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노랩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이 음악입니다.” 김창완밴드의 보컬 김창완이 외치자 관객들은 환호성으로 답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 시간의 공연 동안 김창완밴드는 17곡의 노래를 쉬지 않고 불렀다. 교복을 입고 팔짝팔짝 뛰는 고등학생들 사이로 김창완밴드를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드문드문 보인다. 여느 콘서트장과 다를 바가 없는 뜨거운 열기지만 이색적인 무대다. 고등학생들 사이로 하얀 한복 바지에 검정 저고리를 입은 할아버지가 덩실 춤을 춘다. 무대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학교 운동장에 마련되었고 학교 담장 밖으로는 마을버스가 지나갔다. 운동장 한쪽에선 가마솥에서 곤드레 된장국과 쌀밥이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고 있다. 무대 왼쪽의 천막에선 동네에서 마실 나온 것 같은 차림의 어르신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지역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메밀부침이 3개에 3000원이고 막걸리는 한 잔에 1000원이다. 이 공연의 무대는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감자꽃 스튜디오다. 서울에서 평창읍까지 버스로 3시간, 그리고 다시 택시를 타고 10분을 들어가면 폐교를 개조한 감자꽃 스튜디오가 있다. 지난 5월 28일과 29일, 감자꽃스튜디오는 이틀에 걸쳐 인근의 마을 주민들과 힘을 모아 ‘감자꽃 마을축제: 분교로 가는 봄 소풍’을 개최했다. 이선철 감자꽃스튜디오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축제는 이름 그대로 마을축제였다. 지역주민들이 준비한 음식과 공연, 감자꽃스튜디오의 기획이 만나 지역주민이 80명에 불과한 마을에 1000명의 외지인이 찾아왔다. 평창중리농악보존회의 길놀이로 시작된 공연은 감자꽃스튜디오 관계자들이 결성한 밴드 ‘The Trout’의 공연에 바통을 넘겼고, 무대는 동네 주민들이 결성한 기타합주반 ‘Jesus People’의 기타연주와 노래로 이어졌다. 감자꽃스튜디오 예술강사에게 플루트 강습을 받은 플루트 합주팀과 평창아라리 보존회의