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모토 日생협총합연구소 이사
“한국에서 생협 운동의 대폭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구리모토 아키라 일본생협총합연구소 이사(전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조사연구위원장·사진)는 1990년부터 국내 ‘두레한살림”여성민우회생협’ 등과 교류해온 ‘지한파’이자, 동경대학생협을 시작으로 40여년을 일본 생협 운동에 앞장서온 일본 협동조합의 대가다.
“일본 생협 운동의 시초는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된 ’10엔 우유 운동’이에요. 아이들에게 깨끗한 우유를 주고 싶다는 주부들의 염원으로부터 출발한 거죠. 이후 일본생협연합회를 통해 ‘산직 운동'(일종의 직거래운동)으로 퍼져갔습니다. ‘구례 클러스터’는 이런 직거래 운동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형태라고 봅니다. 전국 조합원들의 결집된 힘에 여러 생산자가 함께 움직여주는 형태는 굉장히 실험적인 시도로, 향후 사회·경제적 효과가 매우 궁금합니다.”
구리모토 이사는 농가 생산성에 대한 고민을 세계적인 흐름으로 봤다. 구례 클러스터가 ‘한국형 생협 모델’이라는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도 그래서다. 그는 “직거래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의 생협만이 갖는 독창적인 특징으로, 유럽이나 미국에는 이런 개념이 별로 없다”며 “일본은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이 뿌리깊게 박혀 있어 소비자의 권리를 홀대한 측면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소비자 생협 운동으로 소비자들이 스스로의 권리와 영향력을 키워나갔다”고 했다. 식품안전법(2003), 소비자기본법(2004)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 제정도 20년간 이어오던 생협 운동의 결과다. 현재 일본의 생협은 ‘이온(AEON)그룹”이토 요카도(itoyokado)’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유통 조직이다. 전체 조합원만 2700만명(전체 세대수의 40%)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