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주민 누구나 마음 치료해 드려요

성북구 사회통합치유센터 ‘마음복지관’ 홍정수 성공회신부·홍두호 예방의학과 전문의 우울증 걸린 주민 위해 2012년 세운 비영리 단체 복지현장서 활동한 홍 신부와 의사 출신 홍두호씨 힘 보태 일대일 상담·치료 캠프 진행 “당시 성북구가 서울에서 다섯째로 자살률이 높은 곳이었어요.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일이 계속 일어났죠. 이곳이야말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한 치료센터가 시급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성북구 삼선동에 있는 사회통합치유센터 ‘마음복지관’에서 만난 홍정수(43) 성공회신부의 말이다. 마음복지관은 2012년 홍 신부가 뜻이 맞는 후원자들과 함께 만든 비영리 민간단체다. 이곳에선 월 80회의 심리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1회 상담 비용은 소득기준에 따라 5000원에서 2만원. 일반 상담소에 비해 매우 저렴한 편이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복지관의 심리상담은 소득 낮은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 저소득층을 위해 만든 사업이다. 주민들의 관심은 뜨겁다. 오전 8시부터 하루를 꽉 채워 진행해도, 2개의 심리상담실 공간이 부족할 정도다. 정부 보조금 없이 낮은 상담치료비와 기부금만으로 마음복지관 운영이 가능할까. 비결은 재능기부다. 홍 신부는 “치료사 30여 명이 조를 짜서 프로보노(재능기부)로 상담치료를 진행한다”고 했다. 마음복지관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작치료, 심리치료, 음악·미술치료 등 각 분야 전문가 10여 명은 ‘사회통합치유연구소’를 만들었다. 심리치료를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재능기부로 장애인·노숙인·청소년을 대상으로 일대일 상담, 치료 캠프 등을 진행했다. 홍 신부 역시 ‘사회통합치유연구소’ 일원이었다. 가출 청소년쉼터, 노숙인 상담센터, 나눔의집 등 복지기관에서 활동하면서 현장에서 심리상담의 힘을 깨달은 홍 신부는 이후 상담대학원을 다니며

공유는 공짜 아닌 혁신… 자원을 새로운 방법으로 즐기게 만들죠

CCK 운동 이끈 윤종수 변호사 저작물 공유운동인 CCK… 1호 자원봉사자로 9년 활동 소비자에 저작권 걱정 없이 다양한 음악 들을 기회 제공 “공공데이터 적극 개방해도 자발적 참여 있어야 발전” “공유 개념에서 중요한 것은 ‘공짜’가 아니라 ‘다양성과 혁신’입니다.” 윤종수(49·사진) 변호사(前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저작물 공유운동인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코리아(Creative Commons Korea·이하 CC코리아)’ 1호 자원봉사자다. 지난 9년간 ‘CC코리아’ 운동을 이끌어 온 윤 변호사는 “문화창작물은 대부분 ‘선불 비즈니스모델’로 이미 잘 알려진 가수의 음악, 유명한 공연을 소비하기 마련인데, 자멘도나 원트리즈뮤직 등 음원 공유서비스는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춰 다양한 음악을 향유할 기회를 열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윤종수 변호사를 만나 최근 한국사회에 떠오르는 ‘공유운동’에 대해 들어봤다. -저작물 공유운동과 강화되는 저작권법, 상충되는 부분은 없나. “크리에이티브 커먼스는 저작권법이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개념이다. 저작권자가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권리 범위를 정하면 된다(비영리 목적으로만 자유로운 이용 가능, 저작물의 이용·변경도 가능 등 6가지 권리표기 방식이 있다). 이용자는 저작권자가 원하는 조건을 지키는 한 자유롭게 작품을 공유, 배포할 수 있다. 저작권료는 낼 필요가 없다. 저작권자가 합리적·효율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라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는 공유촉진조례를 통과시켰고, 부산·광주시도 추진 중이다. 각 지자체에 퍼지는 ‘공유경제’ 모델을 어떻게 보나. “대표적 공유경제 모델인 ‘에어비앤비(airbnb)’를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민박’이다. 인터넷을 통해 거래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거래비용이 굉장히 낮아지면서, 누구나 쉽게 경제주체가 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기존 경제에는 ‘규제’ 시스템이 작용한다. 국가가 나서서 개개인에게 면허, 허가증을

“영국 최대 구호단체 옥스팜 4개월 뒤 한국에서 만나요”

크리스 애시워스옥스팜 영국 국제시장개발 팀장 옥스팜(Oxfam) 한국사무소가 개소를 앞두고 있다. 옥스팜은 1942년 영국에서 출범한 최대 규모의 국제구호단체로, 전 세계 17개 국가에 옥스팜 국가지부가 있고 90여 개국에서 활동 중이다. 영국과 유럽 전역에 걸쳐 840여개에 이르는 재활용 가게도 운영 중이다. 지난달 27일, 옥스팜 한국사무소 준비로 방한한 크리스 애시워스(Chris Ashworth·사진) 옥스팜 영국 국제시장개발 팀장을 만나 한국 지부 활동에 관한 계획을 물었다. ―한국 지부 설립 계획을 알려달라. “3~4개월 안에 개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단법인이나 지정기부금 단체로 등록하기 위한 서류 준비는 거의 마쳤다. 직원 채용이나 사무실 구비 등의 과정이 남아있다. 한국 지부는 한국 사회와 문화를 잘 아는 한국인 직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운영할 계획이다. 지부장을 비롯해 가능한 한 여성 인재를 많이 채용할 계획이다.”(여성 문제는 옥스팜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이슈 중 하나다) ―옥스팜이 가진 수십년 된 모금 노하우가 있을 텐데, 한국에서의 모금 계획이 궁금하다. “길거리모금, 방송모금, 기업모금 모두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모금은 사회의 맥락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비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한국 비영리시장의 모금관련 경력이 있고 단체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할 것이다. 다만 초기에는 기업모금에 큰 비중을 두진 않을 것이다. 기업모금은 훨씬 까다롭고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팜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을 시 ‘윤리 규정(ethical checking)’을 꼼꼼히 따진다. 항목만도 15개가 넘는다. 시작은 영국 옥스팜과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들 위주로 가되, 철저하게 확인하는 절차를

“가난할수록 힘 모아야… 협동조합 활성화되면 지역 경제도 성장”

성동구 ‘논골신용협동조합’ 유영우 이사장 1997년 설립된 논골신협… 주민 4000여명이 조합원 신용등급 부족한 주민에게 낮은 이자로 대출해줘 “필요한 자금 받을 수 있게 협동조합 위한 시스템 필요” 지난해 7월, 서울 행당동의 작은 중국집 하나가 화제가 됐다. ‘철가방’들이 만든 협동조합으로 유명해진 ‘블랙앤압구정’ 얘기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무늬만’ 협동조합도 아니다. 이미 협동조합 형식을 차용한 지 3년이 넘었으며, 서울 성동구 일대에 2·3호점을 연달아 내는 등 경영 성과도 좋다. ’10곳이 창업하면 8곳이 망한다’는 외식업계에서 눈에 띄는 이들의 성과 뒤에는 지역 주민들만을 위한 금융기관 ‘논골신용협동조합'(이하 논골신협)이 있었다. 신용등급이나 담보가 부족한 이들에게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해줌으로써 출자금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블랙앤압구정 창업자인 채혁(46)씨는 2001년부터 논골신협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7년 가난한 철거민들이 세운 논골신협은 현재 서울 성동구 내 주민 4000여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자산은 260억원 규모다. 유영우(59) 논골신협 이사장은 17년째 이곳을 키워온 산증인이다. 자 비닐 제조회사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는 1990년대 초 자신이 살던 성동구 금호·행당동 일대의 재개발 바람에 맞서 세입자 대책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삶이 바뀌었다고 한다. 협동조합을 접한 것도 그 무렵이다. “1993년에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라는 책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세상을 사는 또 다른 방식도 있구나’ 싶었죠. 가난할수록 더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고요.” 유 이사장은 주민들을 모아 밤마다 협동조합을 공부했다. 30명으로 시작한 ‘야학’의 규모는 300여 가구로 늘었다. 1997년 설립된 ‘논골신협’은 그 결실이다. 국내에서 정부가 공식 인가한 신협 중

그의 사진엔 환하게 웃는 아프리카가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요셉 색약으로 교사 포기한 후 주변 일상부터 찍기 시작 “슬픈 아프리카 아닌 평범한 모습 담고 싶었다” 사진전 열고 지인 모금 통해 차드에 우물 10개 만들기도 “큰딸이 올해 여섯 살인데, 만날 이것저것 가리키면서 ‘무슨 색인 것 같으냐’고 물어요. 대체로 틀리거든요. 그럼 ‘아빤 진짜 색깔을 잘 모른다’면서 놀려요(웃음).”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요셉(37)씨의 말이다. 그는 색의 일부분을 식별하지 못하는 ‘색약’이다. 같은 색도 적색 옆에선 녹색으로, 녹색 옆에선 적색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교사를 꿈꿨지만, 재수 끝에 신체검사에서 탈락했다. ‘색약’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사진을 찍게 된 건 왜일까. “사는 게 허무하게 느껴졌어요. 빨리 나이 들고 싶기만 했고요. 이렇게 지나면 너무 허무할 것 같아, 순간순간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전엔 색도 구분 못 하는 제가 사진은 절대 못 찍을 거라 생각했었죠.” 평소 주로 무얼 찍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변의 작은 일상을 찍는다”고 했다. 요구르트 아주머니, 밭 매는 할머니, 갓 태어난 아들. 모두가 그의 사진 속 주인공들이었다. 인터넷과 책을 통해 찍은 사진을 나누면서, 그의 사진을 찾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갔다. 이요셉씨를 만나기로 한 건 그가 아프리카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고 나서였다. 그는 2007년부터 굿네이버스에서 재능나눔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프리카의 케냐, 에티오피아, 차드, 르완다, 탄자니아에서부터 인도에 이르기까지 굿네이버스 지부가 위치한 외곽 곳곳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사진 찍는 일이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면, 이 일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슬픈 사진들이 넘쳐나는

[Cover Story] 재능을 나눔으로 바꾼 4인의 이야기

‘재능기부’는 돈이 아닌 경험과 전문성을 사회에 내놓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했던 860만명 중 19% 정도가 재능기부에 동참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경영, 인사, 회계, 홍보 등 여러 영역에서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비영리단체의 경우, 재능기부 활동이 효과적으로 부족한 곳을 채워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더나은미래팀은 여러 NGO 단체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던 4명의 재능기부자를 만나, 그들의 재능이 나눔으로 변했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영어광 할머니, 열정을 나누다… 심운자 영어 번역 봉사자 국제구호 NGO 플랜코리아에서 10년째 ‘영어번역’ 봉사를 하는 심운자(72)씨. 지난 10년간 7만2000건에 달하는 후원자와 후원아동 간의 소통이 그녀를 거쳐 이뤄졌다. 계기는 2002년 우연히 접했던 신문기사였다. “조선일보 ‘우리이웃’이라는 지면에서 ‘번역봉사’ 하는 분들을 접했어요. 너무 하고 싶더라고요. 수소문 끝에 플랜코리아를 찾아내 ‘맡겨만 달라’고 했죠.” 당시 그녀의 나이 61세. 심씨는 소문난 영어광이자, 실력파 번역가였다. 학창시절부터 영어를 가장 좋아했고, 18세부터는 아예 주한 미군부대를 일터로 삼았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 손 글씨로 들어온 서류를 타이핑하는 일이었다. “사무실에서도 한가할 땐 사전을 아무 데나 펴봤어요. 재밌는 표현이 많았죠. 영화 시나리오 같은 것도 구해서 외우다시피 했고요.” 미군부대에서 31년간 장기 근속하며, ‘타이피스트'(4급)로 들어가 감독관(11급)까지 할 정도로 능력 또한 인정받았다. (주한미군은 1급이 가장 낮고 13급이 가장 높은데, 13급은 의사나 변호사 등이다)퇴직 후에도 58세 나이로 한국방송통신대 영문과에 들어가 4년 장학생으로 학교에 다녔다. 영어번역 봉사는 이런 열정을 쏟을 최적의 창구였다. 후원아동의 편지를 비롯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따로 또 같이’… 시너지 날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권역별 통합지원 사업 공모 贊成·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 反對·김성오 협동조합창업지원센터 이사장 공동 마케팅해야 성장하는 사회적기업통합지원해 협동조합化 할 수 있는 기회 협동조합형 사회적기업이 주류될 것 사회적경제 인식 부족 등은 숙제 협동조합, 기본법 이후 작년 3000개 신설 설립 돕는 기관 많지만 전문가는 태부족 10%만 정상 운영… 부실 조합만 양산 통합땐 지원 전문성 악화일로 걸을 것 올해 초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2014년 사회적기업·협동조합 권역별 통합지원 사업’을 공모했다. 서울지역의 ㈔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조합, 경기지역의 사회적기업희망재단, 대구·경북의 ㈔커뮤니티와 경제, 대전의 ㈔풀뿌리사람들 등 우선협상 대상 기관 15곳이 선정됐다. 송남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육성평가팀장은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은 지역에서 움직이는 현장조직으로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에, 통합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의 컨설팅, 교육, 홍보 등을 돕는 통합 중간지원기관이 생기는 것이다. 현장에서의 반응은 엇갈린다. ‘더나은미래’는 풀뿌리사람들 김제선(51) 상임이사와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김성오(49) 이사장을 만나 통합 중간지원기관을 둘러싼 찬반의견을 들었다. 편집자 주 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는 대전지역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지원업무를 10년 넘게 해온 인물이다. 김 상임이사는 “통합지원은 현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했다. ―통합지원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지역에는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구분하기 힘든 형태가 많다. 하지만 주무부처가 다르다 보니, 지원의 비효율성이 생기고 힘도 떨어졌다. 현장의 전달체계는 통합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된다.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고 싶어 기관을 찾았지만, 이를 협동조합으로 바꾸기도 쉬운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126도 넘긴 사랑의 훈훈함이 식지 않도록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나눔문화 이끌어갈 수 있도록 민간부문과 다양한 연계 기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델이 된 미국 유나이티드웨이(United Way)의 경우 단발성 행사나 캠페인보다는 사회복지단체·학교·교회·기업 등 민간 부문의 다양한 영역과 연계해 모금 활동을 전개한다. 모금회 역시 앞으로 민간과의 접점을 많이 만들어 나눔문화를 이끌어야 한다. 50인 이상 기업에서 ‘임직원 모금(workplace fundraising)’을 적극 전개해 1조원 시대를 열어주고, 모금뿐만 아니라 배분 방식에서 ‘하이 임팩트(High Impact)&파트너십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공동모금회는 법적 기구라서 순수 민간 독립기구와 다르다. 독립과 협력의 균형점을 잘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운호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 “기부문화 저변 확대할 수 있도록 소액기부자 모으는 역할 해주길”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파일럿성의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긍정적 성과를 내고, 이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형 복지단체 배분 쏠림 현상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영세 비영리단체(NPO)에는 사업 기획 과정을 지원한다든지 역량 강화에도 앞장서야 한다. 모금 기법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NPO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도 좋다. 지금은 아너소사이어티(고액 기부자)에 주력하고 있지만, 기부 문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선 소액 기부자를 끌어들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문형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다양한 전공의 전문가 영입해 새로운 아이디어 마련할 필요” “아직 우리나라는 복지 대상자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사업 과정에서 과도한 행정 등 ‘규제’에 초점을 맞춘 비효율적인 태도의 변화도 필요하다. ‘잘못을 적발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단 어떤 성과를 냈는지 사업의 ‘임팩트(Impact)’를 고려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유네스코는 문화재 담당? 한국 이만큼 키운 교육기구죠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유네스코, 6·25전쟁 때 한국 교과서 공장 인쇄 도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30일이면 창립한 지 60년 올해 모금액 50억원 목표 저개발국 위한 교육사업과 글로벌 리더 육성할 수 있는 키즈 프로그램 확대 계획 “이 교과서요? 6·25전쟁으로 폐허가 됐을 때, 유네스코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영등포 인쇄공장에서 제작됐어요. 반기문 사무총장도 이 교과서로 공부했어요.” 지난 11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접견실에 꽂힌 낡은 교과서를 가리키며 민동석(62) 사무총장이 말했다. 오는 30일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창립된 지 꼭 60년이 된다.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로 태어나겠다”며 “올해 50억원을 목표로 본격적인 외부 모금활동도 벌일 계획”이라는 민 사무총장을 만났다. ―직업외교관 생활 33년을 끝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은 지 1년이 지났다. ‘조직을 탈바꿈시키겠다’고 공언한 이유가 뭔가. “국민의 눈에 비친 유네스코의 위상과 존재감을 찾아보기 힘들다. 유네스코와 유니세프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유네스코는 교육과 과학, 문화를 다루는 유엔 전문기구다. 200개가 넘는 회원국을 가진 초대형 유엔 기구다. 우리는 빵이나 약이 아닌, 교육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 1층에 초등학교 자연 교과서를 기증하며 ‘유네스코 지원으로 만든 이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이 오늘날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고 했다. 유네스코가 거둔 가장 대표적 성공 사례가 대한민국이다. 이는 교육으로 이뤄진 것임을 적극 알려야 한다.” ―연 50억원을 목표로 본격적인 모금활동을 벌인다는데, ‘명동에 건물도 있고, 정부의 지원금도 받는 유네스코가 왜 모금을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가장 취약한 점은 재정

[Cover Story]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내일을 말하다

한국 공익분야의 맏형…낮추고 손잡고 똑똑해져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가 새로운 사령탑을 맞았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지난 15일 제8대 회장으로 취임, 3년 임기를 시작한 것이다. 1999년 설립돼 16년째를 맞는 공동모금회가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모금 배분 기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어떤 역할이 필요할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각 분야 사회복지기관 협의체 대표 10명, 공익 분야 대표 교수진 10명을 만나 ‘공동모금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중점 지원 어젠다 설정 ▲비영리단체와의 협력적 파트너십 강화 ▲임팩트(Impact)를 고려한 문제 해결력 향상에 힘을 키울 것 등을 제시했다(가나다순). ☞인터뷰 전문 보러가기 편집자 주   ※ 김순택 자원봉사협의회 상임대표 “자원봉사 분야와 협력해기부문화 시너지 이끌길” “다양한 분야와 협력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동모금회와 자원봉사 분야가 협력하면 기부문화 확대에 큰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많은 국내외 조사를 보면, 자원봉사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들이 기부하는 경향이 크다. 기부가 문화로 정착된 선진국에서는 모금 자원봉사자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모금전문가 양성 및 시민교육, 모금 프로그램 개발, 인프라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도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공동모금회의 중요한 임무다.” ※ 문용훈 한국사회복귀시설협회 회장 “소규모 시설에 문턱 낮춰시민에 더 가까운 기관으로” “공동모금회의 모금액 누계와는 별도로, ‘사회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느냐’는 측면에서는 10년 가까이 의구심이 제기돼 왔다. 현장과 밀접한 비영리단체에 비해 사회복지의 변화를 감지하는 속도가 다소 느리다. 또 소규모 단체들에 대한 문턱을 낮춰야 한다. 제안서를

[희망 허브] 비행청소년 600명에게 새 삶 선물한 ‘아버지’

36년간 소년원 찾아가 봉사하는 김원균 목사 아이들 위한 공동체 운영하며 정작 자신은 월세집 전전 “비행청소년은 환경 탓 커… 그들 위한 여생 보낼 거예요” “어느 날 방에 들어갔는데, 아이가 빨간 줄로 자기 몸을 의자에 칭칭 감아 놨더라고요. 공부를 하고 싶은데, 앉아 있기가 힘들어 ‘앉아서 버티기’ 연습을 한다고 했어요.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가정이 해체되고, 오토바이 폭주를 하며 여러 문제를 일으켰던 아이였죠. 반항심과 증오심만 가득했던 아이가 그렇게 변하더라고요.” 36년 동안 600명의 아버지로 산 사람, 김원균(65·경기 군포 겨자씨선교회) 목사의 이야기다. “수많은 아이에게 삶의 용기를 준 사람이 있다”는 내용을 SNS를 통해 알린 사람은 윤용범 법무부 사무관(전 서울소년원 분류보호과장). 김 목사 덕분에 8명은 목사가 됐고, 3명은 선교사가 돼 아프리카 탄자니아와 잠비아에 파송됐다. 무연고 행려아동 5명은 새로 호적을 만들어(성본창설) 한 성(姓)씨의 시조가 됐다. 36년 동안 비행 청소년들을 먹이고, 재우고, 입히느라 정작 자신의 월세 집은 27번이나 옮겼다고 한다. ◇가장 소외받는 곳 ‘소년원’, 좁은 문으로 들어가다 김 목사가 처음 소년원 아이들을 접한 것은 1978년 무렵. 보육원·양로원·구치소·경찰서·병원 등을 돌며 어려운 이들을 만났지만, 소년원에서 그는 ‘이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성경에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는 구절이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결손가정에서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이 빵 하나 훔쳐 먹고 소년원으로 왔죠. 가정과 사회에서 버림받은 아이들, 가장 소외받고 있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서 제 할 일을 찾았습니다.” 29세 청년 김원균은 ‘겨자씨선교회’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경쟁보다 협력… 후발 사회적기업이 유념해야 할 것”

조영복 初代 사회적기업학회장 “사회적기업의 비전은 ‘우리네 삶’과 직결된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 있다.” 조영복(58·사진) 부산대 경영학과 교수가 사회적 기업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독려하는 이유다. 올해부터 ‘사회적기업학회’ 초대 학회장을 역임하게 된 조 교수에게 사회적기업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봤다. ―사회적기업육성법 시행 7년 차다. 그간의 발자취를 정리해본다면. “지난 7~8년 동안 한국의 1세대 사회적기업들이 성장·확대·위기·극복 등 사회적기업의 라이프사이클(LIFE CYCLE)을 경험한 것이 큰 자산이 됐다. 2세대·3세대 사회적기업들은 이들의 생존 비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기업끼리의 협력이 부족했던 것은 다소 아쉽다. 미션(사회적 목적) 중심적인 특성을 가진 만큼 경쟁보다는 ‘협력’이 사회적기업에 잘 맞는 옷이다.” ―다솜이재단, 안심생활 등 기업 지원이 뒷받침되는 사회적기업들이 유독 뚜렷한 성과를 보인다. 대기업의 사회적 경제 참여를 어떻게 보나. “의존성을 줄일 필요는 있다. 향후 재정 지원 같은 직접 지원보다는 간접 지원이 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는 항상 사회공헌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고자 하기 때문에 자선적 성격으로 지원해야 하는 사회복지 기관보다 사회적기업이 더 잘 맞는 파트너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자율 경영공시를 독려하지만 현장의 참여는 아직 저조(81곳 참여)하다. 사회적기업의 경영 공시 왜 필요한가. “정부 지원이 있기 때문에 투명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강요하기엔 이르다. 규모가 작고, 경영 체계가 부족한 사회적기업에는 모든 게 비용이다. 자칫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도 있다. 규모에 따라 권장하고, 공시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 ―사회적기업 실무자들은 사회적 가치를 성과로 환산하는 사회적 회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