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커뮤니티 케어 공간이 어르신들에게 때로는 두 번째 집처럼, 때로는 '스타벅스'처럼 편하게 느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커뮤니티케어 공간에서는 어르신들에게 의료, 식사, 운동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공간이 '제2의 집'처럼 편하게 느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인돌봄의 미래, 요양센터를 어르신 위한 ‘별다방’으로

[인터뷰] 김태성 케어링 대표 창업 3년만에 기업가치 1000억원을 돌파한 예비사회적기업이 있다. 이른바 ‘예비유니콘’에 등극한 요양서비스 전문기업 케어링이다. 요양보호사를 고용해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방문요양센터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킨 케이스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의 케어링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성 대표는 “방문요양으로 출발해 지금은 어르신들이 직접 센터를 찾아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통합재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요양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무채색 이미지에서 벗어나 피부와 네일 관리도 받을 수 있는 ‘케어링 커뮤니티케어'(이하 커뮤니티케어)라는 공간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했다. -커뮤니티케어가 구체적으로 뭔가요? “지역별로 있는 주간보호센터와 비슷합니다.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크게 요양보호사를 수요자에게 보내주는 ‘방문요양센터’, 기존 거동이 가능한 어르신들을 맞이하는 ‘주간보호센터’로 나뉩니다. 커뮤니티케어는 이 두 가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겁니다. 대부분 지역의 센터들은 영세하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를 꾸릴 여력이 없어요. 주간 보호만 해도 인력이 늘 부족하거든요. 케어링 커뮤니티케어는 기존의 주간보호센터들보다 대규모로 운영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도전할 수 있습니다.” -요양서비스의 규모화로 얻는 장점이 또 있을까요.“기존의 주간보호센터를 연결해서 서비스 질을 상향평준화할 수 있습니다. 지역 곳곳을 살펴보면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센터는 많아요. 예를 들어 광주의 한 센터에서는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들 피부 마사지랑 네일을 해드렸는데, 어르신들 반응이 무척 좋으셨어요.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긴 어렵잖아요. 요양서비스를 규모화하면 우수 케이스를 전국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의료 서비스도 필요할텐데요.  “커뮤니티케어는 지금까지 전국 10곳에 설치됐는데, 모두 인근 병원과 제휴를 맺어 어르신들의 건강 관리까지 맡고 있어요. 양질의 주간보호를

해양쓰레기 분포를 확인하기 위해 드론을 하늘에 띄워 촬영한 모습. /스카이나이츠 임세한
드론 띄우고 수중 촬영까지… 시민의 힘으로 ‘육해공’ 쓰레기 데이터 모은다

“뭘 그렇게 열심히 찾아요?” 서울 전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28일. 뜨거운 햇빛 아래서 하수구를 향해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기자를 보고 한 시민이 말을 걸어왔다. 담배꽁초 개수를 세고 있다고 답하니 재차 질문이 날아왔다. “왜요?” 이날 기자는 해양쓰레기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민과학 프로그램 ‘바다기사단’ 활동에 동행했다. 바다기사단은 비영리단체인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이하 ‘오션’)이 운영하는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해양쓰레기 빅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데이터 수집 범위는 공중, 수중, 해안, 도심 등 육해공을 아우른다. 도심에서 진행되는 데이터 수집은 하수구 주변에서 이뤄진다. 이날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역 인근에서 시작한 모니터링 활동으로 30분 만에 8개 구간에서 총 146개의 쓰레기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다. 전체의 약 66%는 담배꽁초였다. 홍선욱 오션 대표는 “하수구는 도시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관문이라 여기부터 점검하는 게 해양쓰레기를 줄이는 길”이라며 “시민들이 굳이 해안으로 장비를 갖춰 나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데이터 수집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의 힘으로 해양쓰레기 데이터 수집 최근 2주년을 맞은 바다기사단은 모니터링 공간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드론 카메라로 해양쓰레기 분포를 확인하는 ‘스카이나이츠’ ▲수중카메라로 수중 해양쓰레기 정보를 수집하는 ‘아쿠아나이츠’ ▲스마트폰으로 해안쓰레기를 촬영하는 ‘테라나이츠’ ▲도심의 쓰레기 정보를 수집하는 ‘어반나이츠’다. 각각의 목적은 조금씩 다르다. 스카이나이츠와 테라나이츠는 해양쓰레기의 양과 종류, 분포를 파악하는 게 핵심이다. 아쿠아나이츠는 바닷속 해양쓰레기로 인한 피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진행된다. 어반나이츠의 경우 바닷가가 아닌 도심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배수구 주변 쓰레기의 실태와 원인을 찾아

정한석 예스어스 대표. /예스어스
‘못난이 농산물’로 지구를 살린다

[인터뷰] 정한석 예스어스(YES US) 대표 ‘못난이 농산물’은 농산물 표준규격에서 벗어난 등급 외 농산물을 가리킨다. 맛과 영양은 일반 농산물과 다르지 않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로 팔리지 못한다. 모양, 색깔, 크기 등이 규격에 맞지 않아 버려지는 농산물은 국내 전체 생산량의 10~30% 정도다. 최대 5조원 규모의 농산물이 매년 도로 땅에 묻힌다. 멀쩡한 농산물이 그냥 버려지는 것도 아깝지만 버려진 농산물이 땅속에서 썩으면서 토양을 오염시키고 메탄 등 온실가스를 내뿜는다는 점도 문제다. 먹지 않는 채소와 과일을 생산하기 위해 토지·물·노동력이 낭비되고, 버려진 농산물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예스어스’는 못난이 농산물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쇼핑몰이다. 판로가 막힌 농산물은 대개 버려지거나, 모양을 따지지 않는 잼·주스 등의 가공공장으로 팔려간다. 예스어스는 농산물을 가공공장보다 20% 비싸게 구매한 뒤,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윈-윈’하는 구조를 만든다. 지난달 26일 정한석 예스어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쇼핑몰이나 마트가 늘고 있습니다. 예스어스는 어떤 차별성이 있나요. “예스어스는 친환경 못난이 농산물뿐 아니라 ‘판로 잃은 농산물’도 판매합니다. 상품성이 떨어져 밭을 갈아엎어야 할 위기에 놓인 작물들을 농가로부터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어요. 이때 농가의 수익을 일정 수준 보장해줍니다. 판매 수익이 수확에 들어가는 인건비보다 낮을 때 밭을 갈아엎는 일이 벌어지거든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술이 어디에 적용되는지 궁금합니다. “MBTI(엠비티아이)에서 이름을 따온 ‘먹비티아이’ 테스트라는 게 있는데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이 쓰입니다. 소비자의

사회적기업 앨리롤하우스의 박희진 대표는 대구에서 500명이 넘는 학교밖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김지효 청년기자
사회적기업 앨리롤하우스, ‘학교밖청소년’과 꿈을 굽다

[인터뷰] 박희진 앨리롤하우스 대표 “여기가 종착지라고 생각 안 해요.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청소년들에게 제과제빵 기술을 가르치고, 더 큰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생각이 성장의 원동력이기도 해요.” 지난달 13일, 대구 남구 행복플랫폼 1층 회의실에서 사회적기업 앨리롤하우스의 박희진(40) 대표가 말했다. 행복플랫폼은 지역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민간단체와 연계 운영되는 공간으로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한다. 앨리롤하우스는 2021년 이곳에 입주했다. 앨리롤하우스는 고객맞춤형 케이크를 만드는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레터링 케이크를 선보인 곳이기도 하다. 케이크를 구운 다음 그 위에 데코레이션 작업을 하는 타 업체와 달리 빵을 반죽하는 과정에서 그림과 사진을 삽입한다. 하루 200개가량의 맞춤제작 케이크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또 하나 특별한 점은 학교 밖 청소년과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베이킹 클래스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엘리롤하우스를 거쳐 간 청소년은 500명이 넘는다. -학교 밖 청소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케이크를 만드는데 일손이 너무 부족해서 동생한테 도와달라고 요청했어요. 제 동생이 학교 밖 청소년이었거든요. ‘왜 철이 안 들까’하는 생각만 했었는데, 막상 일을 시켜보니까 곧잘 하는 거예요. 제과제빵 자격증은 없었지만, 일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이 있더라고요. 그때 제 동생에 대해서 다시 보게 됐어요. 학교에 적응을 못 했을 뿐이라고. 어떤 사정으로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 했을까, 그때부터 관심이 생겼어요.” -사업을 하면서 청소년들을 챙기는 게 쉽진 않을 텐데요. “저희는 비수기와 성수기가 분명하게 나뉩니다. 그래서 비수기 때 제과제빵 기술을 청소년들에게

한상기 박사는 아프리카 각국에서 온 700여명의 농업인들을 훈련시켰다. 한 박사가 들고 있는 건 700여명의 이름과 소속 등 정보가 담긴 카드집. /김정호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아프리카 식량난 해결에 일생 바친 90세 과학자… “과거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

[인터뷰] 한상기 식물유전육종학 박사 국내 1세대 식물유전유종학자아프리카 주식 ‘카사바’ 개량 식량난·기근 해결 노력에‘농민의 왕’ 칭호까지 얻어 은퇴한 아흔 살 과학자의 집에 들어서자 오래된 책 냄새가 났다.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방에는 서류철과 도서가 빽빽하게 쌓여있었다. 거실 중앙 소파와 책상에는 수십년은 된 듯한 문서와 여권이 놓여 있었다. 지팡이를 짚으며 마중 나온 한상기(90) 박사는 “오랜만에 손님이 왔다”며 웃었다. 한 박사는 국내 식물유전육종학자 1세대다. 서울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조교수로 있던 1971년 농과대학 교수직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소 초빙 제안을 뿌리치고 돌연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 있는 국제열대농학연구소(IITA)로 향했다. 아프리카 전역이 기근에 허덕인다는 소식을 듣고 ‘식량난을 해결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다고 한다. 당시 나이 38세였다. 그는 23년간 아프리카에 머물며 IITA에서 아프리카인의 주식인 카사바·얌·고구마 등 구근작물과 식용바나나 등을 개량했다. 그가 개량한 카사바는 아프리카 41국에 보급됐고, 고구마 품종은 66국, 얌은 21국, 바나나는 8국에서 재배되고 있다. 특히 카사바 신품종은 지난 50년간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에 대한 저항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출간된 자서전 ‘작물보다 귀한 유산이 어디 있겠는가’에는 아프리카 식량난 해결을 위해 일생을 바친 우여곡절이 담겼다. 한 박사는 나이지리아 이키레읍의 왕으로부터 ‘세리키 아그베’(농민의 왕)라는 칭호와 함께 추장으로 추대됐다. 1982년에는 영국 기네스 과학공로상과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영국 왕실은 그를 생물학술원 명예회원으로 모셨고,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고문으로 임명했다. 작년에는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제2회 농업기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국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그의 성과가 실렸다. 지난 10일 경기 수원에 있는 자택에서

국내 첫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을 설립한 이수정 체리 대표는 "기부 투명성의 부담을 블록체인 기술로 상당 부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호철 청년기자
기부자 56%가 MZ세대… 기부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다

[인터뷰] 이수정 체리 대표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하는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은 119개국 중 88위에 자리했습니다. 2011년 한국은 57위에 있었는데, 약 10년 만에 31계단 떨어진 셈이죠. 동정심만으로는 민간 기부를 활성화할 수 없습니다. 기부자를 움직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죠. 이에 기부자가 즐겁게 기부할 수 있는 플랫폼 ‘체리’를 만들었습니다.” 국내 최초의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체리’를 설립한 이수정(59) 대표를 지난달 14일 만났다. 체리는 핀테크·블록체인 분야 IT전문기술기업인 ‘이포넷’으로부터 지난 1월 분사했다. ‘마이크로트래킹’이라는 기능을 통해 기부금 사용을 추적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마치 택배 발송 조회처럼 기부금이 언제 기부단체와 수혜자에게 전달됐는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능은 지난해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등재되기도 했다. 체리는 굿네이버스·사회복지공동모금회·유니세프한국위원회 등 362개 단체와 1700여건 이상의 기부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누적 후원 횟수는 약 20만건. 하루 평균 7890명이 체리를 이용한다. 지난 2019년 첫발을 뗀 지 햇수로 5년 만에 누적 기부금액 94억원을 달성하며 100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왜 블록체인이었나. “대부분의 기부단체는 기부금 사용 내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그런데 그 중 하나가 기부금을 부정하게 사용한 것이 드러나면 모든 기부단체의 투명성이 오명을 쓰게 된다. 그걸 기술로 해결하고 싶었다. 보통 기부단체들은 투명성을 입증하기 위해 따로 비용을 들여야 한다. 그 부담을 블록체인이라는 기술로 덜어주고 싶었다.” -대중이 블록체인 기술 기반 기부를 생소하게 느끼지는 않았나. “블록체인 기부라는 걸 들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비트코인 아닌가요?”라고 오해하더라. 그래서 가볍고 즐거운 이미지로 시민의 일상에 다가가려

이은애 씨즈 이사장은 “정책 홍보를 활발히 한다고 고립·은둔 청년의 정책 이용이 많아지지는 않는다”며 “해결책의 범위를 넓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보민 청년기자(청세담14기)
‘두더지 땅굴’에서는 은둔청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인터뷰] 이은애 씨즈 이사장 “두더지는 땅속에서 혼자 살지 않아요. 다른 두더지들이 머무는 공간과 땅굴로 연결돼 있죠. 집에서 은둔하는 청년들을 보고 두더지가 떠올랐어요. 집에 웅크린 청년들이 사회와 조금씩 소통하면서 밖으로 나오게 돕고 싶었습니다.” 서울시의 지난 1월 발표에 따르면 만19~30세 고립·은둔(이하 고립 청년) 청년은 전국에 61만명으로 추정된다. 사단법인 씨즈는 이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두더지 땅굴’을 운영한다. 고립 청년들이 다른 청년들과 건강하게 교류하는 연습을 하는 공간이다. ‘땅속에서 생활하는 두더지의 모습이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땅굴에서 두더지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온라인에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마친 청년들을 위한 곳도 있다. 오프라인 모임공간 ‘두더집’이다. ‘점심밥 모임’, ‘동아리’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두더집은 지난 5월까지 1000명 정도가 이용했다. 지난달 12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두더집을 찾았다. 이날도 2명의 청년이 거실에서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세련된 사무실이 아닌 마당이 딸린 다세대 주택인 이곳에서 청년들은 “외가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두더집의 외할머니라는 이은애(57) 씨즈 이사장이 취재진을 맞았다. 집에서 닿을 수 있는 소통 창구 ‘온라인’ 씨즈는 청년세대 사회혁신가 육성을 목표로 2010년 설립됐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에서 청년들이 겪는 경제적 불안 등을 목격하며 그간의 사회혁신 전략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2021년부터는 서울시 청년허브를 위탁 운영하며 467명의 청년을 상담했다. 그러다 사회에서 완전히 소외된 채로 살아가는 고립 청년들을 발견했다. 이후 고립·은둔 문제에 집중하는 다른 단체들과의 회의를 통해 지난해 8월 고립 청년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이원숙(56)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만났다. 이 지휘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음악과 예술로 하나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어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음악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는 세상 만듭니다”

[인터뷰] 이원숙 뷰티플마인드 지휘자 “자, 박자를 맞추면서! 하나, 둘, 셋….”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이원숙(56) 뷰티플마인드 지휘자가 지휘봉을 휘둘렀다. 현악기(바이올린·비올러·첼로)와 관악기(플루트·오보에·트럼펫), 클래식 기타 소리가 조화로운 화음을 이뤘다. 오는 9월 ‘뷰티플마인드와 함께하는 가을 음악회’를 앞둔 터라 연습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뷰티플마인드는 지난 2010년 외교부 산하 문화외교자선단체로 창단한 오케스트라다. 시각장애 학생 8명, 발달장애 학생 25명, 비장애 저소득층 학생 10명으로 구성됐다. 국내 최초 장애·비장애 통합 오케스트라로, 장애인과 취약계층 학생을 전문 연주자로 양성해 국내외 대사관, NGO와 함께 음악회를 개최한다. 지금까지 총 77개국 112개 지역에서 435회의 공연을 열었다. 현재 뷰티플마인드 소속 학생 43명, 교사 40명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 이원숙 지휘자는 뷰티플마인드 창단 이래로 13년간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 그는 “10~30세, 천재부터 노력파까지 다양한 뮤지션들이 앙상블을 맞춰 나간다”며 “시작은 조촐했지만 지금은 졸업생만 150명이 넘는 대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의 핵심 가치는 장애인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케스트라 창단 멤버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장애 학생들은 시혜의 대상이 아닌 주체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퍼지길 바랐어요. 장애가 있다고 무대에 오르지 말란 법 없죠. 실제로 단원들은 자신이 배운 악기로 무대에서 연주를 마치고 박수받을 때 큰 자신감을 얻어요. 그래서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잠재력이 있는 아동을 전문 음악인으로 양성하는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단원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선발하나요? “매년 두 차례 신입생을 모집해요. 7~8세 아동을 위주로 선발합니다. 어린 나이부터 배워야

버섯 균사체로 스티로폼 대체제를 생산하는 어스폼의 정성일 대표는 "균사체를 활용한 생분해성 스트로폼은 유해물질을 발생시키지 않고 포장재, 완충재, 단열재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고 말했다. /어스폼
버섯 균사체로 만든 친환경 스티로폼… 50일이면 완전 생분해

[인터뷰] 정성일 어스폼 대표 “50일이면 토양에서 완벽히 생분해됩니다. 유해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스티로폼인 셈이죠.” 지난달 15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에서 만난 정성일(34) 어스폼 대표는 스티로폼 원료인 발포성폴리스티렌(EPS)의 대체재를 개발하고 있다. 버섯 균사체를 활용해 만든 생분해성 스티로폼은 기존 스티로폼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해물질 없이 빠르게 분해된다. 포장·완충재를 넘어 인테리어, 단열재, 부표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될 수 있다. 또 균사체를 농수산 부산물에 배양해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정 대표는 “500년이라는 긴 분해시간으로 플라스틱과 함께 환경유해 물질로 손꼽히던 스티로폼이 이제 50일이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어스폼을 설립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쓰던 가방을 아직까지 들고 다닐 정도로 환경에 관심이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임가공 플랫폼인 ‘공공 스페이스’와 융복합 제작소인 ‘팹브로스제작소’에서의 근무 경험이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커스텀 제작을 주로 하는 업체다 보니 발생하는 쓰레기가 다른 제조업체에 비해 상당했거든요. 그때 일과 가치관 사이의 모순을 느끼며 해결 방법을 찾다보니 창업에 이르게 됐습니다.” -버섯 균사체로 스티로폼 대체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균사체를 이용하면서 생기는 가장 큰 장점은 자연 분해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일반 토양에서 50일 이내로 분해되기 때문에 유해 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죠. 사용 후 간단한 분쇄 및 살균처리를 통해 원재료화하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훗날 기업이 크게 성장하면 그러한 순환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매장에서 만난 노힘찬 민트컬렉션 대표가 MINT-ID 카드와 판매 의류를 보여주고 있다./강다현 청년기자
의류 생산부터 재판매까지 데이터로 기록한다

[인터뷰] 노힘찬 민트컬렉션 대표 “패션 산업은 연간 100억t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지만, 산업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전혀 관리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확한 측정’부터 해야합니다. 의류의 발생부터 재사용까지 데이터를 측정해 의류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민트컬렉션 사무실에서 만난 노힘찬(34) 대표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던 패션산업에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며 “의류의 생산부터 판매, 재사용 과정에서 데이터 정보를 기록하면 버려지는 의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설립된 민트컬렉션은 옷에 대한 정보가 담긴 디지털 라벨링 기술로 의류의 재사용를 촉진하는 순환 패션 플랫폼이다. 2021년엔 약 2만벌의 의류를 회수해 1억5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9월부턴 패션산업의 디지털화를 위해 옷에 디지털 정보를 결합한 라벨 ‘민트 아이디(MINT-ID)’를 도입했다. -패션 산업의 가장 큰 문제가 뭔가? “기업에서 의류를 100벌 생산하면 30벌 정도만 판매된다. 이후 70벌은 아울렛 판매나 기부를 통해 해결되지만, 그럼에도 남는 옷들은 결국 소각된다. 이렇게 매년 330억벌의 옷이 폐기되고 있다. 브랜드 측에서는 가치 보존 등의 문제로 버려지는 의류 문제에 대해 나서지 않아 의류 순환 과정이 정확히 측정조차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잘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그간 패션업계는 버려지는 의류량을 일일히 파악하는게 현실적으로 어려워 손대지 못했다. 때문에 데이터 측정을 통한 전 과정 관리가 중요하다. 민트컬렉션은 민트 아이디를 개발해 소비자에게 상품의 재판매·정품 여부와 환경 이력 등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특히 옷을 구매할 때 구구절절 설명하면 좋아하는 소비자는

휠비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선홍 행복나눔재단 세상파일팀 매니저. /성가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갈수 있는 건물은 초록색 표시… 휠체어 내비게이션 ‘휠비’를 아시나요?

[인터뷰] ‘휠비’ 프로젝트 이끈 김선홍 행복나눔재단 매니저 앱(app)을 실행하고 목적지를 입력하자 초록색과 빨간색 아이콘들이 지도에 빼곡하게 나타난다.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건물에는 초록색, 그렇지 않은 곳에는 빨간색 아이콘이 표시되는 식이다. 이용자가 미리 ‘수동 휠체어’ ‘전동 휠체어’ ‘보조자’ 중에 유형을 골라 설정해 놓으면 각 유형에 맞는 안전한 길을 자동으로 안내해주는 휠체어 내비게이션 앱 ‘휠비(WheelVi)’ 이야기다. 휠비는 행복나눔재단 ‘휠체어 이동정보 제공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 5월 출시됐다. 휠체어 이용자에게 적합한 경로를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기능에, 서울 시내 건물 출입 가능 여부와 장애인 화장실 위치 등을 알려주는 접근성 정보를 더한 형태다. 행복나눔재단이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하고, 협동조합 ‘무의’가 접근성 데이터 수집을, 내비게이션 개발사 엘비에스테크(LBS Tech)가 앱 개발을 각각 맡았다. ‘무의’의 리서처들이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도로와 건물 내부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엘비에스테크의 AI가 장애물·경사도·출입문 등 접근성 정보를 판별해 휠비 앱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2020년 프로젝트 초기에는 서울 시내 주요 번화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모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는 서울시 20개 자치구의 휠체어 이동 경로와 건물 접근성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지난달 15일, 휠비 프로젝트를 기획한 행복나눔재단 세상파일팀 김선홍 매니저를 만났다. 그는 “접근성 정보가 있는 장애인의 목적지 도착 성공률은 정보가 없는 장애인의 두 배에 달한다”면서 “이는 비장애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휠비 프로젝트’의 기획 배경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휠체어를 쓰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동성 향상 및 신체 발달 프로젝트’를 기획했어요. 장애가

4일 서울 강남구 라이트브라더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희수 대표는 "탄소 포집 저장 활용(CCUS) 기술 등 큰 단위로 진행되는 사업만큼 개개인이 모여 만드는 탄소 감축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N분도시로 탄소중립 실현하려면 자전거 생활권부터 만들어야”

[인터뷰] 김희수 라이트브라더스 대표 “건축물 에너지 효율화, 도시 숲 조성 등 도시의 탄소중립 전략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핵심은 시민들이 이동할 때 발생하는 탄소를 줄여야 합니다. 당장 서울만 해도 자동차가 대단히 많아 도로가 막히고 그러잖아요. 도시 탄소중립 해법이 자전거에 있다고 믿습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라이트브라더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희수(53) 대표는 “탄소 중립을 위한 한국의 N분 도시가 실현되려면 자전거 생활권 조성이 필수”라고 말했다. N분 도시란 시민이 생활 반경 안에서 일자리·여가문화·상업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15~30분 내로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도시 환경을 의미한다. 창업 7년차인 라이트브라더스는 2017년 설립된 자전거 문화 조성 기업이다. 중고자전거와 도시 내 소유권을 확인할 수 없는 자전거를 수거해 지역 자활센터에서 수리한 뒤 판매하고, 시민들이 쉽게 자전거를 접할 수 있도록 자전거 출퇴근 캠페인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서울시와 ‘자전거 재생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난 5월엔 고객들에게 저감한 탄소량에 비례해 포인트를 지급하는 ‘스윗 스웻 포인트(Sweet Sweat Point)’를 새롭게 진행했다. -자전거를 탄소중립 해법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N분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동 수단이다. 한국은 대부분 자동차 생활권으로 구성돼 있다. 자동차, 대중교통, 개인형 이동수단, 자전거, 도보 등 여러 이동 방법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다.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문화로 자전거가 적합하다 생각했다.” -세계 다른 국가와 한국의 차이점이 있나? “N분 도시를 선도적으로 정착시키고 있는 프랑스 파리나 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