 실버기자들이 직접 하고 있다”면서 “장비도 실버들이 직접 구입하고, 무료봉사지만, 기사 작성은

학용품 기부·청소년 꿈 찾아줘 “큰 세상 보며 제 길 다집니다”

나눔 통해 글로벌 리더로 크는 청소년들 학용품 기부하는 ‘호펜’ 임주원양 사이트 ‘오픈놀’ 공동창업자 이윤경양 자선사업 하며 꿈 재정비해 뿌듯 사회에 긍정적 변화 일으키고파 2013학년도 수능 시험(11월 8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막바지 수험생활에 들어선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서울 강남의 S고교에 재학 중인 김민주(가명·18)양은 “한 문제라도 더 풀어야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반 친구들도 불안한 마음에 예민해져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청소년이라면 학업 스트레스에서 자유롭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살벌한 입시경쟁 속에서 ‘공익’에 눈을 돌려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찾은 청소년을 만났다. ◇중고 학용품을 기부받아 개발도상국에 전달하는 호펜지기, 임주원양 “새것을 사지 않고도 나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돈이 들면 청소년들은 부담을 느껴서 참여하는 게 망설여지잖아요.” 임주원(18·서울국제고3)양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친구들 4명과 함께 중고 학용품을 모아 개발도상국에 전달하는 ‘호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호펜(HOPEN)’은 HOPE와 PEN을 결합한 뜻으로,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제3세계 친구들과 배움의 즐거움을 나누자는 의미다. 2009년 임양의 모교인 개운중학교에서 시작된 ‘호펜’프로젝트는 현재 전국 24개 중·고교로 확대됐다. ‘호펜’에서 4년 동안 보낸 학용품 양만 무려 1.2t이다. 임양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건 책 ‘히말라야 도서관'(세종서적)을 통해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임원이었던 존 우드(John wood)가 네팔의 열악한 교육현장을 본 후 높은 연봉과 보장된 성공을 포기하고 오지(奧地)에 도서관을 세워주는 ‘룸투리드(Room to read)’ 사업에 뛰어든 내용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막연히 NGO 국제활동가를 꿈꾸고

“천천히 투명하게 간다… 고정 후원자층 있는 이유”

플랜코리아 이상주 대표 플랜코리아 이상주 대표는 굴지의 대기업에서 해외마케팅을 담당하던 기업인 출신이다. 10월 11일 ‘세계 여자아이의 날’을 기념한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바쁜 그를 만났다. ―75년의 역사를 가진 플랜인터내셔널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후원 단체인데도 국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유가 뭔가. “플랜은 1953년부터 79년까지 ‘양친회’란 이름으로 활동했다. 1996년 OECD 가입을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플랜코리아’ 지부가 설립됐고, 후원국이 됐다. 초창기만 해도 1년 모금액이 20만달러(약 2억여원)에 불과했는데, 올해 1200만달러(약 130억여원)로 늘었다. 플랜은 비종교 NGO를 지향한다. 세네갈, 부르키나파소 등 이슬람 인구가 많은 서아프리카 지역에선 우리 단체 활동이 독보적이다. 플랜은 영국본부에서 재정이나 캠페인 등을 중앙집권식으로 진행한다. 사업과 회계의 투명성은 높지만, 융통성은 다소 떨어진다. 투명성이 보장 안 된다는 이유로 북한 지원사업도 하지 않는다. 한 지부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벗어난 행동을 하면 전 세계 대표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당한다. 다른 NGO 단체보다 천천히 가지만 그만큼 고정적인 후원자층이 두껍다.” ―두꺼운 고정 후원자들을 확보하는 플랜만의 비결은 무엇인가. “작년까지 개인 후원자들이 폭증했는데, 최근에는 경제 위기로 다소 주춤한 상태다. 대신 기업들의 사회 공헌이 확대되고 있다. 플랜코리아는 현대자동차·코이카와 함께 아프리카 가나에서 자동차 정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직업훈련소를 짓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도요타가 못하던 일을 현대가 한다’며 반응이 무척 좋다. 직업훈련소는 신개념의 일자리 창출형 사회 공헌이다. 현대차의 중고차 부품을 확보해야 하니까 수출도 늘어날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제2의 직업훈련소를 짓고 있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한 20개 계열사와 함께 사회 공헌

“비뚤비뚤 쓴 아이들 손 편지에 뿌듯한 미소 번지죠”

플랜코리아 홍보대사 김성령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에서 비운의 악역(서지수역)을 맡았던 탤런트 김성령씨. 그녀의 또 다른 수식어는 국제아동후원단체 ‘플랜코리아 홍보대사’다. 2003년, 당시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한 국제아동구호단체였던 플랜코리아의 홍보대사를 맡아 10년째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차인표 한국컴패션 후원자, 김혜자 월드비전 친선대사, 안성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친선대사 등과 마찬가지로 김씨도 주변 인사에게 “아동을 후원하라”고 소개하는 플랜코리아의 열렬한 팬이다. “2006년에 제가 후원하는 베트남 여자아이 ‘띠똔’을 만나러 갔어요. 처음에는 마음을 잘 열지 않고 저를 어색하게 대했지만, 관심을 갖고 사랑을 표현하자 달라졌어요. 먼저 와서 말을 걸고 어리광도 부리는데 얼마나 예쁘고 귀여웠는지 몰라요. 나눔이 주는 큰 선물을 받게 되었어요.” 띠똔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78㎞ 떨어진 곳에 위치한 남하지방에서 두 여동생, 남동생 그리고 할머니와 사는 소녀다. 부모님은 멀리 떨어진 사이공에서 돈벌이를 하면서 가족을 부양한다. 엄마랑 늘 떨어져 사는 띠똔에게 잠시라도 엄마의 사랑을 전해주고 싶어, 김씨는 직접 장을 보아 음식을 만들었다. 어두컴컴한 부엌에서 정성껏 만든 음식을 띠똔 가족과 둘러앉아 먹으면서 ‘진짜 가족이 된 것같이’ 따뜻하고 행복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사랑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모두 똑같이 소중한 존재잖아요. 사랑을 나눠줘야죠. 그런 마음이 오랫동안 홍보대사로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남편도, 동생도 저의 권유로 아동후원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손현주씨와는 ‘추적자’에서 함께 만나 플랜코리아의 후원자임을 알고 무척 기뻤습니다.”(그녀는 현재 8명의 해외 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그녀는 플랜인터내셔널이 펼치는 개발도상국

기부? 날 따라 해봐요 이렇게 재미에 아이디어 갖추고 나눔 앞장서는 ‘1인 펀드레이저’들

자전거 기부 우근철씨_’여행으로 희망 주고파 ‘거리 공연 모금해 선물 마라톤 기부 이동윤씨_아이 아프면 가족 위태… 치료비 지원해 행복 도와 자선 파티 여는 최미영씨_’즐기면서 좋은 일 하자 ‘파티로 모금해 학교 건립 설문·기부 연결한 김정관씨_질문 응답하면 100원씩… 기부의 첫 보람 느끼도록 개인이나 단체의 기부활동을 독려하는 모금 전문가 ‘펀드레이저(Fundraiser)’. 통상 조직적으로 이뤄지던 이 활동이 최근 개인적인 차원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나눔 문화가 확산되고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부터다. 더나은미래에서는 각 분야에서 ‘1인 펀드레이저’로 활동 중인 4인을 만나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했는지 물었다. ◇자전거 전국 일주와 거리 공연으로 아이들에게 희망 전하는 우근철씨 우근철(28·사랑밭 새벽편지 간사)씨는 1년에 한 번씩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돈다. 여행 도중에는 광대로 변해 거리 공연을 펼친다. 대학 때 익혔던 ‘마임’이 밑천이 된다. 사람들은 지갑을 열어 답례한다. 동전을 넣는 아이도, 5만원짜리 지폐를 선뜻 꺼내는 노신사도 있다. 그렇게 모인 돈으로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선물한다. 올해로 세 번째 여정을 마친 ‘제법 따뜻한 여행(이하 ‘제따여’)’ 이야기다. 대학 졸업 후 무작정 찾은 스페인 성지 순례길이 ‘제따여’를 만든 계기다. 여비가 없어 고생하던 그에게 여행지에서 만난 외국인들의 ‘베풂’은 큰 힘이 됐다. 말 없이 먹을 것을 나눠준 할아버지, 자신의 모금통을 통째로 건넨 거리의 악사, 여행용품을 나누고 떠난 순례자…. 우씨는 “너무 많은 것을 받기만 해서 자연스럽게 나도 베풀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한다. 스페인 여행이 베푸는 마음을 갖게 했다면, 이후 이어진 인도 여행은

건강 빈부 격차 없애려면 의학 지식 격차 줄여야

서정욱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선진국과 저개발국가의 건강 지식 격차를 메울 방법을 오래도록 고민해온 의사가 있다. 2000년부터 의료계의 정보화 흐름을 주도해온, 서정욱(58·사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다. 서 교수는 2000년부터 서울대학교병원의 정보화 혁신 사업을 담당해왔다. 환자들의 건강 기록을 의사들이 손쉽게 공유하고 진단할 수 있도록, 서울대병원에 전자의무기록을 도입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있는 12만건의 전자정보를 구조화해 전자도서관 사업을 추진한 것도 바로 그다. 현재 그는 (사)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Creative Commons Korea) 이사로 재직하면서 글로벌한 ‘오픈 액세스’ 운동을 시작했다. 저개발국가에서 생산되는 의학 정보를 전 세계에 전파시키는 지식 공유 프로젝트다. “저개발국에 전기와 컴퓨터를 보급해서, 선진국의 의학 정보를 전달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기후, 풍토 등 지역 환경에 따라 질병도 다르고,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약의 종류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지 상황에 맞는 의학 정보를 직접 생산하도록 돕는 게 최우선 과제지요.” 기후나 환경이 비슷한 지역끼리 의학 정보를 공유하면 더 효율적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서 교수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각 지역의 의학 논문을 실시간으로 검색·공유하는 ‘지역별 펍메드(pub med·의학논문 검색 사이트)’를 구상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먼저 한국이 포함된 서태평양 지역의 펍메드를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였다. “베트남, 네팔,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도 훌륭한 의학 학술지들이 있었지만, 국제 저널(SCI)에 게재되는 논문 수는 손을 꼽습니다. 저개발국에서 쓴 논문은 거짓 정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들의 의학 지식도 가치 있다는 설득이 필요했습니다.” 2005년 필리핀 정부기관을 방문한 서 교수는 한국과 의학 정보

“제가 받은 ‘재능나눔’ 다시 나누고 싶어요”

바리톤 김진추씨의 음악 멘토링 “보육원을 만들어서 아이들과 같이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단 한 사람이라도 제 노래를 듣고 감동받았으면 좋겠어요.” 준희(18·여수정보고3)군의 꿈은 성악가다. 초등학교 시절 동요대회에 나가면 “성악가의 소질이 보인다”는 심사평을 듣곤 했지만 할머니, 남동생과 함께 어렵게 사는 준희군에게는 맹목적인 꿈일 뿐이었다. 작년부터 어린이재단의 지원을 받게 되면서 준희군의 꿈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지난 6월, 준희군의 꿈을 응원하는 한 명의 멘토가 등장했다. 국내 명사들의 나눔이야기를 듣는 어린이재단 ‘나눔톡콘서트’에서 만난 바리톤 김진추(40)씨다. 김씨는 한양대 음대, 이탈리아 마스카니 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국내 최정상급 바리톤 성악가다. 김씨는 준희군의 사연을 듣고 4개월째 무료로 정기적인 멘토링을 하고 있다. 준희군은 한 달에 3-4번 여수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김씨에게 레슨을 받는다. 연습한 노래를 mp3에 녹음을 해서 김씨에게 체크를 받기도 한다. 아직도 준희군은 “성악을 꿈으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감격하다가도 “비싼 등록금이 걱정이 되긴 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연말까지 오페라 3편에 잇따라 출연하기 때문에 분초를 쪼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김진추씨가 선뜻 준희군의 멘토를 자처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은 재능나눔으로 큰 혜택을 입은 옛 경험 때문이다. “1학년 때 35명 중에 꼴찌를 했어요. 소리가 해결이 안 돼서 고민이 많았는데 제 얘기를 들은 베이스 유신선 선생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선생님이 쉽게 방법을 가르쳐주는데 암 덩이가 떨어져 나간 것처럼 소리가 탁 트이면서 3배는 커졌습니다. 2학년 1학기 때는 과에서 1등을 했죠.” 준희군도 김씨에게 레슨을 받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